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로 미래로] 통일의 꿈을 싣고 ‘DMZ 통일열차 여행’

입력 2015.07.25 (08:20) 수정 2015.07.25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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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남북통일과 한반도의 미래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들을 담아가는 [통일로 미래로]입니다.

광복 70주년을 앞두고 대학생들이 DMZ통일열차를 타고 분단의 현실을 체험하는 뜻 깊은 행사가 펼쳐졌습니다.

열차엔 탈북민 학생들과 6.25 해외참전용사의 후손인 에티오피아 학생들도 함께 탑승했는데요.

대학생들의 DMZ 통일열차여행, 이현정 리포터와 함께 떠나보시죠.

<리포트>

이른 아침부터 역사 안에 배낭을 둘러 맨 학생들이 하나 둘 모여듭니다.

방학을 맞아 떠나는 기차여행, 어디로 가는 걸까요?

<녹취> 이륜(대학생) : "귀로만 전해 듣던 지역을 이제 직접 가는 거기 때문에 기대도 많이 되고, 살짝 알지 못할 두려움?"

<녹취> 최선규(대학생) : "솔직히 큰 관심은 없었고요. 그냥 뉴스에서 북한 핵 도발 이런 거 한두 번 나오면 그냥 한번 보고, 힐끗하고 마는 정돈데..."

목적지는 강원도 철원.

광복 70주년을 앞두고 ‘DMZ 통일열차’에 탑승한 대학생들입니다.

분단의 역사를 체험하러 가는 길이지만, 역시 여행은 신나는 모양입니다.

<녹취> 헬렌(에티오피아 유학생) : "지금은 재미있어요. 왜냐하면 우리 아빠가 왜 한국에 왔었는지, 우리 아빠가 왜 한국에 전쟁하는데 여기 왔었는지. 제가 알아보면 재밌을 거 같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이름도 생소했을 나라, ‘코리아’의 자유와 평화를 위해 총을 들었던 아버지와 할아버지의 흔적을 찾아 온 에티오피아 학생들.....

<녹취> 심원준(대학생/탈북민 출신) : "고향 땅, 제가 살던 곳이랑 가까운 데 가니까 조금 더 설레고 뭔가 기대가 되는 그런 느낌이 듭니다."

여기에 분단의 아픔을 몸으로 경험한 탈북민 친구들이 함께 해 이번 여행은 더욱 특별해졌습니다.

서울역에서 출발한 이 DMZ 통일열차는 현재 우리나라 최북단 역인 백마고지역을 향해가고 있습니다.

지금 열차 안에서는 ‘통일’에 대한 다양한 견해들을 나누고 있는데요.

어떤 이야기들인지, 함께 들어보실까요?

<녹취> "(통일을 해야 되는 이유는?) 북한에 있는 자원들이 많습니다. 그래서 통일이 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녹취> "(통일 후 DMZ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보존해야 돼요. (보존해야 돼요? 그 이유는요?) 자연의 보고니까. (아, 자연의 보고니까?)"

말로만으론 실감이 나지 않는 단어, ‘분단’, 그리고 ‘통일’.

이제 현장에 도착해 직접 보고 느껴봅니다.

65년 전 포연이 자욱했을 이곳.

<녹취> 승설향(대학생/탈북민 출신) : "북한에서는 이곳(백마고지)을 대표해서 영화 한편을 찍었는데요, 북한에서 영화 봤을 때 남한 군을 막 죽여라, 죽여라 하던 마음으로 봤다가 지금은 그 전쟁의 아픔을 느끼니까 마음이 무겁네요."

6.25전쟁 당시 가장 치열한 전투로 꼽히는 백마고지전투 현장에 도착했습니다.

고지 위에 올라서고 보니 여행으로 마냥 설레던 마음도 어느새 무거워집니다.

<녹취> 함연화(대학생/탈북민 출신) : "엄숙한 분위기에 보이지 않는 칼날들과 보이지 않는 전쟁이 숨어있다는 게 참 아쉬운 것 같아요."

<녹취> 박재현(대학생) : "처음에는 기차 타고 오느라 여행 오는 것 같은 느낌인데. 막상 와 보니까 숙연해지고."

먼 길 달려왔을 친구들을 위해 준비한 6사단 수색대대의 점심 상.

이른바 ‘짬밥’, 누군가에겐 신기함으로 누군가에겐 추억으로 다가서는 모양입니다.

<녹취> 박서영(대학생) : "맛없을 줄 알았는데 되게 맛있는 것 같아요 텔레비전으로 볼 때랑 좀 다른 것 같아요."

<녹취> 전 원(대학생) : "(제대하고 먹으니까) 정말 맛있어요. 정말 추억이 살아나는 맛이네요."

주린 배를 채우고 나니 군장비가 학생들을 기다리고 있는데요.

특히나 군 장비를 처음 만져보는 여학생들은 마냥 신기하기만 합니다.

그리고 마침내 평화전망대에 올라 마주 본 북녘.

<녹취> "(여기 (철조망) 하나가 제일 안쪽에 있는 거예요?) 그러니까 지금 철조망이 하나로 보이지만, 가까이에서 보게 되면 철조망이 하나... (세 개로 이어지는 거예요?) 예. 세 겹으로 되어있습니다."

평화전망대에서 내다보이는 북녘 땅은 손에 잡힐 듯 가깝습니다.

직접 서로가 오가는 데에는 얼마나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한 걸까요.

지금 이곳에서 학생들은 누구보다 ‘분단’이라는 단어를 절감하고 있습니다.

가까이 보이는 북녘 땅이 안타까운 건 ‘에티오피아’ 친구들도 마찬가지입니다.

<녹취> 스게레타(에티오피아 유학생) : "저 여기 와서 느끼는 거는 한국하고 북한은 지금 나라가 많이 가까워요. 그래서 그 나라에 있는 사람들이 빨리 통일하면 그 가족도 같이 살 수 있고, 편하게 살 수 있으니까 좋다고 생각해요."

<녹취> 박운송(대학생/탈북민 출신) : "한국이나 북한이나 다 한민족이잖아요. 크게 의미를 따지자면 여기서 사나 저기서 사나 다 내 나라인데. 일단 DMZ에 오니까 고향에 가고 싶은 마음이 더 생기고. 빨리 통일이 되길 바랍니다."

고향땅을 그저 바라보기만 해야 하는 새터민 친구들은 통일의 소망이 더 간절해집니다.

이제는 돌아가야 할 시간, 학생들의 마음엔 ‘통일’이라는 단어가 자리 잡았습니다.

<녹취> 노순호(대학생) : "통일은 사실 멀게만 느껴졌는데. 통일과 가까운 곳을, 실제 물리적인 공간을 다녀오니까 저희가 1분 1초라도 통일이 앞당겨진 느낌이 들어서 되게 보람되고 좋은 시간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행정자치부가 주관하는 ‘DMZ 통일열차여행’은 오늘 9월부터 한 달에 한 번, 정기적으로 진행될 예정입니다.

우리 땅이지만 남과 북, 그 어느 쪽도 마음껏 드나들 수 없는 비극의 땅에 평화를 염원하는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단 하루의 여행이었지만 70년 분단의 현실을 느꼈을 젊은이들.

오늘의 체험이 내일의 통일을 여는 원동력이 되길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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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통일로 미래로] 통일의 꿈을 싣고 ‘DMZ 통일열차 여행’
    • 입력 2015-07-25 08:22:27
    • 수정2015-07-25 10:19:59
    남북의 창
<앵커 멘트>

남북통일과 한반도의 미래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들을 담아가는 [통일로 미래로]입니다.

광복 70주년을 앞두고 대학생들이 DMZ통일열차를 타고 분단의 현실을 체험하는 뜻 깊은 행사가 펼쳐졌습니다.

열차엔 탈북민 학생들과 6.25 해외참전용사의 후손인 에티오피아 학생들도 함께 탑승했는데요.

대학생들의 DMZ 통일열차여행, 이현정 리포터와 함께 떠나보시죠.

<리포트>

이른 아침부터 역사 안에 배낭을 둘러 맨 학생들이 하나 둘 모여듭니다.

방학을 맞아 떠나는 기차여행, 어디로 가는 걸까요?

<녹취> 이륜(대학생) : "귀로만 전해 듣던 지역을 이제 직접 가는 거기 때문에 기대도 많이 되고, 살짝 알지 못할 두려움?"

<녹취> 최선규(대학생) : "솔직히 큰 관심은 없었고요. 그냥 뉴스에서 북한 핵 도발 이런 거 한두 번 나오면 그냥 한번 보고, 힐끗하고 마는 정돈데..."

목적지는 강원도 철원.

광복 70주년을 앞두고 ‘DMZ 통일열차’에 탑승한 대학생들입니다.

분단의 역사를 체험하러 가는 길이지만, 역시 여행은 신나는 모양입니다.

<녹취> 헬렌(에티오피아 유학생) : "지금은 재미있어요. 왜냐하면 우리 아빠가 왜 한국에 왔었는지, 우리 아빠가 왜 한국에 전쟁하는데 여기 왔었는지. 제가 알아보면 재밌을 거 같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이름도 생소했을 나라, ‘코리아’의 자유와 평화를 위해 총을 들었던 아버지와 할아버지의 흔적을 찾아 온 에티오피아 학생들.....

<녹취> 심원준(대학생/탈북민 출신) : "고향 땅, 제가 살던 곳이랑 가까운 데 가니까 조금 더 설레고 뭔가 기대가 되는 그런 느낌이 듭니다."

여기에 분단의 아픔을 몸으로 경험한 탈북민 친구들이 함께 해 이번 여행은 더욱 특별해졌습니다.

서울역에서 출발한 이 DMZ 통일열차는 현재 우리나라 최북단 역인 백마고지역을 향해가고 있습니다.

지금 열차 안에서는 ‘통일’에 대한 다양한 견해들을 나누고 있는데요.

어떤 이야기들인지, 함께 들어보실까요?

<녹취> "(통일을 해야 되는 이유는?) 북한에 있는 자원들이 많습니다. 그래서 통일이 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녹취> "(통일 후 DMZ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보존해야 돼요. (보존해야 돼요? 그 이유는요?) 자연의 보고니까. (아, 자연의 보고니까?)"

말로만으론 실감이 나지 않는 단어, ‘분단’, 그리고 ‘통일’.

이제 현장에 도착해 직접 보고 느껴봅니다.

65년 전 포연이 자욱했을 이곳.

<녹취> 승설향(대학생/탈북민 출신) : "북한에서는 이곳(백마고지)을 대표해서 영화 한편을 찍었는데요, 북한에서 영화 봤을 때 남한 군을 막 죽여라, 죽여라 하던 마음으로 봤다가 지금은 그 전쟁의 아픔을 느끼니까 마음이 무겁네요."

6.25전쟁 당시 가장 치열한 전투로 꼽히는 백마고지전투 현장에 도착했습니다.

고지 위에 올라서고 보니 여행으로 마냥 설레던 마음도 어느새 무거워집니다.

<녹취> 함연화(대학생/탈북민 출신) : "엄숙한 분위기에 보이지 않는 칼날들과 보이지 않는 전쟁이 숨어있다는 게 참 아쉬운 것 같아요."

<녹취> 박재현(대학생) : "처음에는 기차 타고 오느라 여행 오는 것 같은 느낌인데. 막상 와 보니까 숙연해지고."

먼 길 달려왔을 친구들을 위해 준비한 6사단 수색대대의 점심 상.

이른바 ‘짬밥’, 누군가에겐 신기함으로 누군가에겐 추억으로 다가서는 모양입니다.

<녹취> 박서영(대학생) : "맛없을 줄 알았는데 되게 맛있는 것 같아요 텔레비전으로 볼 때랑 좀 다른 것 같아요."

<녹취> 전 원(대학생) : "(제대하고 먹으니까) 정말 맛있어요. 정말 추억이 살아나는 맛이네요."

주린 배를 채우고 나니 군장비가 학생들을 기다리고 있는데요.

특히나 군 장비를 처음 만져보는 여학생들은 마냥 신기하기만 합니다.

그리고 마침내 평화전망대에 올라 마주 본 북녘.

<녹취> "(여기 (철조망) 하나가 제일 안쪽에 있는 거예요?) 그러니까 지금 철조망이 하나로 보이지만, 가까이에서 보게 되면 철조망이 하나... (세 개로 이어지는 거예요?) 예. 세 겹으로 되어있습니다."

평화전망대에서 내다보이는 북녘 땅은 손에 잡힐 듯 가깝습니다.

직접 서로가 오가는 데에는 얼마나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한 걸까요.

지금 이곳에서 학생들은 누구보다 ‘분단’이라는 단어를 절감하고 있습니다.

가까이 보이는 북녘 땅이 안타까운 건 ‘에티오피아’ 친구들도 마찬가지입니다.

<녹취> 스게레타(에티오피아 유학생) : "저 여기 와서 느끼는 거는 한국하고 북한은 지금 나라가 많이 가까워요. 그래서 그 나라에 있는 사람들이 빨리 통일하면 그 가족도 같이 살 수 있고, 편하게 살 수 있으니까 좋다고 생각해요."

<녹취> 박운송(대학생/탈북민 출신) : "한국이나 북한이나 다 한민족이잖아요. 크게 의미를 따지자면 여기서 사나 저기서 사나 다 내 나라인데. 일단 DMZ에 오니까 고향에 가고 싶은 마음이 더 생기고. 빨리 통일이 되길 바랍니다."

고향땅을 그저 바라보기만 해야 하는 새터민 친구들은 통일의 소망이 더 간절해집니다.

이제는 돌아가야 할 시간, 학생들의 마음엔 ‘통일’이라는 단어가 자리 잡았습니다.

<녹취> 노순호(대학생) : "통일은 사실 멀게만 느껴졌는데. 통일과 가까운 곳을, 실제 물리적인 공간을 다녀오니까 저희가 1분 1초라도 통일이 앞당겨진 느낌이 들어서 되게 보람되고 좋은 시간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행정자치부가 주관하는 ‘DMZ 통일열차여행’은 오늘 9월부터 한 달에 한 번, 정기적으로 진행될 예정입니다.

우리 땅이지만 남과 북, 그 어느 쪽도 마음껏 드나들 수 없는 비극의 땅에 평화를 염원하는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단 하루의 여행이었지만 70년 분단의 현실을 느꼈을 젊은이들.

오늘의 체험이 내일의 통일을 여는 원동력이 되길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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