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 카지노에 빠진 한국인 도박 중독자들

입력 2015.06.13 (08:35) 수정 2015.06.13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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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동남아 국가들이 대형 카지노 리조트를 개발해 외국인 관광객들을 경쟁적으로 끌어들이고 있죠.

한국인 관광객들도 이들이 노리는 주요 고객입니다.

관광지에서 잠시 동안 오락으로 즐기면 별 문제가 아닐텐데요.

카지노에 빠져 중독 상태로 전락하면서 문제가 생기는 겁니다.

해외 원정도박으로 패가망신하는 연예인들이 화제가 된 경우가 종종 있었는데요.

도박에 중독돼 카지노 주변을 떠도는 한국인 관광객들이 동남아에 여전히 많다고 합니다.

가족과도 연락을 끊고 노숙자로 전락해 쓸쓸히 죽어가는 사람도 적지 않다고 하는데요.

동남아의 한국인 도박 중독자들의 실태를 구본국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마닐라의 한 노숙인 쉼터 지난달 중순 초췌한 모습의 한국인이 이곳을 찾았습니다.

오랫동안 먹지 못한 데다 결핵까지 걸린 상태. 도움을 요청합니다.

<인터뷰> "아무리 먹으려고 애를 써도 잘 안되고 숨을 쉬기가 힘들고.. 회복할 수 있도록 좀 도와주십시오. 언제든지 찾아가서 무슨 일이든지 할 테니까 도와주세요."

이 한국인은 보름 후 쓸쓸히 숨을 거뒀습니다.

입원은커녕 약 한번 제대로 써 보지 못했습니다.

올해 46살 .

지난 2010년 필리핀에 와 사업에 실패했고 그 후 카지노에 발을 담근 게 화근이 됐습니다

유품인 지갑 속에서는 유명 필리핀 카지노 카드가 나왔습니다.

<인터뷰> 최 모 씨(쉼터 동료) : "베팅한 금액에 비례해서 포인트가 쌓여요. 포인트를 모았다가 몇 점 있으면 숙박권도 주고 식사도 할 수 있어요."

모든 돈을 잃은 뒤 노숙 생활이 시작됐고 건강 역시 급속도로 악화됐습니다.

<인터뷰> 최 씨(쉼터 동료) : "가족을 못 찾은 거죠. 이렇게 돌아가신 것도 안타깝지만, 가족과 연락이 돼서 시신 유골함이라도 전달을 해 드리고 싶은데…."

카지노 2개 층을 손님들이 가득 채웠습니다.

담배와 술에 대한 제한도 없고.

손님들은 기계와 딜러 앞에 앉아 게임을 하느라 여념이 없습니다.

그 속에서 한국인들도 쉽게 발견할 수 있습니다.

<녹취> 카지노 한국 고객 : “(여기 계셨네요.?) 네 아시는 사장님이 오셔서요."

보름 전 이곳을 찾은 김 모 씨는 3일 만에 천만 원을 잃었습니다.

예정된 귀국일은 지났고 항공편 기간 연장 요금마저 날렸습니다.

<인터뷰> 김 모 씨(카지노 고객) : "리턴비로 한 5~6만 원 보내주는 친구는 둘이 있었어요. 그걸로는 비용이 안 되니까 카지노 가서 여비를 만들기 위해서 2~3일 카지노를 갔었죠."

한 해 필리핀을 찾는 한국인들은 백만 명이 넘고, 이 가운데 상당수가 관광 코스로 카지노를 찾습니다.

잠깐의 재미로 시작했다가 도박에 중독되는 경우도 생깁니다.

<인터뷰> 김 씨 : "여행을 왔는데 여행 경비를 뽑았어요. 그러면 또 오고 싶죠. 이번에도 여행 경비만 따려고 하다가 그만…. 잃으면 송금을 받는 거죠"

특히 일부 카지노 브로커들이 항공료와 호텔비 등 여행 경비 일체를 지원해 주며 한국인 카지노 고객을 유혹하기도 합니다.

지난 2월 초 필리핀 최대 카지노가 문을 열었습니다.

바다를 메운 땅 위에 들어선 초호화판 카지노 리조트.

3개의 호텔과 카지노, 스파와 레스토랑이 함께 모여 있습니다.

<녹취> 개장식 : "시티 오브 드림 마닐라. 오늘 우리의 꿈은 놀랍고 멋진 현실이 될 것입니다."

한번에 5천여 명을 수용하는 규모.

개장과 함께 큰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바로 옆에도 카지노 리조트 두 곳이 영업하고 있습니다.

필리핀은 지난해 기준 25억 달러 규모인 카지노 매출을 오는 2025년에는 백억 달러까지 늘리기로 하는 등 카지노 왕국 건설에 나서고 있습니다.

특히 국제공항과 카지노 단지를 직접 연결하는 고가 도로를 건설하는 등 인프라 건설에도 10억 달러 이상을 투자하고 있습니다.

필리핀 정부는 가족단위의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호텔과 쇼핑 그리고 놀이시설을 겸비한 복합 카지노 리조트를 잇달아 건설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상당수 한국인에겐 휴식이나 휴양 대신 삶 자체를 뿌리째 흔들어 놓은 유혹의 공간이 되고 있습니다.

한국인 한 명이 카지노 이곳저곳을 돌아다닙니다.

해외 원정 도박에 나섰다가 전 재산을 날린 뒤에 이른바 뒷전 생활에 나선 겁니다.

게임을 하는 사람은 앞전,

앞전의 기분을 맞춰주거나 잔심부름을 해 주며 용돈을 받아 생활하는 사람은 뒷전이라고 불립니다

<녹취> 김 모 씨(카지노 뒷전) "(5백 페소(만 2천 원) 정도 없어요?) 다 잃었어요? 흰색> 조금 좀 어디서 (구할 수 없나요?)"

취재진이 만난 뒷전은 놀랍게도 북한 특수부대 출신의 탈북자 김 모 씨.

후배에게 빌려준 돈을 받으러 강원랜드에 갔던 게 화근이었습니다

재미삼아 게임을 하던 중 브로커를 만나 2년 전 필리핀에 온 겁니다.

3억 원이 넘는 재산을 날린 뒤 뒷전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노숙에다 사흘 만에 처음 밥을 먹을 정도로 삶이 망가진 상탭니다.

<인터뷰> 김 씨(카지노 뒷전) : "게임을 하는 데 뒤쪽에 서서 멋있는 장면 같은 게 나오면 응원도 해주고 잘한다고. 그러면 어떤 분들은 천 페소(2만 5천 원),5백 페소를 줘요. 필리핀 애들도 제 게임 스타일을 알아요. 그래서 게임 도와주면 그들도 몇천 페소씩 줄 때도 있고."

돈이 생기면 잠자리나 식사 대신 다시 도박에 나섭니다.

도박에 중독된 상태.

돈을 땄던 기억, 그리고 잃은 돈을 다시 찾겠다는 생각뿐입니다.

<인터뷰> 김 씨(카지노 뒷전) : "중국 공안이 쏘는 총알이 귀 옆으로 빵빵 지나가도 죽지 않고 살아왔는데.. 이것도 인간이 하는 짓이니까. 물론 해 보니까 만만치는 않지만 되는 날이 있을 거다. 심장이 뛰는 한 내가 할 수 있는 데까지 해보자."

필리핀에서 감 씨처럼 카지노를 떠나지 못하고 뒷전 생활을 하는 한국인은 2백여 명 정도로 추산되고 있습니다.

그나마 돈을 구한 날은 2, 3천 원짜리 싸구려 숙소라도 가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는 대부분 노숙 생활입니다.

수많은 카지노가 몰려 있는 필리핀 마닐라의 해변입니다. 카지노에서 가산을 탕진한 한국인들은 결국 이곳에서 노숙생활을 하며 힘겨운 생활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곳에서 노숙하는 한국인은 하루 평균 열 명 정도.

한국인뿐만 다른 나라 사람들도 노숙자가 많이 있습니다.

<녹취> 노점상 : "싱가포르, 중국, 일본인.. 모두 돈을 잃고 이곳으로 와서 자요. 미국인도 있어요."

노숙으로 인해 몸과 마음이 피폐해지는 건 물론, 생사를 알 수 없는 한국인들도 생겨나고 있습니다.

<인터뷰> 노숙 한국인 : "춥지 않으니까 일단 생활하는 데는. 여기서 잠만 자는 거지. 식사는 제대로 할 수 없죠. 10~20페소(5백 원)로도 생활할 수 있고. 사는 게 아니죠. 사실은."

이들은 범죄의 표적이 될 뿐만 아니라 범죄자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인터뷰> 이 동활(교민 보호단체) : "외국인이기때문에 뭔가 있다고 생각해서 필리핀 현지 부랑자들이 그 사람들이 주머니를 지키려고 하면 필리핀 애들이 가지고 다니는 송곳으로 찌르는 경우도 있습니다."

사업 실패 등 힘겨운 상황에 놓인 한국인들이 잠시 생활하는 쉼텁니다.

절반 정도는 카지노의 뒷전이나 노숙 생활을 하다 건강이 악화돼 이곳을 찾습니다.

건강을 회복하면 일부는 새로운 일자리를 찾거나 강제 추방 형식으로 귀국합니다.

<녹취> 귀국 한국인 : "지금 한국에 갑니다. 한국에 가서 열심히 바르게 잘 살겠습니다."

하지만 또 다른 일부는 쉼터 관계자 몰래 카지노로 돌아가기도 합니다.

도박 중독으로 가족에게 돌아가기엔 너무 늦어 버렸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박 모 씨 “한국 갈 생각이 왜 없겠습니까? 달만 보름달만 되면 눈물이 납니다. 하지만 모든 것은 도박 아래에 있습니다. 모든 게 가족이든 뭐든"

카지노 관광, 원정 도박에 나섰다가 돈과 함께 가족도 잃고 급기야 목숨까지 잃는 사람들,

처음부터 가능성이 지극히 희박한 대박의 꿈, 그렇게 허망한 꿈을 꾸고 그런 꿈을 좇은 결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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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남아 카지노에 빠진 한국인 도박 중독자들
    • 입력 2015-06-13 08:50:38
    • 수정2015-06-13 10:50:14
    특파원 현장보고
<앵커 멘트>

동남아 국가들이 대형 카지노 리조트를 개발해 외국인 관광객들을 경쟁적으로 끌어들이고 있죠.

한국인 관광객들도 이들이 노리는 주요 고객입니다.

관광지에서 잠시 동안 오락으로 즐기면 별 문제가 아닐텐데요.

카지노에 빠져 중독 상태로 전락하면서 문제가 생기는 겁니다.

해외 원정도박으로 패가망신하는 연예인들이 화제가 된 경우가 종종 있었는데요.

도박에 중독돼 카지노 주변을 떠도는 한국인 관광객들이 동남아에 여전히 많다고 합니다.

가족과도 연락을 끊고 노숙자로 전락해 쓸쓸히 죽어가는 사람도 적지 않다고 하는데요.

동남아의 한국인 도박 중독자들의 실태를 구본국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마닐라의 한 노숙인 쉼터 지난달 중순 초췌한 모습의 한국인이 이곳을 찾았습니다.

오랫동안 먹지 못한 데다 결핵까지 걸린 상태. 도움을 요청합니다.

<인터뷰> "아무리 먹으려고 애를 써도 잘 안되고 숨을 쉬기가 힘들고.. 회복할 수 있도록 좀 도와주십시오. 언제든지 찾아가서 무슨 일이든지 할 테니까 도와주세요."

이 한국인은 보름 후 쓸쓸히 숨을 거뒀습니다.

입원은커녕 약 한번 제대로 써 보지 못했습니다.

올해 46살 .

지난 2010년 필리핀에 와 사업에 실패했고 그 후 카지노에 발을 담근 게 화근이 됐습니다

유품인 지갑 속에서는 유명 필리핀 카지노 카드가 나왔습니다.

<인터뷰> 최 모 씨(쉼터 동료) : "베팅한 금액에 비례해서 포인트가 쌓여요. 포인트를 모았다가 몇 점 있으면 숙박권도 주고 식사도 할 수 있어요."

모든 돈을 잃은 뒤 노숙 생활이 시작됐고 건강 역시 급속도로 악화됐습니다.

<인터뷰> 최 씨(쉼터 동료) : "가족을 못 찾은 거죠. 이렇게 돌아가신 것도 안타깝지만, 가족과 연락이 돼서 시신 유골함이라도 전달을 해 드리고 싶은데…."

카지노 2개 층을 손님들이 가득 채웠습니다.

담배와 술에 대한 제한도 없고.

손님들은 기계와 딜러 앞에 앉아 게임을 하느라 여념이 없습니다.

그 속에서 한국인들도 쉽게 발견할 수 있습니다.

<녹취> 카지노 한국 고객 : “(여기 계셨네요.?) 네 아시는 사장님이 오셔서요."

보름 전 이곳을 찾은 김 모 씨는 3일 만에 천만 원을 잃었습니다.

예정된 귀국일은 지났고 항공편 기간 연장 요금마저 날렸습니다.

<인터뷰> 김 모 씨(카지노 고객) : "리턴비로 한 5~6만 원 보내주는 친구는 둘이 있었어요. 그걸로는 비용이 안 되니까 카지노 가서 여비를 만들기 위해서 2~3일 카지노를 갔었죠."

한 해 필리핀을 찾는 한국인들은 백만 명이 넘고, 이 가운데 상당수가 관광 코스로 카지노를 찾습니다.

잠깐의 재미로 시작했다가 도박에 중독되는 경우도 생깁니다.

<인터뷰> 김 씨 : "여행을 왔는데 여행 경비를 뽑았어요. 그러면 또 오고 싶죠. 이번에도 여행 경비만 따려고 하다가 그만…. 잃으면 송금을 받는 거죠"

특히 일부 카지노 브로커들이 항공료와 호텔비 등 여행 경비 일체를 지원해 주며 한국인 카지노 고객을 유혹하기도 합니다.

지난 2월 초 필리핀 최대 카지노가 문을 열었습니다.

바다를 메운 땅 위에 들어선 초호화판 카지노 리조트.

3개의 호텔과 카지노, 스파와 레스토랑이 함께 모여 있습니다.

<녹취> 개장식 : "시티 오브 드림 마닐라. 오늘 우리의 꿈은 놀랍고 멋진 현실이 될 것입니다."

한번에 5천여 명을 수용하는 규모.

개장과 함께 큰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바로 옆에도 카지노 리조트 두 곳이 영업하고 있습니다.

필리핀은 지난해 기준 25억 달러 규모인 카지노 매출을 오는 2025년에는 백억 달러까지 늘리기로 하는 등 카지노 왕국 건설에 나서고 있습니다.

특히 국제공항과 카지노 단지를 직접 연결하는 고가 도로를 건설하는 등 인프라 건설에도 10억 달러 이상을 투자하고 있습니다.

필리핀 정부는 가족단위의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호텔과 쇼핑 그리고 놀이시설을 겸비한 복합 카지노 리조트를 잇달아 건설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상당수 한국인에겐 휴식이나 휴양 대신 삶 자체를 뿌리째 흔들어 놓은 유혹의 공간이 되고 있습니다.

한국인 한 명이 카지노 이곳저곳을 돌아다닙니다.

해외 원정 도박에 나섰다가 전 재산을 날린 뒤에 이른바 뒷전 생활에 나선 겁니다.

게임을 하는 사람은 앞전,

앞전의 기분을 맞춰주거나 잔심부름을 해 주며 용돈을 받아 생활하는 사람은 뒷전이라고 불립니다

<녹취> 김 모 씨(카지노 뒷전) "(5백 페소(만 2천 원) 정도 없어요?) 다 잃었어요? 흰색> 조금 좀 어디서 (구할 수 없나요?)"

취재진이 만난 뒷전은 놀랍게도 북한 특수부대 출신의 탈북자 김 모 씨.

후배에게 빌려준 돈을 받으러 강원랜드에 갔던 게 화근이었습니다

재미삼아 게임을 하던 중 브로커를 만나 2년 전 필리핀에 온 겁니다.

3억 원이 넘는 재산을 날린 뒤 뒷전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노숙에다 사흘 만에 처음 밥을 먹을 정도로 삶이 망가진 상탭니다.

<인터뷰> 김 씨(카지노 뒷전) : "게임을 하는 데 뒤쪽에 서서 멋있는 장면 같은 게 나오면 응원도 해주고 잘한다고. 그러면 어떤 분들은 천 페소(2만 5천 원),5백 페소를 줘요. 필리핀 애들도 제 게임 스타일을 알아요. 그래서 게임 도와주면 그들도 몇천 페소씩 줄 때도 있고."

돈이 생기면 잠자리나 식사 대신 다시 도박에 나섭니다.

도박에 중독된 상태.

돈을 땄던 기억, 그리고 잃은 돈을 다시 찾겠다는 생각뿐입니다.

<인터뷰> 김 씨(카지노 뒷전) : "중국 공안이 쏘는 총알이 귀 옆으로 빵빵 지나가도 죽지 않고 살아왔는데.. 이것도 인간이 하는 짓이니까. 물론 해 보니까 만만치는 않지만 되는 날이 있을 거다. 심장이 뛰는 한 내가 할 수 있는 데까지 해보자."

필리핀에서 감 씨처럼 카지노를 떠나지 못하고 뒷전 생활을 하는 한국인은 2백여 명 정도로 추산되고 있습니다.

그나마 돈을 구한 날은 2, 3천 원짜리 싸구려 숙소라도 가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는 대부분 노숙 생활입니다.

수많은 카지노가 몰려 있는 필리핀 마닐라의 해변입니다. 카지노에서 가산을 탕진한 한국인들은 결국 이곳에서 노숙생활을 하며 힘겨운 생활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곳에서 노숙하는 한국인은 하루 평균 열 명 정도.

한국인뿐만 다른 나라 사람들도 노숙자가 많이 있습니다.

<녹취> 노점상 : "싱가포르, 중국, 일본인.. 모두 돈을 잃고 이곳으로 와서 자요. 미국인도 있어요."

노숙으로 인해 몸과 마음이 피폐해지는 건 물론, 생사를 알 수 없는 한국인들도 생겨나고 있습니다.

<인터뷰> 노숙 한국인 : "춥지 않으니까 일단 생활하는 데는. 여기서 잠만 자는 거지. 식사는 제대로 할 수 없죠. 10~20페소(5백 원)로도 생활할 수 있고. 사는 게 아니죠. 사실은."

이들은 범죄의 표적이 될 뿐만 아니라 범죄자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인터뷰> 이 동활(교민 보호단체) : "외국인이기때문에 뭔가 있다고 생각해서 필리핀 현지 부랑자들이 그 사람들이 주머니를 지키려고 하면 필리핀 애들이 가지고 다니는 송곳으로 찌르는 경우도 있습니다."

사업 실패 등 힘겨운 상황에 놓인 한국인들이 잠시 생활하는 쉼텁니다.

절반 정도는 카지노의 뒷전이나 노숙 생활을 하다 건강이 악화돼 이곳을 찾습니다.

건강을 회복하면 일부는 새로운 일자리를 찾거나 강제 추방 형식으로 귀국합니다.

<녹취> 귀국 한국인 : "지금 한국에 갑니다. 한국에 가서 열심히 바르게 잘 살겠습니다."

하지만 또 다른 일부는 쉼터 관계자 몰래 카지노로 돌아가기도 합니다.

도박 중독으로 가족에게 돌아가기엔 너무 늦어 버렸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박 모 씨 “한국 갈 생각이 왜 없겠습니까? 달만 보름달만 되면 눈물이 납니다. 하지만 모든 것은 도박 아래에 있습니다. 모든 게 가족이든 뭐든"

카지노 관광, 원정 도박에 나섰다가 돈과 함께 가족도 잃고 급기야 목숨까지 잃는 사람들,

처음부터 가능성이 지극히 희박한 대박의 꿈, 그렇게 허망한 꿈을 꾸고 그런 꿈을 좇은 결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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