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언제든지 뒤돌아섰을 때 후회없는 삶을 살겠다, 만취한 일본인 승객을 구하기 위해서 선로에 몸을 던졌던 대학생 이수현 씨가 생전에 자신의 홈페이지에 남겨놓은 말입니다.
이 씨의 죽음을 애도하는 추모의 물결은 오늘도 한국과 일본, 두 나라에서 계속 이어졌습니다.
일본에서는 오늘 모리 총리가 직접 빈소를 찾아 애도했고, 이 씨의 모교 고려대에서는 추모비를 건립한다는 계획입니다.
이용준 프로듀서가 자세히 보도합니다.
⊙기자: 오늘 고 이수현 씨의 모교인 고려대에는 고인의 넋을 기리기 위한 분향소가 마련됐습니다.
이곳에는 이역땅에 있는 빈소를 찾지 못하는 학우들의 안타까운 발길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제는 영정으로밖에 만날 수 없는 고인의 사진앞에 머리를 숙여 명복을 빕니다.
⊙김재영(경영학과 2년): 다른 학생들은 할 수 없는 일을 했다고 생각을 하거든요, 이런 이기적인 세상에서, 그래서 아주 숭고하게 돌아가셨다고 생각을 해요.
⊙박병욱(사회학과 대학원생): 남들도 다 자기만 생각을 하는데라고 그렇게 몸을 던지는 걸 보면서 각성도 한 번쯤 해보게 되고...
⊙기자: 이 씨의 의로운 죽음에 일본열도는 추모의 분위기로 젖어들고 있습니다.
일본 언론들도 선로에 진 용기, 남다른 정의감과 같은 제목으로 이 씨의 죽음과 다정다감하고 정의로웠던 생전의 이야기를 대대적으로 전하고 있습니다.
보도를 접한 일본 시민들의 조의금 문의전화가 이어져 마이니찌 신문의 경우 별도 계좌까지 만들어놓고 있습니다.
빈소가 마련된 도쿄의 아카몬카이 학교에도 일본인들의 조문행렬이 줄을 잇고 있습니다.
의로운 죽음에 감동한 일본인 조문객들이 얼굴도 본 적 없는 한 한국청년의 빈소를 찾아와 눈시울을 붉히고 있는 것입니다.
⊙다카하 미쓰쿄(52살): 이 씨 부모님에게 '상심하지 말라고, 그렇게 훌륭한 아들인데...' 그 말 전하고 싶어서 왔습니다.
⊙기자: 오늘 오후엔 이례적으로 일본의 모리 요시로 총리도 빈소를 찾아와 이 씨의 영정 앞에 애도를 표했습니다.
모리 총리는 전 일본 국민을 대표해 이 씨의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한일 우호친선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습니다.
⊙모리 요시로(日총리): 두 나라 우호 증진에 가교 역할을 맡게 될 것입니다.
이수현 씨의 용기 있는 행동이 일본 젊은이들에게도 모범이 되도록 하고 싶습니다.
⊙기자: 지난 금요일 만취한 채 철로에 떨어진 일본인을 구하려다 이 씨는 자신의 목숨까지 잃고 말았습니다.
저녁 7시 경 퇴근시간이라 많은 일본인이 있었지만 누구도 쉽게 전동차가 들어오는 선로로 내려서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이 씨는 사람을 구한다는 일념만으로 선뜻 선로에 내려선 것입니다.
아무나 할 수 없던 일, 그러나 이 씨가 보여준 용기는 순간적인 것만은 아니었습니다.
생전에 제작한 그의 홈페이지에는 고인의 평소 신념이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언제든지 뒤돌아섰을 때 후회없는 생활을 만들겠다는 자기소개는 보는 이를 더욱 안타깝게 만들고 있습니다.
비보를 전해 들은 수많은 네티즌들도 사이버조문을 통해 애도를 표하고 있습니다.
사고가 나기 전에는 방문객이 채 500명도 안되던 그의 홈페이지에는 사흘만에 무려 11만명이 넘는 네티즌들이 찾아왔습니다.
이제 주인없는 홈페이지에는 서툰 한국어로 쓴 일본인의 추모 글도 보입니다.
고인의 홈페이지를 앞으로 영원히 운영해야 한다는 글도 올라와 있습니다.
특히 고인이 직접 제작한 여자 친구의 홈페이지에 올라온 위로의 글들은 보는 사람들을 더욱 안타깝게 만들고 있습니다.
⊙故 이수현 씨 고모: 굉장히 착했어요.
착하고 뭐든지 남을 위해서 많이 그 애가 어렵고 밖에 나가서 추운 애들이 있으면 자기 잠바를 벗어주고 오는 그런 성격이었거든요.
⊙기자: 또한 이 씨의 할아버지가 일제때 강제징용돼 일본에서 사망했고, 아버지도 오사카에서 태어나 해방 이전까지 일본에서 살았던 것으로 밝혀져 일본과의 기이한 인연이 더욱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습니다.
⊙이수진(여동생/24살): 아무 것도 기억 안 나요, 지금.
오빠 얼굴밖에 기억안 나요.
⊙인터뷰: 너무나 장하고 귀하고 또 안타깝고 그렇습니다.
⊙인터뷰: 존경스럽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런 행동을 할 수 있었다는 것이...
⊙기자: 고인에 대한 추모열기가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는 가운데 모교인 고려대측은 오늘 이 씨의 추모비 건립을 추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살아가면서 힘든 날도 많겠지만 헤쳐나갈 준비가 됐다던 고 이수현 씨.
자신은 아랑곳없이 남의 불행을 막으려한 그의 고귀한 행동은 희생과 사랑에 무감각해진 오늘의 많은 이들에게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값진 그 무엇을 일깨워주고 있습니다.
KBS뉴스 이영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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