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단독 범행” vs “살인 지시”…진실은?

입력 2014.07.07 (08:39) 수정 2014.07.07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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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현직 서울시의원이 재력가를 살인교사한 혐의로 경찰에 구속되면서 파문이 일고 있는데요.

해당 의원이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제 수사는 검찰로 넘어갔습니다.

오늘 뉴스따라잡기는 이 사건을 처음부터 짚어보겠습니다.

이승훈 기자 나와있고요.

김모 시의원과 살인 피의자 모두 검찰에 송치됐죠.

<리포트>

서울 강서구의 한 상가 건물.

지난 3월 3일 새벽 이 건물의 주인인 67살 송 모 씨가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녹취> 이웃주민 : “재산이 3천억 원이라든가 4천억 원이라든 가. 강서구에서는 제일 갑부래요.”

서울 강서구 일대에 다수의 건물과 땅을 가진 것으로 알려진 재력가 송 씨.

사건 현장에서 마땅한 단서는 발견되지 않았지만, 경찰은 주변의 CCTV를 분석해, 유력한 용의자인 40대 남성이 택시를 타고 이동하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인터뷰> 장성원(강서경찰서 형사과장) : “경찰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범행 전후 택시를 수차례 갈아타면서 약 60km를 추적했습니다.”

하지만, 여러 차례 옷을 갈아입으며, 경찰의 추적을 피한 용의자.

인천의 한 야산에 범행에 사용한 전기충격기와 손도끼 등을 버린 뒤 종적을 감춰버렸습니다.

이후로 사건의 별다른 실마리를 찾지 못했던 경찰.

하지만, 사건 발생 114일만인 지난달 24일.

피의자인 44살 팽 모씨가 중국에서 검거되면서 수사는 급물살을 탑니다.

<인터뷰> 장성원(강서경찰서 형사과장) : “피의자 팽 씨는 범행 후 3일 뒤 3월 6일 중국으로 출국 도피하여 전국 수배 및 인터폴 적색 수배를 하였고 중국 공안 측과 긴밀하게 협조했습니다.”

경찰조사 결과 팽 씨는 사건 현장을 수차례 답사하고 치밀하게 준비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범행 동기를 추궁당하던 팽 씨.

그런데, 팽 씨가 뜻밖의 진술을 합니다.

송 씨를 살해한 건 자신이 맞지만, 이를 시킨 사람은 따로 있다는 겁니다.

<인터뷰> 장성원(강서경찰서 형사과장) : “사전에 출퇴근 시간과 이동 동선 등 피해자 출퇴근 시간과 이동 동선 등을 미리 알아두고 김00씨에게 받은 전기충격기와 손도끼를 이용하여 팽 씨가 범행을 했다고 진술했습니다.”

팽 씨가 지목한 김모 씨는 그의 10년 지기 친구이자 현직 서울시의원인 김형식 씨.

팽 씨는 김 의원이 자신에게 진 빚을 탕감해 주겠다며, 송 씨를 살해해 줄 것을 사주했다고 진술했습니다.

<인터뷰> 장성원(강서경찰서 형사과장) : “김형식 씨가 2010년에서 2011년 사이 피해 자에게 5억여 원을 빌린 후 이를 갚지 못하고 압박을 당하자 2012년 말 경기 부천 상동 소재 식당에서 김형식이 빌려준 돈 7천만 원 을 받지 않을 테니 피해자를 살해해 달라
고….”

또, 송 씨를 살해한 다음, 사무실에서 김 의원의 이름으로 돼있는 차용증을 빼내올 것을 지시했다고도 말했습니다.

<인터뷰> 장성원(강서경찰서 형사과장) : “올해 1월부터 김 씨가 굉장히 살인 교사 부분에 대해서 압박을 가했고 3월 3일 범행 당시에는 ‘진짜 마지막이다. 오늘이 마지막 이어야 한다.’그래서 결국 3월 3일 범행이 이루어진 것 같습니다.”

살인 교사 혐의를 받고 있는 김 의원은 평소 젊고 부지런한 이미지로 주민들의 신뢰를 받았다고 합니다.

숨진 송 씨와의 친분도 두터웠다고 하는데요.

하지만, 경찰이 밝혀낸 혐의는 이런 겉모습과는 좀 다릅니다.

지난 6.4 지방선거에서 재선에 성공한 김 의원.

사건이 알려진 이후 지역 주민들의 충격은 컸습니다.

<녹취> 김형식 의원 이웃 : “매일 여기 출근했었어요. 한두 달 있었어요. 여기 본 사람들은 다 좋게 봤지 나쁘게 보지는 않았다고. 상상도 못하던 일이 터지니깜짝 놀랐지요.”

<녹취> 김형식 의원 이웃 : “얼마나 상냥하고 그런데. 참신한 느낌이 들어서 사람들이 많이 찍었어요. 폭력적인 사 람이 아니에요. 예의도 깍듯하던데 이해가 안 가네요.”

숨진 송 씨와 김 의원은 줄곧 좋은 친분을 유지해 온 것으로 알려져 있었습니다.

<녹취> 김형식 의원 지인 : “동료 시의원들이랑 술 먹고 하면 송00씨가 도와준 것은 사실인 것 같아요. 술값 내러 왔었다 그런 이야기들도 있고.”

일부러 나타나 술값을 내주는 사이.

둘은 어떤 관계였을까?

경찰은 살인 피의자 팽 씨가 숨진 송 씨의 사무실에서 빼내려했던 차용증.

그 차용증에 적힌 5억 2천여만 원의 돈이 송 씨가 김 의원에게 준 일종의 댓가성 금품일거라 추정하고 있습니다.

<녹취> 김 씨 지인 : “거기가 준주거지역이에요. 상업용지가 아니라고요. 저 양반 들리는 바로는 꿈이 거기를상업지역으로 해서 호텔 만드는 것이 꿈이었다고 그랬고요.”

서울 강서구 일대에서 호텔사업을 꿈꿔온 송 씨가 김 의원을 통해 택지 용도변경을 하려 했다는 의혹인데요.

<녹취> 공인중개사 : “용도 변경이 되면 그렇잖아요. 들어오는 업종이 달라져요. 3종 주거지역에 못 들어오는 업종들이 룸살롱 같은 거 모텔 같은 게 들어올 수가 있어요. 층수가 높이 올라가요. 용적률이 달라지니까.”

<녹취> 경찰관계자 : “(송 씨의 땅이) 상업지역으로 바뀌면 20층까지 건립할 수 있고 땅값도 3배에서 4배정도 뛴다(는 얘기가 있더라고요.)”

경찰은 피해자의 지인으로부터 "송 씨가 올해 지방선거 전까지 용도 변경이 가능할 것 같으니 관련 작업을 진행하라고 말했다"는 진술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하지만 용도변경은 성사되지 못했고, 송 씨의 압박이 거세지는 상황에서 이같은 일이 벌어진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피의자인 김 의원은 검거 이후 일관되게 자신의 범행을 부인하고 있는 상황.

팽 씨가 돈이 필요해 재력가인 송 씨를 살해한 것이 아니나며, 자신은 송 씨를 살해할 이유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녹취> 김형식(서울시의회 의원) : "(혐의 인정하시나요?) ….”

실제 김 의원의 살인교사를 확실히 입증할 물증은 아직 없는 상황.

하지만 경찰은 여전히 청부 살해에 무게를 두고 있습니다.

우선 팽 씨가 숨진 송 씨와 원한 관계가 전혀 없는데다, 범행 형태가단순 강도로 보기 어렵다는 점.

<인터뷰> 염건령(연구위원/ 한국범죄학연구소) : “동선이 간단하다는 것은 목표가 하나였다. 즉, 그 사람을 제거하는 게 우선이었기 때문에 CCTV 상으로 나온 것은 전형적인 킬러, 표적을 대상으로 해서 죽이고자 접근한 모습이라고 볼 수밖에 없습니다.”

또 김 의원이 구속된 팽 씨에게 묵비권 행사를 종용하는 등의 내용이 담긴 쪽지를 3차례나 건넨 점에도 주목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장성원(강서경찰서 형사과장) : “팽00한테 전달하려고 했던 메모 같은 내용은 총 3번 있었는데 읽어보면 자기 범행을 다 포함하는 그런 내용이라고 충분히 볼 수 있죠.”

이런 가운데 김 의원은 철도 납품 비리에도 연루된 의혹으로 검찰의 수사 선상에 오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살인 교사 혐의 입증에 주력하는 경찰과 묵비권을 행사하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피의자.

진실은 이제, 검찰 조사를 통해 가려지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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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 따라잡기] “단독 범행” vs “살인 지시”…진실은?
    • 입력 2014-07-07 08:42:25
    • 수정2014-07-07 10: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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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현직 서울시의원이 재력가를 살인교사한 혐의로 경찰에 구속되면서 파문이 일고 있는데요.

해당 의원이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제 수사는 검찰로 넘어갔습니다.

오늘 뉴스따라잡기는 이 사건을 처음부터 짚어보겠습니다.

이승훈 기자 나와있고요.

김모 시의원과 살인 피의자 모두 검찰에 송치됐죠.

<리포트>

서울 강서구의 한 상가 건물.

지난 3월 3일 새벽 이 건물의 주인인 67살 송 모 씨가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녹취> 이웃주민 : “재산이 3천억 원이라든가 4천억 원이라든 가. 강서구에서는 제일 갑부래요.”

서울 강서구 일대에 다수의 건물과 땅을 가진 것으로 알려진 재력가 송 씨.

사건 현장에서 마땅한 단서는 발견되지 않았지만, 경찰은 주변의 CCTV를 분석해, 유력한 용의자인 40대 남성이 택시를 타고 이동하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인터뷰> 장성원(강서경찰서 형사과장) : “경찰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범행 전후 택시를 수차례 갈아타면서 약 60km를 추적했습니다.”

하지만, 여러 차례 옷을 갈아입으며, 경찰의 추적을 피한 용의자.

인천의 한 야산에 범행에 사용한 전기충격기와 손도끼 등을 버린 뒤 종적을 감춰버렸습니다.

이후로 사건의 별다른 실마리를 찾지 못했던 경찰.

하지만, 사건 발생 114일만인 지난달 24일.

피의자인 44살 팽 모씨가 중국에서 검거되면서 수사는 급물살을 탑니다.

<인터뷰> 장성원(강서경찰서 형사과장) : “피의자 팽 씨는 범행 후 3일 뒤 3월 6일 중국으로 출국 도피하여 전국 수배 및 인터폴 적색 수배를 하였고 중국 공안 측과 긴밀하게 협조했습니다.”

경찰조사 결과 팽 씨는 사건 현장을 수차례 답사하고 치밀하게 준비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범행 동기를 추궁당하던 팽 씨.

그런데, 팽 씨가 뜻밖의 진술을 합니다.

송 씨를 살해한 건 자신이 맞지만, 이를 시킨 사람은 따로 있다는 겁니다.

<인터뷰> 장성원(강서경찰서 형사과장) : “사전에 출퇴근 시간과 이동 동선 등 피해자 출퇴근 시간과 이동 동선 등을 미리 알아두고 김00씨에게 받은 전기충격기와 손도끼를 이용하여 팽 씨가 범행을 했다고 진술했습니다.”

팽 씨가 지목한 김모 씨는 그의 10년 지기 친구이자 현직 서울시의원인 김형식 씨.

팽 씨는 김 의원이 자신에게 진 빚을 탕감해 주겠다며, 송 씨를 살해해 줄 것을 사주했다고 진술했습니다.

<인터뷰> 장성원(강서경찰서 형사과장) : “김형식 씨가 2010년에서 2011년 사이 피해 자에게 5억여 원을 빌린 후 이를 갚지 못하고 압박을 당하자 2012년 말 경기 부천 상동 소재 식당에서 김형식이 빌려준 돈 7천만 원 을 받지 않을 테니 피해자를 살해해 달라
고….”

또, 송 씨를 살해한 다음, 사무실에서 김 의원의 이름으로 돼있는 차용증을 빼내올 것을 지시했다고도 말했습니다.

<인터뷰> 장성원(강서경찰서 형사과장) : “올해 1월부터 김 씨가 굉장히 살인 교사 부분에 대해서 압박을 가했고 3월 3일 범행 당시에는 ‘진짜 마지막이다. 오늘이 마지막 이어야 한다.’그래서 결국 3월 3일 범행이 이루어진 것 같습니다.”

살인 교사 혐의를 받고 있는 김 의원은 평소 젊고 부지런한 이미지로 주민들의 신뢰를 받았다고 합니다.

숨진 송 씨와의 친분도 두터웠다고 하는데요.

하지만, 경찰이 밝혀낸 혐의는 이런 겉모습과는 좀 다릅니다.

지난 6.4 지방선거에서 재선에 성공한 김 의원.

사건이 알려진 이후 지역 주민들의 충격은 컸습니다.

<녹취> 김형식 의원 이웃 : “매일 여기 출근했었어요. 한두 달 있었어요. 여기 본 사람들은 다 좋게 봤지 나쁘게 보지는 않았다고. 상상도 못하던 일이 터지니깜짝 놀랐지요.”

<녹취> 김형식 의원 이웃 : “얼마나 상냥하고 그런데. 참신한 느낌이 들어서 사람들이 많이 찍었어요. 폭력적인 사 람이 아니에요. 예의도 깍듯하던데 이해가 안 가네요.”

숨진 송 씨와 김 의원은 줄곧 좋은 친분을 유지해 온 것으로 알려져 있었습니다.

<녹취> 김형식 의원 지인 : “동료 시의원들이랑 술 먹고 하면 송00씨가 도와준 것은 사실인 것 같아요. 술값 내러 왔었다 그런 이야기들도 있고.”

일부러 나타나 술값을 내주는 사이.

둘은 어떤 관계였을까?

경찰은 살인 피의자 팽 씨가 숨진 송 씨의 사무실에서 빼내려했던 차용증.

그 차용증에 적힌 5억 2천여만 원의 돈이 송 씨가 김 의원에게 준 일종의 댓가성 금품일거라 추정하고 있습니다.

<녹취> 김 씨 지인 : “거기가 준주거지역이에요. 상업용지가 아니라고요. 저 양반 들리는 바로는 꿈이 거기를상업지역으로 해서 호텔 만드는 것이 꿈이었다고 그랬고요.”

서울 강서구 일대에서 호텔사업을 꿈꿔온 송 씨가 김 의원을 통해 택지 용도변경을 하려 했다는 의혹인데요.

<녹취> 공인중개사 : “용도 변경이 되면 그렇잖아요. 들어오는 업종이 달라져요. 3종 주거지역에 못 들어오는 업종들이 룸살롱 같은 거 모텔 같은 게 들어올 수가 있어요. 층수가 높이 올라가요. 용적률이 달라지니까.”

<녹취> 경찰관계자 : “(송 씨의 땅이) 상업지역으로 바뀌면 20층까지 건립할 수 있고 땅값도 3배에서 4배정도 뛴다(는 얘기가 있더라고요.)”

경찰은 피해자의 지인으로부터 "송 씨가 올해 지방선거 전까지 용도 변경이 가능할 것 같으니 관련 작업을 진행하라고 말했다"는 진술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하지만 용도변경은 성사되지 못했고, 송 씨의 압박이 거세지는 상황에서 이같은 일이 벌어진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피의자인 김 의원은 검거 이후 일관되게 자신의 범행을 부인하고 있는 상황.

팽 씨가 돈이 필요해 재력가인 송 씨를 살해한 것이 아니나며, 자신은 송 씨를 살해할 이유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녹취> 김형식(서울시의회 의원) : "(혐의 인정하시나요?) ….”

실제 김 의원의 살인교사를 확실히 입증할 물증은 아직 없는 상황.

하지만 경찰은 여전히 청부 살해에 무게를 두고 있습니다.

우선 팽 씨가 숨진 송 씨와 원한 관계가 전혀 없는데다, 범행 형태가단순 강도로 보기 어렵다는 점.

<인터뷰> 염건령(연구위원/ 한국범죄학연구소) : “동선이 간단하다는 것은 목표가 하나였다. 즉, 그 사람을 제거하는 게 우선이었기 때문에 CCTV 상으로 나온 것은 전형적인 킬러, 표적을 대상으로 해서 죽이고자 접근한 모습이라고 볼 수밖에 없습니다.”

또 김 의원이 구속된 팽 씨에게 묵비권 행사를 종용하는 등의 내용이 담긴 쪽지를 3차례나 건넨 점에도 주목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장성원(강서경찰서 형사과장) : “팽00한테 전달하려고 했던 메모 같은 내용은 총 3번 있었는데 읽어보면 자기 범행을 다 포함하는 그런 내용이라고 충분히 볼 수 있죠.”

이런 가운데 김 의원은 철도 납품 비리에도 연루된 의혹으로 검찰의 수사 선상에 오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살인 교사 혐의 입증에 주력하는 경찰과 묵비권을 행사하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피의자.

진실은 이제, 검찰 조사를 통해 가려지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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