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포착] ‘긴급 점검’ 새 주소 국민 44% “모른다”

입력 2013.10.11 (08:42) 수정 2013.10.11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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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내년부터 새로운 주소 사용이 전면 시행됩니다.

새 주소는 도로명을 근간으로 하는데요, 예를 하나 들어볼까요?

네, 현재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도동 15-1은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5, 이런 식으로 바뀌는 겁니다.

어떻게 더 잘 알아들으시겠나요?

노태영 기자가 나와 있는데요, 내년이라면 사실 얼마 안 남았잖아요.

현재 병기되는 구주소가 아예 없어지면 혼란이 적지 않을 것 같은데...

<기자 멘트>

네 현재의 몇 번지, 몇 통 몇 반 이런 식의 구주소는 1910년 일제가 토지조사사업을 하면서 만든 건데요.

이 주소 체계가 내년 1월부터는 도로 이름과 건물 번호로 만든 도로명 주소로 전면 전환됩니다.

하지만 문제는 지난 100여 년 동안 구 주소를 사용하다보니 도로명 주소가 여전히 낯설고 어렵다는 점입니다.

전면 시행 채 3달도 남지 않은 도로명 주소의 현실 점검해봤습니다.

<리포트>

<녹취> “2014년부터 도로명 주소가 전면 사용됩니다.”

도로와 건물 이름만으로 주소를 만드는 도로명 주소.

전면 시행이 채 3달도 남지 않았지만 여전히 반응은 차갑습니다.

<녹취> “(도로명 주소 알고 계세요?) 아니요. 몰라요. 아니요. 아직 새 주소는 잘 몰라요.”

기존의 지번주소와 달리 도로명 주소는 주소만으로 정확한 위치를 파악하기 힘들어 어렵다는 반응이 많았는데요.

<인터뷰> 진명우(서울시 명일동) : “내가 살고 있는 동네나 조금 알지 다른 곳에 가면 아예 모르니까 찾아가기도 힘들고 그런 불편함이 좀 있는 것 같아요.”

<인터뷰> 신지은(경기도 고양시) : “일단 길 이름으로 바뀌었는데 저 같은 경우는 대화동이 대산로로 바뀌었는데 연관성이 부족해서 기억하기가 굉장히 어렵더라고요.”

일반 시민들 뿐만 아니라 하루에도 몇 번씩 주소를 찾아야 하는 사람들도 새주소 사용이 혼란스럽기는 마찬가집니다.

<녹취> “도착지는 새 주소예요.”

퀵서비스의 특성상 정확도는 생명! 하지만 새주소를 사용하고부터는 헷갈리기 일쑤라는데요.

<인터뷰> 박기호(퀵서비스 직원) : “새 주소는 헷갈려요. 차 세워놓고 일일이 물어봤는데 지나가는 사람도 (새 주소를) 몰라요.”

큰 건물의 경우 그나마 찾기가 수월하지만, 길 이름만 가지고는 위치를 알 수 없어 지번 주소를 사용할 때보다 더 많이 확인하는 것이 습관이 됐습니다.

<녹취> “(맞아요?) 예.”

갑자기 바뀌는 주소체계 때문에 난처하다는데요.

<인터뷰> 박기호(퀵서비스 직원) : “구주소만 계속 썼잖아요. 그런데 갑자기 전부 바꿔버리면 너무 힘들어져요.”

이것은 비단 박씨의 사정만이 아닙니다.

새 주소 시행을 앞둔 우체국도 마찬가지!

집배원들을 대상으로 약 1년간 사전 교육을 진행했지만 아직도 익숙치 않다는데요.

<인터뷰> 김배선(집배원) : "도로명 주소가 익숙지 않아서 새 주소를 외워서 배송을 하고 있는데요. 그래도 아직까지 분류하다 보면 헛갈리는 부분도 있습니다.”

특히 오토바이로 배송을 하는 집배원들은 내비게이션 사용도 불가능한데요.

때문에 두세 번씩 확인하며 우편물을 전하고 있습니다.

배송 시간이 오래 걸리다 보니 퇴근이 늦어지기도 다반사!

<인터뷰> 김배선(집배원) : “머릿속으로는 외웠는데 혹시 실수할까 봐 다시 한 번 주소를 확인하고 투함합니다. 1,000통이면 300장 정도가 새 주소로 오고요. 700장 정도는 아직까지 구주소로 오고 있습니다.”

어쩔 수 없이 새 주소를 쓰지 못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인테리어 업체를 운영하는 김선미 씨는 점심시간에 당혹스러울 때가 많다는데요.

<인터뷰> 김선미(인테리어 업체 운영) : “점심시간에 음식을 시킬 때 새 주소를 말씀드리면 잘 찾아오지 못하세요.”

중국음식점에 점심식사를 주문해봤습니다.

구 주소로 주문했더니 얼마 지나지 않아 신속하게 자장면이 배달됐는데요.

같은 중국집에 이번에는 새 주소로 주문을 해봤더니 반응이 영 딴판입니다.

<녹취> “옛날 주소 없어요? (새 주소는 배달이 안 되나요?) 네. 새 주소는 저희가 못 찾아가요.”

서울의 한 치킨 전문점. 새 주소가 생기면서 직원들에게는 새로운 습관이 생겼다고 합니다.

<인터뷰> 공두에(치킨 전문점 사장) : “새 주소로 주문이 들어오면 인터넷에서 지도 창을 열어서 한 번 더 변형을 시켜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죠. 아니면 배달 사원들이 각자 스마트폰으로 지도 어플에 들어가서 새 주소를 찾는 것이죠.”

아는 곳이라 해도 새 주소는 다시 한 번 확인하게 된다는데요.

<인터뷰> 공두에(치킨 전문점 사장) : “저희는 아직까지 큰 지장은 없는데요. 배달을 많이 해본 사람들, 옛날 주소로 많이 갔던 사람들은 많이 불편할 것입니다.”

2년 간의 병행 사용을 끝내고 내년 1월 1일 전면 시행되는 도로명 주소.

하지만 아직 국민의 44%는 도로명 주소를 모른다고 답했습니다.

내년부터 전면 시행된다는 자체를 모른다는 답도 절반 가량이었는데요.

<인터뷰> 추상호(홍익대학교 도시공학과 교수) : “기존에 주민들이 가지고 있는 동 위주의 마을 공동체 의식이 갑자기 새롭게 바뀌는 도로명 주소로 인해서 혼란스러울 수 있다고 생각하고요. 도로명이 사실 동과 연관성이 부족한 단어들을 사용하다 보니까 그런 데서 혼란이 오는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정부에서는 홍보와 안내를 강화해 도로명 주소 사용을 정착시키겠다는 입장.

하지만 겨우 3개월의 기간 동안 쉽지 않은 일인데요.

게다가 토지대장이나 등기부 등은 여전히 지번주소를 사용하도록 해 당분간 새주소 사용의 혼란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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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화제포착] ‘긴급 점검’ 새 주소 국민 44% “모른다”
    • 입력 2013-10-11 08:46:25
    • 수정2013-10-11 10:4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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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내년부터 새로운 주소 사용이 전면 시행됩니다.

새 주소는 도로명을 근간으로 하는데요, 예를 하나 들어볼까요?

네, 현재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도동 15-1은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5, 이런 식으로 바뀌는 겁니다.

어떻게 더 잘 알아들으시겠나요?

노태영 기자가 나와 있는데요, 내년이라면 사실 얼마 안 남았잖아요.

현재 병기되는 구주소가 아예 없어지면 혼란이 적지 않을 것 같은데...

<기자 멘트>

네 현재의 몇 번지, 몇 통 몇 반 이런 식의 구주소는 1910년 일제가 토지조사사업을 하면서 만든 건데요.

이 주소 체계가 내년 1월부터는 도로 이름과 건물 번호로 만든 도로명 주소로 전면 전환됩니다.

하지만 문제는 지난 100여 년 동안 구 주소를 사용하다보니 도로명 주소가 여전히 낯설고 어렵다는 점입니다.

전면 시행 채 3달도 남지 않은 도로명 주소의 현실 점검해봤습니다.

<리포트>

<녹취> “2014년부터 도로명 주소가 전면 사용됩니다.”

도로와 건물 이름만으로 주소를 만드는 도로명 주소.

전면 시행이 채 3달도 남지 않았지만 여전히 반응은 차갑습니다.

<녹취> “(도로명 주소 알고 계세요?) 아니요. 몰라요. 아니요. 아직 새 주소는 잘 몰라요.”

기존의 지번주소와 달리 도로명 주소는 주소만으로 정확한 위치를 파악하기 힘들어 어렵다는 반응이 많았는데요.

<인터뷰> 진명우(서울시 명일동) : “내가 살고 있는 동네나 조금 알지 다른 곳에 가면 아예 모르니까 찾아가기도 힘들고 그런 불편함이 좀 있는 것 같아요.”

<인터뷰> 신지은(경기도 고양시) : “일단 길 이름으로 바뀌었는데 저 같은 경우는 대화동이 대산로로 바뀌었는데 연관성이 부족해서 기억하기가 굉장히 어렵더라고요.”

일반 시민들 뿐만 아니라 하루에도 몇 번씩 주소를 찾아야 하는 사람들도 새주소 사용이 혼란스럽기는 마찬가집니다.

<녹취> “도착지는 새 주소예요.”

퀵서비스의 특성상 정확도는 생명! 하지만 새주소를 사용하고부터는 헷갈리기 일쑤라는데요.

<인터뷰> 박기호(퀵서비스 직원) : “새 주소는 헷갈려요. 차 세워놓고 일일이 물어봤는데 지나가는 사람도 (새 주소를) 몰라요.”

큰 건물의 경우 그나마 찾기가 수월하지만, 길 이름만 가지고는 위치를 알 수 없어 지번 주소를 사용할 때보다 더 많이 확인하는 것이 습관이 됐습니다.

<녹취> “(맞아요?) 예.”

갑자기 바뀌는 주소체계 때문에 난처하다는데요.

<인터뷰> 박기호(퀵서비스 직원) : “구주소만 계속 썼잖아요. 그런데 갑자기 전부 바꿔버리면 너무 힘들어져요.”

이것은 비단 박씨의 사정만이 아닙니다.

새 주소 시행을 앞둔 우체국도 마찬가지!

집배원들을 대상으로 약 1년간 사전 교육을 진행했지만 아직도 익숙치 않다는데요.

<인터뷰> 김배선(집배원) : "도로명 주소가 익숙지 않아서 새 주소를 외워서 배송을 하고 있는데요. 그래도 아직까지 분류하다 보면 헛갈리는 부분도 있습니다.”

특히 오토바이로 배송을 하는 집배원들은 내비게이션 사용도 불가능한데요.

때문에 두세 번씩 확인하며 우편물을 전하고 있습니다.

배송 시간이 오래 걸리다 보니 퇴근이 늦어지기도 다반사!

<인터뷰> 김배선(집배원) : “머릿속으로는 외웠는데 혹시 실수할까 봐 다시 한 번 주소를 확인하고 투함합니다. 1,000통이면 300장 정도가 새 주소로 오고요. 700장 정도는 아직까지 구주소로 오고 있습니다.”

어쩔 수 없이 새 주소를 쓰지 못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인테리어 업체를 운영하는 김선미 씨는 점심시간에 당혹스러울 때가 많다는데요.

<인터뷰> 김선미(인테리어 업체 운영) : “점심시간에 음식을 시킬 때 새 주소를 말씀드리면 잘 찾아오지 못하세요.”

중국음식점에 점심식사를 주문해봤습니다.

구 주소로 주문했더니 얼마 지나지 않아 신속하게 자장면이 배달됐는데요.

같은 중국집에 이번에는 새 주소로 주문을 해봤더니 반응이 영 딴판입니다.

<녹취> “옛날 주소 없어요? (새 주소는 배달이 안 되나요?) 네. 새 주소는 저희가 못 찾아가요.”

서울의 한 치킨 전문점. 새 주소가 생기면서 직원들에게는 새로운 습관이 생겼다고 합니다.

<인터뷰> 공두에(치킨 전문점 사장) : “새 주소로 주문이 들어오면 인터넷에서 지도 창을 열어서 한 번 더 변형을 시켜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죠. 아니면 배달 사원들이 각자 스마트폰으로 지도 어플에 들어가서 새 주소를 찾는 것이죠.”

아는 곳이라 해도 새 주소는 다시 한 번 확인하게 된다는데요.

<인터뷰> 공두에(치킨 전문점 사장) : “저희는 아직까지 큰 지장은 없는데요. 배달을 많이 해본 사람들, 옛날 주소로 많이 갔던 사람들은 많이 불편할 것입니다.”

2년 간의 병행 사용을 끝내고 내년 1월 1일 전면 시행되는 도로명 주소.

하지만 아직 국민의 44%는 도로명 주소를 모른다고 답했습니다.

내년부터 전면 시행된다는 자체를 모른다는 답도 절반 가량이었는데요.

<인터뷰> 추상호(홍익대학교 도시공학과 교수) : “기존에 주민들이 가지고 있는 동 위주의 마을 공동체 의식이 갑자기 새롭게 바뀌는 도로명 주소로 인해서 혼란스러울 수 있다고 생각하고요. 도로명이 사실 동과 연관성이 부족한 단어들을 사용하다 보니까 그런 데서 혼란이 오는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정부에서는 홍보와 안내를 강화해 도로명 주소 사용을 정착시키겠다는 입장.

하지만 겨우 3개월의 기간 동안 쉽지 않은 일인데요.

게다가 토지대장이나 등기부 등은 여전히 지번주소를 사용하도록 해 당분간 새주소 사용의 혼란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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