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기 해외 출장…“일정은 묻지 마”

입력 2014.10.17 (23:10) 수정 2014.10.18 (0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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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경기도의회 의원 100여 명이 내일부터 줄줄이 해외 출장을 떠납니다.

선진 견문을 넓힌다는데 목적지가 주로 중국과 동남아입니다.

명단도, 세부 일정도 공개하지 않습니다. 외유성 출장이 아니냐는 비판이 일고 있지만, 의원들, 꿋꿋하게 여행에 나설 모양입니다.

우한울 기자입니다.

<리포트>

오늘 임시회가 끝난 경기도 의회. 다음달 4일 정례회가 열리기 전까지 10여 일동안을 '해외 출장' 기간으로 잡았습니다.

<녹취> 경기도의회 농정해양위원실 관계자 : "(내일부터 일정이?) 중국입니다. 배를 타고 중국으로 이동을 해서 닝청, 웨이하이, 칭다오..."

<녹취> 경기도의회 경제과학기술위원실 관계자 : "제가 알기에는 중국 간다고, 중국 상하이로 간다고 알고 있는데..."

내일부터 농정해양위 소속 의원 10명을 시작으로, 줄줄이 해외로 떠납니다.

이달 말까지 모두 109명, 연말 예산 심의를 앞두고, 전체 도의원의 85%가 한꺼번에 자리를 비우는 셈입니다.

선진 견문을 넓힌다는데 방문지는 중국과 동남아 일색입니다.

세부 일정을 물어봤습니다.

<녹취> 경기도의회 관계자 : "(어디서 뭐하는지 세부일정 공개할 수 있나요?) 개인 사생활 (침해) 때문에 안돼요. 이건 안되는데..."

누가 가는지도 밝힐 수 없다는 게, 도의회 공식입장. 명백한 자치법규 위반입니다.

경기도의회는 지난해 11월, 의원들이 해외출장을 갈 때는 출국 전에 방문 목적과 참가자 명단, 그리고 세부일정과 경비까지 모두 공개하도록 한 조례를 제정했습니다.

외유성 해외 출장을 스스로 감시받겠다고 한 것인데, 정작 자신들이 이 조례를 어기고 있는 겁니다.

<녹취> 경기도의회 관계자 : "말씀 드리기가 조금 어렵네요. 정치인이다보니까, 그리고 또 개인정보에 관한 문제도 있고 신중한 거죠."

<녹취> 경기도 관계자 : "혈세 낭비가 아니라 필요해서 가는지 검증을 누가 할 사람이 없잖아요. 예산을 주무르고 있는 사람들인데..."

'배정된 예산은 써야 한다', '올해 써야 내년에 또 예산을 짤 수 있다', 이런 말들이 의원들의 집단 해외출장길에 들리고 있습니다.

해마다 반복되는 외유성 해외 출장을 스스로 근절하지 못한다는 것은 우리 지방의회의 현주소를 가늠케하는 대목입니다.

KBS 뉴스 우한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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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더기 해외 출장…“일정은 묻지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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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14-10-18 00:3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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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의회 의원 100여 명이 내일부터 줄줄이 해외 출장을 떠납니다.

선진 견문을 넓힌다는데 목적지가 주로 중국과 동남아입니다.

명단도, 세부 일정도 공개하지 않습니다. 외유성 출장이 아니냐는 비판이 일고 있지만, 의원들, 꿋꿋하게 여행에 나설 모양입니다.

우한울 기자입니다.

<리포트>

오늘 임시회가 끝난 경기도 의회. 다음달 4일 정례회가 열리기 전까지 10여 일동안을 '해외 출장' 기간으로 잡았습니다.

<녹취> 경기도의회 농정해양위원실 관계자 : "(내일부터 일정이?) 중국입니다. 배를 타고 중국으로 이동을 해서 닝청, 웨이하이, 칭다오..."

<녹취> 경기도의회 경제과학기술위원실 관계자 : "제가 알기에는 중국 간다고, 중국 상하이로 간다고 알고 있는데..."

내일부터 농정해양위 소속 의원 10명을 시작으로, 줄줄이 해외로 떠납니다.

이달 말까지 모두 109명, 연말 예산 심의를 앞두고, 전체 도의원의 85%가 한꺼번에 자리를 비우는 셈입니다.

선진 견문을 넓힌다는데 방문지는 중국과 동남아 일색입니다.

세부 일정을 물어봤습니다.

<녹취> 경기도의회 관계자 : "(어디서 뭐하는지 세부일정 공개할 수 있나요?) 개인 사생활 (침해) 때문에 안돼요. 이건 안되는데..."

누가 가는지도 밝힐 수 없다는 게, 도의회 공식입장. 명백한 자치법규 위반입니다.

경기도의회는 지난해 11월, 의원들이 해외출장을 갈 때는 출국 전에 방문 목적과 참가자 명단, 그리고 세부일정과 경비까지 모두 공개하도록 한 조례를 제정했습니다.

외유성 해외 출장을 스스로 감시받겠다고 한 것인데, 정작 자신들이 이 조례를 어기고 있는 겁니다.

<녹취> 경기도의회 관계자 : "말씀 드리기가 조금 어렵네요. 정치인이다보니까, 그리고 또 개인정보에 관한 문제도 있고 신중한 거죠."

<녹취> 경기도 관계자 : "혈세 낭비가 아니라 필요해서 가는지 검증을 누가 할 사람이 없잖아요. 예산을 주무르고 있는 사람들인데..."

'배정된 예산은 써야 한다', '올해 써야 내년에 또 예산을 짤 수 있다', 이런 말들이 의원들의 집단 해외출장길에 들리고 있습니다.

해마다 반복되는 외유성 해외 출장을 스스로 근절하지 못한다는 것은 우리 지방의회의 현주소를 가늠케하는 대목입니다.

KBS 뉴스 우한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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