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타임 현장] 전화 영어 강의 믿을 수 있나?

입력 2007.11.21 (08:57) 수정 2007.11.21 (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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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요즘 영어공부 열풍 대단하죠?

영어공부 안하는 사람 없다 싶을 정도인데요.

이러다보니 공부는 해야겠는데 시간내기 마땅치 않은 분들이 많이 이용하시는게 바로 전화 영어입니다.

그런데 조심하셔야겠습니다.

얼굴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을 악용해 어처구니 없는 횡포를 부리고 있습니다.

김지영 기자.

뭐가 문제죠?

<리포트>

네. 전화영어라는 게 눈으로 직접 확인할 수 없다보니, 일부 업체에서는 실력이 검증되지 않은 무자격 강사들을 쓰는 경우가 있다고 합니다.

게다가 전화영어업체는 무분별하게 늘어나고 있지만 규제할 법적 근거도 없다보니, 이로 인한 이용자들의 불편이 커지고 있는 실정이라고 하는데요, 자세한 내용을 취재해봤습니다.

택시나 지하철을 타고 다니다 보면 매일 10분씩 전화 한통이면 영어회화 실력을 높일 수 있다고 홍보하는 전화영어 광고를 자주 접하게 되는데요.

현지 원어민 교사들이 직접 강의를 한다는 전화영어, 취재진은 사실을 확인을 해보기 위해 한 유명한 영어전화업체를 찾아갔습니다.

원어민 강사의 상당수가 알고 보니, 필리핀 교사들이었습니다.

<녹취> 영어업체 관계자 : “강사료 같은 경우에도 많이 차이가 나요. (캐나다 강사보다) 두 배 정도 차이가 나요.”

일부 다른 업체들도 마찬가지.

필리핀에 콜센터를 두고 현지인을 강사로 쓰고 있었는데요.

<녹취> 영어업체 관계자 : “발음이 다르긴 다르죠. (필리핀 사람들은) 따갈로그라는 고유 언어가 있어요. 스페인어가 섞여 있는 언어인데 된소리가 강해요. 예를 들면 오케이. 오께이, 약간의 억양...”

하지만 전화영어의 특성상 강사를 직접 볼 수 없다는 점을 이용해 일부 업체들은 사용자들에게 굳이 강사들의 국적이나 경력을 밝히지는 않는다는데요.

<녹취> 영어업체 관계자 : “저희가 다 숨기거든요. 사진 같은 거 다 숨기는 이유가 동남아 분들의 얼굴을 보는 순간 신뢰가 확 깨지면서 대부분 업체들이 다 숨기죠.”

처음에는 저렴한 가격에 끌려 이용했던 사람들도 시간이 아깝다며 불만을 늘어놓습니다.

<녹취> 이00(24세/전화영어 사용자) : “발음은 필리핀 분들은 문제가 있고요. 아무리 필리핀이 고등교육만 마치면 누구나 영어를 쓸 줄 안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격차가 있잖아요.”

검증되지 않은 강사들이 판 치다보니, 강의 질도 허술해질 수밖에 없다고 합니다.

<녹취> 이00(24세/전화영어 사용자) : “교과과정이 거의 없다시피 한 곳도 있고, 강의를 처음 하나 보다 그러니까 본인이 뭘 해야 되는지 모르는 거예요. 사실 저도 듣는 입장인데 어떻게 해라 하고 말할 수는 없는 거잖아요.”

실제로 아르바이트로 영어전화 강사를 해봤다는 송모씨는 강사들 역시 시간 때우기 식으로 전화 통화를 하는 경우도 많다고 털어놨는데요.

<녹취> 송00(20세/전 전화영어 강사) : “감시는 (학원에서) 자체적으로 못하죠. 왜냐면 강사랑 학생이 (일대일로) 하는 거니까 학원에서 그걸 도청할 수는 없는 거잖아요.”

송씨는 현재 대학교 1학년. 해외거주 경험이 있기는 하지만 전화영어강사를 한 건 송씨가 19살 때의 일입니다.

업체 측에서는 아는 강사를 연결해주면 소개비까지 주고 있다고 했는데요.

<녹취> 송00(20세/전 전화영어 강사) : “학원 측에서나 전화영어 학원 측에서나 (강사채용을) 체계화해서 검증되게 해야 할 것 같아요. 아무리 영어를 잘한다고 해도 그걸 어떻게 체계적으로 가르치느냐 그 능력이 필요한데...”

업체 측은 강사 구하기도 바쁘다보니, 어쩔 수 없다고 털어놓습니다.

<녹취> 영어업체 관계자 : “000은 처음에는 미국이나 캐나다 강사들만 고집을 했었는데 그러다 보니 부족한 거죠. 그러다 보니까 어학연수 갔다 온 사람 시키고 심지어는 캐나다인이라고 하지만 캐나다 어학연수 하고 있는 애들이 있어요. 우리나라 대학생. 그런 애들 데려다 시키고 그래요.”

실제로 대학졸업 후, 미국 언어연수 2년 경력이 전부인 안모씨, 한 어학원의 전화영어강사에 지원했다가 면접을 통보받았습니다.

<현장음> 면접 담당자 : “친척이 미국에 계시고 하니까... 미국 갔다 오셨잖아. 미국에서 한 3년 정도 있었잖아.”

면접담당자는 회화능력을 테스트하는 영어 인터뷰는 커녕, 해외연수경력을 증명할 서류조차 요구하지 않았는데요.

그러더니, 전화영어 업무 뿐 아니라 다른 강의도 해볼 생각이 없냐며 황당한 제안을 합니다.

<현장음> 면접 담당자 : “일대일로 하는 거죠. 온라인 강의 원하는 사람한테는 그렇게 해주고, 전화영어 원하는 사람들은 전화영어 해주고...”

문제는 현재 이런 부작용에도 불구하고 제재방법이 없다는 점인데요.

<녹취> 서울시 교육청 관계자 : “(전화영어는) 학원설립법이 아니라 평생교육법에 의한 원격형태의 평생교육시설로 신고를 하는 형태로 운영이 됩니다. (강사 자격 기준이 있나요?) 없습니다.”

이런 틈을 타 전화영어업체들은 계속 무분별하게 늘어나고 있는 추셉니다.

<녹취> 전화강의 업체 관계자 : “창업이 쉬워요. 오천만원 정도만 있으면 만들 수 있다 보니까 사이트 열고... 어떤 식이냐면 실직을 하셨거나 빵집 차리는 것처럼 혹 치킨집을 차리는 것처럼 사업을 하고 싶은데 뭐 꺼리가 없나 이런 사람들 많아요. 그런 분들 모집을 합니다. 업체가”

영어실력을 부쩍 높여주겠다는 말만 믿고 시간과 돈을 허비하는 이용자들이 늘어나지 않기 위해서는 관련업체들에 대한 적절한 규제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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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타임 현장] 전화 영어 강의 믿을 수 있나?
    • 입력 2007-11-21 08:32:47
    • 수정2007-11-21 13:52:33
    아침뉴스타임
<앵커 멘트> 요즘 영어공부 열풍 대단하죠? 영어공부 안하는 사람 없다 싶을 정도인데요. 이러다보니 공부는 해야겠는데 시간내기 마땅치 않은 분들이 많이 이용하시는게 바로 전화 영어입니다. 그런데 조심하셔야겠습니다. 얼굴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을 악용해 어처구니 없는 횡포를 부리고 있습니다. 김지영 기자. 뭐가 문제죠? <리포트> 네. 전화영어라는 게 눈으로 직접 확인할 수 없다보니, 일부 업체에서는 실력이 검증되지 않은 무자격 강사들을 쓰는 경우가 있다고 합니다. 게다가 전화영어업체는 무분별하게 늘어나고 있지만 규제할 법적 근거도 없다보니, 이로 인한 이용자들의 불편이 커지고 있는 실정이라고 하는데요, 자세한 내용을 취재해봤습니다. 택시나 지하철을 타고 다니다 보면 매일 10분씩 전화 한통이면 영어회화 실력을 높일 수 있다고 홍보하는 전화영어 광고를 자주 접하게 되는데요. 현지 원어민 교사들이 직접 강의를 한다는 전화영어, 취재진은 사실을 확인을 해보기 위해 한 유명한 영어전화업체를 찾아갔습니다. 원어민 강사의 상당수가 알고 보니, 필리핀 교사들이었습니다. <녹취> 영어업체 관계자 : “강사료 같은 경우에도 많이 차이가 나요. (캐나다 강사보다) 두 배 정도 차이가 나요.” 일부 다른 업체들도 마찬가지. 필리핀에 콜센터를 두고 현지인을 강사로 쓰고 있었는데요. <녹취> 영어업체 관계자 : “발음이 다르긴 다르죠. (필리핀 사람들은) 따갈로그라는 고유 언어가 있어요. 스페인어가 섞여 있는 언어인데 된소리가 강해요. 예를 들면 오케이. 오께이, 약간의 억양...” 하지만 전화영어의 특성상 강사를 직접 볼 수 없다는 점을 이용해 일부 업체들은 사용자들에게 굳이 강사들의 국적이나 경력을 밝히지는 않는다는데요. <녹취> 영어업체 관계자 : “저희가 다 숨기거든요. 사진 같은 거 다 숨기는 이유가 동남아 분들의 얼굴을 보는 순간 신뢰가 확 깨지면서 대부분 업체들이 다 숨기죠.” 처음에는 저렴한 가격에 끌려 이용했던 사람들도 시간이 아깝다며 불만을 늘어놓습니다. <녹취> 이00(24세/전화영어 사용자) : “발음은 필리핀 분들은 문제가 있고요. 아무리 필리핀이 고등교육만 마치면 누구나 영어를 쓸 줄 안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격차가 있잖아요.” 검증되지 않은 강사들이 판 치다보니, 강의 질도 허술해질 수밖에 없다고 합니다. <녹취> 이00(24세/전화영어 사용자) : “교과과정이 거의 없다시피 한 곳도 있고, 강의를 처음 하나 보다 그러니까 본인이 뭘 해야 되는지 모르는 거예요. 사실 저도 듣는 입장인데 어떻게 해라 하고 말할 수는 없는 거잖아요.” 실제로 아르바이트로 영어전화 강사를 해봤다는 송모씨는 강사들 역시 시간 때우기 식으로 전화 통화를 하는 경우도 많다고 털어놨는데요. <녹취> 송00(20세/전 전화영어 강사) : “감시는 (학원에서) 자체적으로 못하죠. 왜냐면 강사랑 학생이 (일대일로) 하는 거니까 학원에서 그걸 도청할 수는 없는 거잖아요.” 송씨는 현재 대학교 1학년. 해외거주 경험이 있기는 하지만 전화영어강사를 한 건 송씨가 19살 때의 일입니다. 업체 측에서는 아는 강사를 연결해주면 소개비까지 주고 있다고 했는데요. <녹취> 송00(20세/전 전화영어 강사) : “학원 측에서나 전화영어 학원 측에서나 (강사채용을) 체계화해서 검증되게 해야 할 것 같아요. 아무리 영어를 잘한다고 해도 그걸 어떻게 체계적으로 가르치느냐 그 능력이 필요한데...” 업체 측은 강사 구하기도 바쁘다보니, 어쩔 수 없다고 털어놓습니다. <녹취> 영어업체 관계자 : “000은 처음에는 미국이나 캐나다 강사들만 고집을 했었는데 그러다 보니 부족한 거죠. 그러다 보니까 어학연수 갔다 온 사람 시키고 심지어는 캐나다인이라고 하지만 캐나다 어학연수 하고 있는 애들이 있어요. 우리나라 대학생. 그런 애들 데려다 시키고 그래요.” 실제로 대학졸업 후, 미국 언어연수 2년 경력이 전부인 안모씨, 한 어학원의 전화영어강사에 지원했다가 면접을 통보받았습니다. <현장음> 면접 담당자 : “친척이 미국에 계시고 하니까... 미국 갔다 오셨잖아. 미국에서 한 3년 정도 있었잖아.” 면접담당자는 회화능력을 테스트하는 영어 인터뷰는 커녕, 해외연수경력을 증명할 서류조차 요구하지 않았는데요. 그러더니, 전화영어 업무 뿐 아니라 다른 강의도 해볼 생각이 없냐며 황당한 제안을 합니다. <현장음> 면접 담당자 : “일대일로 하는 거죠. 온라인 강의 원하는 사람한테는 그렇게 해주고, 전화영어 원하는 사람들은 전화영어 해주고...” 문제는 현재 이런 부작용에도 불구하고 제재방법이 없다는 점인데요. <녹취> 서울시 교육청 관계자 : “(전화영어는) 학원설립법이 아니라 평생교육법에 의한 원격형태의 평생교육시설로 신고를 하는 형태로 운영이 됩니다. (강사 자격 기준이 있나요?) 없습니다.” 이런 틈을 타 전화영어업체들은 계속 무분별하게 늘어나고 있는 추셉니다. <녹취> 전화강의 업체 관계자 : “창업이 쉬워요. 오천만원 정도만 있으면 만들 수 있다 보니까 사이트 열고... 어떤 식이냐면 실직을 하셨거나 빵집 차리는 것처럼 혹 치킨집을 차리는 것처럼 사업을 하고 싶은데 뭐 꺼리가 없나 이런 사람들 많아요. 그런 분들 모집을 합니다. 업체가” 영어실력을 부쩍 높여주겠다는 말만 믿고 시간과 돈을 허비하는 이용자들이 늘어나지 않기 위해서는 관련업체들에 대한 적절한 규제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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