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워터파크 ‘몰카’ 여성 검거…“돈 때문에”

입력 2015.08.27 (08:31) 수정 2015.08.27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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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멘트>

국내 유명 물놀이 시설내 여자 샤워실에서 촬영된 몰래 카메라.

피해자가 2백 명에 이른다는 몰래 카메라 때문에 한동안 인터넷이 떠들썩 했었습니다.

촬영을 당한 여성의 입장에서는 그야말로 날벼락 같은 일이 아닐 수 없는데요.

그런데 알고 봤더니 이 영상을 몰래 찍은 용의자.

20대 중반의 여성이었습니다.

돈을 벌기 위해서 그랬다고 하는데, 찍는 것도 찍는 거지만, 잡히기까지의 과정도 좀 황당합니다.

어떻게 된 일인지 뉴스 따라잡기에서 따라가보겠습니다.

<리포트>

무더위가 한풀 꺾였지만, 물놀이 시설에는 아직 손님들이 많습니다.

그런데, 여자 손님들 상당수가, 탈의실에 들어가기가 겁이 난다고 말합니다.

<녹취> 이용 고객(음성변조) : "(오늘도) 탈의실에서 샤워하면서 괜히 빨리하게 되고 주위 막 살펴보게 되고 그랬어요."

<녹취> 이용 고객(음성변조) : "여자가 아니더라도 남자분들도 그런 상황이 됐다면 수치스럽지 않을까요? 자기의 그런 것들이 드러나는 건데……."

손님들을 이렇게 걱정하게 한 건 바로 이 동영상입니다.

국내 한 유명 물놀이 시설의 여성 탈의실에서 손님들의 몸을 몰래 촬영한 것으로 추정되는 영상입니다.

<녹취> 이용 고객(음성변조) : "되게 당황스럽고 저는 물론 안 갔지만, 이번에는 지인분들은 많이 갔다 왔거든요. 많이 촬영됐을까 봐 걱정이 많이 됐어요."

이른바 ‘워터파크 몰카 동영상’.

경찰은 수사를 시작했습니다.

<인터뷰> 김효성(사이버 수사대 팀장/경기 용인동부경찰서) : "의뢰가 들어와서 영상을 분석하다 보니 다른 영상들이 돌아다닌다는 제보들이 있더라고요. 그래서 돌아다니는 모든 영상을 최대한 취합해 봤습니다."

그렇게 경찰이 확보한 영상은 모두 4가지.

서울 한강 공원 야외 수영장과 경기도와 강원도의 대형 물놀이 시설 안에 있는 샤워장과 탈의실 등에서 촬영한 영상으로, 합치면 길이가 무려 185분이나 됩니다.

그런데, 이렇게 영상은 확보했지만, 문제가 하나 생깁니다.

<인터뷰> 김효성(사이버 수사대 팀장/경기 용인동부경찰서) : "확인해 보니 작년에 찍은 영상으로 확인이 됐고요. 유포 자체는 작년 말경에도 국내에 유포된 게 확인됐다."

영상이 촬영된 시점은 모두 지난해 여름.

시간이 너무 오래지나, 촬영자를 특정하는 일부터, 최초 유포자를 찾는 일까지, 쉬운 일이 하나도 없었습니다.

3시간이 넘는 이 영상을 돌리고 또 돌려보는 수 밖에는 없었는데요.

그런데,

<인터뷰> 김효성(사이버 수사대 팀장/경기 용인동부경찰서) : "사실 한 1년이 된 사건이기 때문에 특별한 단서가 없었는데 그렇다고 하면 이 4군데에 동시 중복되어서 온 사람이 있는지 찾아보자."

혹시나 단서가 나오지 않을까 여러번 반복해서 돌려보던 4개의 영상.

그런데 이 영상에서, 이상하게 자주 등장하는 여성이 눈에 띕니다.

바로 이 여성입니다.

촬영 도중 카메라를 돌리다, 실수로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찍게 된 걸로 보였는데요.

<인터뷰> 김효성(사이버 수사대 팀장/경기 용인동부경찰서) : "일단은 모든 정황을 최대한 확보해서 분석하다 보니 동일한 피의자의 모습이 많이 발견됐고 충분히 이 사람이 용의자라고 판단이 됐습니다."

동영상 속에 등장하는 이 의문의 여성.

경찰은 이 여성의 인적사항을 확보하기 위해, 물놀이 시설의 수많은 이용객들 가운데 의심이 가는 사람들을 추려내기 시작했습니다.

<인터뷰> 김효성(사이버 수사대 팀장/경기 용인동부경찰서) : "출입자의 결제내역이라든지 소셜커머스 사용내역, 통신수사 좀 보강해서 중복 값을 찾아 나가던 중에 용의 선상에 올라온 여성과 비슷한 외모를 가진 여성이 있는 것을 발견하고.."

우여곡절 끝에, 동영상에 나오는 용의자의 인적사항을 파악하는데 성공한 경찰.

용의자는 26살의 여성 A모 씨였습니다.

이제 남은건 A씨를 체포하는일.

<인터뷰> 김효성(사이버 수사대 팀장/경기 용인동부경찰서) : "사실은 오늘(수요일) 체포를 할 계획으로 있었습니다. 그래서 어제(화요일) 체포영장을 신청해놓고 어디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서 위치 추적을 하며 봤더니 (전남) 곡성에 내려가 있는 걸 확인했어요."

D데이를 눈앞에 두고, 전남 곡성의 한 마을에서 잠복근무에 들어간 검거조.

용의자를 검거하기 위한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걸 좀 허무하다고 해야 할까요?

<인터뷰> 김효성(사이버 수사대 팀장/경기 용인동부경찰서) : "피의자가 이 건과 관련 없이 다른 가정적 문제로 112신고를 했던 게 접수가 되면서 저희 쪽으로 연락을 줘서 가서 확인을 했더니 저희가 쫓고 있던 용의자인 걸로 확인됐습니다."

이미 다른 경찰에게 붙들려 있던 용의자.

상황은 이랬습니다.

아버지에게 폭행을 당했다며, 경찰에 가정폭력 신고 전화를 한 피의자 A씨.

<녹취> 전남 곡성경찰서 관계자(음성변조) : "자기 아버지한테 폭행을 당했다. 그런 112신고가 접수되었습니다. 접수돼서 저희가 현장에 가서 폭행 여부 사실 확인하는 과정에서……."

신고자와 피신고자인 아버지를 상대로 조사를 하던 파출소 경찰관은 여기서 뜻밖의 얘기를 듣게 됩니다.

<인터뷰> 김효성(사이버 수사대 팀장/경기 용인동부경찰서) : "파출소에서 대화를 나누다 왜 싸우셨느냐 그랬더니 ‘딸이 이상한 영상을 (PC로) 올린다.’"

정말, 어떻게든 잡힐 운명이었던 걸까?

아버지의 자백 아닌 자백으로 파출소에서는 뜻하지 않게, 신고자가 몰래 카메라 촬영 용의자 라는걸 알게 됩니다.

결국, 파출소에서 곧바로 검거된 A씨.

<녹취> 전남 곡성경찰서 관계자(음성변조) : "사건 관련된 해당 사이버 수사팀이 (마침) 곡성에 내려와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분들 오라 해서 신병을 인계한 겁니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휴대폰 케이스를 가장한 카메라를 숨겨 들고, 여성 탈의실에 들어가 몰래 동영상을 촬영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녹취> 피의자(음성변조) : "(심정이 어떠세요? 같은 여성들에게 어떤 마음 듭니까?) 죄송합니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채팅으로 알게 된 남성으로부터 돈을 받기로 한 다음 이런 영상을 찍어 넘겼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인터뷰> 김효성(사이버 수사대 팀장/경기 용인동부경찰서) : "금전적인 대가를 받기로 하고 촬영을 한 걸로 그렇게 진술하고 있습니다. 생활비가 부족하다 보니까 유혹에 빠져들었다고 얘기했습니다."

경찰은 조사가 마무리 되는대로 피의자에 대해 성폭력 처벌에 관한 특례법 위반 등의 혐의를 적용해 구속 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리고, 해당 영상의 초기 유포자를 추적하고 있다며, 2차 3차 유포자도 엄하게 처벌할 방침인 만큼, 혹시라도 영상을 유포하지 말아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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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 따라잡기] 워터파크 ‘몰카’ 여성 검거…“돈 때문에”
    • 입력 2015-08-27 08:32:57
    • 수정2015-08-27 10:2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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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멘트>

국내 유명 물놀이 시설내 여자 샤워실에서 촬영된 몰래 카메라.

피해자가 2백 명에 이른다는 몰래 카메라 때문에 한동안 인터넷이 떠들썩 했었습니다.

촬영을 당한 여성의 입장에서는 그야말로 날벼락 같은 일이 아닐 수 없는데요.

그런데 알고 봤더니 이 영상을 몰래 찍은 용의자.

20대 중반의 여성이었습니다.

돈을 벌기 위해서 그랬다고 하는데, 찍는 것도 찍는 거지만, 잡히기까지의 과정도 좀 황당합니다.

어떻게 된 일인지 뉴스 따라잡기에서 따라가보겠습니다.

<리포트>

무더위가 한풀 꺾였지만, 물놀이 시설에는 아직 손님들이 많습니다.

그런데, 여자 손님들 상당수가, 탈의실에 들어가기가 겁이 난다고 말합니다.

<녹취> 이용 고객(음성변조) : "(오늘도) 탈의실에서 샤워하면서 괜히 빨리하게 되고 주위 막 살펴보게 되고 그랬어요."

<녹취> 이용 고객(음성변조) : "여자가 아니더라도 남자분들도 그런 상황이 됐다면 수치스럽지 않을까요? 자기의 그런 것들이 드러나는 건데……."

손님들을 이렇게 걱정하게 한 건 바로 이 동영상입니다.

국내 한 유명 물놀이 시설의 여성 탈의실에서 손님들의 몸을 몰래 촬영한 것으로 추정되는 영상입니다.

<녹취> 이용 고객(음성변조) : "되게 당황스럽고 저는 물론 안 갔지만, 이번에는 지인분들은 많이 갔다 왔거든요. 많이 촬영됐을까 봐 걱정이 많이 됐어요."

이른바 ‘워터파크 몰카 동영상’.

경찰은 수사를 시작했습니다.

<인터뷰> 김효성(사이버 수사대 팀장/경기 용인동부경찰서) : "의뢰가 들어와서 영상을 분석하다 보니 다른 영상들이 돌아다닌다는 제보들이 있더라고요. 그래서 돌아다니는 모든 영상을 최대한 취합해 봤습니다."

그렇게 경찰이 확보한 영상은 모두 4가지.

서울 한강 공원 야외 수영장과 경기도와 강원도의 대형 물놀이 시설 안에 있는 샤워장과 탈의실 등에서 촬영한 영상으로, 합치면 길이가 무려 185분이나 됩니다.

그런데, 이렇게 영상은 확보했지만, 문제가 하나 생깁니다.

<인터뷰> 김효성(사이버 수사대 팀장/경기 용인동부경찰서) : "확인해 보니 작년에 찍은 영상으로 확인이 됐고요. 유포 자체는 작년 말경에도 국내에 유포된 게 확인됐다."

영상이 촬영된 시점은 모두 지난해 여름.

시간이 너무 오래지나, 촬영자를 특정하는 일부터, 최초 유포자를 찾는 일까지, 쉬운 일이 하나도 없었습니다.

3시간이 넘는 이 영상을 돌리고 또 돌려보는 수 밖에는 없었는데요.

그런데,

<인터뷰> 김효성(사이버 수사대 팀장/경기 용인동부경찰서) : "사실 한 1년이 된 사건이기 때문에 특별한 단서가 없었는데 그렇다고 하면 이 4군데에 동시 중복되어서 온 사람이 있는지 찾아보자."

혹시나 단서가 나오지 않을까 여러번 반복해서 돌려보던 4개의 영상.

그런데 이 영상에서, 이상하게 자주 등장하는 여성이 눈에 띕니다.

바로 이 여성입니다.

촬영 도중 카메라를 돌리다, 실수로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찍게 된 걸로 보였는데요.

<인터뷰> 김효성(사이버 수사대 팀장/경기 용인동부경찰서) : "일단은 모든 정황을 최대한 확보해서 분석하다 보니 동일한 피의자의 모습이 많이 발견됐고 충분히 이 사람이 용의자라고 판단이 됐습니다."

동영상 속에 등장하는 이 의문의 여성.

경찰은 이 여성의 인적사항을 확보하기 위해, 물놀이 시설의 수많은 이용객들 가운데 의심이 가는 사람들을 추려내기 시작했습니다.

<인터뷰> 김효성(사이버 수사대 팀장/경기 용인동부경찰서) : "출입자의 결제내역이라든지 소셜커머스 사용내역, 통신수사 좀 보강해서 중복 값을 찾아 나가던 중에 용의 선상에 올라온 여성과 비슷한 외모를 가진 여성이 있는 것을 발견하고.."

우여곡절 끝에, 동영상에 나오는 용의자의 인적사항을 파악하는데 성공한 경찰.

용의자는 26살의 여성 A모 씨였습니다.

이제 남은건 A씨를 체포하는일.

<인터뷰> 김효성(사이버 수사대 팀장/경기 용인동부경찰서) : "사실은 오늘(수요일) 체포를 할 계획으로 있었습니다. 그래서 어제(화요일) 체포영장을 신청해놓고 어디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서 위치 추적을 하며 봤더니 (전남) 곡성에 내려가 있는 걸 확인했어요."

D데이를 눈앞에 두고, 전남 곡성의 한 마을에서 잠복근무에 들어간 검거조.

용의자를 검거하기 위한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걸 좀 허무하다고 해야 할까요?

<인터뷰> 김효성(사이버 수사대 팀장/경기 용인동부경찰서) : "피의자가 이 건과 관련 없이 다른 가정적 문제로 112신고를 했던 게 접수가 되면서 저희 쪽으로 연락을 줘서 가서 확인을 했더니 저희가 쫓고 있던 용의자인 걸로 확인됐습니다."

이미 다른 경찰에게 붙들려 있던 용의자.

상황은 이랬습니다.

아버지에게 폭행을 당했다며, 경찰에 가정폭력 신고 전화를 한 피의자 A씨.

<녹취> 전남 곡성경찰서 관계자(음성변조) : "자기 아버지한테 폭행을 당했다. 그런 112신고가 접수되었습니다. 접수돼서 저희가 현장에 가서 폭행 여부 사실 확인하는 과정에서……."

신고자와 피신고자인 아버지를 상대로 조사를 하던 파출소 경찰관은 여기서 뜻밖의 얘기를 듣게 됩니다.

<인터뷰> 김효성(사이버 수사대 팀장/경기 용인동부경찰서) : "파출소에서 대화를 나누다 왜 싸우셨느냐 그랬더니 ‘딸이 이상한 영상을 (PC로) 올린다.’"

정말, 어떻게든 잡힐 운명이었던 걸까?

아버지의 자백 아닌 자백으로 파출소에서는 뜻하지 않게, 신고자가 몰래 카메라 촬영 용의자 라는걸 알게 됩니다.

결국, 파출소에서 곧바로 검거된 A씨.

<녹취> 전남 곡성경찰서 관계자(음성변조) : "사건 관련된 해당 사이버 수사팀이 (마침) 곡성에 내려와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분들 오라 해서 신병을 인계한 겁니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휴대폰 케이스를 가장한 카메라를 숨겨 들고, 여성 탈의실에 들어가 몰래 동영상을 촬영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녹취> 피의자(음성변조) : "(심정이 어떠세요? 같은 여성들에게 어떤 마음 듭니까?) 죄송합니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채팅으로 알게 된 남성으로부터 돈을 받기로 한 다음 이런 영상을 찍어 넘겼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인터뷰> 김효성(사이버 수사대 팀장/경기 용인동부경찰서) : "금전적인 대가를 받기로 하고 촬영을 한 걸로 그렇게 진술하고 있습니다. 생활비가 부족하다 보니까 유혹에 빠져들었다고 얘기했습니다."

경찰은 조사가 마무리 되는대로 피의자에 대해 성폭력 처벌에 관한 특례법 위반 등의 혐의를 적용해 구속 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리고, 해당 영상의 초기 유포자를 추적하고 있다며, 2차 3차 유포자도 엄하게 처벌할 방침인 만큼, 혹시라도 영상을 유포하지 말아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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