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민족 저항시인으로 널리 알려진 윤동주의 고향 용정에서 제2의 윤동주로 평가받고 있는 한 저항시인의 육필원고가 발견돼서 눈길을 끌고있습니다.
해방을 앞두고 시인은 일본인에 의해 피살됐지만 그의 주옥 같은 시들은 그의 동생에 의해 50여 년이 지난 지금에야 다시 빛을 보게 됐습니다.
김창주 프로듀서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중국 용정의 한 시골마을.
한국과 중국 두 나라의 문학평론가들이 한 농가로 들어가고 있습니다.
이 집의 주인은 시인 심련수 씨의 동생 심호수 씨.
중국의 교수들과 함께 이 곳을 찾은 이는 문학평론가 임헌영교수. 그는 지금 잊혀져 있는 우리나라의 1940년대 문학자료를 발굴하는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얘기를 나누던 심호수 씨가 잠시 일행을 물리칩니다.
⊙심호수(심련수 시인의 동생): 나는 지금 책을 가리저갑니다.
(따라)오지 마세요.
⊙기자: 심씨가 향한 곳은 헛간 깊숙한 곳.
주의를 경계하며 책을 들고 나온 심 씨는 다시 볏단으로 헛간을 덮습니다.
이토록 조심하는 것은 심련수 시인이 일본으로 유학을 갔다는 이유로 문화대혁명 때 가족들이 박해를 받았기 때문입니다.
심 씨가 가져온 자료는 놀랍게도 저항시인 윤동주의 유품 자료들, 윤동주의 동생으로부터 건네 받아 보관해 왔던 것들입니다.
우리의 기록이 남아있지 않은 40년대의 자료들입니다.
⊙인터뷰: 윤동주가 이렇게 열심히 문학공부를 했다 이런 걸 몰랐는데, 이 자체가 연구자료예요.
⊙기자: 유품중에서도 특히 눈길을 끄는 건 심련수 시인의 친필 원고입니다.
1918년 태어나 광복을 불과 일주일 앞두고 일본인에 의해 살해당한 시인 심련수.
동생이 땅속 항아리에 숨겨뒀던 그의 유고는 시 300여 편과 일기입니다.
민족의 아픔,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모더니즘적 경향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길손이 잠 못 이루는 이 한밤.
호창에 희미한 등불 더욱이나 서글퍼요.
갈자리 뒷면에는 무슨의 여진이 절어있고, 칼집이 난 목침에는 여수가 몇 천번 베어졌어도...
⊙기자: 시인 심련수, 그는 독립운동이 가장 활발했던 간도 용정중학 출신으로 윤동주와는 1년 선후배 사이입니다.
일본 유학 후 일본을 떠나지 못했던 윤동주와는 달리 시인은 이 곳으로 다시 돌아와 학생들에게 독립사상을 심어주다 두번이나 감옥에 갔습니다.
⊙임헌영(중앙대 교수/문학평론가): 어떻게 보면 제2의 윤동주를 입증해주는 것으로 볼 수 있는데 흔히 그 당시 간도 우리 문학은 고향을 노래하거나 잃어버린 조국을 노래하는 두 가지로만 생각했는데 심련수의 문학을 통해서 그 이외의 다른 한줄기, 즉 모더니즘적인 문학도 이 지역에서 성장 발전했다는 것을 증명할 수 있는 반전이 되겠습니다.
⊙기자: 그의 작품은 태평양전쟁이 한창이던 1940년대의 작품입니다.
1939년 조선 문인협회가 탄생되면서 문인들은 대부분 일본말로 글을 써야했습니다.
우리말로는 활동할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우리 문학의 암흑기였습니다.
일제의 우리민족 말살정책은 더욱 심각해져 대학에서조차 우리말을 쓸 수 없었습니다.
교련이 도입됐고 한국어 과목은 폐지됐습니다.
외국인 교사들조차 일본말을 써야 했습니다.
⊙언더우드 3세(당시 연희전문교장 아들): 일본 당국의 불만이컸습니다.
아버지도 강의를 일본어로 번역해야만 할때가 있었습니다.
학생은 모두 조선인이었고 아버지도 조선어를 잘하는데도 불구하고 강의는 일본어로 변역되었습니다.
⊙기자: 문학의 암흑기였던 1940년대, 그 시기의 유일한 문학은 윤동주의 저항시집 한 권입니다.
그것은 친구한테 남겼던 유고원고가 근거가 됐습니다.
그런데 광복 55주년을 맞는 올해, 심련수의 시가 발굴되면서 40년대의 민족 문학의 흐름이 다양한 형태로 지속되어 왔음을 보여 주고 있습니다.
용정의 또 다른 저항시인 심련수의 등장은 일제의 한민족 말살정책에도 굽힘이 없었던 민족 문학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KBS뉴스 김창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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