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다시 이산가족 이야기입니다.
지난 50년을 그리움 속에 보낸 이산가족들은 상봉을 하루 앞둔 오늘 밤에 그 어느 때 보다도 더디게 느껴질지도 모르겠습니다.
이제 내일이면 꿈에서나 보아왔던 가족들을 만나게 될 최영길 옹과 정춘희 씨의 내일 준비를 이용준 프로듀서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최종 이산가족 상봉 명단이 발표된 지난 8윌, 반세기 만에 첫 역사적 만남이 확정됐다는 소식은 지난 50년간 참았던 눈물을 흘리게 했고, 구순노모의 얼굴에는 수십년 만에 함박웃음을 선사했습니다.
지척에 고향을 두고도 지난 반세기 동안 서로의 생사조차 확인할 길이 없었던 이산가족들.
그러나 이제 내일이면 헤어진 남편과 아내, 부모와 자식, 그리고 형제, 자매들이 상봉의 꿈을 이루게 됩니다.
북에 두고 온 아내와 아들, 딸, 남매를 만나게 된 경기도 평택의 최경길 씨.
⊙기자: 내일 막상가시니까 어때요.
⊙최경길(78살/남측 방문단): 나는 그저 그래.
밥맛도 없고 요새는 잠도 설치고...
⊙기자: 평안북도 대동군이 고향인 최 씨는 지난 51년 1.4후퇴 당시 황해도 부근에서 어머니와 아내, 그리고 당시 두 살, 네 살이었던 두 자녀와 헤어졌습니다.
금방 다시 만날 수 있으리라 생각했던 것이 벌써 50년 세월.
어쩔 수 없이 남쪽에 새 가정을 꾸렸지만 최 씨는 그 동안 북에 두고 온 처자식을 한시도 잊은 적이 없습니다.
⊙최경길(78살/51년 부인·아들·딸과 이별): 지금 당장…대면을 안 했으니까…무슨 말을 할지 모르지만…막상 대하고…그러면 달라지겠지. 무슨 말이 나올지 모르겠지만…
⊙인터뷰: 손이라도 꼭 한번 잡아 주셔야겠네요.
⊙최경길(78살/51년 부인·아들·딸과 이별): 그야…그렇지… 그럼 안아줘야지.
⊙최의범(49살/아들): 내가 이번에 가서는 너무나 그 동안 한이 맺히셨고 기다렸기 때문에 내가 안 올지도 모른다, 그 말씀을 하십니다.
나이도 있으시니까 무의식 중에 말씀하셨지만 거기에 그냥 살고 싶다...
⊙기자: 고향이시니까...
북의 가족들을 위한 선물 속에는 생활 필수품들이 눈에 띕니다.
북의 경제사정과 의약품 구하기가 힘든 점을 고려, 상비약 등 필수품위주로 마련한 것입니다.
⊙기자: 혹시나 해서 우황청심환도 사셨어요?
놀라실 것 같아요?
⊙최경질(78살/51년 부인·아들·딸과 이별): 난 괜찮은데…부인이 그럴 것 같아서...
⊙기자: 북으로 떠나기 전 최 씨가 이웃들과 마지막 인사를 나눕니다.
축하인사를 건네는 올해 70살의 강종성 씨.
북의 가족을 만난 뒤 차마 헤어지지 못할 것 같아 방북 신청을 포기했습니다.
하지만 부러운 마음은 어쩔 수 없습니다.
⊙강종성(70살/51년 피난길이 모친·두동생과 이별): 어머니하고 동생들 전부 다 거기에 계십니다.
⊙기자: 그런데 왜(방북)신청 안 하셨어요?
⊙강종성(70살/51년 피난길이 모친·두동생과 이별): 하고 싶지도 않고... 한번 가서 만나고 오면...더...답답하잖아요.
잊고 사는데...
또... 영원히 만나는 것도 아니고...
늦어야 1주일밖에 안 된다고 한게...
지금 반세기가 흘러가고 있잖아요?
⊙기자: 질펀한 함경도 사투리의 한정권 씨.
명단에 끼지 못한 한 씨도 최 씨가 못내 부럽습니다.
드디어 내일이면 그렇게도 그리던 북의 처자식을 만나게 될 최경길 씨.
북에 고향을 둔 많은 실향민들의 염원을 안고 이제 내일이면 북으로 가족을 만나러 갑니다.
지난 8일 오빠가 북측 방문자 명단에 확정됐다는 소식을 듣고 북받치는 울음을 터뜨렸던 정춘희 씨.
정 씨도 내일이면 그렇게도 그리던 오빠를 50년 만에 만나게 됩니다.
정 씨 오빠는 북한에서 최고의 인민예술가로 활동하는 화가 정창모 씨.
오빠는 전쟁통에 고향 정주에서 의용군에 들어갔다고 합니다.
지난 88년 오빠의 생존 소식을 처음 접한 최 씨는 오빠가 금강산 그림을 즐겨 그렸다는 것을 알고 금강산 방문 때 그 그림 속 장소를 찾아다니기도 했습니다.
⊙정춘희(61알/동생): 한 번도 잊은 적은 없죠.
저는 학교 때 공부는 못 했는데 오빠가 잘 해준 기억도 별로 없어요.
그런데도 어머니의 그 애절한 그게 그것도 하나의 유산이 우리에게 물려오는 거예요.
완전히 어머니 가슴이에요 제 가슴이에요.
⊙기자: 정 씨는 이번에 오빠를 만나면 꼭 확인해 보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지난 남북 정상회담 만찬장에서 뒤에 걸린 그림이 오빠가 그린 것이라는 예감을 지울 수 없기 때문입니다.
⊙정춘희(61살/동생): 오빠일 것 같아요, 제 마음에 그래서 그 북쪽은 거의 다 그렸대요.
⊙기자: 남쪽 그리고 싶다고?
⊙정춘희(61살/동생): 남쪽을 그리고 싶다고 그러니까 웃분들이, 어르신들이 우리 오빠 좀 여기 와서 마음껏 그리도록 배려해 주셨으면 좋겠어요.
⊙기자: 돌아가신 아버지가 남긴 뒈주를 지난 50년간 간직해 왔다는 정찬희 씨, 씨는 집안의 이 가보를 장남인 오빠에게 꼭 돌려주고 싶습니다.
50년의 긴 그리움을 넘어 이제 곧 오빠와의 만남을 갖게 될 정춘희 씨.
씨는 이번 만남이 단 한 번의 이벤트로 끝나지 않기를 간절히 기도하고 있습니다.
KBS뉴스 이영준입니다.


























































![[단독] 박창진 “회사가 조직적 은폐…사과 진정성 없어”](/data/news/2014/12/17/2986073_50.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