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해녀들은 바다속에서 전복을 따고 소라를 잡는 동안 오랜 시간 숨을 참고 있어야 합니다.
그렇다면 해녀들은 왜 수중호흡장비를 사용하지 않고 이렇게 힘들게 작업을 하는 걸까요? 그 이유는 바로 법으로 호흡장비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정해놓았기 때문입니다.
과학문명이 아무리 발달하더라도 그 혜택을 받지 못한 채 힘든 노동을 해야만 하는 해녀들의 속사정을 곽정한 프로듀서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오전 7시 제주 해녀들의 물질이 시작됩니다.
성게가 한창인 요즘 성게 알을 제값에 넘기려면 수온이 올라가 성게가 알을 낳아버리기 전에 서둘러 작업을 해야 합니다.
해녀들이 작업하는 바다의 수심은 보통 5, 6m.
깊게는 10m에 이릅니다.
물위에 떠 있을 때 부력을 의지하고 부표역할을 해 주는 태왁 외에 해녀들이 물속에서 사용하는 도구는 오로지 호미 한자루뿐입니다.
바다밑에 흐르는 해류에 몸이 떠밀려 가지 않도록 손과 호미로 바윗돌을 짚으면 물구나무 서듯 거꾸로 잠수해서 성게를 찾아내는 일이 하루종일 반복됩니다.
한 번 숨을 참고 잠수해서 작업하는 시간은 보통 3, 40초.
파도가 거세거나 해류가 강한 경우 수심이 깊어서 수압이 높은 경우는 그나마 견디기가 힘듭니다.
⊙인터뷰: 힘든 건 체력이 딸리는 거죠.
수심이 10m, 15m 되는 데 들어가서 밀물, 썰물에 시달리다 보면 굉장히 힘들죠.
여자 힘으로 감당하는 일이거든요.
⊙기자: 물속에서 숨을 참은 채 바위틈 깊이 숨어 있는 성게를 찾아 건져올리기란 쉬운 일은 아닙니다.
운이 좋은 경우 한 번에 서너마리를 잡을 수 있지만 한 마리도 잡지 못한 채 떠오르는 경우도 있습니다.
수중장비가 발달한 오늘날까지 이렇게 해녀들이 맨몸으로 원시적인 채취 방법을 사용할 수 밖에 없는 이유는 바로 법조항 때문입니다.
⊙인터뷰: 숨 참는 게 힘든 건 당연한 거 아닙니까?
산소(장비)를 마음대로 하려 해도 법위반이라서 만약에 하다가 걸리면 벌금이나 이런 것 때문에...
⊙기자: 현행법상 해녀는 나잠어업에 해당하며 나잠어업은 산소공급장치 없이 잠수해 작업하는 것으로 규정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해녀는 아무리 숨을 참는 것이 힘들어도 수중호흡장비를 사용할 수 없습니다.
⊙이종욱(사무관/해양수산부 어업정책과): 현재 연안잠어는 감소 추세에 있기 때문에 잠수장비를 사용했을 경우에는 신고업이기 때문에 나잠어업이 누구나 다 손쉽게 신고를 하고 잡을 수 있기 때문에 자원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기자: 현행 수산업법의 기초가 된 것은 조선총독부에 의해 시행된 어업법과 조선어업령으로 당시에는 해녀의 작업이 오랜 관행으로 여겨져 법조항에는 해녀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은 없었습니다.
그러던 중 6.25전쟁 당시 인천상륙작전을 통해 이른바 산소통이라고 불리우는 수중호흡장비가 국내에 들어왔고, 6.25 직후인 1953년 처음 제정된 수산업법은 해녀에 대해 나잠어업, 즉 장비의 도움없이 잠수하는 어업이라고 규정지었습니다.
그후 47년간 15번의 수산업법 개정이 이루어졌지만 나잠어업에 대한 조항은 변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 같은 조항에 대해 해녀의 작업여건에 대한 배려보다는 단순히 자원관리 측면만을 강조한 것이라는 비판도 있습니다.
⊙강재일(해양수산부 통영수산관리소 기획담당): 자원의 관리측면에서 그런 걸로 알고 있는데 어쨌거나 어획강도를 높이면 자원이 빨리 고갈됩니다.
하는 그런 단순논리가 아니겠느냐, 현실적인 어떤 법제도가 바꿔지지 않으면 지금 그런 생산활동 자체가 상당히 많이 제약을 받고 있습니다.
⊙기자: 수십년간 힘들게 반복된 작업으로 인해 대부분의 해녀들은 만성적인 두통과 귀막힘, 어깨통증을 호소합니다.
통증이 심하다 보니 해녀들 중엔 진통제를 상습 복용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인터뷰: 귀가 아프죠.
깊은 데 내려가면...
숨이 짧은 사람은 깊은 데 못 내려가고 숨이 긴 사람은 깊은 데 내려가지만 귀가 아프면 또 내려가지 못하고...
⊙기자: 99년 현재 우리나라의 해녀는 모두 8900여 명.
이중 절반이 훨씬 넘는 5700여 명의 해녀들이 제주 해녀입니다.
하지만 제주 해녀의 수마저 해마다 줄어드는 실정입니다.
게다가 현재 제주해녀의 70% 이상이 50세 이상이고 40세 미만은 15%가 채 되지 않습니다.
앞으로 해녀의 고령화는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지만 같은 상황에 대한 인식은 관계자들 사이에서조차 엇갈리고 있습니다.
⊙오병화(제주도청 자원관리담당): 사람이 적을 수록 자원이 한정이 있기 때문에 소득이 많을 것 아니냐 그래서 어느 정도 그래서 줄어들어도 소득면에서는 괜찮다는 겁니다.
⊙강재일(해양수산부 통영수산관리소 기획담당): 관리라고 그러면 좀더 적극성을 가져야 된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농토관리 하듯이 김을 매주고 파종을 하고 나서 계속적으로 해충도 잡아주고 하듯이 바다도 그런 쪽으로 관리를 해야 되지 않느냐, 그러기 위해서는 바다 속에서 호흡을 할 수 있는 장비를 개발한다든지 그런 쪽으로 해서 좀더 효율적인 어떤 방법을 강구해야 되지 않느냐...
⊙기자: 우리나라 최고의 관광지로 발전한 제주도.
그 한켠에는 제도의 테두리에 갇힌채 수십년째 문명의 이기와는 거리를 둔 채 살아가고 있는 해녀들이 있습니다.
KBS뉴스 박정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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