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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6년간의 헌혈
    • 입력2000.08.10 (20:00)
뉴스투데이 2000.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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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130년전 선대가 맺은 한국과의 특별한 인연을 이어나가는 벽안의 프랑스 신부가 있습니다.
    36년 동안 한국인으로 살아오면서 무려 200번이 넘는 헌혈을 해 왔는데요.
    자신도 백혈병에 걸려 투병중이지만 정작 병보다도 더 이상 헌혈을 할 수 없다는 사실에 더욱 안타까워하고 있습니다.
    한국인보다도 더 한국인을 사랑하는 프랑스 신부의 사연을 김정희 프로듀서가 소개합니다.
    ⊙기자: 서울 한 종합병원의 무균병동.
    외부인의 출입이 금지된 이곳에 한 특별한 환자가 입원해 있습니다.
    백혈병 증세로 입원한 이 환자는 지난 36년간 계속 헌혈을 해 왔다고 합니다.
    ⊙이경숙(갈매못 성지 신자): 법적으로 65세까지 헌혈을 할 수 있는데, 작년에 혈소판이 적다고 해서 작년 12월까지 하고 올해 헌혈을 못 하신 거예요. 그래서 굉장히 가슴아파하세요.
    ⊙기자: 올해 64살의 프랑스인 강진수 신부.
    골수에서 피세포를 만드는 기능이 저하돼 제대로 피가 생성되지 못 하는 골수이형성 증후군을 앓고 있습니다.
    하지만 강 신부는 자신의 병보다 지난 36년간 해 온 헌혈을 더 이상 못 하게 된 현실이 더 안타깝습니다.
    ⊙강진수(신부/갈매못 성지 주임신부, 64세): 마음이 아프죠.
    36년 동안 헌혈해 왔고, 아주 즐겁게 또 보람있게 헌혈해 왔는데 헌혈하지 말라고 할 때 제가 굉장히 아팠어요.
    ⊙기자: 1964년 28살의 나이로 처음 한국땅을 찾은 강진수 신부.
    그때부터 예순을 넘긴 지금까지 두 달에 한 번 꼴로 빠짐없이 해 온 헌혈이 무려 200회나 됩니다.
    36년 동안 자신의 피를 나눠 왔지만 이제는 강 신부 자신이 혈액병을 앓는 기구한 운명이 됐습니다.
    ⊙김동욱(교수/여의도 성모병원 혈액내과): 병은 지금 골수이식을 하지 않으면 완치되지 않고요.
    하지만 신부님의 경우에는 연세가 있으시기 때문에 골수이식을 지금 하시는 게 오히려 위험할 수도 있습니다.
    헌혈한 것하고 이 병하고는 전혀 상관이 없습니다.
    ⊙기자: 강 신부는 지난 3주 동안 이곳 무균실에서 치료를 받았습니다.
    일단 퇴원은 하게 됐지만 앞으로도 계속 통원치료를 받아야 합니다.
    강 신부는 고통스러운 순간을 함께 한 환자들에게 위로와 격려도 잊지 않습니다.
    ⊙강진수(신부/갈매못 성지 주임신부, 64세): 아무튼 고생 많이 하셨습니다.
    ⊙기자: 충남 보령에 있는 갈매못 천주교 성지.
    강 신부가 주임신부로 일하고 있는 곳입니다.
    불편한 몸이지만 멀리서 성지를 찾은 신자들을 위해 임시미사에 나섭니다.
    내내 강 신부는 병세 때문인지 얼굴 전체가 땀으로 흠뻑 젖습니다.
    이곳 갈매곳 성지에 남 다른 애착을 갖고 있는 강 신부.
    그가 한국행을 결심한 데는 특별한 사연이 있습니다.
    성직자가 많은 집안에서 독실한 가톨릭 교육을 받으며 자란 강 신부.
    신부의 5대 외조부는 병인박해 당시 한국에 건너와 선교활동을 하던 중 참수를 당해 순교까지 했습니다.
    ⊙강진수(신부/갈매못 성지 주임신부, 64세): 이분 대신 저는 꼭 해야 되겠고 이 분이 못 하신 일을 하느님의 은총으로 꼭 해야 되겠다, 마음을 먹었습니다.
    ⊙기자: 자신의 할아버지가 순교한 한국땅에서 수도에 전념하며 살아온 것이 벌써 36년이란 긴 세월이 됐습니다.
    강 신부가 택한 사랑의 실천은 헌혈이었습니다.
    그가 지금껏 보관해 온 헌혈카드에는 지난 36년간 헌혈해 온 모든 기록들이 빼곡히 남아 있습니다.
    ⊙강진수(신부/갈매못 성지 주임신부, 64세): 수술 받을 수 없고 불쌍한 어려운 환자들을 도와줘야 되겠다, 물론 여러 가지로 도와줄 수 있지만 하나는 건강한 사람들은 헌혈하면 좋겠다 이런 하느님의 사랑을 표현하는 거니까...
    ⊙기자: 한국을 제2의 고향으로, 한국사람들을 자신의 형제 자매로 생각한다는 강진수 신부.
    ⊙강진수(신부/갈매못 성지 주임신수, 64세): 건강 좋으면 그냥 한국에 끝까지 있을 수 있고 한국에서 죽고 싶어요.
    한국은 제2의 고향이니까
    ⊙기자: 더 이상 헌혈은 할 수 없게 됐지만 할아버지가 못다 한 사랑을 베풀며 한국에 영원히 남고 싶은 것이 강 신부의 작은 소망입니다.
    KBS뉴스 김정희입니다.
  • 36년간의 헌혈
    • 입력 2000.08.10 (20:00)
    뉴스투데이
⊙앵커: 130년전 선대가 맺은 한국과의 특별한 인연을 이어나가는 벽안의 프랑스 신부가 있습니다.
36년 동안 한국인으로 살아오면서 무려 200번이 넘는 헌혈을 해 왔는데요.
자신도 백혈병에 걸려 투병중이지만 정작 병보다도 더 이상 헌혈을 할 수 없다는 사실에 더욱 안타까워하고 있습니다.
한국인보다도 더 한국인을 사랑하는 프랑스 신부의 사연을 김정희 프로듀서가 소개합니다.
⊙기자: 서울 한 종합병원의 무균병동.
외부인의 출입이 금지된 이곳에 한 특별한 환자가 입원해 있습니다.
백혈병 증세로 입원한 이 환자는 지난 36년간 계속 헌혈을 해 왔다고 합니다.
⊙이경숙(갈매못 성지 신자): 법적으로 65세까지 헌혈을 할 수 있는데, 작년에 혈소판이 적다고 해서 작년 12월까지 하고 올해 헌혈을 못 하신 거예요. 그래서 굉장히 가슴아파하세요.
⊙기자: 올해 64살의 프랑스인 강진수 신부.
골수에서 피세포를 만드는 기능이 저하돼 제대로 피가 생성되지 못 하는 골수이형성 증후군을 앓고 있습니다.
하지만 강 신부는 자신의 병보다 지난 36년간 해 온 헌혈을 더 이상 못 하게 된 현실이 더 안타깝습니다.
⊙강진수(신부/갈매못 성지 주임신부, 64세): 마음이 아프죠.
36년 동안 헌혈해 왔고, 아주 즐겁게 또 보람있게 헌혈해 왔는데 헌혈하지 말라고 할 때 제가 굉장히 아팠어요.
⊙기자: 1964년 28살의 나이로 처음 한국땅을 찾은 강진수 신부.
그때부터 예순을 넘긴 지금까지 두 달에 한 번 꼴로 빠짐없이 해 온 헌혈이 무려 200회나 됩니다.
36년 동안 자신의 피를 나눠 왔지만 이제는 강 신부 자신이 혈액병을 앓는 기구한 운명이 됐습니다.
⊙김동욱(교수/여의도 성모병원 혈액내과): 병은 지금 골수이식을 하지 않으면 완치되지 않고요.
하지만 신부님의 경우에는 연세가 있으시기 때문에 골수이식을 지금 하시는 게 오히려 위험할 수도 있습니다.
헌혈한 것하고 이 병하고는 전혀 상관이 없습니다.
⊙기자: 강 신부는 지난 3주 동안 이곳 무균실에서 치료를 받았습니다.
일단 퇴원은 하게 됐지만 앞으로도 계속 통원치료를 받아야 합니다.
강 신부는 고통스러운 순간을 함께 한 환자들에게 위로와 격려도 잊지 않습니다.
⊙강진수(신부/갈매못 성지 주임신부, 64세): 아무튼 고생 많이 하셨습니다.
⊙기자: 충남 보령에 있는 갈매못 천주교 성지.
강 신부가 주임신부로 일하고 있는 곳입니다.
불편한 몸이지만 멀리서 성지를 찾은 신자들을 위해 임시미사에 나섭니다.
내내 강 신부는 병세 때문인지 얼굴 전체가 땀으로 흠뻑 젖습니다.
이곳 갈매곳 성지에 남 다른 애착을 갖고 있는 강 신부.
그가 한국행을 결심한 데는 특별한 사연이 있습니다.
성직자가 많은 집안에서 독실한 가톨릭 교육을 받으며 자란 강 신부.
신부의 5대 외조부는 병인박해 당시 한국에 건너와 선교활동을 하던 중 참수를 당해 순교까지 했습니다.
⊙강진수(신부/갈매못 성지 주임신부, 64세): 이분 대신 저는 꼭 해야 되겠고 이 분이 못 하신 일을 하느님의 은총으로 꼭 해야 되겠다, 마음을 먹었습니다.
⊙기자: 자신의 할아버지가 순교한 한국땅에서 수도에 전념하며 살아온 것이 벌써 36년이란 긴 세월이 됐습니다.
강 신부가 택한 사랑의 실천은 헌혈이었습니다.
그가 지금껏 보관해 온 헌혈카드에는 지난 36년간 헌혈해 온 모든 기록들이 빼곡히 남아 있습니다.
⊙강진수(신부/갈매못 성지 주임신부, 64세): 수술 받을 수 없고 불쌍한 어려운 환자들을 도와줘야 되겠다, 물론 여러 가지로 도와줄 수 있지만 하나는 건강한 사람들은 헌혈하면 좋겠다 이런 하느님의 사랑을 표현하는 거니까...
⊙기자: 한국을 제2의 고향으로, 한국사람들을 자신의 형제 자매로 생각한다는 강진수 신부.
⊙강진수(신부/갈매못 성지 주임신수, 64세): 건강 좋으면 그냥 한국에 끝까지 있을 수 있고 한국에서 죽고 싶어요.
한국은 제2의 고향이니까
⊙기자: 더 이상 헌혈은 할 수 없게 됐지만 할아버지가 못다 한 사랑을 베풀며 한국에 영원히 남고 싶은 것이 강 신부의 작은 소망입니다.
KBS뉴스 김정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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