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 부작용 속출

입력 2002.02.02 (21:00) 수정 2018.08.29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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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소득이 없는 사람들에게도 신용카드가 발급되면서 갖가지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습니다.
카드빚 때문에 자살하는 여대생이 나오는가 하면 오늘은 강도사건까지 일어났습니다.
기동취재부 박장범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카센터 직원인 29살 김 모씨는 카드빚 때문에 신혼살림이 깨질 위기에 놓였습니다.
카드 5개로 대출받아 쓴 돈은 3000만원, 빚독촉에 시달리다 못해 부인과 갓난 아이를 지방으로 보냈지만 매달 120만원이나 되는 원리금을 갚기도 버겁습니다.
⊙김 모씨(카드빚 3천만 원): 애기 엄마가 같은 신용불량자 되는데 이혼부터 하고 저는 어떻게 될지 모르죠….
⊙기자: 카드값 400만원이 연체된 대학교 4학년인 이 모양은 술집 접대부로 사회에 첫 발을 내딛는 신세가 됐습니다.
⊙여대생(카드빚 4백만 원): 친구들이랑 명품 같은 거 많이 사니까 대학생들 룸살롱에서 한 달 정도 일하면 갚을 수 있다고 해서….
⊙기자: 인터넷 공간에서 성매매를 흥정하는 22살의 이 여대생도 카드빚에 볼모가 돼 있습니다.
그도 저도 대안이 없으면 카드사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주민등록을 옮겨버리고 도피자 신세가 되는 경우도 허다합니다.
⊙과다 채무자: 내 인생이 어떻게 여기까지 이렇게 되고 내가 망가지게 됐나 싶죠….
⊙기자: 이런 약점을 노리고 유혹이 뻗칩니다.
카드빚을 대신 갚아주겠다는 고리대금 업자입니다.
하지만 이자가 터무니 없이 비쌉니다.
⊙고리대금 업자: 하루만 빌려도 6∼7% 이자 감수하셔야죠.
대납 수수료는 이 정도가 기본이에요.
⊙기자: 잠시 빚독촉에서 벗어난다 해도 고리대금을 갚아야 하기 때문에 또다시 카드대출을 받는 수밖에 없는 악순환에 빠져 결국에는 악성 연체자로 전락하게 됩니다.
이 악성 연체자의 경우 원금은 480만원인데 연체금만 1000만원으로 두 배나 됩니다.
⊙석승억(신용사회구현 시민연대 회장): 채무라는 것은 결국 하나의 늪이라고 봅니다.
내가 빠지고, 거기에서 헤어나지 못한다라는 사실을 느꼈을 때는 이미 나는 굉장히 과중한 채무를 안은 상황이 온다는 것입니다.
⊙기자: 현재 전체의 신용불량자는 245만명, 이 가운데 104만명이 카드 연체자들입니다.
특히 지난 1년 사이 20대 신용불량자수는 2배 가까이, 10대는 무려 4배나 늘었습니다.
신용카드 빚으로 인한 사회적 문제는 경제적 능력이 없는 사람들에게까지 신용카드 회사들이 이처럼 사은품까지 지급하면서 경쟁적으로 카드를 발급하는 것이 주요한 원인으로 꼽힙니다.
최근 20세 미만에게는 신용카드를 주지 말자는 논의까지 나왔지만 쉽게 결정될 수는 없는 문제입니다.
소득 여부가 애매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외국의 경우 나이에 관계없이 은행 신용이 쌓이기 전에는 카드를 내주지 않습니다.
⊙이건범(금융연구원 부연구위원): 발급 기준을 강화해야 되겠고 발급 이후에도 개인 신용에 대해서 지속적으로 점검하는 개인 신용평점 시스템을 구축해야 된다고 생각됩니다.
⊙기자: 신용카드로 인한 사회적 병리현상이 방치된다면 자칫 신용사회 전체를 뿌리째 흔드는 부작용을 부를 수 있습니다.
KBS뉴스 박장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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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용카드 부작용 속출
    • 입력 2002-02-02 21:00:00
    • 수정2018-08-29 15:00:00
    뉴스 9
⊙앵커: 소득이 없는 사람들에게도 신용카드가 발급되면서 갖가지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습니다. 카드빚 때문에 자살하는 여대생이 나오는가 하면 오늘은 강도사건까지 일어났습니다. 기동취재부 박장범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카센터 직원인 29살 김 모씨는 카드빚 때문에 신혼살림이 깨질 위기에 놓였습니다. 카드 5개로 대출받아 쓴 돈은 3000만원, 빚독촉에 시달리다 못해 부인과 갓난 아이를 지방으로 보냈지만 매달 120만원이나 되는 원리금을 갚기도 버겁습니다. ⊙김 모씨(카드빚 3천만 원): 애기 엄마가 같은 신용불량자 되는데 이혼부터 하고 저는 어떻게 될지 모르죠…. ⊙기자: 카드값 400만원이 연체된 대학교 4학년인 이 모양은 술집 접대부로 사회에 첫 발을 내딛는 신세가 됐습니다. ⊙여대생(카드빚 4백만 원): 친구들이랑 명품 같은 거 많이 사니까 대학생들 룸살롱에서 한 달 정도 일하면 갚을 수 있다고 해서…. ⊙기자: 인터넷 공간에서 성매매를 흥정하는 22살의 이 여대생도 카드빚에 볼모가 돼 있습니다. 그도 저도 대안이 없으면 카드사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주민등록을 옮겨버리고 도피자 신세가 되는 경우도 허다합니다. ⊙과다 채무자: 내 인생이 어떻게 여기까지 이렇게 되고 내가 망가지게 됐나 싶죠…. ⊙기자: 이런 약점을 노리고 유혹이 뻗칩니다. 카드빚을 대신 갚아주겠다는 고리대금 업자입니다. 하지만 이자가 터무니 없이 비쌉니다. ⊙고리대금 업자: 하루만 빌려도 6∼7% 이자 감수하셔야죠. 대납 수수료는 이 정도가 기본이에요. ⊙기자: 잠시 빚독촉에서 벗어난다 해도 고리대금을 갚아야 하기 때문에 또다시 카드대출을 받는 수밖에 없는 악순환에 빠져 결국에는 악성 연체자로 전락하게 됩니다. 이 악성 연체자의 경우 원금은 480만원인데 연체금만 1000만원으로 두 배나 됩니다. ⊙석승억(신용사회구현 시민연대 회장): 채무라는 것은 결국 하나의 늪이라고 봅니다. 내가 빠지고, 거기에서 헤어나지 못한다라는 사실을 느꼈을 때는 이미 나는 굉장히 과중한 채무를 안은 상황이 온다는 것입니다. ⊙기자: 현재 전체의 신용불량자는 245만명, 이 가운데 104만명이 카드 연체자들입니다. 특히 지난 1년 사이 20대 신용불량자수는 2배 가까이, 10대는 무려 4배나 늘었습니다. 신용카드 빚으로 인한 사회적 문제는 경제적 능력이 없는 사람들에게까지 신용카드 회사들이 이처럼 사은품까지 지급하면서 경쟁적으로 카드를 발급하는 것이 주요한 원인으로 꼽힙니다. 최근 20세 미만에게는 신용카드를 주지 말자는 논의까지 나왔지만 쉽게 결정될 수는 없는 문제입니다. 소득 여부가 애매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외국의 경우 나이에 관계없이 은행 신용이 쌓이기 전에는 카드를 내주지 않습니다. ⊙이건범(금융연구원 부연구위원): 발급 기준을 강화해야 되겠고 발급 이후에도 개인 신용에 대해서 지속적으로 점검하는 개인 신용평점 시스템을 구축해야 된다고 생각됩니다. ⊙기자: 신용카드로 인한 사회적 병리현상이 방치된다면 자칫 신용사회 전체를 뿌리째 흔드는 부작용을 부를 수 있습니다. KBS뉴스 박장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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