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쓰기는 했지만 부칠 곳도 없고 답장을 기대할 수도 없는 편지가 있습니다.
바로 세상을 떠난 이들에게 보내는 편지입니다마는 지난해 가까운 이들을 떠나보낸 유족들이 이용하기 시작한 인터넷 하늘나라 우체국에는 벌써 2만통에 가까운 이러한 편지들이 쌓이고 있다고 합니다.
출동 삼총사 이해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죽은 연인에게 무작정 편지를 써보내는 한 여인의 이야기로 시작되는 영화 러브레터.
답장이 안 올 줄 뻔히 알면서도 편지를 부치는 건 영화 속 일만은 아닌 듯합니다.
지난해 부인을 떠나보낸 나도춘 할아버지는 요즘 아들 손을 빌려 매일 편지를 씁니다.
하늘나라에 있는 부인에게 평소 못 다한 이야기를 이렇게 전하고 있는 것입니다.
⊙나도춘(서울 신림9동): 저세상에 가서 이제 몸 아픔 없이 잘 지내는 것이 소원이에요
⊙기자: 3만 6000여 개의 납골함이 보관되어 있는 서울 용미리.
이곳을 찾는 유족들도 한켠에 마련된 책상에서 마음 속의 고인들에게 사연을 띄웁니다.
그저 종이 한 장, 볼펜 한 자루면 이렇게 쉽게 얘기를 건넬 수 있는 걸 생전에 그렇게 하지 못한 게 후회스러울 뿐입니다.
⊙이은주(인천시 갈산동): 아빠한테 쓰는 처음, 첫 편지 것 같아요.
⊙기자: 이런 안타까움과 그리움을 담은 편지가 모이는 곳이 바로 하늘나라 우체국입니다.
배우자와 부모, 형제, 친구 그리고 자녀까지 저승으로 가버린 사랑하는 이들에게 전하는 간절한 마음이 이곳에는 넘치고 있습니다.
하늘나라 우체국이 개국된 지 올해로 2년째입니다.
답장은 받을 수 없지만 지금까지 2만통 가까이나 되는 사연이 접수됐습니다.
늘 대답없는 사연을 띄우지만 그래도 편지를 쓰는 순간에는 마음과 마음이 하나가 된다는 게 이들의 이야기입니다.
⊙백춘화(의정부시 가능동): 답장이 없는 편지라도 아마 하늘나라에서 살아계시다면 제일 속썩인 자식 생각하실 것 같아요, 저한테...
⊙기자: 하늘나라 우체국으로 부쳐진 편지는 지난해와 올해 두 권의 책으로 엮어져 나왔습니다.
눈물맺힌 이야기가 해외로도 알려지면서 대만에서도 곧 출간될 예정입니다.
⊙이대성(서울시 장묘사업소 팀장): 진솔한 글들, 정말 요즘 사심이 없는 정말 진정한 글들의 내용에 감동을 받아서...
⊙기자: 그리워하면서도 못 만나는 사람들에게 마음을 전하는 하늘나라 우체국.
이별 뒤에 새로운 만남이 이루어지는 소중한 공간입니다.
KBS뉴스 이해연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