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어깨 부딪혔다” 산책길 노인 마구 폭행한 10대

입력 2015.06.01 (08:33) 수정 2015.06.01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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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멘트>

길을 가던 한 남성이 다른 남성에게 일방적으로 폭행을 당하고 있는 영상입니다.

충격적인 건, 피해자가 67살 고령의 노인, 가해자는 19살 젊은 청년이라는 겁니다.

새벽 운동을 나온 노인을 손자뻘의 청년이 잔혹하게 폭행하고 있는건데, 이유가 도대체 뭐였을까요?

도무지 믿기지 않는 한 폭행 사건의 전말을 <뉴스따라잡기>에서 취재해봤습니다.

<리포트>

지난 23일 새벽.

전북 전주시의 인적 드문 거리입니다.

한 남성이 다른 남성을 가로 막고 서서는 갑자기 뺨을 때립니다.

힘없이 서 있는 남성을 강하게 발로 차고, 발에 맞고 길바닥에 쓰러진 남성을 무릎과 발로 마구 구타하기 시작합니다.

폭행을 멈추고 가는가 싶더니, 이내 다시 뛰어와서는 뒤에서 몸을 날려 공격합니다.

무자비한 이 폭행은 10분 넘게 계속됐습니다.

<녹취>피해 할아버지(음성변조): “굉장히 많이 맞았어요. 15분, 20분 맞았으면 얼마나 맞았겠어요. 나 죽는 줄 알았어요.”

충격적인 사실은 이 무차별 폭행 사건의 피해자가 67살의 노인. 가해자는 손주뻘인 19살 청년이라는 겁니다.

도대체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었던 걸까?

피해자의 진술과 경찰의 조사 내용을 토대로 사건을 재구성해보겠습니다.

사건 당일, 새벽 4시쯤.

67살의 피해자 A 모 씨는 여느 때와 다름없이 집을 나와 아침 운동을 하러 가는 길이었습니다.

<녹취>피해 할아버지(음성변조) : “4시 15분에 나와서 커피 한 잔 먹고 담배도 피우고 그래가지고 가는 길에 운동(하려고).......”

그렇게 길을 나서 버스 정류장 앞을 지날 때 였습니다.

맞은편에서는 술에 취한 듯한 젊은 청년이 다가오는 게 보였는데요,

이때, 마주 오던 청년과 어깨를 부딪히게 된 할아버지.

돌발적인 상황을 피하고 싶던 할아버지는 미안하다는 말을 먼저 건네고는 가던 길을 재촉하려 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상대 청년의 반응이 좀 뜻밖이었습니다.

<녹취>피해 할아버지(음성변조) :“아프다고 그러고 (자기를) 쳤다고 그러고 돈 내놓으라고 그러고. (그래서) 그 자리에서 가라 술 먹었으니까 집에 가라 그렇게 좋게 얘기했지. 그러면 말 들을 줄 알았지.”

자신을 쳤다며 뜬금없이 돈을 내놓으라는 청년.

할아버지는 그런 청년을 점잖게 달래고는 다시 가던 길을 가려 했습니다.

그런데,

<녹취>피해 할아버지(음성변조) : “계속 따라오는 거야. 그때는 사람이 없었거든. 거기는 사람이 안 다니니까 한 300m 정도 계속 따라와서 차 안 보일 때 거기 가서 이제 사람을 친 거예요.”

뒤따라온 청년은 욕설과 함께 다짜고짜 할아버지를 막아서고는 폭력을 휘두르기 시작했습니다.

<녹취>피해 할아버지(음성변조) : “처음에 팍 때렸어. 내가 섰는데 (폭행 때문에) 앉아버렸거든. 앉았을 때 발로 차고 눕혀놓고 이제 누웠는데 발로 밟고 차는 거야 막 그냥........”

노인에 대한 폭력은 무자비했습니다.

주먹과 발, 무릎 가릴 것 없이 할아버지를 향해 마구 휘둘러 대는 가해 청년.

피해자가 장소를 벗어나려 하자, 등 뒤에서 몸을 날려 발차기를 하기도 합니다.

할아버지는 청년의 폭행을 막을 힘도, 또 피할 방법도 없었습니다.

<녹취>피해 할아버지(음성변조) : “나는 파킨슨병이 있어서 달음박질을 못 쳐요. 가다가 다리에 힘이 없어서 픽 고꾸라져요. 금방 잡혀버리지. 잘못했다. 가라. 왜 그러냐. 말해도 소용없어요. 자기 좋은 대로 치고.”

주변을 살펴봤지만, 지나가는 사람들이 없어 도움을 청할 수도 없었습니다.

무차별적인 청년의 폭력에 생명의 위협까지 느끼게 된 피해 노인.

급기야 있을 수 없는 상황까지 벌어지고 맙니다.

<녹취>피해 할아버지(음성변조) : “큰절까지 했다니까 그놈한테. 큰 절 두 번을 했어요. 모자 쓰고 한 번 하고 잘못 했다고 모자 벗으라고 또 한 번 하고. 자꾸 이 새끼 저 새끼 하면서 (욕하고).......”

하지만 이후에도 폭행은 멈추지 않았습니다.

10분 넘게 이어지던 상황은 다행히 행인이 이를 목격하면서 경찰에 알려지게 됐는데요,

<인터뷰> 이인복(경위/전주 완산경찰서 여성 청소년과) : "지나가는 행인이 폭행 장면을 목격하고 112에 신고를 함으로써 경찰 순찰차가 출동하여……."

신고를 받은 경찰이 현장에 도착했을 때까지도 노인에 대한 폭행은 계속되고 있었습니다.

<전화녹취>경찰 관계자(음성변조) : “그 도로가 건너편에 넓어요. (차 안에서) 둘이 있는 것을 보고 (현장에) 갔었으니까 아 지금도 아직 안 끝났나 보다. (경찰이) 갔을 때도 계속 폭행은 이어지고 있었었죠.”

출동한 순찰차를 보자마자 하던 행동을 멈추고 곧바로 달아나기 시작하는 가해 청년.

하지만 얼마 동안의 숨바꼭질 끝에 결국, 경찰에게 체포됐습니다.

<전화녹취>경찰 관계자(음성변조) : “200m 정도 따라가서 보니까 이 사람이 마지막에 차(아래)에 숨어버렸어요. 어떻게 또 따라갔고 겁먹고 헉헉 거리고 있어서 체포를 한 거죠.”

경찰에 검거된 피의자는 올해 나이 19살의 B모 씨.

힘없는 노인에게 이런 무자비한 폭력을 가한 이유는 뭘까?

<인터뷰>이인복(경위/전주 완산경찰서 여성청소년과) : “새벽에 술을 마시고 길을 걸어가다가 노인하고 어깨가 부딪히자 사과하는 문제로 시비가 되어서 폭행한 것입니다.”

폭행을 당한 할아버지는 전치 4주의 중상을 입고 지금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녹취>피해 할아버지(음성변조) : “나 죽는 줄 알았어요. 젊은 사람이면 날아오는 것도 발 날아오는 것도 윙윙 소리가 나요. 어떻게나 센지. 이빨 다 나가고 귀, 고막 나가고 가슴 여기 지금도 아파요. 지금 여기.”

다친 몸도 몸이지만, 손주뻘 청년에게 끔찍한 폭행을 당했다는 충격이 할아버지의 마음을 더 무겁게 짓누르고 있습니다.

<녹취>피해 할아버지(음성변조) : “옛날 우리 클때 같으면 언제든 가다가 잘못 하면 인사하고 잘못했다 해서 (어른한테) 뺨 한 대 맞고 가고 그러는데 요즘 세상은 노인을 패버리니…….”

경찰은 가해 청년을 폭력 혐의로 어제 구속하고, 관련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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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 따라잡기] “어깨 부딪혔다” 산책길 노인 마구 폭행한 10대
    • 입력 2015-06-01 08:39:47
    • 수정2015-06-01 09:2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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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멘트>

길을 가던 한 남성이 다른 남성에게 일방적으로 폭행을 당하고 있는 영상입니다.

충격적인 건, 피해자가 67살 고령의 노인, 가해자는 19살 젊은 청년이라는 겁니다.

새벽 운동을 나온 노인을 손자뻘의 청년이 잔혹하게 폭행하고 있는건데, 이유가 도대체 뭐였을까요?

도무지 믿기지 않는 한 폭행 사건의 전말을 <뉴스따라잡기>에서 취재해봤습니다.

<리포트>

지난 23일 새벽.

전북 전주시의 인적 드문 거리입니다.

한 남성이 다른 남성을 가로 막고 서서는 갑자기 뺨을 때립니다.

힘없이 서 있는 남성을 강하게 발로 차고, 발에 맞고 길바닥에 쓰러진 남성을 무릎과 발로 마구 구타하기 시작합니다.

폭행을 멈추고 가는가 싶더니, 이내 다시 뛰어와서는 뒤에서 몸을 날려 공격합니다.

무자비한 이 폭행은 10분 넘게 계속됐습니다.

<녹취>피해 할아버지(음성변조): “굉장히 많이 맞았어요. 15분, 20분 맞았으면 얼마나 맞았겠어요. 나 죽는 줄 알았어요.”

충격적인 사실은 이 무차별 폭행 사건의 피해자가 67살의 노인. 가해자는 손주뻘인 19살 청년이라는 겁니다.

도대체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었던 걸까?

피해자의 진술과 경찰의 조사 내용을 토대로 사건을 재구성해보겠습니다.

사건 당일, 새벽 4시쯤.

67살의 피해자 A 모 씨는 여느 때와 다름없이 집을 나와 아침 운동을 하러 가는 길이었습니다.

<녹취>피해 할아버지(음성변조) : “4시 15분에 나와서 커피 한 잔 먹고 담배도 피우고 그래가지고 가는 길에 운동(하려고).......”

그렇게 길을 나서 버스 정류장 앞을 지날 때 였습니다.

맞은편에서는 술에 취한 듯한 젊은 청년이 다가오는 게 보였는데요,

이때, 마주 오던 청년과 어깨를 부딪히게 된 할아버지.

돌발적인 상황을 피하고 싶던 할아버지는 미안하다는 말을 먼저 건네고는 가던 길을 재촉하려 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상대 청년의 반응이 좀 뜻밖이었습니다.

<녹취>피해 할아버지(음성변조) :“아프다고 그러고 (자기를) 쳤다고 그러고 돈 내놓으라고 그러고. (그래서) 그 자리에서 가라 술 먹었으니까 집에 가라 그렇게 좋게 얘기했지. 그러면 말 들을 줄 알았지.”

자신을 쳤다며 뜬금없이 돈을 내놓으라는 청년.

할아버지는 그런 청년을 점잖게 달래고는 다시 가던 길을 가려 했습니다.

그런데,

<녹취>피해 할아버지(음성변조) : “계속 따라오는 거야. 그때는 사람이 없었거든. 거기는 사람이 안 다니니까 한 300m 정도 계속 따라와서 차 안 보일 때 거기 가서 이제 사람을 친 거예요.”

뒤따라온 청년은 욕설과 함께 다짜고짜 할아버지를 막아서고는 폭력을 휘두르기 시작했습니다.

<녹취>피해 할아버지(음성변조) : “처음에 팍 때렸어. 내가 섰는데 (폭행 때문에) 앉아버렸거든. 앉았을 때 발로 차고 눕혀놓고 이제 누웠는데 발로 밟고 차는 거야 막 그냥........”

노인에 대한 폭력은 무자비했습니다.

주먹과 발, 무릎 가릴 것 없이 할아버지를 향해 마구 휘둘러 대는 가해 청년.

피해자가 장소를 벗어나려 하자, 등 뒤에서 몸을 날려 발차기를 하기도 합니다.

할아버지는 청년의 폭행을 막을 힘도, 또 피할 방법도 없었습니다.

<녹취>피해 할아버지(음성변조) : “나는 파킨슨병이 있어서 달음박질을 못 쳐요. 가다가 다리에 힘이 없어서 픽 고꾸라져요. 금방 잡혀버리지. 잘못했다. 가라. 왜 그러냐. 말해도 소용없어요. 자기 좋은 대로 치고.”

주변을 살펴봤지만, 지나가는 사람들이 없어 도움을 청할 수도 없었습니다.

무차별적인 청년의 폭력에 생명의 위협까지 느끼게 된 피해 노인.

급기야 있을 수 없는 상황까지 벌어지고 맙니다.

<녹취>피해 할아버지(음성변조) : “큰절까지 했다니까 그놈한테. 큰 절 두 번을 했어요. 모자 쓰고 한 번 하고 잘못 했다고 모자 벗으라고 또 한 번 하고. 자꾸 이 새끼 저 새끼 하면서 (욕하고).......”

하지만 이후에도 폭행은 멈추지 않았습니다.

10분 넘게 이어지던 상황은 다행히 행인이 이를 목격하면서 경찰에 알려지게 됐는데요,

<인터뷰> 이인복(경위/전주 완산경찰서 여성 청소년과) : "지나가는 행인이 폭행 장면을 목격하고 112에 신고를 함으로써 경찰 순찰차가 출동하여……."

신고를 받은 경찰이 현장에 도착했을 때까지도 노인에 대한 폭행은 계속되고 있었습니다.

<전화녹취>경찰 관계자(음성변조) : “그 도로가 건너편에 넓어요. (차 안에서) 둘이 있는 것을 보고 (현장에) 갔었으니까 아 지금도 아직 안 끝났나 보다. (경찰이) 갔을 때도 계속 폭행은 이어지고 있었었죠.”

출동한 순찰차를 보자마자 하던 행동을 멈추고 곧바로 달아나기 시작하는 가해 청년.

하지만 얼마 동안의 숨바꼭질 끝에 결국, 경찰에게 체포됐습니다.

<전화녹취>경찰 관계자(음성변조) : “200m 정도 따라가서 보니까 이 사람이 마지막에 차(아래)에 숨어버렸어요. 어떻게 또 따라갔고 겁먹고 헉헉 거리고 있어서 체포를 한 거죠.”

경찰에 검거된 피의자는 올해 나이 19살의 B모 씨.

힘없는 노인에게 이런 무자비한 폭력을 가한 이유는 뭘까?

<인터뷰>이인복(경위/전주 완산경찰서 여성청소년과) : “새벽에 술을 마시고 길을 걸어가다가 노인하고 어깨가 부딪히자 사과하는 문제로 시비가 되어서 폭행한 것입니다.”

폭행을 당한 할아버지는 전치 4주의 중상을 입고 지금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녹취>피해 할아버지(음성변조) : “나 죽는 줄 알았어요. 젊은 사람이면 날아오는 것도 발 날아오는 것도 윙윙 소리가 나요. 어떻게나 센지. 이빨 다 나가고 귀, 고막 나가고 가슴 여기 지금도 아파요. 지금 여기.”

다친 몸도 몸이지만, 손주뻘 청년에게 끔찍한 폭행을 당했다는 충격이 할아버지의 마음을 더 무겁게 짓누르고 있습니다.

<녹취>피해 할아버지(음성변조) : “옛날 우리 클때 같으면 언제든 가다가 잘못 하면 인사하고 잘못했다 해서 (어른한테) 뺨 한 대 맞고 가고 그러는데 요즘 세상은 노인을 패버리니…….”

경찰은 가해 청년을 폭력 혐의로 어제 구속하고, 관련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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