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탈주범 28시간 도주극…‘피해자’ 설득에 자수

입력 2015.08.12 (08:31) 수정 2015.08.12 (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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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멘트>

성폭행으로 복역하다 병원에서 탈주해 전국에 공개수배됐던 탈주범 김선용입니다.

병원을 나선 뒤 행방이 묘연했던 그는, 탈주 28시간만인 그제 저녁 경찰서에 스스로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알고 봤더니 그는 하루 사이 또 다른 성범죄를 저지른 상태였습니다.

허술한 관리와 대처속에 애꿎은 피해자가 또 발생한 상황.

대체 어떻게 시작된 일이고 또 무엇이 문제인지, <뉴스따라잡기>에서 짚어보겠습니다.

<리포트>

대전의 한 대학 병원.

젊은 남성이 다급하게 계단을 뛰어 내려가고 곧이어 중년의 남성이 뒤를 쫓아갑니다.

병원 로비까지 뛰어온 남성은 제지하는 경비원을 뿌리 치고는 건물 밖으로 달아나버립니다.

<녹취> 목격자 : "저분(경비원)이 전화를 받고 제지를 했어요. 했는데 달리기가 너무 빠르니까..“

병원에서 도주한 남성은 강력범이었습니다.

10대 청소년을 성폭행한 혐의로, 징역 15년의 중형을 선고 받고 치료 감호중이던 33살 김선용.

대체 그는 어디로 사라진걸까?

병원 밖으로 달아나 인파 속으로 사라진 김 씨는 10여분 뒤 근처 아파트 단지에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녹취> 신고자(음성변조) : “병원 입원복이 아래층에 하나가 있어요. 환자복이구나 그런데 왜 여기에다 벗어놨지? TV를 켜니까 뉴스가 딱 나오는 거예요. 나오는데 보니까 병원에서 도주했다는데 보니까 옷도 그렇고 그래서 내가 112로 신고를 한 거예요.”

아파트 CCTV에는 탈주범이 환자복을 입은채 주변을 두리번거리는 모습과, 의류 보관함에 있던 옷을 갈아입고 어디론가 이동하는 모습까지 포착이 됐습니다.

무엇보다 추가적인 범행이 우려되는 상황.

경찰은 고심 끝에 공개 수배로 사건을 전환했습니다.

<인터뷰> 도남수(팀장/대전 둔산경찰서 강력 3팀장) : “피의자가 도주한 도주 예상로 CCTV를 주로 수사를 했고 또 가족이나 아니면 지인들,제삼자를 만날 가능성이 있고 그로 인해서 거기에 대한 통신수사 또 여러 가지 터미널이라든가 역전…….”

하지만, 간간히 비슷한 사람을 봤다는 제보만 있을 뿐, 정작 김선용의 행방은 묘연했습니다.

주민들의 걱정도 커져갔는데요.

<녹취> 시민(음성변조) : “그게 좀 불안해요. 그게 또 성폭행을 또 어른한테 그런다고 하니까 …….”

<녹취> 시민(음성변조) : “좀 어이없죠. 그런 게 안 일어날 줄 알았는데 근처에 일어나니까요.”

그렇게 답답한 시간이 흘러가고 있던 그제 저녁, 경찰에게 뜻밖의 전화 한통이 걸려옵니다.

바로 탈주범 김선용이었습니다.

그는 전화를 통해 자수를 하겠다고 했습니다.

<인터뷰> 도남수(팀장/대전 둔산경찰서 강력 3팀) : "지금 어디 있느냐고 하니까 “한 시간 거리에 있다.” 그래서 “한 시간 후에 자수하겠다.””

정말로 김 씨는 한 시간 여 만에 택시를 타고 경찰서에 모습을 드러냅니다.

그런데, 그의 옆에는 낯선 20대 여성이 함께 서 있었습니다.

이 여성은 또 누굴까?

<인터뷰> 도남수(팀장/대전 둔산경찰서 강력 3팀) : "자기가 또 하나 나쁜 일을 저질렀다고 했고 여기 자수하러 올 때 피해자하고 같이 들어왔습니다.”

놀랍게도 여성은 성범죄 피해자였습니다.

하루 남짓한 도주극을 벌이는 사이, 상점에 들어가 또 다른 성범죄를 저지른 겁니다.

<인터뷰> 도남수(팀장/대전 둔산경찰서 강력 3팀) : “상점은 여성 혼자 운영하고 있었는데 들어가서 길에서 주운 둔기로 위협을 하고 처음엔 금품을 요구했으나 돈이 없다고 하자 성폭행 한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범행 이후에도 가게를 떠나지 않은 채 자신의 신세 한탄을 늘어놨다는 김 씨.

그런 그를 침착하게 설득해 자수까지 하게 한 건 다른 사람도 아닌 피해자였습니다.

<인터뷰> 도남수(팀장/대전 둔산경찰서 강력 3팀) : “피해자가 아마 많이 설득한 것 같습니다. 자수를 권유한 것 같아요. 또 우리가 공개수배를 했기 때문에 피해자 휴대폰으로 인터넷 검색을 했을 때 자기가 여기 자기 사진이나 이름이 나왔다고 (말을 했고) 이 모든 것을 종합해 볼 때는 어떤 심경 변화를 일으켜서…….”

<기자 멘트>

그나마 피해자의 침착한 대처로 더 이상의 피해 없이 도주극은 28시간에 막을 내렸습니다.

하지만, 강력범이 제멋대로 병원을 탈출하고, 또 추가 피해자까지 발생했다는 점에서 치료 감호소의 허술한 재소자 관리는 비난을 면할 길이 없어 보입니다.

대체 어떻게 이런일이 일어날 수 있었던 걸까요?

<리포트>

김선용은 지난 2012년부터 공주 치료감호소에서 치료 감호를 받고 있었습니다.

어느날, 김 씨는 귀에서 이상한 소리가 난다며, 외래 진료를 요구합니다.

<녹취> 공주치료감호소 관계자(음성변조) : “이명 소리 나고 하는 것 있잖아요. 돌발성 난청으로 이명 치료를…….”

대전의 대학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던 김 씨는 화장실에 가야겠다며 묶여 있던 족쇄를 풀어 줄 것을 요구했습니다.

그런데,

<녹취> 공주치료감호소 관계자(음성변조) : “채워져 있던 걸 (족쇄) 일시 해제하고 화장실을 갔었죠. 화장실을 갔다 오면서 이제 도망가게 됐죠. 근무자가 2명 있었거든요. 병실 안에. 그런데 순식간에 나가는데 따라가는데도 잡질못했죠.”

화장실에서 돌아오던 길에 그대로 도주해버린 김 씨.

두 명의 치료 감호소 직원이 있었지만, 속수무책이었습니다.

<녹취> 공주치료감호소 관계자(음성변조) : "(탈주범이) 33살 먹었거든요. 저희 직원들은 아무래도 나이가 있는 분들이고. 그러다 보니까 쫓지를 못했습니다."

그렇다면 사후 조치라도 제대로 됐을까?

치료 감호소측이 탈주범의 도주 사실을 경찰에 알린 시간은 사건이 일어나고 무려 한 시간 반이나 지난 뒤였습니다.

<녹취> 공주치료감호소 관계자 : “사고가 나니까 우선 근무자부터 이제 인원을 차출해서 사고 난 장소로 배치를 하고요. 그렇게 하다가 (시간이 그렇게) 된 거지 늦은 건 아닙니다. 우리도 최선을 다해서 한 거죠.”

하지만, 탈주범은 그 사이 현장을 한참 벗어났고, 결국 추가 성폭행까지 저질렀습니다.

<인터뷰> 도남수(팀장/대전 둔산경찰서 강력 3팀) : “신고 접수가 바로 됐다고 하면 아마 저희 경찰력이 모든 경찰력이 동원돼서 도주로 주변이라든가 수색을 하는 데 도움이 됐지 않나 경찰로서는 조금 아쉬운 생각이 듭니다.”

허술한 재소자 관리에 늑장 대응 논란까지.

더 나아가 고위험 범죄자의 보호 감호 시스템 전반을 점검해야 한다는 의견까지 나옵니다.

<인터뷰> 이수정(경기대 범죄심리학과) : “출소하 자마자 재범을 저지를 정도로 성범죄 누범자고 위험군에 대해서도 일반 수용자가 누릴 수 있는 권리를 똑같이 누리게 해서 병원을 여러 번 시설을 떠나서 왔다 갔다 하도록 허용하는 것이 사회 안전의 유지 목적에 적합하냐 하는 부분을 고민해 봐야 할 것 같아요.”

경찰은 추가 조사를 마치는대로 김 씨에 대한 구속 영장을 신청할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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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 따라잡기] 탈주범 28시간 도주극…‘피해자’ 설득에 자수
    • 입력 2015-08-12 08:33:40
    • 수정2015-08-12 09:2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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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멘트>

성폭행으로 복역하다 병원에서 탈주해 전국에 공개수배됐던 탈주범 김선용입니다.

병원을 나선 뒤 행방이 묘연했던 그는, 탈주 28시간만인 그제 저녁 경찰서에 스스로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알고 봤더니 그는 하루 사이 또 다른 성범죄를 저지른 상태였습니다.

허술한 관리와 대처속에 애꿎은 피해자가 또 발생한 상황.

대체 어떻게 시작된 일이고 또 무엇이 문제인지, <뉴스따라잡기>에서 짚어보겠습니다.

<리포트>

대전의 한 대학 병원.

젊은 남성이 다급하게 계단을 뛰어 내려가고 곧이어 중년의 남성이 뒤를 쫓아갑니다.

병원 로비까지 뛰어온 남성은 제지하는 경비원을 뿌리 치고는 건물 밖으로 달아나버립니다.

<녹취> 목격자 : "저분(경비원)이 전화를 받고 제지를 했어요. 했는데 달리기가 너무 빠르니까..“

병원에서 도주한 남성은 강력범이었습니다.

10대 청소년을 성폭행한 혐의로, 징역 15년의 중형을 선고 받고 치료 감호중이던 33살 김선용.

대체 그는 어디로 사라진걸까?

병원 밖으로 달아나 인파 속으로 사라진 김 씨는 10여분 뒤 근처 아파트 단지에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녹취> 신고자(음성변조) : “병원 입원복이 아래층에 하나가 있어요. 환자복이구나 그런데 왜 여기에다 벗어놨지? TV를 켜니까 뉴스가 딱 나오는 거예요. 나오는데 보니까 병원에서 도주했다는데 보니까 옷도 그렇고 그래서 내가 112로 신고를 한 거예요.”

아파트 CCTV에는 탈주범이 환자복을 입은채 주변을 두리번거리는 모습과, 의류 보관함에 있던 옷을 갈아입고 어디론가 이동하는 모습까지 포착이 됐습니다.

무엇보다 추가적인 범행이 우려되는 상황.

경찰은 고심 끝에 공개 수배로 사건을 전환했습니다.

<인터뷰> 도남수(팀장/대전 둔산경찰서 강력 3팀장) : “피의자가 도주한 도주 예상로 CCTV를 주로 수사를 했고 또 가족이나 아니면 지인들,제삼자를 만날 가능성이 있고 그로 인해서 거기에 대한 통신수사 또 여러 가지 터미널이라든가 역전…….”

하지만, 간간히 비슷한 사람을 봤다는 제보만 있을 뿐, 정작 김선용의 행방은 묘연했습니다.

주민들의 걱정도 커져갔는데요.

<녹취> 시민(음성변조) : “그게 좀 불안해요. 그게 또 성폭행을 또 어른한테 그런다고 하니까 …….”

<녹취> 시민(음성변조) : “좀 어이없죠. 그런 게 안 일어날 줄 알았는데 근처에 일어나니까요.”

그렇게 답답한 시간이 흘러가고 있던 그제 저녁, 경찰에게 뜻밖의 전화 한통이 걸려옵니다.

바로 탈주범 김선용이었습니다.

그는 전화를 통해 자수를 하겠다고 했습니다.

<인터뷰> 도남수(팀장/대전 둔산경찰서 강력 3팀) : "지금 어디 있느냐고 하니까 “한 시간 거리에 있다.” 그래서 “한 시간 후에 자수하겠다.””

정말로 김 씨는 한 시간 여 만에 택시를 타고 경찰서에 모습을 드러냅니다.

그런데, 그의 옆에는 낯선 20대 여성이 함께 서 있었습니다.

이 여성은 또 누굴까?

<인터뷰> 도남수(팀장/대전 둔산경찰서 강력 3팀) : "자기가 또 하나 나쁜 일을 저질렀다고 했고 여기 자수하러 올 때 피해자하고 같이 들어왔습니다.”

놀랍게도 여성은 성범죄 피해자였습니다.

하루 남짓한 도주극을 벌이는 사이, 상점에 들어가 또 다른 성범죄를 저지른 겁니다.

<인터뷰> 도남수(팀장/대전 둔산경찰서 강력 3팀) : “상점은 여성 혼자 운영하고 있었는데 들어가서 길에서 주운 둔기로 위협을 하고 처음엔 금품을 요구했으나 돈이 없다고 하자 성폭행 한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범행 이후에도 가게를 떠나지 않은 채 자신의 신세 한탄을 늘어놨다는 김 씨.

그런 그를 침착하게 설득해 자수까지 하게 한 건 다른 사람도 아닌 피해자였습니다.

<인터뷰> 도남수(팀장/대전 둔산경찰서 강력 3팀) : “피해자가 아마 많이 설득한 것 같습니다. 자수를 권유한 것 같아요. 또 우리가 공개수배를 했기 때문에 피해자 휴대폰으로 인터넷 검색을 했을 때 자기가 여기 자기 사진이나 이름이 나왔다고 (말을 했고) 이 모든 것을 종합해 볼 때는 어떤 심경 변화를 일으켜서…….”

<기자 멘트>

그나마 피해자의 침착한 대처로 더 이상의 피해 없이 도주극은 28시간에 막을 내렸습니다.

하지만, 강력범이 제멋대로 병원을 탈출하고, 또 추가 피해자까지 발생했다는 점에서 치료 감호소의 허술한 재소자 관리는 비난을 면할 길이 없어 보입니다.

대체 어떻게 이런일이 일어날 수 있었던 걸까요?

<리포트>

김선용은 지난 2012년부터 공주 치료감호소에서 치료 감호를 받고 있었습니다.

어느날, 김 씨는 귀에서 이상한 소리가 난다며, 외래 진료를 요구합니다.

<녹취> 공주치료감호소 관계자(음성변조) : “이명 소리 나고 하는 것 있잖아요. 돌발성 난청으로 이명 치료를…….”

대전의 대학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던 김 씨는 화장실에 가야겠다며 묶여 있던 족쇄를 풀어 줄 것을 요구했습니다.

그런데,

<녹취> 공주치료감호소 관계자(음성변조) : “채워져 있던 걸 (족쇄) 일시 해제하고 화장실을 갔었죠. 화장실을 갔다 오면서 이제 도망가게 됐죠. 근무자가 2명 있었거든요. 병실 안에. 그런데 순식간에 나가는데 따라가는데도 잡질못했죠.”

화장실에서 돌아오던 길에 그대로 도주해버린 김 씨.

두 명의 치료 감호소 직원이 있었지만, 속수무책이었습니다.

<녹취> 공주치료감호소 관계자(음성변조) : "(탈주범이) 33살 먹었거든요. 저희 직원들은 아무래도 나이가 있는 분들이고. 그러다 보니까 쫓지를 못했습니다."

그렇다면 사후 조치라도 제대로 됐을까?

치료 감호소측이 탈주범의 도주 사실을 경찰에 알린 시간은 사건이 일어나고 무려 한 시간 반이나 지난 뒤였습니다.

<녹취> 공주치료감호소 관계자 : “사고가 나니까 우선 근무자부터 이제 인원을 차출해서 사고 난 장소로 배치를 하고요. 그렇게 하다가 (시간이 그렇게) 된 거지 늦은 건 아닙니다. 우리도 최선을 다해서 한 거죠.”

하지만, 탈주범은 그 사이 현장을 한참 벗어났고, 결국 추가 성폭행까지 저질렀습니다.

<인터뷰> 도남수(팀장/대전 둔산경찰서 강력 3팀) : “신고 접수가 바로 됐다고 하면 아마 저희 경찰력이 모든 경찰력이 동원돼서 도주로 주변이라든가 수색을 하는 데 도움이 됐지 않나 경찰로서는 조금 아쉬운 생각이 듭니다.”

허술한 재소자 관리에 늑장 대응 논란까지.

더 나아가 고위험 범죄자의 보호 감호 시스템 전반을 점검해야 한다는 의견까지 나옵니다.

<인터뷰> 이수정(경기대 범죄심리학과) : “출소하 자마자 재범을 저지를 정도로 성범죄 누범자고 위험군에 대해서도 일반 수용자가 누릴 수 있는 권리를 똑같이 누리게 해서 병원을 여러 번 시설을 떠나서 왔다 갔다 하도록 허용하는 것이 사회 안전의 유지 목적에 적합하냐 하는 부분을 고민해 봐야 할 것 같아요.”

경찰은 추가 조사를 마치는대로 김 씨에 대한 구속 영장을 신청할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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