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분 건강 톡톡] 겉과 속 다른 캡슐담배의 ‘두 얼굴’

입력 2015.08.11 (08:46) 수정 2015.08.11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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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매주 화요일, 박광식 의학전문기자와 함께 하는 '5분 건강 톡톡' 시간입니다.

커피향, 오렌지향, 박하향.. 마치 사탕을 연상시키는데요.

사탕이 아닌 캡슐 담배에 대한 것입니다.

이렇게 다양한 향기를 캡슐에 넣은 담배가 젊은층 사이에 인기인데요.

이런 캡슐 담배는 청소년을 유혹하기 쉽고 니코틴 중독성을 높일 수 있어 문제입니다.

자세한 이야기 박광식 의학전문기자와 함께 살펴보죠.

<질문>
우선 캡슐 담배라는 용어가 생소한 분들도 많을텐데요?

<답변>
네, 특히 비흡연자분들에겐 생소할 것 같은데요.

캡슐 담배란 쉽게 말해 담배필터에 캡슐을 집어넣은 담배입니다.

캡슐에 들은 물질이 향기를 갖고 있다고 해서 가향담배라고 불리는데요.

캡슐 담배의 성장세가 폭발적입니다.

실제로 올해 1분기 캡슐담배 판매량은 10억 4540만 개비로 지난 2012년 같은 기간 1850만 개비에 비해서 판매량이 55배나 증가했는데요.

국내에서 시판되고 있는 KT&G 담배 중에 40% 가량이 캡슐 담배일 정도로 인기가 높습니다.

이렇게 폭발적인 인기는 담배회사들이 담배 특유의 독하고 매캐한 향 대신, 특정한 맛과 향이 나도록 설탕이나, 멘톨, 커피 등을 첨가해서 젊은 층을 공략했던게 주효했던 것으로 분석됩니다.

<질문>
향기로 젊은 층의 마음을 산거군요.

'캡슐 담배'라고 해서 저는 처음엔 캡슐처럼 생긴 담배인줄 알았어요.

<답변>
사실 저도 처음엔 캡슐담배가 무엇인지도 몰랐는데 편의점에서 캡슐담배를 알아보니, 광고들이 기발하더군요.

'황금빛 풍미', '립톡 캡슐', '아이스 팟' 등 광고만 보면 이것이 담배 광고인지 음료수 광고인지 헷갈릴 정도입니다.

국내법상으론 구체적인 향을 표시할 수 없기 때문에 담배 회사들은 이렇게 간접적으로 특정 향을 연상시키는 방법으로 광고를 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생김새는 일반담배랑 똑같이 생겼다고 보시면 되는데요.

그런데 필터내부가 다릅니다.

캡슐 담배의 담배필터 부분을 칼로 갈라 봤더니, 오색 캡슐이 보입니다.

대부분은 캡슐이 한 개 들어있지만, 색깔을 달리해 2개를 넣은 제품도 있었습니다.

한번에 여러 맛을 느끼도록 한거죠.

흡연자들이 담배를 피울때 필터를 이로 깨물면 이 캡슐이 톡 터지면서 향기가 난다고 하는데, 정말로 꼭 누르니까 터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질문>
그런데 캡슐을 넣은 담배가 건강에 더 나쁘다죠?

<답변>
문제는 캡슐에 들은 향 첨가제가 담배 자극을 낮추고 중독을 강화시킬 뿐아니라 인체유해성을 증가시킨다는 점인데요.

커피나 코코아향의 경우, 테오브로민과 카페인 성분이 기관지 확장제 역할을 해서 니코틴 흡수를 촉진시키기때문에 중독을 강화시킵니다.

박하라 하는 멘톨 향의 경우, 신경말단을 마비시켜 담배연기 흡입시 느껴지는 독한 자극을 줄이기 때문에 일반담배보다 덜 위험하다는 인식을 주게 됩니다.

게다가 담배회사는 '청량감'으로 광고하기까지 합니다.

또, 달콤한 향을 내는 설탕의 경우 담배의 역겨운 맛을 줄여 흡연을 조장할 뿐 아니라 담배불꽃에 연소시 2급 발암물질인 아세트알데히드 형성 되기도 합니다.

특히 호기심 많은 청소년들은 캡슐에 따라 다양한 맛을 맛볼 수 있는데다 순하게 느낄 수 있어 한번 잘못 손을 댔다가 완전 흡연자로 넘어갈 수 있는 문제점이 있습니다.

<질문>
말씀을 들어보니 일반 담배보다 더 문제가 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캡슐 담배에 대한 규제는 전혀 없나요?

<답변>
안타깝게도 국내에선 캡슐물질 첨가에 대한 규제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다만, 앞서 이야기했다시피 어떤 향을 첨가했는지 표시만 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는데요.

특정 향기를 표시하면 흡연자를 유혹할까봐 건강증진법에서 제한하고 있는건데, 넣을건 마음대로 넣고 표시만 하지 말라고 하는 건 눈 가리고 아웅하는 셈이죠.

보셨다시피 담배 회사들이 향기를 유추할 수 있는 색깔이나 모양, 문구들을 활용해 광고들을 버젓이 하고 있기 때문에 사실상 규제가 없다고 볼 수 있습니다.

오히려 담배의 맛을 '황금빛 풍미'로 광고하면 청소년들은 호기심에 저게 뭐지 하며 한번 피워보게 되고 결국 흡연에 대한 진입장벽이 낮아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질문>
우리나라와는 달리 외국의 경우엔 캡슐 담배를 직접적으로 규제하기도 한다면서요?

<답변>
네, 외국은 캡슐 담배에 대해 직접적으로 규제를 하고 있는 나라들이 많습니다.

일단 세계보건기구 WHO에서도 담배 규제 기본 협약 9조와 10조를 통해 가향물질들은 직접 규제해한다고 권고하고 있는 상황이고요.

미국이 빨리 시작한 경우인데 2009년에 멘솔을 제외하고 담배에 향기를 가미하는 모든 물질을 금지시킨다는 법을 발표했습니다.

브라질은 세계최초로 2012년에 멘솔까지 포함한 모든 가향물질을 금지시켰습니다.

유럽연합도 2016년부터는 멘솔을 제외한 가향물질 첨가를 금지하고 2020년까지는 멘솔을 포함한 모든 가향물질을 금지하기로 했습니다.

미국이나 유럽이 이렇게 적극적인 규제에 나서는 이유는 한가지입니다.

감질맛나는 캡슐의 향기 물질이 청소년의 흡연 시작을 조장하고 흡연 중독까지 이어지게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도 청소년들에게 흡연하지 말라고만 훈계 할게 아니라 이런 캡슐담배에 대한 규제를 통해 담배의 유혹을 원천봉쇄할 수 있도록 하루속히 제도개선 마련이 필요해보입니다.

<앵커 멘트>

청소년 흡연율을 낮추기 위한 정부의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닐 텐데요.

이런 세밀한 규제가 필요할 때가 아닌가 싶습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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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분 건강 톡톡] 겉과 속 다른 캡슐담배의 ‘두 얼굴’
    • 입력 2015-08-11 08:48:48
    • 수정2015-08-11 09:4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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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주 화요일, 박광식 의학전문기자와 함께 하는 '5분 건강 톡톡' 시간입니다.

커피향, 오렌지향, 박하향.. 마치 사탕을 연상시키는데요.

사탕이 아닌 캡슐 담배에 대한 것입니다.

이렇게 다양한 향기를 캡슐에 넣은 담배가 젊은층 사이에 인기인데요.

이런 캡슐 담배는 청소년을 유혹하기 쉽고 니코틴 중독성을 높일 수 있어 문제입니다.

자세한 이야기 박광식 의학전문기자와 함께 살펴보죠.

<질문>
우선 캡슐 담배라는 용어가 생소한 분들도 많을텐데요?

<답변>
네, 특히 비흡연자분들에겐 생소할 것 같은데요.

캡슐 담배란 쉽게 말해 담배필터에 캡슐을 집어넣은 담배입니다.

캡슐에 들은 물질이 향기를 갖고 있다고 해서 가향담배라고 불리는데요.

캡슐 담배의 성장세가 폭발적입니다.

실제로 올해 1분기 캡슐담배 판매량은 10억 4540만 개비로 지난 2012년 같은 기간 1850만 개비에 비해서 판매량이 55배나 증가했는데요.

국내에서 시판되고 있는 KT&G 담배 중에 40% 가량이 캡슐 담배일 정도로 인기가 높습니다.

이렇게 폭발적인 인기는 담배회사들이 담배 특유의 독하고 매캐한 향 대신, 특정한 맛과 향이 나도록 설탕이나, 멘톨, 커피 등을 첨가해서 젊은 층을 공략했던게 주효했던 것으로 분석됩니다.

<질문>
향기로 젊은 층의 마음을 산거군요.

'캡슐 담배'라고 해서 저는 처음엔 캡슐처럼 생긴 담배인줄 알았어요.

<답변>
사실 저도 처음엔 캡슐담배가 무엇인지도 몰랐는데 편의점에서 캡슐담배를 알아보니, 광고들이 기발하더군요.

'황금빛 풍미', '립톡 캡슐', '아이스 팟' 등 광고만 보면 이것이 담배 광고인지 음료수 광고인지 헷갈릴 정도입니다.

국내법상으론 구체적인 향을 표시할 수 없기 때문에 담배 회사들은 이렇게 간접적으로 특정 향을 연상시키는 방법으로 광고를 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생김새는 일반담배랑 똑같이 생겼다고 보시면 되는데요.

그런데 필터내부가 다릅니다.

캡슐 담배의 담배필터 부분을 칼로 갈라 봤더니, 오색 캡슐이 보입니다.

대부분은 캡슐이 한 개 들어있지만, 색깔을 달리해 2개를 넣은 제품도 있었습니다.

한번에 여러 맛을 느끼도록 한거죠.

흡연자들이 담배를 피울때 필터를 이로 깨물면 이 캡슐이 톡 터지면서 향기가 난다고 하는데, 정말로 꼭 누르니까 터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질문>
그런데 캡슐을 넣은 담배가 건강에 더 나쁘다죠?

<답변>
문제는 캡슐에 들은 향 첨가제가 담배 자극을 낮추고 중독을 강화시킬 뿐아니라 인체유해성을 증가시킨다는 점인데요.

커피나 코코아향의 경우, 테오브로민과 카페인 성분이 기관지 확장제 역할을 해서 니코틴 흡수를 촉진시키기때문에 중독을 강화시킵니다.

박하라 하는 멘톨 향의 경우, 신경말단을 마비시켜 담배연기 흡입시 느껴지는 독한 자극을 줄이기 때문에 일반담배보다 덜 위험하다는 인식을 주게 됩니다.

게다가 담배회사는 '청량감'으로 광고하기까지 합니다.

또, 달콤한 향을 내는 설탕의 경우 담배의 역겨운 맛을 줄여 흡연을 조장할 뿐 아니라 담배불꽃에 연소시 2급 발암물질인 아세트알데히드 형성 되기도 합니다.

특히 호기심 많은 청소년들은 캡슐에 따라 다양한 맛을 맛볼 수 있는데다 순하게 느낄 수 있어 한번 잘못 손을 댔다가 완전 흡연자로 넘어갈 수 있는 문제점이 있습니다.

<질문>
말씀을 들어보니 일반 담배보다 더 문제가 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캡슐 담배에 대한 규제는 전혀 없나요?

<답변>
안타깝게도 국내에선 캡슐물질 첨가에 대한 규제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다만, 앞서 이야기했다시피 어떤 향을 첨가했는지 표시만 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는데요.

특정 향기를 표시하면 흡연자를 유혹할까봐 건강증진법에서 제한하고 있는건데, 넣을건 마음대로 넣고 표시만 하지 말라고 하는 건 눈 가리고 아웅하는 셈이죠.

보셨다시피 담배 회사들이 향기를 유추할 수 있는 색깔이나 모양, 문구들을 활용해 광고들을 버젓이 하고 있기 때문에 사실상 규제가 없다고 볼 수 있습니다.

오히려 담배의 맛을 '황금빛 풍미'로 광고하면 청소년들은 호기심에 저게 뭐지 하며 한번 피워보게 되고 결국 흡연에 대한 진입장벽이 낮아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질문>
우리나라와는 달리 외국의 경우엔 캡슐 담배를 직접적으로 규제하기도 한다면서요?

<답변>
네, 외국은 캡슐 담배에 대해 직접적으로 규제를 하고 있는 나라들이 많습니다.

일단 세계보건기구 WHO에서도 담배 규제 기본 협약 9조와 10조를 통해 가향물질들은 직접 규제해한다고 권고하고 있는 상황이고요.

미국이 빨리 시작한 경우인데 2009년에 멘솔을 제외하고 담배에 향기를 가미하는 모든 물질을 금지시킨다는 법을 발표했습니다.

브라질은 세계최초로 2012년에 멘솔까지 포함한 모든 가향물질을 금지시켰습니다.

유럽연합도 2016년부터는 멘솔을 제외한 가향물질 첨가를 금지하고 2020년까지는 멘솔을 포함한 모든 가향물질을 금지하기로 했습니다.

미국이나 유럽이 이렇게 적극적인 규제에 나서는 이유는 한가지입니다.

감질맛나는 캡슐의 향기 물질이 청소년의 흡연 시작을 조장하고 흡연 중독까지 이어지게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도 청소년들에게 흡연하지 말라고만 훈계 할게 아니라 이런 캡슐담배에 대한 규제를 통해 담배의 유혹을 원천봉쇄할 수 있도록 하루속히 제도개선 마련이 필요해보입니다.

<앵커 멘트>

청소년 흡연율을 낮추기 위한 정부의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닐 텐데요.

이런 세밀한 규제가 필요할 때가 아닌가 싶습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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