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학교마다 괴담이 있기 마련이죠? 제가 그 여고괴담의 배경이 됐던 중앙여고를 나왔거든요.
그런데 어느 학교나 원통하게 죽은 학생의 귀신이 나온다는 교실이 전설처럼 내려오고 있습니다.
⊙앵커: 이런 얘기들이 요즘 대학가에서도 입에서 입을 통해서 전해온다고 하는데요.
이성문제와 취업 같은 학생들의 고민거리를 그대로 담은 얘기들이 대부분이라고 합니다.
⊙앵커: 한창 감수성이 예민할 나이에 받은 상처가 주 소재인데요.
학생들의 현실적인 문제들이 그대로 녹아 있는 갖가지 재미있는 캠퍼스 전설을 뉴스7 출동 이해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잔디밭 한가운데 우뚝 서 있는 나무 한 그루.
이 학교 캠퍼스 커플이라면 모두들 한 번씩 거쳐간다는 데이트 장소입니다.
⊙기자: 지금 여기 왜 앉아 계신 거예요?
⊙변성구(인하대 3학년): 이 나무가 궁합나무인데 궁합이 맞는지 여기 같이 앉아보는 거거든요.
⊙기자: 잘 맞는 것 같아요?
⊙정인나(인하대 3학년): 네, 딱 맞는 것 같아요.
⊙기자: 둘이 나란히 앉을 수 있으면 천생연분이라고 해서 몇 년 전부터 궁합나무로 불리게 된 것입니다.
너비가 60여 센티미터밖에 되지 않지만 사랑을 눈으로 직접 확인해 보고 싶은 N세대들 사이에서 명소로 자리잡았습니다.
이 작은 공간에 두 사람이 함께 앉는 게 그리 쉬운 일은 아닌 것 같습니다.
그래도 함께 앉지 못하면 기분이 상할 법도 하지만 학생들은 그 결과에 연연해 하지 않는 눈치입니다.
⊙이명렬(인하대 4학년): 미신이라도 이렇게 재미있잖아요.
재미있고 그리고 이제 사귀는 사람으로써 더 애뜻함을 확인해 보고 싶은데 장소가 저런 게 있으니까, 나무가...
⊙기자: 이 여자 대학의 학생들은 마음속으로 사랑을 기다립니다.
다리 아래로 지나다니는 기차의 꼬리 부분을 밟게 되면 사랑이 이루어진다는 전설이 있는 것입니다.
드러내놓고 마음을 표현할 수 없었던 수십 년 전 선배 언니들로부터 내려온 얘기입니다.
⊙양길진(이화여대 2학년): 기차 앞을 밟으면 그날 일진이 안 좋고 뭐 못 생긴 남자친구를 만나네, 이런 얘기가 있어서 애들이 앞은 별로 안 밟고 싶어하고 꼬리를 밟으려고 다들 노력하고 그랬었어요.
⊙기자: 하지만 곧 다리가 없어지고 주차장이 생길 계획이어서 학생들은 추억을 사진기에 담고 있습니다.
이처럼 캠퍼스 이야기를 할 때 빠지지 않는 것이 이성문제입니다마는 최근에는 대학생들의 또 다른 고민거리인 학업과 취업에 관련된 갖가지 사연들도 생겨나고 있습니다.
취업이 점점 힘들어지면서 이 학교 상징탑에는 학생들의 간절함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학기 초 꼭대기에 있는 바람개비 형태의 봉황이 가리키는 단과대학이 취업률이 높다는 확인되지 않은 이야기가 퍼지고 있는 것입니다.
이 때문에 술을 한 잔 걸친 4학년생들이 봉황의 방향을 돌려놓는 일도 가끔 생깁니다.
그래서인지 봉황이 지금까지 몇 차례 고장나기도 했습니다.
⊙이주형(전남대 3학년): 나중에 졸업하고 최대 목표가, 졸업한 뒤 취업이잖아요.
그러니까 제가 입학할 때도 하긴 그때도 힘들기는 했지만 오히려 지금은 더 그런 것 같아요.
그래서 이런데, 미신 같은데 기대어서 조금...
⊙기자: 비슷한 이유로 멋진 산책로임에도 불구하고 학생들이 시험기간에 가기를 꺼려하는 명소 아닌 명소도 있습니다.
⊙이영혜(외국어대 1학년): 공부한 거라든가 중요한 것 기억하고 있다가 걸으면 잊어버린대요.
⊙기자: 어찌보면 황당하고 엉뚱한 얘기 같지만 캠퍼스를 떠도는 전설 속에는 학생들의 현실적인 고민이 그대로 녹아 있습니다.
KBS뉴스 이해연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