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뉴스] 한일 국민 감정 악화…어떻게 푸나?

입력 2013.12.10 (21:33) 수정 2013.12.10 (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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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한일관계를 진단해보는 두번째 순서입니다.

해마다 12월 31일, 일본 NHK 홀에서는 '홍백가합전' 쇼가 열립니다.

일본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연말 가요대전이죠.

한류 붐과 함께 한류 스타들도 해마다 출연해왔는데요.

하지만 최근 2년 째 출연자 명단에서 빠졌습니다.

일각에서는 시들해진 한류 탓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빅뱅, 샤이니, 동방신기 등 한류스타들은 최근 일본 공연들에서 연이어 10만~15만명씩 동원할 만큼 인기가 여전해 설득력이 약합니다.

반한감정 쪽에 무게가 실릴 수 밖에 없습니다.

일본 내각부 조사결과를 볼까요.

2011년만 해도 일본인 60%이상이 한국에 친근감을 표했지만 지난해 일본의 독도 도발에 맞서 이명박 전 대통령이 독도를 방문하면서부터 이처럼 뚝 떨어졌습니다.

반대로 한국을 친하게 느끼지 않는다는 일본인은 그만큼 늘었습니다.

요즈즘 일본에서는 예전에 보기 힘든 혐한시위 등 반한감정이 도를 넘은 양상입니다.

홍수진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도쿄 중심에서 한국과의 국교단절을 외치는 재특회.

최근 1년동안 거의 매주말마다 도쿄와 오사카 등 전국에서 혐한시위를 벌이고 있습니다.

역사인식 갈등을 얘기하는 것 같지만, 한류도 싫고, 무조건 한국사람이 싫다는 차별적 증오발언일 뿐입니다.

<인터뷰> 재일교포 2세 : "한국인이 이렇게까지 증오받고 있다니 몸이 떨릴정도로 분노가 느껴집니다."

재특회의 증오발언은 올해 일본사회를 나타내는 대표단어로 꼽혔습니다.

극단적 일부에 불과하던 재특회가 데모와 인터넷.출판 등 통해 반한감정을 조장하면 역사를 모르는 젊은층, 패배의식을 가진 일부 계층이 동조하며 확대되는 양상입니다.

<인터뷰> 야스다 고이치(언론인) : "사회불만 세력들에게 재특회가 발신하는 단어들이 와닿는 식으로... 넓어지는 경향은 있는 것 같다"

최근 한.일간 대립이 심화되면서 재특회 뿐 아니라 반한감정은 최고조입니다.

유엔도 최근 증오발언 금지 법안을 빨리 제정하라고 일본 정부에 권고했습니다.

이대로 놔두면 이유없는 혐한과 차별이 일본 사회에 더 깊게 자리잡을 거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앵커 멘트>

한일관계가 지금처럼 나빴던 것만은 아닙니다.

도쿄 신오쿠보역입니다.

지난 2001년, 선로에 떨어진 일본인을 구하려다 목숨을 잃은 한국인 이수현씨 추모비가 벽 한켠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당시 한국인 청년의 희생과 용기 덕분에 한국에 대한 일본인들의 친밀도가 30%(37.9)대에서 50% 이상으로 급상승했습니다.

이수현 추모 열기는 이듬해 한일 월드컵 공동개최에도 영향을 미쳤고

2003년 이후 겨울연가로 대변되는 한국 열풍으로 이어졌습니다.

이 때 한류라는 말이 처음 생겨나기까지 했죠.

한일관계는 이렇게 부침을 거듭해왔습니다.

하지만 최근의 한일 관계는 과거와 다른 양상을 띄고 있습니다.

일본 지한파의 대부로 알려진 오코노기 마사오 교수의 이야기를 들어보겠습니다.

<녹취> 오코노기 마사오(前 게이오대 교수·동서대 석좌교수) : "한일 간 역사마찰 양상이 구조적으로 변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정치·경제 발전, 중국의 대국화가 이뤄진 반면 상대적으로 일본의 존재감은 약해진 상황입니다."

일본의 위상이 과거와 같지 않음을 부정할 수 없다는거죠.

하지만 이를 인정하지 않고 '강한 일본'을 부르짖으며 우경화로 치닫는 일본 정치인들.

급변하는 동북아 정세에 걸맞는 새로운 관계 정립을 위한 전략이 한일 양국 모두에서 필요한 시점입니다.

KBS 뉴스 송영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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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13-12-10 22: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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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한일관계를 진단해보는 두번째 순서입니다.

해마다 12월 31일, 일본 NHK 홀에서는 '홍백가합전' 쇼가 열립니다.

일본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연말 가요대전이죠.

한류 붐과 함께 한류 스타들도 해마다 출연해왔는데요.

하지만 최근 2년 째 출연자 명단에서 빠졌습니다.

일각에서는 시들해진 한류 탓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빅뱅, 샤이니, 동방신기 등 한류스타들은 최근 일본 공연들에서 연이어 10만~15만명씩 동원할 만큼 인기가 여전해 설득력이 약합니다.

반한감정 쪽에 무게가 실릴 수 밖에 없습니다.

일본 내각부 조사결과를 볼까요.

2011년만 해도 일본인 60%이상이 한국에 친근감을 표했지만 지난해 일본의 독도 도발에 맞서 이명박 전 대통령이 독도를 방문하면서부터 이처럼 뚝 떨어졌습니다.

반대로 한국을 친하게 느끼지 않는다는 일본인은 그만큼 늘었습니다.

요즈즘 일본에서는 예전에 보기 힘든 혐한시위 등 반한감정이 도를 넘은 양상입니다.

홍수진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도쿄 중심에서 한국과의 국교단절을 외치는 재특회.

최근 1년동안 거의 매주말마다 도쿄와 오사카 등 전국에서 혐한시위를 벌이고 있습니다.

역사인식 갈등을 얘기하는 것 같지만, 한류도 싫고, 무조건 한국사람이 싫다는 차별적 증오발언일 뿐입니다.

<인터뷰> 재일교포 2세 : "한국인이 이렇게까지 증오받고 있다니 몸이 떨릴정도로 분노가 느껴집니다."

재특회의 증오발언은 올해 일본사회를 나타내는 대표단어로 꼽혔습니다.

극단적 일부에 불과하던 재특회가 데모와 인터넷.출판 등 통해 반한감정을 조장하면 역사를 모르는 젊은층, 패배의식을 가진 일부 계층이 동조하며 확대되는 양상입니다.

<인터뷰> 야스다 고이치(언론인) : "사회불만 세력들에게 재특회가 발신하는 단어들이 와닿는 식으로... 넓어지는 경향은 있는 것 같다"

최근 한.일간 대립이 심화되면서 재특회 뿐 아니라 반한감정은 최고조입니다.

유엔도 최근 증오발언 금지 법안을 빨리 제정하라고 일본 정부에 권고했습니다.

이대로 놔두면 이유없는 혐한과 차별이 일본 사회에 더 깊게 자리잡을 거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앵커 멘트>

한일관계가 지금처럼 나빴던 것만은 아닙니다.

도쿄 신오쿠보역입니다.

지난 2001년, 선로에 떨어진 일본인을 구하려다 목숨을 잃은 한국인 이수현씨 추모비가 벽 한켠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당시 한국인 청년의 희생과 용기 덕분에 한국에 대한 일본인들의 친밀도가 30%(37.9)대에서 50% 이상으로 급상승했습니다.

이수현 추모 열기는 이듬해 한일 월드컵 공동개최에도 영향을 미쳤고

2003년 이후 겨울연가로 대변되는 한국 열풍으로 이어졌습니다.

이 때 한류라는 말이 처음 생겨나기까지 했죠.

한일관계는 이렇게 부침을 거듭해왔습니다.

하지만 최근의 한일 관계는 과거와 다른 양상을 띄고 있습니다.

일본 지한파의 대부로 알려진 오코노기 마사오 교수의 이야기를 들어보겠습니다.

<녹취> 오코노기 마사오(前 게이오대 교수·동서대 석좌교수) : "한일 간 역사마찰 양상이 구조적으로 변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정치·경제 발전, 중국의 대국화가 이뤄진 반면 상대적으로 일본의 존재감은 약해진 상황입니다."

일본의 위상이 과거와 같지 않음을 부정할 수 없다는거죠.

하지만 이를 인정하지 않고 '강한 일본'을 부르짖으며 우경화로 치닫는 일본 정치인들.

급변하는 동북아 정세에 걸맞는 새로운 관계 정립을 위한 전략이 한일 양국 모두에서 필요한 시점입니다.

KBS 뉴스 송영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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