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 이 기사] 대도시 ‘미니학교’의 진실

입력 2015.03.01 (17:33) 수정 2015.03.01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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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자문 교수단이 선정한 <주목! 이 기사>입니다.

어린이집이 부족할 정도로 아이들이 넘쳐나는 대도시 아파트 단지에서 학생 수 부족으로 문을 닫는 학교가 있다면 믿으시겠습니까?

하지만 실제로 학생 수가 줄어서 폐교 위기에 처한 학교까지 있다고 합니다.

<주목! 이 기사> 오늘은 이른바 대도시‘미니학교’의 불편한 진실을 파헤친 EBS 기사의 내용과 의미를 살펴봅니다.

<리포트>

<인터뷰> 임대 아파트 주민 (EBS 뉴스 <집중취재> 미니 학교의 진실 1편 (1/12)) : "임대 아파트 아이들하고 분양 아이들이 섞이는 것 자체가 싫은 거예요, 엄마들이…"

지난 1월 EBS가 연속 보도한 <미니학교의 진실> 속에 나오는 임대 아파트 주민의 하소연이다.

<인터뷰>박용필 (EBS 기자) : “지난해 임대 아파트 어린이집 관련한 문제를 취재 했었습니다. 당시 주민 분들은 이웃들이 임대단지 아이들하고 자녀가 같은 학교 다니는 걸 싫어한다. 그래서 수단과 방법을 안 가리고 옆 학교로 보낸다. 이렇게 얘길 하시더라고요. 이게 유별남이 아니라 하나의 세태가 됐나, 그게 사실이라면 심각하다 생각이 들어서 취재에 힘을 싣게 됐습니다.”

서울의 한 자치구를 골라 조사한 결과, 32개 초등학교 가운데 학생수가 300명이 안 되는 학교가 6곳이었다.

이른바 ‘미니학교’라 불리는 이 학교들은 하나 같이 임대 아파트 단지 내 혹은 바로 옆에 있었다.

<인터뷰> 지역 주민 (EBS 뉴스/1월 12일) : “‘괜찮아 그런 애들(임대단지 아이들)이랑 어울려도 돼’하는 극소수의 엄마들이 보내고 나머지는 거의 다 다른 학교로 보내고 있죠, 옆 학교로…”

인근의 학부모들은 자녀를 임대단지 아이들과 같은 학교에 보내지 않으려고 갖가지 편법을 동원한다.

<인터뷰> 박용필 (EBS 기자) : “위장전입 통해서 배정학교를 바꿨다는 사실이 들통이 나도 그 학생을 원래 학교로 다시 강제전학 시키지도 못 하거든요. 다만 주민등록법상에 위장전입에 관한 처벌규정이 있는데, 문제는 이게 의도적인 행위였는지 단순착오였는지가 증명돼야 되는데, 이런 경우엔 거의 증명이 불가능하다 보니까 이 규정이 사실 적용되는 경우가 거의 없습니다.”

설사 위장전입이 들통 나더라도 과태료 10만 원만 물면 그만이다.

이렇다 보니 임대 아파트 단지 학교는 학생 수가 줄어 문을 닫는 곳까지 생겼다.

<녹취> EBS 뉴스 ‘집중취재’: 미니학교의 진실 2편 (1/13) : “서울의 한 초등학교의 분교. 다음 달이면 폐교됩니다. 폐교를 앞둔 이 분교는 불과 반년 전까지만 해도 분교가 아닌 엄연한 본교였습니다.”

<인터뷰>관할 교육지원청 관계자 (EBS 뉴스/1월 13일) : “OO초등학교는 거의 안 가려고, 일반 단지에서는 거의 안 가려고 하니까…”

문제는 어른들의 이기심 때문에 학교까지 나눠지면서 자라나는 아이들이 잘못된 생각을 갖게 된다는 것이다.

한쪽은 어린 시절부터 비뚤어진 선민의식을 갖게 되고 다른 한쪽은 소외감과 열등감으로 상처를 받게 된다.

<인터뷰> 임대단지 학부모 : “학교에선 사실 그다지 문제는 없었어요, 일반 아이들이랑 임대단지 아이들이랑. 그런데 어른들이 집에서 자꾸 '쟤네들이랑 놀지 마라, 놀지 마라, 놀지 마라' 이렇게 하다 보니까 아이들까지 서서히 벽이 생기기 시작하는 거죠.”

대도시의 임대 아파트 단지에 방치된 ‘미니학교’의 불편한 진실을 드러내 개선책 마련을 촉구한 점, 미디어 인사이드가 이 기사에 주목한 이유다.

<인터뷰> 양승찬 (숙명여대 미디어학부 교수/미디어 인사이드 자문 교수) : “힘없는 사람들의 목소리가 되어주는 것,그것은 언론의 중요한 책무입니다. 특정 시민들이 직면한 교육 기회의 불합리한 측면을 파고들어 교육정책 변화 논의를 이끌어낸 보도의 영향력에 주목했습니다.”

<인터뷰> 박용필 (EBS 기자) : “뉴스가 나가고 나서 뉴스 댓글에 이런 글이 달렸더라고요. '어처구니가 없다. 그런데 나라면 어땠을까' 이런 글이 달렸어요. 그런데 사실 저도 취재하면서 그 생각을 했습니다. 나도 비판하는 기사를 쓰고 있지만 나라면 절대 안 그랬다고 자신 할 수 있나? 아주 자신이 있진 않더라고요. 기자하면서 남 비판하는 기사는 많이 썼는데, 나를 비판하는 기사는 거의 써본 적이 없는 것 같거든요. 그런 면에서 기억이 남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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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목! 이 기사] 대도시 ‘미니학교’의 진실
    • 입력 2015-03-01 15:49:27
    • 수정2015-03-01 17:42:09
    미디어 인사이드
<앵커 멘트>

자문 교수단이 선정한 <주목! 이 기사>입니다.

어린이집이 부족할 정도로 아이들이 넘쳐나는 대도시 아파트 단지에서 학생 수 부족으로 문을 닫는 학교가 있다면 믿으시겠습니까?

하지만 실제로 학생 수가 줄어서 폐교 위기에 처한 학교까지 있다고 합니다.

<주목! 이 기사> 오늘은 이른바 대도시‘미니학교’의 불편한 진실을 파헤친 EBS 기사의 내용과 의미를 살펴봅니다.

<리포트>

<인터뷰> 임대 아파트 주민 (EBS 뉴스 <집중취재> 미니 학교의 진실 1편 (1/12)) : "임대 아파트 아이들하고 분양 아이들이 섞이는 것 자체가 싫은 거예요, 엄마들이…"

지난 1월 EBS가 연속 보도한 <미니학교의 진실> 속에 나오는 임대 아파트 주민의 하소연이다.

<인터뷰>박용필 (EBS 기자) : “지난해 임대 아파트 어린이집 관련한 문제를 취재 했었습니다. 당시 주민 분들은 이웃들이 임대단지 아이들하고 자녀가 같은 학교 다니는 걸 싫어한다. 그래서 수단과 방법을 안 가리고 옆 학교로 보낸다. 이렇게 얘길 하시더라고요. 이게 유별남이 아니라 하나의 세태가 됐나, 그게 사실이라면 심각하다 생각이 들어서 취재에 힘을 싣게 됐습니다.”

서울의 한 자치구를 골라 조사한 결과, 32개 초등학교 가운데 학생수가 300명이 안 되는 학교가 6곳이었다.

이른바 ‘미니학교’라 불리는 이 학교들은 하나 같이 임대 아파트 단지 내 혹은 바로 옆에 있었다.

<인터뷰> 지역 주민 (EBS 뉴스/1월 12일) : “‘괜찮아 그런 애들(임대단지 아이들)이랑 어울려도 돼’하는 극소수의 엄마들이 보내고 나머지는 거의 다 다른 학교로 보내고 있죠, 옆 학교로…”

인근의 학부모들은 자녀를 임대단지 아이들과 같은 학교에 보내지 않으려고 갖가지 편법을 동원한다.

<인터뷰> 박용필 (EBS 기자) : “위장전입 통해서 배정학교를 바꿨다는 사실이 들통이 나도 그 학생을 원래 학교로 다시 강제전학 시키지도 못 하거든요. 다만 주민등록법상에 위장전입에 관한 처벌규정이 있는데, 문제는 이게 의도적인 행위였는지 단순착오였는지가 증명돼야 되는데, 이런 경우엔 거의 증명이 불가능하다 보니까 이 규정이 사실 적용되는 경우가 거의 없습니다.”

설사 위장전입이 들통 나더라도 과태료 10만 원만 물면 그만이다.

이렇다 보니 임대 아파트 단지 학교는 학생 수가 줄어 문을 닫는 곳까지 생겼다.

<녹취> EBS 뉴스 ‘집중취재’: 미니학교의 진실 2편 (1/13) : “서울의 한 초등학교의 분교. 다음 달이면 폐교됩니다. 폐교를 앞둔 이 분교는 불과 반년 전까지만 해도 분교가 아닌 엄연한 본교였습니다.”

<인터뷰>관할 교육지원청 관계자 (EBS 뉴스/1월 13일) : “OO초등학교는 거의 안 가려고, 일반 단지에서는 거의 안 가려고 하니까…”

문제는 어른들의 이기심 때문에 학교까지 나눠지면서 자라나는 아이들이 잘못된 생각을 갖게 된다는 것이다.

한쪽은 어린 시절부터 비뚤어진 선민의식을 갖게 되고 다른 한쪽은 소외감과 열등감으로 상처를 받게 된다.

<인터뷰> 임대단지 학부모 : “학교에선 사실 그다지 문제는 없었어요, 일반 아이들이랑 임대단지 아이들이랑. 그런데 어른들이 집에서 자꾸 '쟤네들이랑 놀지 마라, 놀지 마라, 놀지 마라' 이렇게 하다 보니까 아이들까지 서서히 벽이 생기기 시작하는 거죠.”

대도시의 임대 아파트 단지에 방치된 ‘미니학교’의 불편한 진실을 드러내 개선책 마련을 촉구한 점, 미디어 인사이드가 이 기사에 주목한 이유다.

<인터뷰> 양승찬 (숙명여대 미디어학부 교수/미디어 인사이드 자문 교수) : “힘없는 사람들의 목소리가 되어주는 것,그것은 언론의 중요한 책무입니다. 특정 시민들이 직면한 교육 기회의 불합리한 측면을 파고들어 교육정책 변화 논의를 이끌어낸 보도의 영향력에 주목했습니다.”

<인터뷰> 박용필 (EBS 기자) : “뉴스가 나가고 나서 뉴스 댓글에 이런 글이 달렸더라고요. '어처구니가 없다. 그런데 나라면 어땠을까' 이런 글이 달렸어요. 그런데 사실 저도 취재하면서 그 생각을 했습니다. 나도 비판하는 기사를 쓰고 있지만 나라면 절대 안 그랬다고 자신 할 수 있나? 아주 자신이 있진 않더라고요. 기자하면서 남 비판하는 기사는 많이 썼는데, 나를 비판하는 기사는 거의 써본 적이 없는 것 같거든요. 그런 면에서 기억이 남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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