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어렸을 적 인형을 친구 삼아서 밥도 먹여주고 옷도 입혀주고, 머리도 빗겨주고, 끊임없이 얘기를 걸어보던 그런 때가 있으셨죠? 한 살씩 나이를 먹으면서 손에서 멀어지는 것이 이 인형입니다마는 어른이 되어서도 인형에 대한 변함 없는 애정을 간직한 사람들이 있습니다.
출동투데이, 오늘은 어른들의 인형사랑을 이해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차를 마시는 카페라지만 손님을 붙잡는 건 커피향이 아니라 사방을 가득 채운 인형들입니다.
색색깔 여러가지 옷과 그만큼이나 다양한 표정을 짓고 있는 100개가 넘는 인형들, 인형 주인 37살 정미란 씨가 여고시절부터 모은 인헝들로 사랑방을 연 것입니다.
⊙정미란(바비카페 운영): 모든 사람들이 다 바비 얼굴을 볼 수 있고, 인터넷 속에 사진발 속에 속지 않고 우리가 바비의 실물을 보면서 바비를 선택할 수 있는 그런 자리를 만들고 싶었어요.
⊙기자: 정 씨의 바램대로 카페에는 바비매니아들이 끊이질 않습니다.
인터넷 경매로 구입한 인형들을 서로 내보이며 갖가지 정보를 교환하는 것도 매니아들의 주요 일과입니다.
⊙김나령(대학생): 제가 생각하는 절대적인 미라고 생각하니까요.
그리고 바비 모으다 보면 그 만족감이 다른 어떤 취미생활을 해서 얻는 만족감보다 나한테 최대의 만족을 주니까요.
⊙기자: 1959년 미국에서 등장해 세계 150여 개 나라에서 팔리고 있다는 바비 인형.
공주 옷을 입은 모습에서 커리어우먼으로, 백인 얼굴에서 흑인과 히스패닉으로 시대에 따라 거듭난 변천사를 살피는 것도 이들에게는 큰 기쁨입니다.
어른이 되어서도 바비에 대한 변함 없는 애정을 가진 바비 매니아들, 이들에게는 플라스틱 인형이 단순한 장난감 그 이상의 존재가 됩니다.
⊙김선정(회사원): 집에 그냥 놔두면 엄마, 아빠가 아무래도 반대하시니까 나 없는 사이에 어떻게 할지 모르니까 맨날 집에 일찍 들어와서 바비 잘 있나 보고...
⊙기자: 32살 김현아 씨는 아예 인형 옷 디자이너로 나섰습니다.
방 한 칸을 작업실로 만들어 시어머니와 함께 한 달에 1000여 벌씩 인형 옷을 만들고 있는 김 씨.
어렸을 적 인형 옷을 갈아 입히고 싶었지만 옷만 따로 파는 데가 없어 애태웠던 기억 때문에 시작한 일입니다.
컴퓨터학원 강사에서 인형 옷 디자이너로 변신하면서 주위의 따가운 시선도 거둘 수 있었습니다.
⊙김현아(인형옷 디자이너): 수입 쪽으로 방향을 돌리면 그나마 조금 시선들을 잠재울 수가 있거든요, 그래서 저도 인형을 갖고 노는 게 좋기는 한데 가끔은 어머님 눈치도 보이고 그래서 이제 겸사겸사 핑계죠...
⊙기자: 세상에서 단 하나뿐인 나만의 인형을 가지고 싶은 사람들 사이에서는 이 인형만들기가 하나의 작품활동으로까지 자리 잡고 있습니다.
만들어진 것을 사는 대신 자신이 직접 곰인형을 디자인하고 바느질합니다.
인형은 여자의 전유물이라는 고정관념을 깨고 남자들도 열성입니다.
⊙류한경(회사원): 요즘같이 막 급박한 시대에, 기계로 찍어내는 시대에 내 손으로 이렇게 해 가지고 느림을 경험한다고 할까요, 그래서 분주함 속에서 내 자신에 충실해지는 그런 시간이 되지 않나 생각이 들어요.
⊙기자: 테디베어 만들기를 미술작품에 비유하는 사람들.
인형 그 자체보다는 만드는 과정이 더 큰 기쁨이라고 말합니다.
⊙고경원(테디베어 아티스트): 자기 혼과 자기의 모든 것을 불어넣는 거예요, 그래서 우리들이 인형을 하나 만들어서 표현할 때 아이를 만든다라고 얘기하거든요, 그러니까 자기 생명을 불어 넣는 것과 같기 때문에 작품이라고 표현하죠.
⊙기자: 놀이기구를 넘어서 심리치료에까지 등장한 인형, 인형과의 대화로 평소 감추고 있던 어린이들의 마음을 읽을 수가 있습니다.
얼굴로 대면했을 때는 입을 닫지만 인형 앞에서는 적극적으로 반응하는 아이들, 아빠와 엄마 등 각각 역할을 맡은 인형들 앞에서 어떻게 노는가에 따라 아이의 심리상태를 파악할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전선주(교사/경진학교(정신장애아 교육)): 금방 화낼 수도 있고, 가버릴 수도 있고, 그렇지만 상처를 자기도 받을 수도 있기 때문에 경계를 하죠, 사람은.
경계를 많이 하는데 인형한테는 경계를 안 해요, 인형한테는 너 그랬니, 대화 다 하죠.
⊙기자: 하지만 인형에 대한 이런 강한 친밀감도 매니아를 제외하고는 어느 시기부터 사라지게 됩니다.
⊙김영희(연세대 아동학과 교수): 2세 혹은 3세 정도 되면서 또래와 관계가 원활하게 되거든요, 옆에 친구도 많이 생기고, 또 경우에 따라서는 동생도 보게 되고 그러면 인간에 대한 관심이 더 많게 되죠.
그 때부터 인형과 거리가 멀어지기 시작해서요.
⊙기자: 인형과 함께 울고 웃는 어른들, 유별나 보이는 취미지만 이들에게는 일상에 힘을 불어넣어 주는 휴식 같은 친구가 바로 인형입니다.
KBS뉴스 이해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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