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흥업소 현금보관각서는 노비문서

입력 2002.02.02 (21:00) 수정 2018.08.29 (15:00)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화재로 숨진 군산의 유흥주점 여종업원들이 노예나 다름없는 생활을 해 온 것으로 드러나고 있습니다.
현장에서 발견된 차용증과 현금보관 각서는 이들의 발을 묶은 현대판 노비 문서였습니다.
김종환 기자입니다.
⊙기자: 화재현장에서 찾아낸 현금보관 각서들입니다.
많게는 3000만원까지 여종업원들이 빌린 것으로 돼 있지만 실제 돈은 대부분 전 업주들한테 건네졌습니다.
⊙직업소개소 관계자: 차용을 해서 갚아주는 거겠죠.
자기가 진 빚을….
⊙기자: 전 업주한테요?
⊙직업소개소 관계자: 네. 그러겠죠.
⊙기자: 이러다 보니 일하는 곳을 옮길 때마다 빚은 계속 늘기 마련입니다.
⊙희생자 김 모씨 오빠: 거기서 일하다가 딴 데로 가면 또 그게 (빚이)배로 되고, 다 그런 거죠.
⊙기자: 이처럼 노비 문서나 다름 없는 현금보관 각서와 차용증 때문에 여종업원들은 빠져 나올 엄두를 내지 못합니다.
주위의 도움으로 일부를 갚아도 빚은 거의 줄지 않습니다.
⊙기자: 얼마 정도나 갚아주셨어요?
⊙부상자 김 모씨 언니: 한 3천만 원 정도.
얘 말로는 그렇게 갚아도 소용이 없다고 그러더라구요.
한 달에 이자가 백만 원씩 된대요. 천에 백….
⊙기자: 게다가 한 달 50만원의 월급으로 옷값과 화장품값, 밥값 등을 꼬박꼬박 내야 했고, 몸이 아파 쉬기라도 하면 벌금까지 물어야 해 빚은 갈수록 늘어납니다.
이처럼 현대판 노예로 지내다 숨져간 딸이 못내 불쌍하기만 한 어머니는 뒤늦게 목놓아 울었습니다.
한편 경찰은 이번 화재와 관련해 소방관, 기본위생 담당 공무원들을 불러 업주들과의 결탁 여부에 대해 조사할 계획입니다.
KBS뉴스 김종환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유흥업소 현금보관각서는 노비문서
    • 입력 2002-02-02 21:00:00
    • 수정2018-08-29 15:00:00
    뉴스 9
⊙앵커: 화재로 숨진 군산의 유흥주점 여종업원들이 노예나 다름없는 생활을 해 온 것으로 드러나고 있습니다. 현장에서 발견된 차용증과 현금보관 각서는 이들의 발을 묶은 현대판 노비 문서였습니다. 김종환 기자입니다. ⊙기자: 화재현장에서 찾아낸 현금보관 각서들입니다. 많게는 3000만원까지 여종업원들이 빌린 것으로 돼 있지만 실제 돈은 대부분 전 업주들한테 건네졌습니다. ⊙직업소개소 관계자: 차용을 해서 갚아주는 거겠죠. 자기가 진 빚을…. ⊙기자: 전 업주한테요? ⊙직업소개소 관계자: 네. 그러겠죠. ⊙기자: 이러다 보니 일하는 곳을 옮길 때마다 빚은 계속 늘기 마련입니다. ⊙희생자 김 모씨 오빠: 거기서 일하다가 딴 데로 가면 또 그게 (빚이)배로 되고, 다 그런 거죠. ⊙기자: 이처럼 노비 문서나 다름 없는 현금보관 각서와 차용증 때문에 여종업원들은 빠져 나올 엄두를 내지 못합니다. 주위의 도움으로 일부를 갚아도 빚은 거의 줄지 않습니다. ⊙기자: 얼마 정도나 갚아주셨어요? ⊙부상자 김 모씨 언니: 한 3천만 원 정도. 얘 말로는 그렇게 갚아도 소용이 없다고 그러더라구요. 한 달에 이자가 백만 원씩 된대요. 천에 백…. ⊙기자: 게다가 한 달 50만원의 월급으로 옷값과 화장품값, 밥값 등을 꼬박꼬박 내야 했고, 몸이 아파 쉬기라도 하면 벌금까지 물어야 해 빚은 갈수록 늘어납니다. 이처럼 현대판 노예로 지내다 숨져간 딸이 못내 불쌍하기만 한 어머니는 뒤늦게 목놓아 울었습니다. 한편 경찰은 이번 화재와 관련해 소방관, 기본위생 담당 공무원들을 불러 업주들과의 결탁 여부에 대해 조사할 계획입니다. KBS뉴스 김종환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