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후폭풍’…한국 여행 취소 사태

입력 2015.06.13 (08:19) 수정 2015.06.13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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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메르스 때문에 외국인들의 한국 방문이 눈에 띄게 줄고 있습니다.

특히 지난 2003년 사스 악몽을 겪었던 홍콩과 타이완을 포함한 중화권은 더욱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상하이를 연결합니다.

김태욱 특파원!

<질문>
메르스 때문에 한국의 국가 이미지가 상당히 훼손된 측면이 없지 않은데요.

중국에선 메르스 파동을 어떻게 보고 있습니까?

<답변>
한국인 환자가 입국해서 이미 한 차례 중국 대륙이 발칵 뒤집힌 적이 있죠.

그런 만큼 중국 측은 매 시간마다 메르스 확산 소식을 주요뉴스로 보도하면서 경계감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한국인 환자와 접촉했다가 격리됐던 70여 명은 지금은 모두 격리가 해제됐습니다.

중국내 메르스 감염자는 이 한국인 환자 한 명이 전부인데요,

그러나 중국 당국은 언제 다시 한국에서 감염자가 넘어올 지 모른다는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각 공항에서 한국인 입국자에 대한 감시를 대폭 강화한 상탭니다.

며칠 전 중국 쿤밍공항에서 한국인 여덟 명이 탄 비행기에 중무장한 방역대원들이 출동했는데요,

아무도 메르스 의심 증상이 없는 것으로 확인돼서 해프닝으로 마무리됐습니다.

그만큼 중국 당국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는 것을 잘 보여주는 사롑니다.

<질문>
홍콩은 더 민감한 것 같아요?

과거 사스 때문이겠죠?

<답변>
지난 2003년 홍콩은 사스로 인해 3백여 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메르스가 사스와 비슷한 바이러스성 질병이기 때문에 민감할 수밖에 없습니다.

홍콩은 현재 메르스 대응 단계를 '심각'으로 격상시켜 우리나라 보다 높은 경보 수준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한국 여행에 대해서는 홍색 경보를 발령한 상탭니다.

<녹취> 캐리람(홍콩 정무사장/총리격) :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라면, 홍콩인들은 일시적으로 한국 여행이나 방문을 중단해야 합니다."

한국을 다녀온 여행객이 발열 증상을 보이면 즉시 메르스 의심환자로 간주해 격리하고 있습니다.

이번 주에만 벌써 90여 명이 격리돼 검사를 받았는데, 메르스 양성 판정을 받은 사례는 없습니다.

<질문>
그렇다 보니까 중화권에서 한국 여행 취소가 잇따르고 있죠?

<답변>
부득이하게 일 때문에 가는 경우가 아니라면 기본적으로 한국여행을 기피하는 모습이 뚜렷합니다.

최근 상하이에서 서울로 가는 여객기 내부 사진을 한번 보시죠.

4백 명이 탈 수 있는 대형 여객기인데, 그야말로 텅텅 비었습니다.

이 정도로 한국행을 기피하고 있습니다.

관광공사는 중국 본토에서 예약 취소 건수가 4만5천여 건으로 집계하고 있는데요,

한국으로 가는 중국인 여행객이 매달 평균 50만 명 정도인 점에 비춰볼 때 실제 여행 취소는 훨씬 더 많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업계에선 이번 달에만 여행 취소가 20만 명을 넘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홍콩의 경우는 아예 여행업협회가 한국단체여행을 모두 취소했습니다.

<인터뷰> 조셉 텅(홍콩여행업협회 대표) : "대략 600 ~ 700개 단체여행을 취소해야 합니다. 여행객은 만2천여 명 정도 됩니다."

타이완도 지난 10일부터 한국 수도권으로 국한돼 있던 여행경보를 한국 전역으로 확대했는데요,

이 영향으로 3만 명 정도가 한국 여행을 취소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질문>
이제 곧 여름 성수기인데, 앞으로가 더 문제 아닙니까?

<답변>
그렇습니다.

가장 걱정되는 게 바로 그 부분입니다.

7,8월은 원래 중국인 여행객이 가장 많은 최대 성수기인데요,

요즘이 바로 7,8월 여행을 예약하는 시깁니다.

지금 당장 한국 여행이 취소되고 있는 것을 물론이고, 아예 신규 예약 자체가 뚝 끊겼습니다.

여행 문의 조차도 찾기 힘든 상황입니다.

그야말로 개점 휴업 상탭니다.

<인터뷰> 콩베이(여행사 직원) : "6월 전에는 매주 예약이 꽉 찼었는데요, 지금은 한국노선에 대한 문의가 전혀 없어요."

지난해 7,8월에 한국을 찾은 중국인 관광객이 145만 명입니다.

연간 방문객의 24%나 됩니다.

그러나 올해는 지난해의 반타작도 힘들다는 게 여행업계의 관측입니다.

더구나 한국 여행을 포기한 요우커들이 일본을 발길을 돌리고 있어서 중국인 관광의 주도권을 일본에 뺏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이미 중국에서 출발하는 크루즈 여행상품들은 첫 기착지를 부산이나 인천이 아닌 일본 오키나와로 변경해 운영하고 있습니다.

<질문>
메르스 사태가 우리 경제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우려가

현실화 되고 있는 거군요?

<답변>
그렇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대로 관광 산업의 타격은 이미 불가피해졌고요,

유통업계도 어려움이 가중될 수밖에 없습니다.

이미 국내 면세점들은 40% 정도 매출이 급감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단순하게 중국인 여행객이 한국에서 쓰고 가는 비용만 생각해봐도 손실 규모가 적지 않습니다.

지난 2013년 기준으로 중국인 관광객 1인당 지출액이 우리 돈 152만 원이었습니다.

요우커 10만 명만 줄어도 천520억 원의 경제효과가 사라지는 셈입니다.

해외 투자은행들은 메르스 확산으로 한국 경제가 올해 3% 성장도 어려울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습니다.

모건스탠리는 한국의 2~3분기 GDP성장률이 0.5%포인트, 올해 전체 성장률은 0.15%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외국인 여행객 감소에서 국내 소비심리까지 위축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만약 메르스가 3개월 동안 지속되면 올해 성장률이 0.8%포인트 하락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습니다.

<질문>
메르스가 하루 빨리 진정되기를 바랄 수밖에 없겠군요.

마지막으로 중국에서 격리치료를 받고 있는 한국인 환자, 지금 상태는 어떻습니까?

<답변>
중국 광둥성 후이저우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40대 김모 씨...

지금은 상태가 상당히 호전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처음 격리 당시엔 39.5도의 고열과 호흡 곤란 증상을 보였었는데요,

지금은 열이 내리면서 안정적으로 회복중입니다.

중국 당국은 2차례 검사결과, 메르스도 음성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다만 폐에 염증이 남아있어서 이 부분을 치료하는 데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언제 병원에서 나올 수 있을지는 아직 알 수 없지만 중국 의료진은 김 씨가 머지 않아 완치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김태욱 특파원 수고했습니다.) 지금까지 상하이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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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메르스 ‘후폭풍’…한국 여행 취소 사태
    • 입력 2015-06-13 08:38:33
    • 수정2015-06-13 09:12:14
    특파원 현장보고
<앵커 멘트>

메르스 때문에 외국인들의 한국 방문이 눈에 띄게 줄고 있습니다.

특히 지난 2003년 사스 악몽을 겪었던 홍콩과 타이완을 포함한 중화권은 더욱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상하이를 연결합니다.

김태욱 특파원!

<질문>
메르스 때문에 한국의 국가 이미지가 상당히 훼손된 측면이 없지 않은데요.

중국에선 메르스 파동을 어떻게 보고 있습니까?

<답변>
한국인 환자가 입국해서 이미 한 차례 중국 대륙이 발칵 뒤집힌 적이 있죠.

그런 만큼 중국 측은 매 시간마다 메르스 확산 소식을 주요뉴스로 보도하면서 경계감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한국인 환자와 접촉했다가 격리됐던 70여 명은 지금은 모두 격리가 해제됐습니다.

중국내 메르스 감염자는 이 한국인 환자 한 명이 전부인데요,

그러나 중국 당국은 언제 다시 한국에서 감염자가 넘어올 지 모른다는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각 공항에서 한국인 입국자에 대한 감시를 대폭 강화한 상탭니다.

며칠 전 중국 쿤밍공항에서 한국인 여덟 명이 탄 비행기에 중무장한 방역대원들이 출동했는데요,

아무도 메르스 의심 증상이 없는 것으로 확인돼서 해프닝으로 마무리됐습니다.

그만큼 중국 당국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는 것을 잘 보여주는 사롑니다.

<질문>
홍콩은 더 민감한 것 같아요?

과거 사스 때문이겠죠?

<답변>
지난 2003년 홍콩은 사스로 인해 3백여 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메르스가 사스와 비슷한 바이러스성 질병이기 때문에 민감할 수밖에 없습니다.

홍콩은 현재 메르스 대응 단계를 '심각'으로 격상시켜 우리나라 보다 높은 경보 수준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한국 여행에 대해서는 홍색 경보를 발령한 상탭니다.

<녹취> 캐리람(홍콩 정무사장/총리격) :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라면, 홍콩인들은 일시적으로 한국 여행이나 방문을 중단해야 합니다."

한국을 다녀온 여행객이 발열 증상을 보이면 즉시 메르스 의심환자로 간주해 격리하고 있습니다.

이번 주에만 벌써 90여 명이 격리돼 검사를 받았는데, 메르스 양성 판정을 받은 사례는 없습니다.

<질문>
그렇다 보니까 중화권에서 한국 여행 취소가 잇따르고 있죠?

<답변>
부득이하게 일 때문에 가는 경우가 아니라면 기본적으로 한국여행을 기피하는 모습이 뚜렷합니다.

최근 상하이에서 서울로 가는 여객기 내부 사진을 한번 보시죠.

4백 명이 탈 수 있는 대형 여객기인데, 그야말로 텅텅 비었습니다.

이 정도로 한국행을 기피하고 있습니다.

관광공사는 중국 본토에서 예약 취소 건수가 4만5천여 건으로 집계하고 있는데요,

한국으로 가는 중국인 여행객이 매달 평균 50만 명 정도인 점에 비춰볼 때 실제 여행 취소는 훨씬 더 많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업계에선 이번 달에만 여행 취소가 20만 명을 넘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홍콩의 경우는 아예 여행업협회가 한국단체여행을 모두 취소했습니다.

<인터뷰> 조셉 텅(홍콩여행업협회 대표) : "대략 600 ~ 700개 단체여행을 취소해야 합니다. 여행객은 만2천여 명 정도 됩니다."

타이완도 지난 10일부터 한국 수도권으로 국한돼 있던 여행경보를 한국 전역으로 확대했는데요,

이 영향으로 3만 명 정도가 한국 여행을 취소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질문>
이제 곧 여름 성수기인데, 앞으로가 더 문제 아닙니까?

<답변>
그렇습니다.

가장 걱정되는 게 바로 그 부분입니다.

7,8월은 원래 중국인 여행객이 가장 많은 최대 성수기인데요,

요즘이 바로 7,8월 여행을 예약하는 시깁니다.

지금 당장 한국 여행이 취소되고 있는 것을 물론이고, 아예 신규 예약 자체가 뚝 끊겼습니다.

여행 문의 조차도 찾기 힘든 상황입니다.

그야말로 개점 휴업 상탭니다.

<인터뷰> 콩베이(여행사 직원) : "6월 전에는 매주 예약이 꽉 찼었는데요, 지금은 한국노선에 대한 문의가 전혀 없어요."

지난해 7,8월에 한국을 찾은 중국인 관광객이 145만 명입니다.

연간 방문객의 24%나 됩니다.

그러나 올해는 지난해의 반타작도 힘들다는 게 여행업계의 관측입니다.

더구나 한국 여행을 포기한 요우커들이 일본을 발길을 돌리고 있어서 중국인 관광의 주도권을 일본에 뺏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이미 중국에서 출발하는 크루즈 여행상품들은 첫 기착지를 부산이나 인천이 아닌 일본 오키나와로 변경해 운영하고 있습니다.

<질문>
메르스 사태가 우리 경제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우려가

현실화 되고 있는 거군요?

<답변>
그렇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대로 관광 산업의 타격은 이미 불가피해졌고요,

유통업계도 어려움이 가중될 수밖에 없습니다.

이미 국내 면세점들은 40% 정도 매출이 급감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단순하게 중국인 여행객이 한국에서 쓰고 가는 비용만 생각해봐도 손실 규모가 적지 않습니다.

지난 2013년 기준으로 중국인 관광객 1인당 지출액이 우리 돈 152만 원이었습니다.

요우커 10만 명만 줄어도 천520억 원의 경제효과가 사라지는 셈입니다.

해외 투자은행들은 메르스 확산으로 한국 경제가 올해 3% 성장도 어려울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습니다.

모건스탠리는 한국의 2~3분기 GDP성장률이 0.5%포인트, 올해 전체 성장률은 0.15%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외국인 여행객 감소에서 국내 소비심리까지 위축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만약 메르스가 3개월 동안 지속되면 올해 성장률이 0.8%포인트 하락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습니다.

<질문>
메르스가 하루 빨리 진정되기를 바랄 수밖에 없겠군요.

마지막으로 중국에서 격리치료를 받고 있는 한국인 환자, 지금 상태는 어떻습니까?

<답변>
중국 광둥성 후이저우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40대 김모 씨...

지금은 상태가 상당히 호전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처음 격리 당시엔 39.5도의 고열과 호흡 곤란 증상을 보였었는데요,

지금은 열이 내리면서 안정적으로 회복중입니다.

중국 당국은 2차례 검사결과, 메르스도 음성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다만 폐에 염증이 남아있어서 이 부분을 치료하는 데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언제 병원에서 나올 수 있을지는 아직 알 수 없지만 중국 의료진은 김 씨가 머지 않아 완치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김태욱 특파원 수고했습니다.) 지금까지 상하이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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