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2002학년도 수학능력시험이 벌써 이틀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앵커: 예, 진짜로 내일 모레네요.
⊙앵커: 하지만 고등학교 3학년 재학생의 20%가 올해 수능시험에 원서조차 접수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앵커: 원서를 접수한 학생들의 상당수도 수능을 그저 고3이기 때문에 거쳐야 하는 요식행위로 생각하고 있어서 거의 포기 상태에서 시험을 치를 것이라고 합니다.
⊙앵커: 뉴스 7 출동, 오늘은 정혜경 프로듀서가 수능을 포기한 고3 학생들, 이른바 수포족을 직접 만나봤습니다.
⊙기자: 지난 주말 저녁 대학로입니다.
북적거리는 거리를 한가롭게 걷고 있는 한 무리의 여학생들.
⊙강선미(19세): 고등학교 3학년이요.
⊙기자: 그런데 왜 이 시간에 여기 있어요, 수능 공부 안 하고?
⊙강선미(19세): 학교 안 다니는데요.
⊙기자: 학교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해 올해 초 자퇴한 선미 양.
고등학교 졸업장도 수능도 포기한 지금 모든 것이 막막하다고 합니다.
⊙강선미(19세/고교 자퇴생): 아직 뭐 하고 싶다는 생각은 안 했어요.
⊙기자: 안 했어요? 계획이 없어요?
⊙강선미(19세/고교 자퇴생): 네, 그냥 뭐든 할 자신이 없어요.
⊙기자: 고3인 방 모군 역시 일찌감치 수능시험을 포기한 소위 수포족입니다.
방 군은 고교 졸업장을 위해 등교만 할 뿐 수능 원서조차 접수하지 않은 채 요즘은 아예 PC방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기자: 학교 갔다가 언제 왔어요?
⊙방OO(고3): 학교 갔다가 4교시 마치고요.
⊙기자: 그래도 학교에서 아무 말 안 해요?
⊙방OO(고3): 차라리 애들 공부하는 애들 사이에 끼어서 방해하는 것보다는 제가 자리를 비켜줘야죠.
⊙기자: 컴퓨터 게임 무기판매와 노래방 아르바이트로 용돈을 충당하고 있는 방 군은 이런 생활을 당분간 계속 할 생각입니다.
⊙방OO(고3): 좀 놀다가 어느 정도 나이가 되면 하겠죠.
⊙기자: 언제쯤?
⊙방OO(고3): 한 스물셋넷 이 정도 되면...
⊙기자: 그때까지는 어떤 생활을 하려고요?
⊙방OO(고3): 전까지는 흔히 말하는 백수생활이나...
⊙기자: 수업이 끝나면 친구들과 어울려 시간을 보내는 박 모양.
원서를 접수하기는 했지만 이틀 뒤로 다가온 시험이 답답하기만 합니다.
⊙박OO(고3): 수능을 안 보자니 그렇고 수능을 그렇다고 봐도 잘 볼 자신은 없고 반 포기상태이기는 한데...
⊙기자: 때문에 박 양 역시 무방비 상태로 졸업만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박OO(고3): 지금은 정말로 막막해요.
대학, 일단은 준비해 놓거나 한 게 없으니까 어디 갈 데도 없고...
⊙기자: 이렇게 사실상 수능을 포기한 고3 학생들은 어림잡아 절반에 육박하는데도 대부분이 앞으로 뭘 해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입시 중심의 교육이 빚어낸 결과입니다.
⊙권태운(고교 교사): 학교에서는 지금 수능에 모든 초점을 맞추고 있다 보니까 수능이 아니면 어떤 준비를 해야 되는지 배울 수 있는 참고나 프로그램이 없다는 것이 아이들이 힘들어하고 답답해 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기자: 74만여 명이 응시하는 수능이 이틀 앞으로 다가온 지금, 수능을 포기하고 거리를 헤매는 이들의 목소리는 우리 교육의 현 주소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KBS뉴스 정혜경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