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뉴스] ‘아시아 화약고’ 남중국해…미·중 갈등

입력 2014.05.16 (21:23) 수정 2014.05.16 (2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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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멘트>

요즘 세계의 이목은 바로 이곳 남중국해에 쏠려 있습니다.

중국의 남쪽에 위치해 있지만 베트남과 필리핀 등 동남아 여러 국가에도 둘러싸여 있습니다.

그래서 관련 국가들이 저마다 영유권을 주장해 왔고, 수십년 간 분쟁 대상이 돼 왔습니다.

중국은 역사적 근거를 들면서 남중국해 80% 이상을 자국 영토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반면 베트남과 필리핀,말레이시아 등 이웃 국가들은 지리적 근접성을 이유로 저마다 관할권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분쟁의 원인은 바로 풍부한 해저 자원.

350만 제곱킬로미터 면적에 매장된 원유량은 2100억 배럴 이상.

세계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 아라비아 매장량에 버금갑니다.

천연가스 매장량도 16조 세제곱미터에 이를 것으로 추산됩니다.

이번 베트남 반중 시위가 촉발된 것도 바로 이 해저 자원 때문입니다.

중국과 베트남에서 각각 3,4백 킬로미터쯤 떨어진 이 파르셀 군도에서 중국이 석유 시추 시설 공사를 강행한 겁니다.

공동 개발 방안도 제시되고 있지만, 이해 관계가 엇갈려 별다른 진전은 없는 상황.

특히 최근 경제력을 앞세운 중국의 영토 야심이 팽창하면서 갈등이 더 커지는 양상입니다.

그래서 이 지역이 '아시아의 화약고'가 될 수 있다는 관측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베이징 박정호 특파원입니다.

<리포트>

남중국해 파르셀 군도입니다.

이달 초 중국이 석유 시추 시설을 설치하면서 중국과 베트남의 해경선들은 매일같이 쫓고 쫓기는 추격전을 전개합니다.

지난 4일엔 중국 해경선이 물대포를 쏘면서 베트남 해경선과 충돌하는 일까지 벌어졌습니다.

<녹취> "배가 충돌 한다. 모두 정신차려!! 중국배에 기관총도 있어..."

이 일을 계기로 베트남에서는 반중 시위가 빠르게 확산됐습니다.

중국과 필리핀의 갈등도 위험 수위입니다.

필리핀은 난사 군도의 츠과자오, 필리핀명 마비니 산호초 주변에 중국이 대규모 매립 공사를 진행중이라며 공식 항의했습니다.

또 영해 침범 혐의로 중국 어민 9명을 체포 기소했습니다.

<인터뷰> 라시에르다(필리핀 대통령 대변인/지난 14일) : "마비니 산호초 공사에 대해 다른 국가들이 문제를 제기하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중국은 남중국해 영유권 문제에서 한치도 양보할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인터뷰> 화춘잉(중국 외교부 대변인/어제) : "중국이 츠과자오에서 어떤 공사를 한다면 그것은 중국의 주권 범위 안의 일입니다."

중국이 막강한 경제력을 바탕으로 대양 진출을 본격적으로 추진하면서 남중국해에서 긴장의 파고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기자 멘트>

원자재와 화물 등 세계 물동량의 절반 이상은 이곳 남중국해를 지납니다.

인도양과 태평양을 잇는 지정학적 요충지인 셈인데, 이 지역의 패권을 둘러싼 미국과 중국과의 갈등도 깊어가고 있습니다.

워싱턴에서 이주한 특파원입니다.

<리포트>

미국은 사전 경고에도 불구하고 중국이 석유시추를 강행하자 이를 도발행위로 규정했습니다.

두 나라 외교장관의 통화내용까지 공개하며 중국에 대한 비난 수위를 높였습니다.

<인터뷰> 젠 사키(미 국무부 대변인) : "중국의 석유시추와 정부 소유 선박의 출현은 도발적..."

중국은 석유시추 강행 의사를 재확인했습니다.

미국이 가만있지 않으면 자칫 두나라 갈등으로 확산될 수 있다는 경고까지 더했습니다.

<인터뷰> 팡펑후이(중국군 총참모장) : "몇몇 이웃 국가들이 미국의 재균형 전략을 남중국해 및 동중국해에서 문제를 일으킬 기회로 사용하고 있다"

이같은 정면 비판에는 미국의 아시아 중시정책에 대한 중국의 위기감이 깔려 있다는 분석입니다.

미국은 최근 오바마 대통령의 필리핀 방문을 계기로 대규모 합동 군사훈련을 펼치는 등 남중국해에 공을 들여왔습니다.

다분히 중국을 의식한 미국의 계산된 행동으로 풀이됩니다.

이를 의식한 중국이 석유시추를 강행했다는 분석이 그래서 나옵니다.

중국의 방공식별구역 선포 이후 잠잠했던 미중간 갈등이 또 다시 불거지면서, 아시아 지역에서 두 나라간 대결 구도가 더욱 뚜렷해지고 있습니다.

워싱턴에서 KBS 뉴스 이주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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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슈&뉴스] ‘아시아 화약고’ 남중국해…미·중 갈등
    • 입력 2014-05-16 21:24:10
    • 수정2014-05-16 22:0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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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멘트>

요즘 세계의 이목은 바로 이곳 남중국해에 쏠려 있습니다.

중국의 남쪽에 위치해 있지만 베트남과 필리핀 등 동남아 여러 국가에도 둘러싸여 있습니다.

그래서 관련 국가들이 저마다 영유권을 주장해 왔고, 수십년 간 분쟁 대상이 돼 왔습니다.

중국은 역사적 근거를 들면서 남중국해 80% 이상을 자국 영토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반면 베트남과 필리핀,말레이시아 등 이웃 국가들은 지리적 근접성을 이유로 저마다 관할권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분쟁의 원인은 바로 풍부한 해저 자원.

350만 제곱킬로미터 면적에 매장된 원유량은 2100억 배럴 이상.

세계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 아라비아 매장량에 버금갑니다.

천연가스 매장량도 16조 세제곱미터에 이를 것으로 추산됩니다.

이번 베트남 반중 시위가 촉발된 것도 바로 이 해저 자원 때문입니다.

중국과 베트남에서 각각 3,4백 킬로미터쯤 떨어진 이 파르셀 군도에서 중국이 석유 시추 시설 공사를 강행한 겁니다.

공동 개발 방안도 제시되고 있지만, 이해 관계가 엇갈려 별다른 진전은 없는 상황.

특히 최근 경제력을 앞세운 중국의 영토 야심이 팽창하면서 갈등이 더 커지는 양상입니다.

그래서 이 지역이 '아시아의 화약고'가 될 수 있다는 관측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베이징 박정호 특파원입니다.

<리포트>

남중국해 파르셀 군도입니다.

이달 초 중국이 석유 시추 시설을 설치하면서 중국과 베트남의 해경선들은 매일같이 쫓고 쫓기는 추격전을 전개합니다.

지난 4일엔 중국 해경선이 물대포를 쏘면서 베트남 해경선과 충돌하는 일까지 벌어졌습니다.

<녹취> "배가 충돌 한다. 모두 정신차려!! 중국배에 기관총도 있어..."

이 일을 계기로 베트남에서는 반중 시위가 빠르게 확산됐습니다.

중국과 필리핀의 갈등도 위험 수위입니다.

필리핀은 난사 군도의 츠과자오, 필리핀명 마비니 산호초 주변에 중국이 대규모 매립 공사를 진행중이라며 공식 항의했습니다.

또 영해 침범 혐의로 중국 어민 9명을 체포 기소했습니다.

<인터뷰> 라시에르다(필리핀 대통령 대변인/지난 14일) : "마비니 산호초 공사에 대해 다른 국가들이 문제를 제기하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중국은 남중국해 영유권 문제에서 한치도 양보할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인터뷰> 화춘잉(중국 외교부 대변인/어제) : "중국이 츠과자오에서 어떤 공사를 한다면 그것은 중국의 주권 범위 안의 일입니다."

중국이 막강한 경제력을 바탕으로 대양 진출을 본격적으로 추진하면서 남중국해에서 긴장의 파고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기자 멘트>

원자재와 화물 등 세계 물동량의 절반 이상은 이곳 남중국해를 지납니다.

인도양과 태평양을 잇는 지정학적 요충지인 셈인데, 이 지역의 패권을 둘러싼 미국과 중국과의 갈등도 깊어가고 있습니다.

워싱턴에서 이주한 특파원입니다.

<리포트>

미국은 사전 경고에도 불구하고 중국이 석유시추를 강행하자 이를 도발행위로 규정했습니다.

두 나라 외교장관의 통화내용까지 공개하며 중국에 대한 비난 수위를 높였습니다.

<인터뷰> 젠 사키(미 국무부 대변인) : "중국의 석유시추와 정부 소유 선박의 출현은 도발적..."

중국은 석유시추 강행 의사를 재확인했습니다.

미국이 가만있지 않으면 자칫 두나라 갈등으로 확산될 수 있다는 경고까지 더했습니다.

<인터뷰> 팡펑후이(중국군 총참모장) : "몇몇 이웃 국가들이 미국의 재균형 전략을 남중국해 및 동중국해에서 문제를 일으킬 기회로 사용하고 있다"

이같은 정면 비판에는 미국의 아시아 중시정책에 대한 중국의 위기감이 깔려 있다는 분석입니다.

미국은 최근 오바마 대통령의 필리핀 방문을 계기로 대규모 합동 군사훈련을 펼치는 등 남중국해에 공을 들여왔습니다.

다분히 중국을 의식한 미국의 계산된 행동으로 풀이됩니다.

이를 의식한 중국이 석유시추를 강행했다는 분석이 그래서 나옵니다.

중국의 방공식별구역 선포 이후 잠잠했던 미중간 갈등이 또 다시 불거지면서, 아시아 지역에서 두 나라간 대결 구도가 더욱 뚜렷해지고 있습니다.

워싱턴에서 KBS 뉴스 이주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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