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사람 공격’ 피라니아 발견…무단 방사?

입력 2015.07.07 (08:34) 수정 2015.07.07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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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이빨이 달린 이 험상궂게 생긴 물고기는 남미가 원산지인 아열대어종, 피라니아입니다.

이 피라니아 떼가 몰려들어 인간을 공격한다는 공포영화가 나올 만큼, 공격성으로 유명한데요.

그런데 얼마 전에 이 피라니아를 비롯한 희귀 외래어종이 강원도 횡성의 저수지에서 처음 발견됐습니다.

위험하진 않을까, 그런 걱정도 좀 드는데요.

남미의 외래종이 어떻게 지구 반대편 우리나라까지 흘러들어왔는지, 뉴스따라잡기에서 자세히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강원도 횡성의 한 저수지입니다.

일반인의 접근을 통제하고 있는데요.

열흘 전인 지난달 27일, 이 저수지에서 이름도 생소한 희귀 외래종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발견됐기 때문입니다.

결정적인 제보를 한 사람은 이 저수지를 찾았던 한 낚시 동호인이었습니다.

<녹취> 진주호(낚시 동호인) :“낚싯대 한 대 가지고 탐색 차 미끼를 간단하게 끼워서 던졌더니 그놈이 바로 물더라고요. 그렇게 다섯 마리를 연속으로 잡아내고…….”

미끼를 잡는 힘이 워낙 좋아서 진이 빠질 정도였다는데요.

다섯 마리를 연달아 건져 올렸는데, 색깔이며 생김새가 너무 생소했다고 합니다.

<녹취> 진주호(낚시 동호인) : “물고기는 서식지마다 색깔이 다르거나 조금 다르거든요. 제가 알고 있는 다른 물고기인 줄 알았는데 아니었던 거죠. 처음 보는 물고기였죠.”

진 씨는 인터넷 동호회에 글을 올리고, 전문가에게도 문의를 했는데요.

예상치 못한 대답이 돌아왔습니다.

<녹취> 진주호(낚시 동호인) : "제일 처음에 이 물고기가 뭔지를 감별해달라고 올렸었거든요. 사람들이 그냥 '피라니아'같이 생겼네요(라고). 내수면 연구소에 사진을 보내고 의뢰를 해보니까 피라니아’는 아니고 '레드 파쿠'라는 물고기라고 말을 해주더라고요.”

이번에 붙잡힌 '콜로소마 레드 파쿠'는 남미에 서식하는 아열대 어류로 이빨이 발달해 있습니다.

외국에선 이 레드파쿠에 물려 중상을 입은 사례도 여럿 보고됐기에, 예삿일이 아니었습니다.

진 씨의 제보를 받은 환경당국이 급히 조사를 벌였는데, 레드 파쿠는 물론 육식성 피라니아까지 발견됐습니다.

<인터뷰> 김효식(과장/원주지방환경청) : "지금 공식적으로는 피라니아 3마리가 잡혔고요. 레드파쿠가 1마리 그래서 총 4마리가 발견되었습니다.”

피라니아는 공포영화의 소재로 쓰일 정도로 공격성이 강하고, 역시 날카로운 이빨을 갖고 있습니다.

<인터뷰> 김수환(박사/국립 생태원) : "육식성 어류이고 어류나 곤충 등을 잡아먹고 주로 먹으려 하는 그런 어류(입니다.)”

모두 국내 생태계에선 한 번도 발견된 적이 없는 어종입니다.

환경 당국은 누군가 관상용으로 키우다가 몸집이 커지자 몰래 저수지에 버렸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습니다.

실제로 이들 어종은 크기가 수십cm이상, 그러니까 어른 팔뚝 이상으로까지 커질 수 있다고 하는데요.

<인터뷰> 김효식(과장/원주지방환경청) : “아마존에서 사는 것이라고 해서 관상용으로 수입되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게 크면 여러 가지 관리하기가 어려우니까 몰래 방류한 것으로 추정을 하고 있어요.”

환경 당국은 이 물고기들이 인근 하천으로 흘러가지 않도록, 저수지 수문을 막고 그물망을 설치했습니다.

또 어제 낮부터 양수기를 써서 저수지의 물을 완전히 빼고 있습니다.

<인터뷰> 김효식(과장/원주지방환경청) : “근본적인 차단을 위해서 마지막 물을 다 버리는 양수작업을 통해서 현장에 모든 제거를 위한, 원초적인 차단을 위한 전문가를 투입할 계획이 있습니다.”

일단 전문가들은 우리나라와 남미 기후가 완전히 다른 만큼, 이번에 잡힌 피라니아나 레드파쿠가 국내에 적응해 번식할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는데요.

<인터뷰> 최재석(교수/강원대 어류연구센터) : "여름 한 철에는 서식이 가능할 겁니다. 그러나 그 시기를 벗어나면 죽을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이 듭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생리적 발생온도가 안 맞아서 폐사할 가능성이 큽니다.”

이번 사건으로 관련 규정을 정비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일단 이렇게 잠재적인 위험성을 갖고 있는 외래종의 유통에 제한이 전혀 없는 상황입니다.

제작진이 실제 구매를 시도해봤는데요.

<녹취> A수족관 관계자(음성변조) :"(피라니아 구입하거나 입양할 수 있나요?) 지금 현재는 세라 계열 블랙 피라니아 한 마리 있고요. 그리고 이번에 수입 들어올 게 있긴 있는데…….”

다른 수족관도 당장 피라니아를 구해줄 수 있다고 했습니다.

<녹취> B 수족관 관계자(음성변조) :"지금 5만 원급이 있고 큰 거는 7만 원 정도에 드릴 수 있어요. (주문하면 언제쯤 받을 수 있나요?)내일이오.”

<녹취> C인터넷 수족관 관계자(음성변조) :“ (피라니아 지금 구입할 수 있나요?) 지금 3마리 남아있어요. 저희가 지금 축양장까지 다 하면 한 100마리 정도 있어요.”

위험성을 과시하기도 합니다.

<녹취> B 수족관 관계자(음성변조) : "피라니아는 야생에서는 말 같은 것도 공격해서 뜯어먹을 정도로 이빨이 강력해요. (그래도) 손 집어넣지 않으면 상관없어요.”

이렇게 수입과 유통이 자유로운 건 문제가 된 어종들이 생태계 교란 생물로 분류돼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김수환(박사/국립 생태원) : “지금 생태계 교란생물로 생물학상 법률에 의해 지정이 된 것은 물고기로는 큰입배스, 파란볼우럭 두 종이 지정돼 있고요. 다른 어종들은 교란 생물로 지정된 건 없습니다.”

때문에 누군가가 일부러 방사한 게 맞더라도, 처벌은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

무책임한 방사는 생태계를 파괴할 수 있는 위험한 행위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인터뷰> 김효식(과장/원주지방환경청) : “기르기가 어렵다고 해서 이런 쪽으로 방류하게 되면 생태계적 교란, 심지어는 사람한테 유해성의 우려도 상당히 있는 만큼 방류하는 것 자체는 자제를 통해서 생태계 안전, 사람의 안전성 자체를 구할 의무가 있다 이렇게 생각이 듭니다.

저수지 인근 주민들은 벌써부터 두려움을 호소하기도 하는데요.

<녹취> 인근 주민(음성변조) :"여기에 놀러 오는 분도 많고 강가에서 (낚시) 하는 사람들이 많으니까 만약에 사람들이 나왔다가 (물리면 어떡하나……. )”

환경당국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관련 법규에 대한 논의에 나서겠다고 밝혔습니다.

<인터뷰> 김효식(과장/원주지방환경청) : “정부 차원에서 상당한 논의 자체가 있을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런 부분에 대해서 검토 중에 있는 것으로도 알고 있고요.”

문제가 된 횡성의 저수지에서 물을 빼는 작업은 지금 이시각에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아직까지는 추가로 외래어종이 더 발견되지 않았다고 하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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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 따라잡기] ‘사람 공격’ 피라니아 발견…무단 방사?
    • 입력 2015-07-07 08:35:52
    • 수정2015-07-07 10: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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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이빨이 달린 이 험상궂게 생긴 물고기는 남미가 원산지인 아열대어종, 피라니아입니다.

이 피라니아 떼가 몰려들어 인간을 공격한다는 공포영화가 나올 만큼, 공격성으로 유명한데요.

그런데 얼마 전에 이 피라니아를 비롯한 희귀 외래어종이 강원도 횡성의 저수지에서 처음 발견됐습니다.

위험하진 않을까, 그런 걱정도 좀 드는데요.

남미의 외래종이 어떻게 지구 반대편 우리나라까지 흘러들어왔는지, 뉴스따라잡기에서 자세히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강원도 횡성의 한 저수지입니다.

일반인의 접근을 통제하고 있는데요.

열흘 전인 지난달 27일, 이 저수지에서 이름도 생소한 희귀 외래종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발견됐기 때문입니다.

결정적인 제보를 한 사람은 이 저수지를 찾았던 한 낚시 동호인이었습니다.

<녹취> 진주호(낚시 동호인) :“낚싯대 한 대 가지고 탐색 차 미끼를 간단하게 끼워서 던졌더니 그놈이 바로 물더라고요. 그렇게 다섯 마리를 연속으로 잡아내고…….”

미끼를 잡는 힘이 워낙 좋아서 진이 빠질 정도였다는데요.

다섯 마리를 연달아 건져 올렸는데, 색깔이며 생김새가 너무 생소했다고 합니다.

<녹취> 진주호(낚시 동호인) : “물고기는 서식지마다 색깔이 다르거나 조금 다르거든요. 제가 알고 있는 다른 물고기인 줄 알았는데 아니었던 거죠. 처음 보는 물고기였죠.”

진 씨는 인터넷 동호회에 글을 올리고, 전문가에게도 문의를 했는데요.

예상치 못한 대답이 돌아왔습니다.

<녹취> 진주호(낚시 동호인) : "제일 처음에 이 물고기가 뭔지를 감별해달라고 올렸었거든요. 사람들이 그냥 '피라니아'같이 생겼네요(라고). 내수면 연구소에 사진을 보내고 의뢰를 해보니까 피라니아’는 아니고 '레드 파쿠'라는 물고기라고 말을 해주더라고요.”

이번에 붙잡힌 '콜로소마 레드 파쿠'는 남미에 서식하는 아열대 어류로 이빨이 발달해 있습니다.

외국에선 이 레드파쿠에 물려 중상을 입은 사례도 여럿 보고됐기에, 예삿일이 아니었습니다.

진 씨의 제보를 받은 환경당국이 급히 조사를 벌였는데, 레드 파쿠는 물론 육식성 피라니아까지 발견됐습니다.

<인터뷰> 김효식(과장/원주지방환경청) : "지금 공식적으로는 피라니아 3마리가 잡혔고요. 레드파쿠가 1마리 그래서 총 4마리가 발견되었습니다.”

피라니아는 공포영화의 소재로 쓰일 정도로 공격성이 강하고, 역시 날카로운 이빨을 갖고 있습니다.

<인터뷰> 김수환(박사/국립 생태원) : "육식성 어류이고 어류나 곤충 등을 잡아먹고 주로 먹으려 하는 그런 어류(입니다.)”

모두 국내 생태계에선 한 번도 발견된 적이 없는 어종입니다.

환경 당국은 누군가 관상용으로 키우다가 몸집이 커지자 몰래 저수지에 버렸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습니다.

실제로 이들 어종은 크기가 수십cm이상, 그러니까 어른 팔뚝 이상으로까지 커질 수 있다고 하는데요.

<인터뷰> 김효식(과장/원주지방환경청) : “아마존에서 사는 것이라고 해서 관상용으로 수입되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게 크면 여러 가지 관리하기가 어려우니까 몰래 방류한 것으로 추정을 하고 있어요.”

환경 당국은 이 물고기들이 인근 하천으로 흘러가지 않도록, 저수지 수문을 막고 그물망을 설치했습니다.

또 어제 낮부터 양수기를 써서 저수지의 물을 완전히 빼고 있습니다.

<인터뷰> 김효식(과장/원주지방환경청) : “근본적인 차단을 위해서 마지막 물을 다 버리는 양수작업을 통해서 현장에 모든 제거를 위한, 원초적인 차단을 위한 전문가를 투입할 계획이 있습니다.”

일단 전문가들은 우리나라와 남미 기후가 완전히 다른 만큼, 이번에 잡힌 피라니아나 레드파쿠가 국내에 적응해 번식할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는데요.

<인터뷰> 최재석(교수/강원대 어류연구센터) : "여름 한 철에는 서식이 가능할 겁니다. 그러나 그 시기를 벗어나면 죽을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이 듭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생리적 발생온도가 안 맞아서 폐사할 가능성이 큽니다.”

이번 사건으로 관련 규정을 정비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일단 이렇게 잠재적인 위험성을 갖고 있는 외래종의 유통에 제한이 전혀 없는 상황입니다.

제작진이 실제 구매를 시도해봤는데요.

<녹취> A수족관 관계자(음성변조) :"(피라니아 구입하거나 입양할 수 있나요?) 지금 현재는 세라 계열 블랙 피라니아 한 마리 있고요. 그리고 이번에 수입 들어올 게 있긴 있는데…….”

다른 수족관도 당장 피라니아를 구해줄 수 있다고 했습니다.

<녹취> B 수족관 관계자(음성변조) :"지금 5만 원급이 있고 큰 거는 7만 원 정도에 드릴 수 있어요. (주문하면 언제쯤 받을 수 있나요?)내일이오.”

<녹취> C인터넷 수족관 관계자(음성변조) :“ (피라니아 지금 구입할 수 있나요?) 지금 3마리 남아있어요. 저희가 지금 축양장까지 다 하면 한 100마리 정도 있어요.”

위험성을 과시하기도 합니다.

<녹취> B 수족관 관계자(음성변조) : "피라니아는 야생에서는 말 같은 것도 공격해서 뜯어먹을 정도로 이빨이 강력해요. (그래도) 손 집어넣지 않으면 상관없어요.”

이렇게 수입과 유통이 자유로운 건 문제가 된 어종들이 생태계 교란 생물로 분류돼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김수환(박사/국립 생태원) : “지금 생태계 교란생물로 생물학상 법률에 의해 지정이 된 것은 물고기로는 큰입배스, 파란볼우럭 두 종이 지정돼 있고요. 다른 어종들은 교란 생물로 지정된 건 없습니다.”

때문에 누군가가 일부러 방사한 게 맞더라도, 처벌은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

무책임한 방사는 생태계를 파괴할 수 있는 위험한 행위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인터뷰> 김효식(과장/원주지방환경청) : “기르기가 어렵다고 해서 이런 쪽으로 방류하게 되면 생태계적 교란, 심지어는 사람한테 유해성의 우려도 상당히 있는 만큼 방류하는 것 자체는 자제를 통해서 생태계 안전, 사람의 안전성 자체를 구할 의무가 있다 이렇게 생각이 듭니다.

저수지 인근 주민들은 벌써부터 두려움을 호소하기도 하는데요.

<녹취> 인근 주민(음성변조) :"여기에 놀러 오는 분도 많고 강가에서 (낚시) 하는 사람들이 많으니까 만약에 사람들이 나왔다가 (물리면 어떡하나……. )”

환경당국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관련 법규에 대한 논의에 나서겠다고 밝혔습니다.

<인터뷰> 김효식(과장/원주지방환경청) : “정부 차원에서 상당한 논의 자체가 있을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런 부분에 대해서 검토 중에 있는 것으로도 알고 있고요.”

문제가 된 횡성의 저수지에서 물을 빼는 작업은 지금 이시각에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아직까지는 추가로 외래어종이 더 발견되지 않았다고 하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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