트럼프 방북 초청 수락에 日 당혹·충격…‘재팬패싱’ 우려

입력|2018.03.09 (11:47)   수정|2018.03.09 (13:10)



일본 정부는 오늘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방북 초청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수락 의사를 밝혔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외무성 간부는 교도통신에 미국을 방문 중인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등의 브리핑 내용에 대해 "전개 속도가 좀 빠르다"고 말했다.

이는 한국 특사단이 5일 북한에 파견돼 남북한의 4월 정상회담 개최에 합의한 데 이어 곧바로 북미정상회담 의사 확인까지 이어진 상황을 거론한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북한이 북미대화 의지를 밝혔으나, 과거 북한과의 대화가 비핵화로 연결되지 않았다는 교훈을 생각하며 대응해야 한다면서 '구체적 행동'을 강조해 온 일본으로선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의 제안을 받아들인 '예상외 파격'에 충격을 받은 모습이다.

남북 정상회담 개최 합의 소식에도 신중론을 보였던 일본 정부로서는 현직 미 대통령과 북한 최고지도자의 전례없는 정상회담이 '초스피드'로 진행되는데 당혹감을 느끼는 것이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이날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한 뒤 "핵·미사일의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고 되돌릴 수 없는 핵 폐기를 위해 북한이 구체적 행동을 취할 때까지 최대한 압력을 가해 나간다는 미일의 입장에는 흔들림이 없다"고 말한 것도 기존 일본 정부 주장과 상통한다.

한반도 문제에서 '재팬 패싱(일본 배제)' 우려가 제기되는 가운데 아베 총리가 4월에 미국을 방문하겠다는 것도 곤혹스러운 일본 입장을 방증하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그동안 일본 정부 내에선 김 위원장의 대화 노선 천명에 대해 "미소 외교"라고 격하시키며 무시하려는 시각이 우세했다.

오노데라 이쓰노리(小野寺五典) 방위상은 "구체적 정보에 대해선 다음주 방일을 조정하고 있는 서훈 국가정보원장에게 확인하는 것이 전제가 될 것"이라며 "북한이 핵·미사일 계획 포기에 동의하고 비핵화를 위해 구체적 행동을 보일 필요가 있다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고노 다로(河野太郞) 외무상은 "'비핵화 의사가 있다'는 것은 누구라도 말할 수 있는 것으로, 북한이 구체적 행동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사진출처 :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