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뉴스] 지구촌 ‘부자 증세’ 논란

입력 2013.02.20 (21:27) 수정 2013.02.20 (2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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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고가 브랜드로 유명한 루이뷔통인데요.

프랑스의 최고 부자 루이뷔통의 아르노 회장이 9조 원대 재산을 벨기에로 이전하고 벨기에 국적을 신청하자 프랑스 신문이 원색적인 비난을 지면에 실었습니다.

프랑스 국민배우 제라르 드파르디외도 올해 초 러시아로 국적을 옮겼습니다.

이들이 국적을 버리는 이유, 부자 증세 때문인데요.

유럽의 다른 나라들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어느 정도인지 파리의 박상용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리포트>

프랑스와 국경을 마주하고 있는 벨기에의 한 전원 마을.

이 마을 상당수 주택의 소유주들은 벨기에인들이 아닌 프랑스의 부자들입니다.

프랑스의 증세 정책이 발표되면서 아예 부자들의 '세금 망명지'가 됐습니다.

<녹취> 프랑크(벨기에 거주 프랑스인) : "이곳에 오는 이유는 세금 때문이죠. 여기서는 프랑스보다 훨씬 세금을 덜 냅니다."

벨기에의 상속세는 프랑스의 4분의 1수준, 부유세는 아예 없습니다.

지난해 벨기에 국적을 신청한 프랑스인은 모두 백26명, 1년 전보다 2배나 증가한 수칩니다.

<녹취> 폴렛(네솅 시청 관계자) : "프랑스인 수가 꾸준히 증가해 20년 14%이던 프랑스인 비율이 28%가 됐습니다."

프랑스 올랑드 정부는 계속된 재정 적자를 해소하기 위해 올해 세금을 200억 유로, 29조 원 더 걷기로 했습니다.

또 경제위기의 중심에 있는 남유럽국가들도 비어있는 정부 재정을 메우기 위해 세금 인상을 택했습니다.

그러나 그리스와 포르투갈 등에선 최대 증가율 35%에 달하는 급격한 소득세 인상으로 국민의 저항을 부르고 있습니다.

그동안 부유세의 무풍지대였던 영국과 독일에서는 경제난이 길어지면서 정치권을 중심으로 부유세 도입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앵커 멘트>

부자 증세는 유럽 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미국은 20년 만에 증세를 시도하고 있습니다.

반발이 불 보듯 뻔한데도 불구하고 많은 나라가 세금을 올리고 있는 이유를 디지털 스튜디오에서 홍성철 기자가 설명합니다.

<기자 멘트>

최근 미국의 LA다저스로 이적한 류현진 선수, 1년에 7백만 달러, 우리 돈 75억 원을 받지만 미국의 증세 정책으로 370만 달러, 40억 원을 세금으로 내야 합니다.

골프스타 필 미켈슨은 세금 때문에 은퇴까지 고려하기도 했습니다.

미국은 20년 가까이 감세를 유지해 왔지만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해마다 1조 달러가 넘는 재정 적자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미국은 개인소득 연 40만 달러, 4억 3천만 원 이상 고소득층 소득 세율을 5% 이상 올렸습니다.

프랑스는 연 100만 유로, 14억 원 이상 소득이 있는 개인에게 최고 75%의 세금을 부과하기로 했습니다.

유럽 각국과 호주,일본 등도 재정적자를 메우고 경제난을 극복하기 위해 앞다투어 증세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최근 OECD가 복지재원 마련과 소득 불평등 해소를 위해선 세금을 올려야 한다고 권유했습니다.

다음주에 출범하는 새 정부는 고소득층 증세에 대해 어떤 입장을 갖고있고 해법은 무엇인지 이윤희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이달 월급에 포함될 연말정산 환급액을 이미 알게 된 직장인들, 얼굴 표정이 썩 좋지 않습니다.

<인터뷰> 김현호(직장인) : "50만 원 더 내야해요. 예상은 했지만 막상 서류로 받아보니까 손해 보는 느낌…"

국민 누구에게나 세금은 민감한 사안입니다.

박근혜 당선인은 복지 공약 이행을 위해 이 민감한 세금을, 올리지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135조 원이나 되는 복지 재원을 어떻게 마련할 것이냐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비과세와 감면 혜택을 줄이고, 지하경제를 찾아내 세수를 늘려도 한계가 있다는 분석 때문입니다.

<인터뷰> 이영(한양대 교수) : "세수가 확충되는 부분이 있겠지만 여전히 도망가는 부분들이 있을 거라 계획대로 걷힐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우리나라 국민소득 중 조세가 차지하는 비율은 19.8%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을 밑돌고 있습니다.

여당 내부에서도 고소득층에 대한 증세 얘기가 나올 수 있는 대목입니다.

현재 소득세 최고세율 적용 대상을 3억에서 2억 원으로 낮추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습니다.

<인터뷰> 나성린(새누리당 정책위부의장) : "복지 공약을 이행하는데 돈이 더 필요하다 싶으면 소득세율, 법인세율도 인상해야 한다는게 당의 입장입니다."

곧 출범할 '박근혜 정부'에서도 세제 개편 검토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합니다.

KBS 뉴스 이윤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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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02-20 21:27:51
    • 수정2013-02-20 22:0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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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고가 브랜드로 유명한 루이뷔통인데요.

프랑스의 최고 부자 루이뷔통의 아르노 회장이 9조 원대 재산을 벨기에로 이전하고 벨기에 국적을 신청하자 프랑스 신문이 원색적인 비난을 지면에 실었습니다.

프랑스 국민배우 제라르 드파르디외도 올해 초 러시아로 국적을 옮겼습니다.

이들이 국적을 버리는 이유, 부자 증세 때문인데요.

유럽의 다른 나라들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어느 정도인지 파리의 박상용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리포트>

프랑스와 국경을 마주하고 있는 벨기에의 한 전원 마을.

이 마을 상당수 주택의 소유주들은 벨기에인들이 아닌 프랑스의 부자들입니다.

프랑스의 증세 정책이 발표되면서 아예 부자들의 '세금 망명지'가 됐습니다.

<녹취> 프랑크(벨기에 거주 프랑스인) : "이곳에 오는 이유는 세금 때문이죠. 여기서는 프랑스보다 훨씬 세금을 덜 냅니다."

벨기에의 상속세는 프랑스의 4분의 1수준, 부유세는 아예 없습니다.

지난해 벨기에 국적을 신청한 프랑스인은 모두 백26명, 1년 전보다 2배나 증가한 수칩니다.

<녹취> 폴렛(네솅 시청 관계자) : "프랑스인 수가 꾸준히 증가해 20년 14%이던 프랑스인 비율이 28%가 됐습니다."

프랑스 올랑드 정부는 계속된 재정 적자를 해소하기 위해 올해 세금을 200억 유로, 29조 원 더 걷기로 했습니다.

또 경제위기의 중심에 있는 남유럽국가들도 비어있는 정부 재정을 메우기 위해 세금 인상을 택했습니다.

그러나 그리스와 포르투갈 등에선 최대 증가율 35%에 달하는 급격한 소득세 인상으로 국민의 저항을 부르고 있습니다.

그동안 부유세의 무풍지대였던 영국과 독일에서는 경제난이 길어지면서 정치권을 중심으로 부유세 도입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앵커 멘트>

부자 증세는 유럽 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미국은 20년 만에 증세를 시도하고 있습니다.

반발이 불 보듯 뻔한데도 불구하고 많은 나라가 세금을 올리고 있는 이유를 디지털 스튜디오에서 홍성철 기자가 설명합니다.

<기자 멘트>

최근 미국의 LA다저스로 이적한 류현진 선수, 1년에 7백만 달러, 우리 돈 75억 원을 받지만 미국의 증세 정책으로 370만 달러, 40억 원을 세금으로 내야 합니다.

골프스타 필 미켈슨은 세금 때문에 은퇴까지 고려하기도 했습니다.

미국은 20년 가까이 감세를 유지해 왔지만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해마다 1조 달러가 넘는 재정 적자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미국은 개인소득 연 40만 달러, 4억 3천만 원 이상 고소득층 소득 세율을 5% 이상 올렸습니다.

프랑스는 연 100만 유로, 14억 원 이상 소득이 있는 개인에게 최고 75%의 세금을 부과하기로 했습니다.

유럽 각국과 호주,일본 등도 재정적자를 메우고 경제난을 극복하기 위해 앞다투어 증세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최근 OECD가 복지재원 마련과 소득 불평등 해소를 위해선 세금을 올려야 한다고 권유했습니다.

다음주에 출범하는 새 정부는 고소득층 증세에 대해 어떤 입장을 갖고있고 해법은 무엇인지 이윤희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이달 월급에 포함될 연말정산 환급액을 이미 알게 된 직장인들, 얼굴 표정이 썩 좋지 않습니다.

<인터뷰> 김현호(직장인) : "50만 원 더 내야해요. 예상은 했지만 막상 서류로 받아보니까 손해 보는 느낌…"

국민 누구에게나 세금은 민감한 사안입니다.

박근혜 당선인은 복지 공약 이행을 위해 이 민감한 세금을, 올리지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135조 원이나 되는 복지 재원을 어떻게 마련할 것이냐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비과세와 감면 혜택을 줄이고, 지하경제를 찾아내 세수를 늘려도 한계가 있다는 분석 때문입니다.

<인터뷰> 이영(한양대 교수) : "세수가 확충되는 부분이 있겠지만 여전히 도망가는 부분들이 있을 거라 계획대로 걷힐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우리나라 국민소득 중 조세가 차지하는 비율은 19.8%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을 밑돌고 있습니다.

여당 내부에서도 고소득층에 대한 증세 얘기가 나올 수 있는 대목입니다.

현재 소득세 최고세율 적용 대상을 3억에서 2억 원으로 낮추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습니다.

<인터뷰> 나성린(새누리당 정책위부의장) : "복지 공약을 이행하는데 돈이 더 필요하다 싶으면 소득세율, 법인세율도 인상해야 한다는게 당의 입장입니다."

곧 출범할 '박근혜 정부'에서도 세제 개편 검토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합니다.

KBS 뉴스 이윤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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