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월하빙인, 얼음처럼 투명하게 음양의 조건을 파악해 연분을 지어준다는 데서 나온 고사성어입니다.
21세기 월하빙인은 커플매니저라는 이름으로 불린다고 합니다.
컴퓨터를 이용해서 짝을 찾아주는 현대판 월하빙인인데요.
이건 제가 따라갔어야 하는 건데 출동삼총사 이수연 기자가 출동했습니다.
⊙기자: 서울 강남의 한 레스토랑.
남성과 여성이 둘씩 마주앉아 얘기를 나누고 있습니다.
약간은 어색한 분위기.
맞선을 보는 자리입니다.
⊙인터뷰: 남동생 둘이 있고 제가 장남인데요.
⊙인터뷰: 장남을 여자들이 싫어하는 거 아세요?
⊙기자: 서로에 대해 조심스럽게 묻고 답하는 자리.
맞선을 볼 때 가장 중요한 전략은 어색한 긴장을 풀어주는 자연스런 유머입니다.
우리나라 인구 가운데 결혼정년기에 속하는 사람은 대략 450만명 정도.
자신에게 맞는 짝을 찾기 위한 만남으로 시내 레스토랑 곳곳은 주말마다 미팅장소로 변합니다.
⊙박미란(레스토랑 종업원): 식사를 하시는 데도 여자분들은 스파게티 같은 종류는 거의 안 드시고 그러니까 전체요리, 조금 드시는 거 있잖아요.
처음이라 그러신지 그렇게 드시니까 그거 다 드세요, 여자분들.
⊙기자: 맞선하면 떠오르는 중매쟁이들, 하지만 요즘엔 중매쟁이를 통한 맞선보다 결혼정보 회사를 통한 만남이 압도적이라고 합니다.
이들을 이어주는 보이지 않는 손 커플매니저들.
한 사람이 관리하는 회원수는 3, 400명.
하루에 100통화 이상의 전화를 하는 게 일입니다.
⊙인터뷰: 8월 6일 일요일 오후 5시 어떠세요?
⊙기자: 수만명의 회원 가운데 가장 어울릴만한 사람을 컴퓨터로 찾아주는 것은 물론 미팅날짜와 장소까지 잡아줍니다.
⊙송금현(커플매니저): 대부분 여성들은 조금 조명이 있거나 밤에 만나기를 원하시는 분들은 좀 아늑하고 음악도 흐르고 조금 그런 쪽으로 분위기를 원하시구요.
⊙기자: 아무리 공을 들여 만남을 주선해도 양쪽 모두가 마음에 들어하는 경우는 그리 많지 않습니다.
⊙송금현(커플 매니저): 조금 젊으신 분들은 굉장히 솔직하게 말씀을 하시고 너무 좋았다, 아니면 너무 구체적으로 너무 아니다, 이렇게 말씀을 하시고 나이가 조금 있으시고 정말로 결혼을 생각하시는 분들은 조금 말씀을 아끼세요.
왜냐 하면 상대방이 어떻게 나올지 모르니까.
⊙기자: 전국의 결혼정보회사는 규모가 큰곳만 해도 10여 곳, 많은 미팅이 이루어지다 보니 해프닝이 없을 리 만무입니다.
⊙기자: 혹시 옆에 봤는데 지난번에 봤던 사람이다, 이런 경우 있으세요?
⊙인터뷰: 있죠.
⊙기자: 그럴 때는 어떻게 해요?
⊙인터뷰: 본인들이 조절을 하셔야죠, 그건.
⊙인터뷰: 제가 무슨 폭탄제거반입니까? 아니, 제가 지금 첫번째 미팅에서는 내가 체격 있는 사람이 좋다고 했는데 삐쩍 말랐어요.
그것도 좋은데 두번째 또 미팅에서는 제가 또 그때 말씀드렸던 것처럼 머리가 대머리 같았어요.
⊙기자: 미팅에서 만난 상대에 대한 불만을 쏟아놓습니다.
일생일대의 결정, 배우자를 쉽게 고를 수는 없겠지만 가장 고질적인 회원은 자기 조건보다 높은 상대만 찾는 사람입니다.
⊙김상민(경력 1년 6개월): 현실은 절대로 그렇지 않습니다.
내가 만나는 짝은 내 프로필에 따라서 정해지는 거지 내가 만나지고 싶은 사람하고 결혼하게 되는 거 아니에요.
왜냐 하면 내가 만나고 싶은 사람은 또 그 나름대로의 이상형의 프로필이 있기 때문에 늘 어긋나는 거예요.
⊙기자: 이들에게 가장 까다로운 상대는 노총각, 노처녀들.
남자는 37살부터, 여자는 33살부터 노총각, 노처녀로 구분됩니다.
아예 이성을 만나면 말을 못하는 극단적인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 지나치게 좋은 조건의 상대를 찾다 노처녀, 노총각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선우(경력 2년): 최진실도 연하를 만났는데 왜 난 연하를 못 만나느냐 그런 말씀을 하는데 솔직히 연하를 만나는 데 조건이 있어요.
그것도.
그런데 그러면서 그것만 보는 게 아니고, 남성의 프로필도 보고, 외모도 보거든요.
⊙기자: 이 결혼정보회사의 경우 성혼율은 20% 정도.
12번의 미팅 가운데 예닐곱번의 미팅을 하고 나서야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합니다.
수치화된 조건보다는 직접 만나본 사람들의 의견이 더욱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하기 때문입니다.
⊙이미선(경력 1년 8개월): 내가 마음에 안 들면 내가 엉망으로 하고 오죠.
그러면 상대방도 분명히 그거에 대한 크레임을 놓죠.
미팅반응이 내가 그렇게 안 나오면 저희가 좋은 분을 해드릴 수가 없죠.
좋은 분이 나가서 상처를 받으니까...
⊙기자: 커플매니저로 같은 사무실에서 일하다 서로의 짝을 만나 결혼한 이태상, 홍정옥 커플.
많은 회원의 짝을 찾아주다 보니 자신의 짝을 찾는 데도 도움이 됐다고 말합니다.
⊙이태상(경력 3년): 이상에 대해서 가지고 있는 생각 같은 게 다 그게 욕심이었구나 하는 걸 깨닫게 됐습니다, 일을 하면서요.
그러니까 그 욕심들을 갖다가 버려야지만 내가 살아가는데 마음이 편안하겠다 그런 생각을 갖게 됐습니다.
⊙홍정옥(경력 4년): 조건이나 이런 부분은 조금씩 조정이 가능하니까 만나보시고 그리고 얘기하면 어떨까요.
이렇게 설득을 해 드려요.
그게 커플매니저하고 회원간의 신임이죠, 믿음같은 거죠.
⊙기자: 컴퓨터에 입력된 수치들이 나타내는 싸늘한 조건보다 인간미가 우선이라는 커플매니저들.
세상 어딘가에 있을 회원의 반쪽을 찾기 위해 이들의 하루는 오늘도 분주합니다.
KBS뉴스 이수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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