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뉴스] 어느 희귀병 환자의 사모곡

입력 2007.01.18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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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한 희귀병 환자의 사모곡이 요즘 인터넷을 뜨겁게달구고 있습니다.

네, 두 살 때부터 난치병을 앓고있는 아들이 어머니께 쓴 글입니다. 어떤 사연이 길래, 누리꾼들의 반응이 그렇게 뜨거운지 알아보죠.

네, 이정민 아나운서 나왔습니다. 조회수가 4만을 돌파했다구요, 어떤 사연이길래...

<리포트>

근육이 손상되어, 전신으로 마비가 퍼지는 난치병을 앓고 있는 남윤광씨. 윤광씨에게 어머니는 살아가는 힘이자, 이유였습니다.

그러데 갑자기 어머니에게 암이 찾아왔지만 아무것도 해줄 게 없었던 아들은 한 인터넷 사이트에 글을 올리게 됐습니다. 바로, 이 글이 수많은 누리꾼들에게 감동을 주고 있는 윤광씨의 사모곡입니다.

24살. 한창 혈기 왕성한 나이지만 윤광씨에겐 혼자서 할 수 있는 일이 없습니다.

생후 18개월부터 찾아온 '척수성 근위축증'은 손가락을 자유롭게 움직이는 것조차 허락하지 않았는데요.

윤광씨가 지금까지 버틸 수 있었던 것은 어머니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지난해 4월, 어머니는 대장암 4기 진단을 받았습니다.

<인터뷰>남윤광 : "누구나 어머니나 또다른 가족 중에 한 명이 그렇게 갑자기 아프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는 누구나 그런 심정이 들겠지만 저에게는 조금 다른 어머니 보다 특별하셨기 때문에 더 많이 마음이 아프고..."

2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윤광씨의 손과 발이 되어주었던 어머니건만... 어머니를 위해 해줄 수 있는게 없어 죄스러웠다는 윤광씨.

그러다 한 인터넷 사이트에 자신의 심정을 담아 올린 글이 조회수 4만명을 넘으면서 화제를 모으고 있습니다.

윤광씨의 개인 홈페이지에도 하루 천 명이 넘는 누리꾼들이 찾아와 응원의 메시지를 남기고 있는데요.

암환자에게 좋은 음식을 추천하는가 하면 어려운 형편때문에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는 한 학생은자신의 급여를 일부분 보내주겠다고 합니다.

<인터뷰>남윤광 : "사실, 얼굴도 모르는 사람들이 그렇게 읽고 글도 써주신 거잖아요. 저도 그 많은 글들을 보면서 저 자신도 힘을 많이 얻었고 또 어머니께도 그걸 보여드리고 을 많이 받으시는 것 같아요."

보통 열살을 전후로 숨지는 난치병에 걸린 아들을 결코 포기하지 않았던 어머니.

수없이 거절당하면서도 눈물로 호소해 아들을 일반학교에 보냈는데요. 아들을 업고 등하교 시키고, 쉬는 시간엔 수업준비를 해주는 등 어머니의반평생은 온통 아들을 위한 시간이었습니다.

<인터뷰>남윤광 : "항상 엄마는 되게 강한 모습이었고, 저를 데리고 다니면서 다 뭐든지 다했고 그랬는데 갑자기 저렇게 몸이 많이 안 좋으셔가지고 예전의 강한 모습으로 다시 돌아오시길 그것만 바라고 있는 거죠."

어머니의 정성 덕분이었을까요? 윤광씨는 지난 2003년. 장애인 특별전형이 아닌 일반 지원으로 서울대 경제학과에 합격할 수 있었습니다.

<인터뷰>남윤광 : "거의 뭐 순전히 어머니의 힘으로 다녔다고 볼 수 있죠. 전 뭐... 그냥 따라서 왔다갔다 했었지 어머니가 아니었으면 아예 학교를 지금까지 아무일 없이 잘 다니고 마치고 할 수 없었을 테니까..."

그러다 지난해 4월, 어머니의 암 판정 이후, 윤광씨는 학교를 휴학하고 말았습니다.

자신의 발이 되어 주던 어머니가 없으니 윤광씨도 발을 잃은 셈인데요. 아버지도 하던 일을 그만둘 수 밖에 없었습니다.

주변 사람의 도움 없이는 움직일 수 없는 아들도 돌봐야 하고, 아내의 병간호도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인터뷰>남우현(남윤광씨 아버지) : "아들도 수발해야 되고 집사람도 너무 중증 병에 걸려있다 보니까 일단은 가족의 건강이 우선이니까 아내 병도 고치고 또 아들도 다니는 학교 졸업을 한다든가 수발을 해야되니까..."

움직이는 것조차 쉽지 않은 윤광씨가 오랜만에 어머니의 병실을 찾았습니다. 갈수록 수척해지시 어머니가 걱정이지만 어머니는 오히려 윤광씨 걱정뿐입니다.

<인터뷰>최재례(남윤광씨 어머니) : "우리 아들 때문에 고생해서 그렇게 갔다는 소리 안 들으려고 저도 많이 의지를 강하게 먹고 나으려고 노력을 많이 하고 있어요. 내가 이 상태에서 무너지면 그 짐이 우리 윤광이한테 많이 가잖아요."

자신 때문에 고생만 하신 어머니... 윤광씨가 지금 할 수 있는 일은 어머니의 건강을 바라는 간절한 마음뿐입니다.

<인터뷰>남윤광 : "엄마가 힘을 내야지 나 또한 기운도 나고 같이 힘을 낼 수 있으니까... 엄마와 저는 서로 힘을 주고 받아야 서로 더 좋아지거든요. 그러니까 빨리 기운차려서 꼭 이겨냈으면 좋겠어요. "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이름, 어머니... 그 어머니를 위한 한 장애인의 간절한 사모곡이 잔잔한 감동을 전해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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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테마뉴스] 어느 희귀병 환자의 사모곡
    • 입력 2007-01-18 08: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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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한 희귀병 환자의 사모곡이 요즘 인터넷을 뜨겁게달구고 있습니다. 네, 두 살 때부터 난치병을 앓고있는 아들이 어머니께 쓴 글입니다. 어떤 사연이 길래, 누리꾼들의 반응이 그렇게 뜨거운지 알아보죠. 네, 이정민 아나운서 나왔습니다. 조회수가 4만을 돌파했다구요, 어떤 사연이길래... <리포트> 근육이 손상되어, 전신으로 마비가 퍼지는 난치병을 앓고 있는 남윤광씨. 윤광씨에게 어머니는 살아가는 힘이자, 이유였습니다. 그러데 갑자기 어머니에게 암이 찾아왔지만 아무것도 해줄 게 없었던 아들은 한 인터넷 사이트에 글을 올리게 됐습니다. 바로, 이 글이 수많은 누리꾼들에게 감동을 주고 있는 윤광씨의 사모곡입니다. 24살. 한창 혈기 왕성한 나이지만 윤광씨에겐 혼자서 할 수 있는 일이 없습니다. 생후 18개월부터 찾아온 '척수성 근위축증'은 손가락을 자유롭게 움직이는 것조차 허락하지 않았는데요. 윤광씨가 지금까지 버틸 수 있었던 것은 어머니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지난해 4월, 어머니는 대장암 4기 진단을 받았습니다. <인터뷰>남윤광 : "누구나 어머니나 또다른 가족 중에 한 명이 그렇게 갑자기 아프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는 누구나 그런 심정이 들겠지만 저에게는 조금 다른 어머니 보다 특별하셨기 때문에 더 많이 마음이 아프고..." 2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윤광씨의 손과 발이 되어주었던 어머니건만... 어머니를 위해 해줄 수 있는게 없어 죄스러웠다는 윤광씨. 그러다 한 인터넷 사이트에 자신의 심정을 담아 올린 글이 조회수 4만명을 넘으면서 화제를 모으고 있습니다. 윤광씨의 개인 홈페이지에도 하루 천 명이 넘는 누리꾼들이 찾아와 응원의 메시지를 남기고 있는데요. 암환자에게 좋은 음식을 추천하는가 하면 어려운 형편때문에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는 한 학생은자신의 급여를 일부분 보내주겠다고 합니다. <인터뷰>남윤광 : "사실, 얼굴도 모르는 사람들이 그렇게 읽고 글도 써주신 거잖아요. 저도 그 많은 글들을 보면서 저 자신도 힘을 많이 얻었고 또 어머니께도 그걸 보여드리고 을 많이 받으시는 것 같아요." 보통 열살을 전후로 숨지는 난치병에 걸린 아들을 결코 포기하지 않았던 어머니. 수없이 거절당하면서도 눈물로 호소해 아들을 일반학교에 보냈는데요. 아들을 업고 등하교 시키고, 쉬는 시간엔 수업준비를 해주는 등 어머니의반평생은 온통 아들을 위한 시간이었습니다. <인터뷰>남윤광 : "항상 엄마는 되게 강한 모습이었고, 저를 데리고 다니면서 다 뭐든지 다했고 그랬는데 갑자기 저렇게 몸이 많이 안 좋으셔가지고 예전의 강한 모습으로 다시 돌아오시길 그것만 바라고 있는 거죠." 어머니의 정성 덕분이었을까요? 윤광씨는 지난 2003년. 장애인 특별전형이 아닌 일반 지원으로 서울대 경제학과에 합격할 수 있었습니다. <인터뷰>남윤광 : "거의 뭐 순전히 어머니의 힘으로 다녔다고 볼 수 있죠. 전 뭐... 그냥 따라서 왔다갔다 했었지 어머니가 아니었으면 아예 학교를 지금까지 아무일 없이 잘 다니고 마치고 할 수 없었을 테니까..." 그러다 지난해 4월, 어머니의 암 판정 이후, 윤광씨는 학교를 휴학하고 말았습니다. 자신의 발이 되어 주던 어머니가 없으니 윤광씨도 발을 잃은 셈인데요. 아버지도 하던 일을 그만둘 수 밖에 없었습니다. 주변 사람의 도움 없이는 움직일 수 없는 아들도 돌봐야 하고, 아내의 병간호도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인터뷰>남우현(남윤광씨 아버지) : "아들도 수발해야 되고 집사람도 너무 중증 병에 걸려있다 보니까 일단은 가족의 건강이 우선이니까 아내 병도 고치고 또 아들도 다니는 학교 졸업을 한다든가 수발을 해야되니까..." 움직이는 것조차 쉽지 않은 윤광씨가 오랜만에 어머니의 병실을 찾았습니다. 갈수록 수척해지시 어머니가 걱정이지만 어머니는 오히려 윤광씨 걱정뿐입니다. <인터뷰>최재례(남윤광씨 어머니) : "우리 아들 때문에 고생해서 그렇게 갔다는 소리 안 들으려고 저도 많이 의지를 강하게 먹고 나으려고 노력을 많이 하고 있어요. 내가 이 상태에서 무너지면 그 짐이 우리 윤광이한테 많이 가잖아요." 자신 때문에 고생만 하신 어머니... 윤광씨가 지금 할 수 있는 일은 어머니의 건강을 바라는 간절한 마음뿐입니다. <인터뷰>남윤광 : "엄마가 힘을 내야지 나 또한 기운도 나고 같이 힘을 낼 수 있으니까... 엄마와 저는 서로 힘을 주고 받아야 서로 더 좋아지거든요. 그러니까 빨리 기운차려서 꼭 이겨냈으면 좋겠어요. "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이름, 어머니... 그 어머니를 위한 한 장애인의 간절한 사모곡이 잔잔한 감동을 전해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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