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기업실적을 과장해서 투자자들을 끌어모으는 일부 벤처기업의 공모사기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그런데 알고 보니 이런 피해의 배경에는 과징금 조금만 내면 엉터리 재무제표로도 수십억원씩을 공모할 수 있는 제도적인 허점이 있었습니다.
박영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휴대용 X레이를 생산하는 이 회사에는 450명의 투자자가 있습니다.
그러나 이들이 투자한 50억원의 사용처가 분명하지 않습니다.
사장은 잠적한 지 6개월째입니다.
투자자들은 회사를 직접 운영해 투자원금이라도 찾겠다며 신임 사장을 선출했지만 전임사장측에서는 인정할 수 없다며 회사출입을 막고 있습니다.
투자자들의 항의가 거세자 전임사장측은 친인척 회사에 6억 5000만원을 무단대출하고 3억 5000만원에 불과했던 지난해 매출을 21억원으로 부풀린 사실은 인정했습니다.
⊙장창주(소액주주 대표): 기업회계에 전혀 맞지 않는 그런 장부조작을 해 놓은 것이 여기저기서 포착이 많이 되고 있습니다.
⊙기자: 이런 피해를 막기 위해 10억원 이상을 공모하려면 금융감독원에 미리 신고하고 재무제표를 증명하는 보고서와 기업과 주식의 가치를 평가한 기업분석 보고서를 제출하도록 돼 있습니다.
여기에 드는 비용만도 약 1억원.
그러나 이 업체는 이런 규정을 무시하고 자금을 끌어모은 뒤 5900만원의 과징금만 물었습니다.
엉터리 매출실적과 재무제표로 수십억원을 끌어모아도 신고 비용보다도 싼 과징금만 내면 끝이라는 얘기입니다.
⊙정재삼(대신증권 기업공개등록팀장): 기업의 실제적인 내용을 감추고도 얼마든지 공모를 할 수 있기 때문에 과징금을 내는 것이 오히려 편하다고 생각하는 기업들이 많다고 생각됩니다.
⊙기자: 지난 99년 이후 이렇게 과징금을 내고 공모를 실시한 기업은 100곳이 넘고 이들 기업이 끌어들인 자금만도 수천억원대로 추산됩니다.
금융감독원도 제도의 허점을 인정합니다.
⊙고중식(금융감독원 공시조사 1팀장): 사전에 그렇게 차단하는 방법은 없고요.
저희들은 사후적으로 조사하는 수밖에 없겠습니다.
⊙기자: 기업들이 외부기관의 평가를 피하기 위해 9억 9000만원만 공모하는 편법이 일반화된 상황에서 금융감독원은 지난달부터 10억원이던 신고기준을 20억원으로 오히려 완화했습니다.
기업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기 위한 조치라고는 하지만 기업의 투명성이 보장되지 않는 상황에서 투자자들의 피해만 더 늘어나는 것은 아닌지 우려됩니다.
KBS뉴스 박영관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