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타임 포커스] 허리 휘는 ‘경조사비’

입력 2007.05.21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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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지난 주말, 결혼식 다녀오신 분들 많으실겁니다.

그런데, 축의금을 낼 땐 얼마 내야할 지 고민하게 되는 경우가 적지 않은데요.

얼마전엔 우리 국민이 한 해 경조사비로만 7조 원을 쓴다는 보도도 있었습니다.

경조사비 문제, 윤지연 기자가 살펴봤습니다.

<리포트>

회사원 하영아 씨는 5월이 부담스럽습니다.

친구와 친척들의 결혼식과 돌잔치가 거의 매주 있다 보니 축의금 부담이 만만치 않기 때문입니다.

이번 달에만 벌써 30만 원을 썼습니다.

<인터뷰> 하영아(홍보대행회사 과장) : "제가 3만원 받았다고, 지금 3만원 낼 수는 없으니까, 5만원 내야 되고..."

최근엔 돌 잔치 선물 풍속도도 바뀌어 금반지 대신 축의금을 내는 경우가 부쩍 늘었습니다.

금값이 한 돈이 8,9만원대로 올랐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류현경(하객) : "돌 반지 좀 비싸지 않나요? 그거 사려면 정확히 얼만지 제가 잘 모르는데 오만원은 넘을 것 같아 부담스럽기도 하고..."

사회생활을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반드시 해야 된다고 생각하는 경조사, 과연 얼마나 내고 있을까?

<인터뷰> 정재삼(서울 거여동) : "한 3년 전만 해도 3만원 정도가 기준이었는데 이제 3만원 짜리 안되. 5만원 이상..."

<인터뷰> 장성자(하객) : "안면이 있는 정도면 한 삼만원, 조금 친하면 오만원, 그거보다 더 친하면 십만원..자꾸 올라가죠."

한 취업정보업체가 지난해 말 직장인 천 여명을 대상으로 알아봤더니 결혼식 축의금의 경우, 4만원에서 5만원을 내는 사람이 가장 많았습니다.

3만원 이하가 뒤를 이었고, 6만원에서 10만원을 낸다는 이들도 12 퍼센트 가까이 됐습니다.

액수를 결정할 땐, 우선 친분이 고려되지만 관습적으로 3이나 5 등 홀수를 맞추다 보니 단위가 금세 뛴다는 사람도 많았습니다.

또 하객들에게 답례로 제공하는 식사 가격이 오른 것도 축의금 액수가 높아진 원인 가운데 하나입니다.

많게는 10만 원 대의 음식을 먹으면서 축의금으로 3만 원을 내기엔 미안하다는 겁니다.

<인터뷰> 조태엽(서울시 월계동) : "식당이 비싸다..그러면 좀더 내고 그러고, 뭐좀 저렴한 식당이다 그러면 좀 깎아서 내고 그러고..."

현재 경제활동을 하지 않고 있는 취업준비자나 은퇴자들은 주위의 경조사가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습니다.

<인터뷰> 장사무(은퇴자) : "요즘은 거의 뭐 5만원, 10만원 이니까.. 우리 주변에서 소득이 없는 분들은 연락이 와도 안가죠."

<인터뷰> 김재민(취업준비자) : "친한 친구일 때는 어쩔 수 없이 많이 내지만 웬만하면 그런 걸 잘 안가려고 하고..."

반면 경조사비의 폐해를 줄이기 위해 노력하는 이들도 있습니다.

갈갈이 패밀리로 잘 알려진 개그맨 이승환씨는 결혼식 때 축하 화한 대신 쌀을 받아 화제가 됐습니다.

<인터뷰> 이승환(개그맨) : "화환이 있고 없고는 나의 기분 차이였던 거에요. 화환 있으면 어우~ 내가 웬만큼 돼 있다는 생각인데.. 그런데 그거 한 두시간이잖아요. 그것을 쌀로 바꾸면 더 큰 기쁨을 가질 수 있는데..."

이렇게 해서 모인 쌀이 무려 백 포대.

여기에 이 씨는 축의금 일부를 보태 무의탁 노인과 불우 어린이들에게 전했습니다.

혼자선 치르기 어려운 각종 경조사.

서로 힘을 모아 돕는 건 말그대로 미풍양속입니다.

하지만 체면과 잇속만 따지다 본래의 의미는 사라지고 부담만 남는 것은 아닌지 우려됩니다.

KBS 뉴스 윤지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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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타임 포커스] 허리 휘는 ‘경조사비’
    • 입력 2007-05-21 08:0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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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지난 주말, 결혼식 다녀오신 분들 많으실겁니다. 그런데, 축의금을 낼 땐 얼마 내야할 지 고민하게 되는 경우가 적지 않은데요. 얼마전엔 우리 국민이 한 해 경조사비로만 7조 원을 쓴다는 보도도 있었습니다. 경조사비 문제, 윤지연 기자가 살펴봤습니다. <리포트> 회사원 하영아 씨는 5월이 부담스럽습니다. 친구와 친척들의 결혼식과 돌잔치가 거의 매주 있다 보니 축의금 부담이 만만치 않기 때문입니다. 이번 달에만 벌써 30만 원을 썼습니다. <인터뷰> 하영아(홍보대행회사 과장) : "제가 3만원 받았다고, 지금 3만원 낼 수는 없으니까, 5만원 내야 되고..." 최근엔 돌 잔치 선물 풍속도도 바뀌어 금반지 대신 축의금을 내는 경우가 부쩍 늘었습니다. 금값이 한 돈이 8,9만원대로 올랐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류현경(하객) : "돌 반지 좀 비싸지 않나요? 그거 사려면 정확히 얼만지 제가 잘 모르는데 오만원은 넘을 것 같아 부담스럽기도 하고..." 사회생활을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반드시 해야 된다고 생각하는 경조사, 과연 얼마나 내고 있을까? <인터뷰> 정재삼(서울 거여동) : "한 3년 전만 해도 3만원 정도가 기준이었는데 이제 3만원 짜리 안되. 5만원 이상..." <인터뷰> 장성자(하객) : "안면이 있는 정도면 한 삼만원, 조금 친하면 오만원, 그거보다 더 친하면 십만원..자꾸 올라가죠." 한 취업정보업체가 지난해 말 직장인 천 여명을 대상으로 알아봤더니 결혼식 축의금의 경우, 4만원에서 5만원을 내는 사람이 가장 많았습니다. 3만원 이하가 뒤를 이었고, 6만원에서 10만원을 낸다는 이들도 12 퍼센트 가까이 됐습니다. 액수를 결정할 땐, 우선 친분이 고려되지만 관습적으로 3이나 5 등 홀수를 맞추다 보니 단위가 금세 뛴다는 사람도 많았습니다. 또 하객들에게 답례로 제공하는 식사 가격이 오른 것도 축의금 액수가 높아진 원인 가운데 하나입니다. 많게는 10만 원 대의 음식을 먹으면서 축의금으로 3만 원을 내기엔 미안하다는 겁니다. <인터뷰> 조태엽(서울시 월계동) : "식당이 비싸다..그러면 좀더 내고 그러고, 뭐좀 저렴한 식당이다 그러면 좀 깎아서 내고 그러고..." 현재 경제활동을 하지 않고 있는 취업준비자나 은퇴자들은 주위의 경조사가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습니다. <인터뷰> 장사무(은퇴자) : "요즘은 거의 뭐 5만원, 10만원 이니까.. 우리 주변에서 소득이 없는 분들은 연락이 와도 안가죠." <인터뷰> 김재민(취업준비자) : "친한 친구일 때는 어쩔 수 없이 많이 내지만 웬만하면 그런 걸 잘 안가려고 하고..." 반면 경조사비의 폐해를 줄이기 위해 노력하는 이들도 있습니다. 갈갈이 패밀리로 잘 알려진 개그맨 이승환씨는 결혼식 때 축하 화한 대신 쌀을 받아 화제가 됐습니다. <인터뷰> 이승환(개그맨) : "화환이 있고 없고는 나의 기분 차이였던 거에요. 화환 있으면 어우~ 내가 웬만큼 돼 있다는 생각인데.. 그런데 그거 한 두시간이잖아요. 그것을 쌀로 바꾸면 더 큰 기쁨을 가질 수 있는데..." 이렇게 해서 모인 쌀이 무려 백 포대. 여기에 이 씨는 축의금 일부를 보태 무의탁 노인과 불우 어린이들에게 전했습니다. 혼자선 치르기 어려운 각종 경조사. 서로 힘을 모아 돕는 건 말그대로 미풍양속입니다. 하지만 체면과 잇속만 따지다 본래의 의미는 사라지고 부담만 남는 것은 아닌지 우려됩니다. KBS 뉴스 윤지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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