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의원 무더기 해외 출장…“일정은 묻지마!”

입력 2014.10.17 (21:25) 수정 2014.10.17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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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상당수의 경기도 도의원들이 임시회가 끝나자 기다렸다는 듯이 집단 해외출장을 떠나고 있습니다.

도의원들은 외유성 해외출장을 스스로 감시받겠다며 세부 일정을 공개하도록 한 법규까지 만들었지만 이를 지키지도 않았습니다.

우한울 기자입니다.

<리포트>

오늘 임시회가 끝난 경기도 의회.

다음달 4일 정례회가 열리기 전까지 10여 일동안을 '해외 출장' 기간으로 잡았습니다.

<녹취> 경기도의회 농정해양위원실 : "(내일부터 일정이?) 중국입니다. 배를 타고 중국으로 이동을 해서 닝청, 웨이하이, 칭다오 그쪽에 부두시찰 같은 것도 있고요."

<녹취> 경기도의회 경제과학기술위원실 관계자 : "제가 알기에는 중국 간다고, 중국 상사이로 간다고 알고 있는데..."

내일부터 농정해양위 소속 의원 10명을 시작으로, 줄줄이 해외로 떠납니다.

이달 말까지 모두 109명.

연말 예산 심의를 앞두고, 전체 도의원의 85%가 한꺼번에 자리를 비우는 셈입니다.

선진 견문을 넓힌다는데 방문지는 중국과 동남아 일색입니다.

세부 일정을 물어봤습니다.

<녹취> 경기도의회 관계자 : "(어디서 뭐하는지 세부일정 공개할 수 있나요?) 개인 사생활 (침해) 때문에 안돼요. 이건 안되는데..."

누가 가는지도 밝힐 수 없다는 게, 도의회 공식입장. 명백한 자치법규 위반입니다.

경기도의회는 지난해 11월, 의원들이 해외출장을 갈 때는 출국 전에 방문 목적과 참가자 명단, 그리고 세부일정과 경비까지 모두 공개하도록 한 조례를 제정했습니다.

외유성 해외 출장을 스스로 감시받겠다고 한 것인데, 정작 자신들이 이 조례를 어기고 있는 겁니다.

<녹취> "말씀 드리기가 조금 어렵네요. 정치인이다보니까 그리고 또 개인정보에 관한 문제도 있고 신중한 거죠."

<녹취> 경기도 공무원 : "혈세 낭비가 아니라 필요해서 가는지 검증을 누가 할 사람이 없잖아요. 예산을 주무르고 있는 사람들인데..."

'배정된 예산은 써야 한다', '올해 써야 내년에 또 예산을 짤 수 있다'.

이런 말들이 의원들의 집단 해외출장길에 들리고 있습니다.

해마다 반복되는 외유성 해외 출장을 스스로 근절하지 못한다는 것은 우리 지방의회의 현주소를 가늠케하는 대목입니다.

KBS 뉴스 우한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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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기도의원 무더기 해외 출장…“일정은 묻지마!”
    • 입력 2014-10-17 21:26:50
    • 수정2014-10-17 22:0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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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상당수의 경기도 도의원들이 임시회가 끝나자 기다렸다는 듯이 집단 해외출장을 떠나고 있습니다.

도의원들은 외유성 해외출장을 스스로 감시받겠다며 세부 일정을 공개하도록 한 법규까지 만들었지만 이를 지키지도 않았습니다.

우한울 기자입니다.

<리포트>

오늘 임시회가 끝난 경기도 의회.

다음달 4일 정례회가 열리기 전까지 10여 일동안을 '해외 출장' 기간으로 잡았습니다.

<녹취> 경기도의회 농정해양위원실 : "(내일부터 일정이?) 중국입니다. 배를 타고 중국으로 이동을 해서 닝청, 웨이하이, 칭다오 그쪽에 부두시찰 같은 것도 있고요."

<녹취> 경기도의회 경제과학기술위원실 관계자 : "제가 알기에는 중국 간다고, 중국 상사이로 간다고 알고 있는데..."

내일부터 농정해양위 소속 의원 10명을 시작으로, 줄줄이 해외로 떠납니다.

이달 말까지 모두 109명.

연말 예산 심의를 앞두고, 전체 도의원의 85%가 한꺼번에 자리를 비우는 셈입니다.

선진 견문을 넓힌다는데 방문지는 중국과 동남아 일색입니다.

세부 일정을 물어봤습니다.

<녹취> 경기도의회 관계자 : "(어디서 뭐하는지 세부일정 공개할 수 있나요?) 개인 사생활 (침해) 때문에 안돼요. 이건 안되는데..."

누가 가는지도 밝힐 수 없다는 게, 도의회 공식입장. 명백한 자치법규 위반입니다.

경기도의회는 지난해 11월, 의원들이 해외출장을 갈 때는 출국 전에 방문 목적과 참가자 명단, 그리고 세부일정과 경비까지 모두 공개하도록 한 조례를 제정했습니다.

외유성 해외 출장을 스스로 감시받겠다고 한 것인데, 정작 자신들이 이 조례를 어기고 있는 겁니다.

<녹취> "말씀 드리기가 조금 어렵네요. 정치인이다보니까 그리고 또 개인정보에 관한 문제도 있고 신중한 거죠."

<녹취> 경기도 공무원 : "혈세 낭비가 아니라 필요해서 가는지 검증을 누가 할 사람이 없잖아요. 예산을 주무르고 있는 사람들인데..."

'배정된 예산은 써야 한다', '올해 써야 내년에 또 예산을 짤 수 있다'.

이런 말들이 의원들의 집단 해외출장길에 들리고 있습니다.

해마다 반복되는 외유성 해외 출장을 스스로 근절하지 못한다는 것은 우리 지방의회의 현주소를 가늠케하는 대목입니다.

KBS 뉴스 우한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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