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해설] 특수활동비 투명성 고민해야

입력 2015.09.02 (07:34) 수정 2015.09.02 (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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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수 해설위원]

특수활동비 공개를 놓고 여야가 팽팽히 맞서고 있습니다. 특수활동비의 지급내역을 공개하자는 야당의 주장에 여당은 불법일 뿐 아니라 외국에서도 사례가 없다는 이유로 논의 자체를 거부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정기국회는 첫날부터 공전됐습니다. 국정감사와 예산심사라는 막중한 정기국회의 임무가 제대로 수행될지 벌써 걱정입니다.

특수활동비는 올해 예산의 경우 8810억 원, 국정원을 포함한 19개 기관에 주로 기밀 활동이나 정보활동, 그리고 고도의 정치활동 명목으로 지급되고 있습니다. 절반이 넘는 4800억 원의 예산이 국정원에 지급되고 청와대 비서실을 포함해 검찰, 경찰, 그리고 국회에도 80억 원이 지급됩니다. 영수증 첨부가 필요 없는 돈이다 보니 홍준표 지사나 신계륜 의원의 경우엔 생활비나 자녀 유학비로 사용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되기도 했습니다. 당시에는 제도 개선의 필요성이 여당에서 제기될 만큼 특수활동비 투명성 확보의 당위성에 대해서는 사실 이론이 있을 수 없습니다. 다만, 지금은 야당의 요구를 여당에서는 정치 공세로 보고 있다는 점입니다. 야당 정치인에 집중된 검찰 사정에 대한 불만 때문이라는 시각인 듯합니다. 야당은 물론 여기에 동의하지 않습니다. 특수활동비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충분히 인정하면서 공개도 예결위 간사에게만 한정할 수도 있다는 입장입니다. 정의화 국회의장도 이례적으로 야당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특수활동비 투명성 확보를 위한 소위 구성이 필요하다는 겁니다. 한사코 논의를 거부하기보다는 협의를 통해 적절한 방법을 찾는 노력이 중요하다는 말로 해석됩니다.

노무현 정부 때는 현재의 여당인 새누리당이 야당으로서 특수활동비의 공개를 요구했다가 거부당한 바 있습니다. 지금은 그 반대입니다. 여야가 서로 입장이 다르다고 해도 국민 세금을 더 이상 누구의 쌈짓돈으로 놔둬서는 안 됩니다. 최소한 논의 자체를 막아서는 안 될 것입니다. 정치는 명분입니다. 뉴스해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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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해설] 특수활동비 투명성 고민해야
    • 입력 2015-09-02 07:39:53
    • 수정2015-09-02 08:0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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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수 해설위원]

특수활동비 공개를 놓고 여야가 팽팽히 맞서고 있습니다. 특수활동비의 지급내역을 공개하자는 야당의 주장에 여당은 불법일 뿐 아니라 외국에서도 사례가 없다는 이유로 논의 자체를 거부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정기국회는 첫날부터 공전됐습니다. 국정감사와 예산심사라는 막중한 정기국회의 임무가 제대로 수행될지 벌써 걱정입니다.

특수활동비는 올해 예산의 경우 8810억 원, 국정원을 포함한 19개 기관에 주로 기밀 활동이나 정보활동, 그리고 고도의 정치활동 명목으로 지급되고 있습니다. 절반이 넘는 4800억 원의 예산이 국정원에 지급되고 청와대 비서실을 포함해 검찰, 경찰, 그리고 국회에도 80억 원이 지급됩니다. 영수증 첨부가 필요 없는 돈이다 보니 홍준표 지사나 신계륜 의원의 경우엔 생활비나 자녀 유학비로 사용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되기도 했습니다. 당시에는 제도 개선의 필요성이 여당에서 제기될 만큼 특수활동비 투명성 확보의 당위성에 대해서는 사실 이론이 있을 수 없습니다. 다만, 지금은 야당의 요구를 여당에서는 정치 공세로 보고 있다는 점입니다. 야당 정치인에 집중된 검찰 사정에 대한 불만 때문이라는 시각인 듯합니다. 야당은 물론 여기에 동의하지 않습니다. 특수활동비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충분히 인정하면서 공개도 예결위 간사에게만 한정할 수도 있다는 입장입니다. 정의화 국회의장도 이례적으로 야당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특수활동비 투명성 확보를 위한 소위 구성이 필요하다는 겁니다. 한사코 논의를 거부하기보다는 협의를 통해 적절한 방법을 찾는 노력이 중요하다는 말로 해석됩니다.

노무현 정부 때는 현재의 여당인 새누리당이 야당으로서 특수활동비의 공개를 요구했다가 거부당한 바 있습니다. 지금은 그 반대입니다. 여야가 서로 입장이 다르다고 해도 국민 세금을 더 이상 누구의 쌈짓돈으로 놔둬서는 안 됩니다. 최소한 논의 자체를 막아서는 안 될 것입니다. 정치는 명분입니다. 뉴스해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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