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현, 세계 정상급 선수와 접전…가능성 확인

입력 2015.09.04 (07:13) 수정 2015.09.04 (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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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69위·삼성증권 후원)이 세계 테니스계에 자신의 존재감을 확실히 알렸다.

정현은 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US오픈 테니스대회 남자단식 2회전에서 스탄 바브링카(5위·스위스)에게 0-3(6<2>-7, 6<4>-7, 6<6>-7)으로 졌다.

세트스코어는 3-0이지만 매 세트 타이브레이크까지 치르는 바람에 3-0 경기로는 드물게 경기 소요 시간이 3시간을 넘겨 3시간2분이 걸렸다.

그만큼 접전을 벌인 셈이다. 이날 정현이 상대한 바브링카는 지난해 호주오픈 결승에서 라파엘 나달(스페인)을 꺾었고 올해 프랑스오픈 결승에서는 노바크 조코비치(세르비아)를 물리치며 메이저 대회에서 두 차례 우승한 세계적인 선수다.

그러나 바브링카가 유니폼 상의가 땀으로 흠뻑 젖도록 뛰어다니고서야 정현을 힘겹게 따돌리고 3회전에 진출할 수 있었다.

정현은 이번 대회에서 2008년 프랑스오픈 이형택 이후 7년 만에 한국 선수로 메이저 대회 단식 본선 승리를 따냈고 바브링카를 상대로 명승부를 펼치면서 자신감까지 얻게 됐다.

세계 랭킹 36위까지 올랐던 이형택이 메이저 대회에서 첫 승을 거둔 것이 2000년으로 당시 이형택의 나이는 24세였다.

또 현재 '아시안 톱 랭커'로 군림하는 니시코리 게이(4위·일본)가 메이저 첫 승을 거뒀을 때 나이가 지금의 정현과 같은 19세였다.

키 180㎝인 니시코리에 비해 6㎝가 더 큰 정현은 체격 조건이 더 좋은 만큼 앞으로 큰 발전을 기대할 만하다는 평이다.

다만 이날 바브링카와 경기에서 보듯이 서브는 아직 정현이 더 보완해야 할 점으로 지적됐다.

바브링카는 이날 서브 에이스를 무려 26개나 꽂으며 고비 때마다 손쉽게 점수를 올리는 방편으로 삼았다. 반면 정현의 에이스는 3개에 불과했다.

첫 서브의 평균 속도는 바브링카가 시속 186.7㎞, 정현은 185.1㎞로 큰 차이가 없었으나 가장 빠른 서브 속도는 바브링카가 215.7㎞, 정현은 202.8㎞로 차이가 벌어졌다.

그만큼 바브링카가 단순히 강한 서브만 넣는 것이 아니라 완급 조절 능력도 있다는 의미다.

또 1,2,3세트 모두 타이브레이크까지 갔으나 매번 승자는 바브링카였다는 점도 결국 경기 운영 능력의 차이가 가른 결과로 볼 수 있다.

이날 바브링카는 실책 66개를 쏟아내 39개의 정현보다 훨씬 많았지만 그만큼 노련미를 앞세워 타이브레이크 고비를 잘 넘겼다.

반면 정현은 2세트 게임스코어 4-1로 앞서고도 이를 지키지 못했고 3세트 타이브레이크에서는 6-5로 세트포인트까지 잡았으나 끝내 승부를 4세트로 몰고 가는데 실패했다.

하지만 정현은 이날 세계 정상급 선수인 바브링카와 맞서서도 그라운드 스트로크 대결에서 밀리지 않는다는 점을 확인했다.

앞으로 노련미와 경험을 더 쌓는다면 이런 선수들과 만나서도 세트를 빼앗고 나아가서는 승리까지 가져올 수 있는 시기가 점점 다가오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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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현, 세계 정상급 선수와 접전…가능성 확인
    • 입력 2015-09-04 07:13:36
    • 수정2015-09-04 07:22:11
    연합뉴스
정현(69위·삼성증권 후원)이 세계 테니스계에 자신의 존재감을 확실히 알렸다.

정현은 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US오픈 테니스대회 남자단식 2회전에서 스탄 바브링카(5위·스위스)에게 0-3(6<2>-7, 6<4>-7, 6<6>-7)으로 졌다.

세트스코어는 3-0이지만 매 세트 타이브레이크까지 치르는 바람에 3-0 경기로는 드물게 경기 소요 시간이 3시간을 넘겨 3시간2분이 걸렸다.

그만큼 접전을 벌인 셈이다. 이날 정현이 상대한 바브링카는 지난해 호주오픈 결승에서 라파엘 나달(스페인)을 꺾었고 올해 프랑스오픈 결승에서는 노바크 조코비치(세르비아)를 물리치며 메이저 대회에서 두 차례 우승한 세계적인 선수다.

그러나 바브링카가 유니폼 상의가 땀으로 흠뻑 젖도록 뛰어다니고서야 정현을 힘겹게 따돌리고 3회전에 진출할 수 있었다.

정현은 이번 대회에서 2008년 프랑스오픈 이형택 이후 7년 만에 한국 선수로 메이저 대회 단식 본선 승리를 따냈고 바브링카를 상대로 명승부를 펼치면서 자신감까지 얻게 됐다.

세계 랭킹 36위까지 올랐던 이형택이 메이저 대회에서 첫 승을 거둔 것이 2000년으로 당시 이형택의 나이는 24세였다.

또 현재 '아시안 톱 랭커'로 군림하는 니시코리 게이(4위·일본)가 메이저 첫 승을 거뒀을 때 나이가 지금의 정현과 같은 19세였다.

키 180㎝인 니시코리에 비해 6㎝가 더 큰 정현은 체격 조건이 더 좋은 만큼 앞으로 큰 발전을 기대할 만하다는 평이다.

다만 이날 바브링카와 경기에서 보듯이 서브는 아직 정현이 더 보완해야 할 점으로 지적됐다.

바브링카는 이날 서브 에이스를 무려 26개나 꽂으며 고비 때마다 손쉽게 점수를 올리는 방편으로 삼았다. 반면 정현의 에이스는 3개에 불과했다.

첫 서브의 평균 속도는 바브링카가 시속 186.7㎞, 정현은 185.1㎞로 큰 차이가 없었으나 가장 빠른 서브 속도는 바브링카가 215.7㎞, 정현은 202.8㎞로 차이가 벌어졌다.

그만큼 바브링카가 단순히 강한 서브만 넣는 것이 아니라 완급 조절 능력도 있다는 의미다.

또 1,2,3세트 모두 타이브레이크까지 갔으나 매번 승자는 바브링카였다는 점도 결국 경기 운영 능력의 차이가 가른 결과로 볼 수 있다.

이날 바브링카는 실책 66개를 쏟아내 39개의 정현보다 훨씬 많았지만 그만큼 노련미를 앞세워 타이브레이크 고비를 잘 넘겼다.

반면 정현은 2세트 게임스코어 4-1로 앞서고도 이를 지키지 못했고 3세트 타이브레이크에서는 6-5로 세트포인트까지 잡았으나 끝내 승부를 4세트로 몰고 가는데 실패했다.

하지만 정현은 이날 세계 정상급 선수인 바브링카와 맞서서도 그라운드 스트로크 대결에서 밀리지 않는다는 점을 확인했다.

앞으로 노련미와 경험을 더 쌓는다면 이런 선수들과 만나서도 세트를 빼앗고 나아가서는 승리까지 가져올 수 있는 시기가 점점 다가오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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