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우리나라 어느 곳에서나 쉽게 구할 수 있는 황토를 이용해서 상당한 매출을 올리는 현대판 봉이 김선달이 있어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이혼의 아픔을 딛고 유명한 벤처기업인으로 성공한 황토염색가의 인생이야기를 출동삼총사의 문소산 프로듀서가 전해 드립니다.
⊙기자: 힘껏 던지면 천이 길게 펼쳐집니다.
누런 빛깔의 옷감은 황토로 물을 들인 것입니다.
류 숙 씨는 20여 명의 직원을 둔 황토염색 벤처회사의 창업자입니다.
전남 구례의 한 폐교를 개조해 만든 류 씨의 집에는 연일 손님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습니다.
모자나 속옷에서부터 침구, 커텐까지 물들일 수 있는 모든 것에 황토염색을 했습니다.
이 황토제품들로 류 숙 씨는 연간 2억원이 넘는 수익을 올립니다.
류 씨의 일상에서도 황토는 빼놓을 수 없습니다.
아침마다 황토를 걸러 정화시킨 물을 마시고 그 물에 세수를 합니다.
황토는 예부터 해독작용이 있다고 알려져 왔습니다.
우연히 황토의 효능을 알게 되면서 시작한 황토염색.
우선 질 좋은 황토를 따뜻한 물에 풀어 걸러내기를 9번 반복합니다.
⊙류 숙(49살/황토염색가): 사람 마음도 이렇게 풀어지는 거라며 좋은데...
⊙기자: 이혼한 후 외동딸을 키우며 그 고된 작업을 혼자 해 왔습니다.
너무 힘들어 포기하고 싶을 때 마음을 다잡기 위해 삭발을 했습니다.
⊙류 숙(49살/황토염색가): 머리를 밀었더니 조금 나 자신으로 돌아오는 것 같아요. 변덕스러운 마음이 없어졌을 때 머리 기를 날이 오겠죠. 그런데 아직은 변덕스러울 때가 많아요, 하루에도 열댓 번...
⊙기자: 걸러낸 황톳물은 15일 이상 발효시켜야 염료로 쓸 수 있습니다.
그 과정이 워낙 힘들어 기계도 써봤지만 손으로 했을 때처럼 색이 나오지 않아 일일이 수작업을 할 수밖에 없습니다.
뜨거운 황톳물에 담그고 햇볕에 말리기를 거듭하면서 63번의 손길이 닿은 후에야 황토 옷감은 완성됩니다.
물들인 사람에 따라 색도 달라집니다.
이곳에서 연 무료 황토교실에 참가한 아이들이 남긴 염색을 보며 류 씨는 아이들의 성격을 짐작합니다.
⊙류 숙(49살/황토염색가): 이 녀석은 덜렁대는가 보다...
⊙기자: 주말이면 어김없이 아이들이 황토체험을 하러 옵니다.
⊙인터뷰: 뜨거워.
⊙류 숙(49살/황토염색가): 이 정도가 뜨거워? 인생은 더 뜨거워.
⊙기자: 류 씨는 황토집을 짓는 것이 꿈입니다.
황토집에 호흡기 질환이나 피부염을 앓는 아이들을 불러 마음껏 흙을 만지게 하고 황토의 효능으로 건강을 되찾아주고 싶어합니다.
함께 일하는 직원들은 하나같이 황토가 좋아서 모인 사람들이지만 저마다 인생의 고비를 겪었습니다.
힘든 삶을 살아본 사람이 흙을 만진다는 것이 류 씨의 철학입니다.
⊙류 숙(49살/황토염색가): 사랑을 안 해 보고 한을 모르면 되는 게 아니더라고. 사람도 땅이잖아, 흙으로 만들어진 거라 그러는 게 아닌가 싶어요. 슬픔도 알고 기쁨도 알고 돈이 뭔지도 알고 고생도 알고 공부 많이 해요, 염색하면서...
⊙기자: 류 씨는 조만간 대리점 2곳을 낼 계획입니다.
지원자가 70명이 넘지만 류 씨처럼 이혼하고 혼자 아이를 키우는 이에게 맡기기로 했습니다.
흙이 그런 이들에게 도움을 줄 거라는 생각에서입니다.
류 씨는 좋은 황토를 만났을 때 가장 기쁩니다.
주인을 닮아 황토를 좋아하는 개 삔질이.
몇 년 전 쥐약을 먹고 죽어갈 때 류 씨는 황톳물을 먹였습니다.
그녀는 삔질이가 살아난 것이 황토의 기운 때문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류 숙(49살/황토염색가): 냄새를 맡아봐, 이게 황토라는 거야, 거친 듯 하면서도 만지면 엉겨붙는 거...
⊙기자: 황토를 만지면 한몸이 된 듯 편안해진다는 류 씨.
⊙류 숙(49살/황토염색가): 흙을 만지면서 그래요, 나도 이것으로 변할 건데... 나는 흙을 많이 만져서 굉장히 예쁜 흙으로 사라져 있을 거야...
⊙기자: 류 씨는 흙이 사람이고, 곧 흙이라고 낮게 말합니다.
KBS뉴스 문소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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