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뉴스] 강남 교육특구 옛말…재수·삼수생 양산

입력 2012.04.23 (21:59)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멘트>



많은 부모가 자녀를 서울의 좋은 대학에 보내려면 초등학교나 중학교 때 서울 강남으로 전학시키는 게 필수라고 믿고 있죠?!



그런데 최근 들어서는 이른바 ’강남 교육특구 시대’가 저물고 있다고 하는데요.



먼저 이영풍 기자입니다.



<리포트>



7년 전 두 자녀의 교육을 위해 강남으로 이사한 50대 김모 씨.



전세 아파트를 얻으려고 2억 원이 넘는 대출을 받아 지금까지 이자만 1억 원넘게 지불하고 버텼왔습니다.



그러나 첫 자녀가 대학진학에 실패하고 고등학생인 둘째마저 성적이 하위권으로 처졌습니다.



<인터뷰> 김OO(서울 대치동) : "목동이나 강남 가면 성적이 오를 것이다라는 환상을 저부터 가졌어요. 교육특구라는 환상에 젖어서 가신다면 말리고 싶어요."



경기도 파주의 한 초등학교에 다니는 자녀를 서울 강남으로 전학시킬 계획을 가졌던 주부 박정하 씨.



학교별 학업성취도를 공개하는 알리미 사이트를 들여다 보고 생각이 달라졌습니다.



파주의 이 초등학교가 강남 지역 초등학교 못지 않다는 것을 알고 강남행을 접었습니다.



<인터뷰> 박정하(경기도 파주시) : "아이들이 할 것 다 할 수 있고 자기주도 학습이 되는 것 같아서 믿음도 가고 학교에 대한 믿음이 가요."



실제로 최근 2년 사이 강남 3구의 초중고등학교 전입생 전입생 숫자는 25% 이상 감소했습니다.



특히 수도권이나 지방의 우수한 학생들이 강남 교육특구로 이동이 크게 준 것으로 입시전문가들은 보고 있습니다.



<기자 멘트>



국내 최고의 교육특구로 불려져 온 서울 강남입니다.



대입성적이 우수한 고등학교들이 많다고 알려져 왔기 때문인데요.



정말 그럴까요?



KBS가 입시 전문기관인 하늘교육과 함께 지난 2년간 서울 강남지역 고등학교 학생들의 수능시험 성적을 전국의 다른 학교들과 비교해 봤습니다.



전라남도 장성고등학교 전교 1등 학생이 강남의 최우수 학교로 인정받는 휘문고나 세화고등학교로 전학을 오면 몇 등이나 할까요?



휘문고에선 전교 2등, 세화고등학교에선 전교 1등을 합니다.



강남지역 고등학교에서 중간성적을 받는 학생들은 어떨까요?



휘문고에서 전교생 성적의 딱 중간층인 학생은 어떤 대학에 입학할 수 있는지 분석해 봤습니다.



휘문고 전체 성적수준 50%에 있는 학생의 전국석차는 17만 8천 82등입니다.



이 성적이면 이른바 in Seoul, 서울소재 주요 대학에는 가기 힘들구요. 전국 60개 주요대학에도 입학하기 힘든 수준입니다.



그럼 이른바 이 같은 강남 착시현상의 결과는 뭘까요?



강남의 주요 고등학교 재수생 비율을 조사해보니 그 답이 나옵니다.



졸업후 수능을 다시 보는 삼수 등을 포함하는 넓은 개념의 재수생 비율이 세화고등학교 103%, 휘문고 95%, 은광여고 87%로 나왔습니다.



더 심각한 건 최근 2년 사이 재수생 비율이 계속 올라간다는 겁니다.



지방의 고등학교 재수생 비율이 20에서 30% 수준인데 강남지역의 거의 대부분 고등학교가 60에서 90% 수준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정보 공개 2년 만에 이런 강남 착시현상이 확인됐는데요.



강남이 아니어도 창의적인 프로그램과 노력으로 우수 학교로 떠오르고 있는 곳들을 이근우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경기도 안양의 한 초등학굡니다.



특화된 영어 수업으로 학생들의 참여를 이끌어 냅니다.



학습에 대한 흥미는 성적 향상으로 이어졌습니다.



<인터뷰> 전지원(초등학교 5학년) : "친구들이랑 협동해서 프로젝트 활동을 하니까 공부도 재미있어지고..."



심성 수련과 프로젝트 수업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좋은 평가를 받아 혁신 학교로 지정됐습니다.



<인터뷰> 현의숙(교사) : "공부는 외우는 것만이 최고다. 그게 공부라고 생각하다가 즐기는 공부로 바뀐 것 같습니다."



서울에서도 낙후된 강북 지역의 한 고등학교입니다.



학업 성취도 평가에서 서울 지역 일반계 고교 가운데 1위를 차지했습니다.



<인터뷰> 김나연(고 1) : "선생님들 열정이 느껴졌었거든요. 그래서 알아보면 알아볼수록 내가 이 학교를 다녀야겠다."



수준별 수업을 6단계로 세분화하고 우수 졸업생을 연결해 준 것 등이 큰 도움이 됐습니다.



<인터뷰> 이태훈(교장) : "지역이 상대적으로 낙후돼 있어 방과후나 주말에 우수 졸업생들이 학교를 방문해서 후배들에게 학습 멘토링을 하고 있습니다."



우수학교가 되기 까지에는 자치단체의 지원도 필수적입니다.



이 지역의 경우 교육 분야 예산이 서울 강북에서 가장 높습니다.



<인터뷰> 유승근(교육기획팀장) : "학부모님도 내가 살고 있는 이 고장에서 아이를 지속적으로 가르쳐도 훌륭한 인재로 성장할 수 있겠구나 라고..."



특정 지역이 독차지했던 교육 특구 시대는 저물고 전국 어디서든 학교와 자치단체의 노력 여하에 따라 새로운 우수 학교가 등장하는 추셉니다.



KBS 뉴스 이근우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이슈&뉴스] 강남 교육특구 옛말…재수·삼수생 양산
    • 입력 2012-04-23 21:59:30
    뉴스 9
<앵커 멘트>

많은 부모가 자녀를 서울의 좋은 대학에 보내려면 초등학교나 중학교 때 서울 강남으로 전학시키는 게 필수라고 믿고 있죠?!

그런데 최근 들어서는 이른바 ’강남 교육특구 시대’가 저물고 있다고 하는데요.

먼저 이영풍 기자입니다.

<리포트>

7년 전 두 자녀의 교육을 위해 강남으로 이사한 50대 김모 씨.

전세 아파트를 얻으려고 2억 원이 넘는 대출을 받아 지금까지 이자만 1억 원넘게 지불하고 버텼왔습니다.

그러나 첫 자녀가 대학진학에 실패하고 고등학생인 둘째마저 성적이 하위권으로 처졌습니다.

<인터뷰> 김OO(서울 대치동) : "목동이나 강남 가면 성적이 오를 것이다라는 환상을 저부터 가졌어요. 교육특구라는 환상에 젖어서 가신다면 말리고 싶어요."

경기도 파주의 한 초등학교에 다니는 자녀를 서울 강남으로 전학시킬 계획을 가졌던 주부 박정하 씨.

학교별 학업성취도를 공개하는 알리미 사이트를 들여다 보고 생각이 달라졌습니다.

파주의 이 초등학교가 강남 지역 초등학교 못지 않다는 것을 알고 강남행을 접었습니다.

<인터뷰> 박정하(경기도 파주시) : "아이들이 할 것 다 할 수 있고 자기주도 학습이 되는 것 같아서 믿음도 가고 학교에 대한 믿음이 가요."

실제로 최근 2년 사이 강남 3구의 초중고등학교 전입생 전입생 숫자는 25% 이상 감소했습니다.

특히 수도권이나 지방의 우수한 학생들이 강남 교육특구로 이동이 크게 준 것으로 입시전문가들은 보고 있습니다.

<기자 멘트>

국내 최고의 교육특구로 불려져 온 서울 강남입니다.

대입성적이 우수한 고등학교들이 많다고 알려져 왔기 때문인데요.

정말 그럴까요?

KBS가 입시 전문기관인 하늘교육과 함께 지난 2년간 서울 강남지역 고등학교 학생들의 수능시험 성적을 전국의 다른 학교들과 비교해 봤습니다.

전라남도 장성고등학교 전교 1등 학생이 강남의 최우수 학교로 인정받는 휘문고나 세화고등학교로 전학을 오면 몇 등이나 할까요?

휘문고에선 전교 2등, 세화고등학교에선 전교 1등을 합니다.

강남지역 고등학교에서 중간성적을 받는 학생들은 어떨까요?

휘문고에서 전교생 성적의 딱 중간층인 학생은 어떤 대학에 입학할 수 있는지 분석해 봤습니다.

휘문고 전체 성적수준 50%에 있는 학생의 전국석차는 17만 8천 82등입니다.

이 성적이면 이른바 in Seoul, 서울소재 주요 대학에는 가기 힘들구요. 전국 60개 주요대학에도 입학하기 힘든 수준입니다.

그럼 이른바 이 같은 강남 착시현상의 결과는 뭘까요?

강남의 주요 고등학교 재수생 비율을 조사해보니 그 답이 나옵니다.

졸업후 수능을 다시 보는 삼수 등을 포함하는 넓은 개념의 재수생 비율이 세화고등학교 103%, 휘문고 95%, 은광여고 87%로 나왔습니다.

더 심각한 건 최근 2년 사이 재수생 비율이 계속 올라간다는 겁니다.

지방의 고등학교 재수생 비율이 20에서 30% 수준인데 강남지역의 거의 대부분 고등학교가 60에서 90% 수준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정보 공개 2년 만에 이런 강남 착시현상이 확인됐는데요.

강남이 아니어도 창의적인 프로그램과 노력으로 우수 학교로 떠오르고 있는 곳들을 이근우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경기도 안양의 한 초등학굡니다.

특화된 영어 수업으로 학생들의 참여를 이끌어 냅니다.

학습에 대한 흥미는 성적 향상으로 이어졌습니다.

<인터뷰> 전지원(초등학교 5학년) : "친구들이랑 협동해서 프로젝트 활동을 하니까 공부도 재미있어지고..."

심성 수련과 프로젝트 수업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좋은 평가를 받아 혁신 학교로 지정됐습니다.

<인터뷰> 현의숙(교사) : "공부는 외우는 것만이 최고다. 그게 공부라고 생각하다가 즐기는 공부로 바뀐 것 같습니다."

서울에서도 낙후된 강북 지역의 한 고등학교입니다.

학업 성취도 평가에서 서울 지역 일반계 고교 가운데 1위를 차지했습니다.

<인터뷰> 김나연(고 1) : "선생님들 열정이 느껴졌었거든요. 그래서 알아보면 알아볼수록 내가 이 학교를 다녀야겠다."

수준별 수업을 6단계로 세분화하고 우수 졸업생을 연결해 준 것 등이 큰 도움이 됐습니다.

<인터뷰> 이태훈(교장) : "지역이 상대적으로 낙후돼 있어 방과후나 주말에 우수 졸업생들이 학교를 방문해서 후배들에게 학습 멘토링을 하고 있습니다."

우수학교가 되기 까지에는 자치단체의 지원도 필수적입니다.

이 지역의 경우 교육 분야 예산이 서울 강북에서 가장 높습니다.

<인터뷰> 유승근(교육기획팀장) : "학부모님도 내가 살고 있는 이 고장에서 아이를 지속적으로 가르쳐도 훌륭한 인재로 성장할 수 있겠구나 라고..."

특정 지역이 독차지했던 교육 특구 시대는 저물고 전국 어디서든 학교와 자치단체의 노력 여하에 따라 새로운 우수 학교가 등장하는 추셉니다.

KBS 뉴스 이근우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