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신출귀몰’ 새마을금고 강도…6일 검거 작전

입력 2015.07.28 (08:32) 수정 2015.07.28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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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멘트>

지난주, 서울의 한 새마을금고에 권총을 든 강도가 들었습니다.

은행 직원을 위협한 강도는 현금 2천 4백만 원을 빼앗아 순식간에 사라졌습니다.

경찰이 공개 수배까지 했지만, 현장에 아무런 단서를 남기지 않은 용의자를 찾기란 쉽지가 않았습니다.

그렇게 장기화하는 듯 했던 강도 사건.

하지만, 사건 발생 엿새 뒤, 신출귀몰했던 용의자가 경찰에 붙잡힙니다.

어떻게 붙잡히게 된걸까요?

사건 발생부터 검거까지 엿새 동안을 뉴스따라잡기에서 정리해봤습니다.

<리포트>

서울의 한 새마을금고.

무장한 강도가 들이닥친 건 지난 20일 점심시간 무렵이었습니다.

헬멧으로 얼굴을 가린 채 권총으로 은행 직원을 위협한 괴한.

<녹취> 새마을금고 관계자(음성변조) : "'진정하시라, 이러면 안 된다.' 이런 상황이었고요. 고객이 다치면 안 되잖아요. 시간 좀 끌다가 본인이 돈 가지고 간 상태예요……."

창구에서 현금 뭉치를 빼앗은 강도는 곧바로 현장을 빠져나갔습니다.

빼앗긴 돈은 모두 2천 4백만 원.

범행에 걸린 시간은 5분도 채 되지 않았습니다.

<녹취> 인근 상인(음성변조) : “전혀 몰랐어요. 경찰 오고 그때 알았어요.”

<녹취> 인근 상인(음성변조) : “경찰차가 와서 사람들이 웅성웅성하기에 그때야 알았어요.”

도주한 강도를 뒤쫒아 금고 직원이 뛰쳐 나왔지만 괴한은 이미, 준비해 둔 오토바이를 타고 사라진 뒤였습니다.

현금 뭉치를 든 은행 강도는 대체 어디로 달아난 걸까?

경찰은 즉시, 수사팀을 꾸렸습니다.

사건 발생 다음날, 공개 수배 전단을 배포하고, 주변 CCTV를 통해 용의자가 타고 간 오토바이를 추적했습니다.

<인터뷰> 김대기(경위/서울 서초경찰서 강력4팀) : “식당이라든지 회사라든지 건물 외부에 설치된 사설 CCTV를 협조를 구해서 오토바이가 그 시간대에 지나가는지 포인트를 잡아서 역추적, 도주로 방향을 추적했습니다.”

그런데, 용의자의 흔적을 찾는 게 쉽지가 않았습니다.

헬멧으로 얼굴을 완전히 가려 신원을 파악하는게 불가능했고, 도주한 오토바이의 경로를 추적하는 것도 이상하리만큼 어려웠습니다.

마치 CCTV의 위치를 정확히 알고 있는 듯 경찰의 추적을 따돌리는 범인.

<인터뷰> 김대기(경위/서울 서초경찰서 강력4팀) : “범행 현장이 한강하고 상당히 가깝습니다. 가까운 거리에 있어서 골목길과 CCTV가 없는 입체 교차로등을 통해서 한강 다리를 건너갑니다.”

사건 발생 사흘째. 마치 증발해 버린듯한 은행 강도.

경찰은 관할 경찰서의 형사·강력 10개 팀을 수사에 총동원했고, 지방청의 CCTV 전문인력 14명을 추가로 투입했습니다.

그렇게, 용의자의 흔적을 찾기 위해 서울시 내 CCTV 수 천대를 정밀 분석하기 시작한 경찰.

<인터뷰> 김대기(경위/서울 서초경찰서 강력4팀 : “몇천 개를 봤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왜냐하면 전 수사팀이 달려 들어서 요소요소마다 CCTV를 확인했으니까요.”

하지만, 범인은 이런 경찰의 수사망까지 교묘하게 피해갔습니다.

<인터뷰> 김대기(경위/서울 서초경찰서 강력4팀) : “포인트 포인트마다 옷을 갈아입습니다. 범행 후 대담하게 범행 장소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외진 곳에서 옷을 또 갈아입습니다. 상의를 갈아입으니까 추적하는데 판단 착오가 생길 수가 있고…….”

그렇게 수사에 어려움을 겪던 경찰.

답답해진 경찰이 마지막으로 기대한 건, 범행이 이뤄지기 이전의 CCTV였습니다.

범인이 한 번 쯤은 현장을 미리 답사 했을거라는 예상.

<인터뷰> 김대기(경위/서울 서초경찰서 강력4팀) : “이 사람이 무조건 오지는 않았을 것이다. 어떤 내부 사정이라든지 이런 걸 분명히 파악했을 것으로 판단하고 현장 주변을 계속 관찰해본바 …….”

성과가 있었을까?

바로 이 장면.

범행 나흘 전, 오토바이를 타고 새마을 금고 주변을 수차례 배회하는 수상한 남성의 모습입니다.

경찰은 주변 CCTV를 연동해, 이 남성의 모습을 계속해서 추적했습니다.

현장 주변을 살펴본 남성이 마지막으로 향한 곳은 경마장이었습니다.

옷을 갈아입고, 경마장으로 들어갈 때의 옷차림을 자세히 보겠습니다.

범행 당일, 용의자로 추정되는 남성이 범행 직전에 입었던 옷과 일치합니다.

<인터뷰> 김대기(경위/서울서초경찰서 강력4팀) : “역추적 장면에 입은 상의가 집에서 나왔던 상의가 똑같은 상의를 입고 경마장으로 출입하는 걸 확인해서 결정적으로 피의자라고 특정하게 되었습니다.”

경찰은 이 남성을 확실한 용의자로 지목했습니다.

경마장 CCTV를 통해 용의자의 얼굴을 확보한 경찰은 은신처를 파악해, 검거를 하는데 까지 성공합니다.

사건 발생 엿새 만입니다.

<인터뷰> 김대기(경위/서울서초경찰서 강력4팀) : “카지노 도박을 하고 4일째 되는 날 집에 왔다가 다음날은 경륜장에 갔어요. 화상 경륜장에 가서 15만 원 정도 도박을 하고 그 다음 날 저희가 검거한 거죠.”

CCTV 추적 거리 50km 확인 분량 2,442시간.

그렇게, 끈질긴 추적 끝에 검거된 피의자는 50대 남성 최모 씨였습니다.

오토바이 퀵 서비스 일을 하며, 서울 시내 지리를 잘 알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최 씨.

은신처에 함께 있던 지인조차 피의자의 범행 사실을 모를 정도로 신중하게 행동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인터뷰> 김대기(경위/서울서초경찰서 강력4팀) : “피의자가 ‘나다. 범인이 나다.’ , 라고 말하는 순간 이 사람이(은신처 제공 후배) 깜짝 놀랐어요. 형이 그 사람이냐고 같이 사는 사람조차 전혀 모르고. 뉴스를 보긴 봤는데 모르고 있더라고요.”

그리고 피의자의 은신처에서 범행에 사용한 무기를 찾던 경찰은 예상치 못했던 물건을 하나 발견합니다.

바로 범행에 사용한 권총.

사실은 장난감 총이었습니다.

<인터뷰> 김대기(경위/서울서초경찰서 강력4팀) : “예전에 자녀가 어렸을 적 장난감으로 사준 것을 이사하는 과정에서 가져왔다가 극단적인 생각을 하다 보니까 그거를 흉기로 사용하면 사람들이 속을 것 같다 해서 모형 권총을 사용하게 됐습니다.”

경찰조사에서 최 씨는 자신이 진 채무를 해결하기 위해 이런 일을 벌이게 됐다고 진술했습니다.

검거 당시, 최 씨의 수중에 남아있던 돈은 단돈 2만 원이었습니다.

<녹취> 최OO(피의자/음성변조) : "생활이 어려워서 그랬습니다. 죄송합니다. 아무리 힘들고 어려워도 그래선 안 된다는 걸 다시 한 번 깨달았고요."

경찰은 최 씨에 대해 특수 강도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신청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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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 따라잡기] ‘신출귀몰’ 새마을금고 강도…6일 검거 작전
    • 입력 2015-07-28 08:37:17
    • 수정2015-07-28 09:3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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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멘트>

지난주, 서울의 한 새마을금고에 권총을 든 강도가 들었습니다.

은행 직원을 위협한 강도는 현금 2천 4백만 원을 빼앗아 순식간에 사라졌습니다.

경찰이 공개 수배까지 했지만, 현장에 아무런 단서를 남기지 않은 용의자를 찾기란 쉽지가 않았습니다.

그렇게 장기화하는 듯 했던 강도 사건.

하지만, 사건 발생 엿새 뒤, 신출귀몰했던 용의자가 경찰에 붙잡힙니다.

어떻게 붙잡히게 된걸까요?

사건 발생부터 검거까지 엿새 동안을 뉴스따라잡기에서 정리해봤습니다.

<리포트>

서울의 한 새마을금고.

무장한 강도가 들이닥친 건 지난 20일 점심시간 무렵이었습니다.

헬멧으로 얼굴을 가린 채 권총으로 은행 직원을 위협한 괴한.

<녹취> 새마을금고 관계자(음성변조) : "'진정하시라, 이러면 안 된다.' 이런 상황이었고요. 고객이 다치면 안 되잖아요. 시간 좀 끌다가 본인이 돈 가지고 간 상태예요……."

창구에서 현금 뭉치를 빼앗은 강도는 곧바로 현장을 빠져나갔습니다.

빼앗긴 돈은 모두 2천 4백만 원.

범행에 걸린 시간은 5분도 채 되지 않았습니다.

<녹취> 인근 상인(음성변조) : “전혀 몰랐어요. 경찰 오고 그때 알았어요.”

<녹취> 인근 상인(음성변조) : “경찰차가 와서 사람들이 웅성웅성하기에 그때야 알았어요.”

도주한 강도를 뒤쫒아 금고 직원이 뛰쳐 나왔지만 괴한은 이미, 준비해 둔 오토바이를 타고 사라진 뒤였습니다.

현금 뭉치를 든 은행 강도는 대체 어디로 달아난 걸까?

경찰은 즉시, 수사팀을 꾸렸습니다.

사건 발생 다음날, 공개 수배 전단을 배포하고, 주변 CCTV를 통해 용의자가 타고 간 오토바이를 추적했습니다.

<인터뷰> 김대기(경위/서울 서초경찰서 강력4팀) : “식당이라든지 회사라든지 건물 외부에 설치된 사설 CCTV를 협조를 구해서 오토바이가 그 시간대에 지나가는지 포인트를 잡아서 역추적, 도주로 방향을 추적했습니다.”

그런데, 용의자의 흔적을 찾는 게 쉽지가 않았습니다.

헬멧으로 얼굴을 완전히 가려 신원을 파악하는게 불가능했고, 도주한 오토바이의 경로를 추적하는 것도 이상하리만큼 어려웠습니다.

마치 CCTV의 위치를 정확히 알고 있는 듯 경찰의 추적을 따돌리는 범인.

<인터뷰> 김대기(경위/서울 서초경찰서 강력4팀) : “범행 현장이 한강하고 상당히 가깝습니다. 가까운 거리에 있어서 골목길과 CCTV가 없는 입체 교차로등을 통해서 한강 다리를 건너갑니다.”

사건 발생 사흘째. 마치 증발해 버린듯한 은행 강도.

경찰은 관할 경찰서의 형사·강력 10개 팀을 수사에 총동원했고, 지방청의 CCTV 전문인력 14명을 추가로 투입했습니다.

그렇게, 용의자의 흔적을 찾기 위해 서울시 내 CCTV 수 천대를 정밀 분석하기 시작한 경찰.

<인터뷰> 김대기(경위/서울 서초경찰서 강력4팀 : “몇천 개를 봤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왜냐하면 전 수사팀이 달려 들어서 요소요소마다 CCTV를 확인했으니까요.”

하지만, 범인은 이런 경찰의 수사망까지 교묘하게 피해갔습니다.

<인터뷰> 김대기(경위/서울 서초경찰서 강력4팀) : “포인트 포인트마다 옷을 갈아입습니다. 범행 후 대담하게 범행 장소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외진 곳에서 옷을 또 갈아입습니다. 상의를 갈아입으니까 추적하는데 판단 착오가 생길 수가 있고…….”

그렇게 수사에 어려움을 겪던 경찰.

답답해진 경찰이 마지막으로 기대한 건, 범행이 이뤄지기 이전의 CCTV였습니다.

범인이 한 번 쯤은 현장을 미리 답사 했을거라는 예상.

<인터뷰> 김대기(경위/서울 서초경찰서 강력4팀) : “이 사람이 무조건 오지는 않았을 것이다. 어떤 내부 사정이라든지 이런 걸 분명히 파악했을 것으로 판단하고 현장 주변을 계속 관찰해본바 …….”

성과가 있었을까?

바로 이 장면.

범행 나흘 전, 오토바이를 타고 새마을 금고 주변을 수차례 배회하는 수상한 남성의 모습입니다.

경찰은 주변 CCTV를 연동해, 이 남성의 모습을 계속해서 추적했습니다.

현장 주변을 살펴본 남성이 마지막으로 향한 곳은 경마장이었습니다.

옷을 갈아입고, 경마장으로 들어갈 때의 옷차림을 자세히 보겠습니다.

범행 당일, 용의자로 추정되는 남성이 범행 직전에 입었던 옷과 일치합니다.

<인터뷰> 김대기(경위/서울서초경찰서 강력4팀) : “역추적 장면에 입은 상의가 집에서 나왔던 상의가 똑같은 상의를 입고 경마장으로 출입하는 걸 확인해서 결정적으로 피의자라고 특정하게 되었습니다.”

경찰은 이 남성을 확실한 용의자로 지목했습니다.

경마장 CCTV를 통해 용의자의 얼굴을 확보한 경찰은 은신처를 파악해, 검거를 하는데 까지 성공합니다.

사건 발생 엿새 만입니다.

<인터뷰> 김대기(경위/서울서초경찰서 강력4팀) : “카지노 도박을 하고 4일째 되는 날 집에 왔다가 다음날은 경륜장에 갔어요. 화상 경륜장에 가서 15만 원 정도 도박을 하고 그 다음 날 저희가 검거한 거죠.”

CCTV 추적 거리 50km 확인 분량 2,442시간.

그렇게, 끈질긴 추적 끝에 검거된 피의자는 50대 남성 최모 씨였습니다.

오토바이 퀵 서비스 일을 하며, 서울 시내 지리를 잘 알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최 씨.

은신처에 함께 있던 지인조차 피의자의 범행 사실을 모를 정도로 신중하게 행동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인터뷰> 김대기(경위/서울서초경찰서 강력4팀) : “피의자가 ‘나다. 범인이 나다.’ , 라고 말하는 순간 이 사람이(은신처 제공 후배) 깜짝 놀랐어요. 형이 그 사람이냐고 같이 사는 사람조차 전혀 모르고. 뉴스를 보긴 봤는데 모르고 있더라고요.”

그리고 피의자의 은신처에서 범행에 사용한 무기를 찾던 경찰은 예상치 못했던 물건을 하나 발견합니다.

바로 범행에 사용한 권총.

사실은 장난감 총이었습니다.

<인터뷰> 김대기(경위/서울서초경찰서 강력4팀) : “예전에 자녀가 어렸을 적 장난감으로 사준 것을 이사하는 과정에서 가져왔다가 극단적인 생각을 하다 보니까 그거를 흉기로 사용하면 사람들이 속을 것 같다 해서 모형 권총을 사용하게 됐습니다.”

경찰조사에서 최 씨는 자신이 진 채무를 해결하기 위해 이런 일을 벌이게 됐다고 진술했습니다.

검거 당시, 최 씨의 수중에 남아있던 돈은 단돈 2만 원이었습니다.

<녹취> 최OO(피의자/음성변조) : "생활이 어려워서 그랬습니다. 죄송합니다. 아무리 힘들고 어려워도 그래선 안 된다는 걸 다시 한 번 깨달았고요."

경찰은 최 씨에 대해 특수 강도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신청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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