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앞서 전해 드렸습니다마는 오늘 이산가족 방문단 명단에 포함된 이산가족들은 아마 기쁨에 잠도 오지 않을 것 같습니다.
그러나 이 반세기 만의 만남이 좌절된 또 다른 가족들은 안타까움에 역시 잠을 이루지 못할 듯합니다.
오늘 명단발표 후 희비가 엇갈리는 이들 이산가족들의 표정을 김준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50년의 기다림이 울음으로 북받쳐 터졌습니다.
오빠가 살아 있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막상 TV에 북측 방문자 명단에 오빠이름이 나오자 가슴 속 깊은 한이 솟구칩니다.
일산에 사는 61살 정춘희 씨.
북한에서 인민예술가 칭호를 받고 최고의 화가로 인정받고 있는 오빠 68살 정창모 씨를 만나게 된 것입니다.
⊙정춘희(61살/경기도 일산 거주): 제가 산에 가서 놀면서 멀리 가는 모습, 뒷모습 본 것 같아요.
그것도 지금 알쏭달쏭 하네요.
⊙기자: 오빠 창모 씨는 전주 북중을 다니다 한국전쟁 때 의용군에 입대해 북으로 갔습니다.
정 씨는 오빠가 북한에서 유명한 화가가 되었다는 소식을 10년 전 신문기사를 통해 알았습니다.
그 뒤 남북 화해바람을 타고 오빠 창모 씨의 전시회가 국내에서 열리자 오빠의 그림을 구입해 소장하고 있습니다.
팜플렛에 난 오빠 사진도 확대해 액자에 걸어뒀습니다.
⊙정춘희(61살/경기도 일산 거주): 그림을 모은다는 것은 첫째는 오빠를 내집에 모신다는 그런 생각이었었죠.
⊙기자: 오빠를 만나게 된 기쁨도 잠시, 한 속에 눈을 감은 아버지가 생각납니다.
오빠에게 어떤 선물을 할까 고민하는 정 씨.
씨는 오빠와 작별하던 12살 소녀로 돌아가 있었습니다.
병상에 누워 있는 팔순 노모가 육순의 아들을 만나게 됐습니다.
목을 빼고 TV방송을 지켜보던 올해 87살의 이덕만 할머니.
장남의 이름을 확인하고는 끝내 눈물을 훔칩니다.
50년 인고의 세월에 눈물마저 말랐습니다.
⊙이덕만(87살/경기도 하남시 거주): (아들이) 죽지 않고 살아서 형제도 만나고 내가 오래사니까 (아들도)만나보고...
⊙기자: 이 할머니는 50년 전의 일을 또렷히 기억합니다.
⊙이덕만(87살/경기도 하남시 거주): 17살이라 작았었는데 모자 쓰고 작았었는데...
⊙기자: 이 할머니는 아들을 기다리며 50년 세월을 하남에서만 살아 왔습니다.
⊙기자: 아드님 오면 어디 가고 싶으신 데 없으세요.
⊙이덕만(87살/경기도 하남시 거주): 여행도 하고 그래야죠.
차 타고 돌아다녀야죠.
⊙기자: 50년 동안이나 헤어져 있던 형을 드디어 만날 수 있게 되자 최상원 씨는 그만 눈시울이 불거집니다.
⊙최상원(65살): 지금 뭐라고 말할 수 없지 뭐...
기쁨이야 뭐라고 말할 수 없습니다.
⊙기자: 50년 전 당시 19살이던 형 상길 씨가 의용군으로 끌려가면서 최씨네 가족은 이산가족이 됐습니다.
그 후 최 씨는 형 상길 씨가 죽은 줄로만 알고 마음 속으로만 애태워 왔습니다.
하지만 이제 형을 만나게 됐다는 사실에 최 씨는 기쁨을 감추지 못합니다.
⊙최상원(65살): 보면 금방 알지.
얼굴이 지금 생생한데...
내가 화가라면 그림이라도 그린다고.
⊙기자: 드디어 형이 서울에 오게 됐다는 소식에 누님과 여동생도 한걸음에 달려왔습니다.
조만간 만나게 될 형의 변한 모습과 형에게 줄 선물 얘기에 가족들은 벌써부터 한껏 들떠 있는 모습입니다.
⊙최상순(72살): 얼마나 서로 변했나, 얼마나 반가운가, 고대고대, 학수고대지, 그저.
상봉해서...
⊙기자: 나이 스물에 시집와 6개월 만에 의용군으로 끌려간 남편을 기다리는 유순이 할머니.
남편이 끌려간 후 낳은 아들 김영우 씨는 벌써 50살이 됐습니다.
⊙유순이(70살/북측 김중현 씨 아내): 우리 아들이 있는 줄도 모르고, 그러니까 나를 안 찾은 거예요.
시집가려니 하고 살았는데 내가 여지껏 혼자 살아 있다는 생각이나 해?
⊙기자: 남편이 살아 있다는 소식을 들은 것은 지난 7월, 이번 명단에 포함되어 있을까, 아내와 아들의 얼굴에는 긴장감이 감돕니다.
그러나 끝내 남편 김중현 씨의 이름은 불려지지 않았습니다.
50년 동안 남편을 기다리며 살아온 할머니는 끝내 절망합니다.
사진조차 남아있지 않던 아버지를 만날 수 없게 된 아들 역시 허망하기만 합니다.
⊙김영유(50살/북측 김중현 씨 아들): 기대는 했는데 안됐습니다.
⊙유순이(70살/북측 김중현 씨 아내): 맨날 아쁜 사람이 (다시 만날 날까지) 살 수 있으려나...
⊙기자: 유순이 할머니처럼 이번에 가족을 만나지 못하게 된 이산가족들은 면회소 설치에 희망을 걸고 있습니다.
KBS뉴스 김준호입니다.


























































![[단독] 박창진 “회사가 조직적 은폐…사과 진정성 없어”](/data/news/2014/12/17/2986073_50.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