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적, 이산 상봉 후보자 500명 선정

입력 2015.09.09 (12:07) 수정 2015.09.09 (1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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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남과 북의 헤어진 가족들이 오랜 기다림 끝에 다음달 20일 금강산에서 다시 만납니다.

마지막 상봉 행사가 지난해 2월이었으니까 1년 8개월여 만에 이산가족들의 대면 상봉이 성사됐습니다.

흩어진 가족들이 모두 만날 수 있으면 얼마나 좋겠습니까만, 규모는 남북 각각 100명씩으로 제한됐습니다.

오늘부터 상봉 대상자 선정이 시작됐는데요, 조금 전 대한적십자사가 1차 후보자 500명이 컴퓨터 무작위 추첨으로 선정됐습니다.

이후 나이와 직계를 따져 2차로 250명으로 압축한 뒤 이달 15일 북한과 명단을 교환할 예정입니다.

이 명단을 갖고 생사 확인 작업에 들어가는 건데요, 우리 측이 250명 북한은 200명, 우리가 50명 더 많은 건 국군포로와 납북자를 추가하기로 합의가 이뤄졌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생사 확인을 거쳐 최종 명단은 다음달 8일 나올 예정입니다.

하지만 합의서 내용대로 물 흐르듯 상봉이 이뤄질 거란 보장은 없습니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북한 정권의 행보가 변수입니다.

최대 고비는 다음달 10일 70주년을 맞는 북한의 ‘노동당 창건일’입니다.

당 창건일을 전후해 북한이 경축 행사의 하나로 장거리 로켓을 발사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당초 우리 측이 10월 초 상봉을 주장한 것도 이런 이유에섭니다.

이어질 한미 정상 회담도 변수가 될 수 있습니다.

핵심 의제인 북한 문제에 대한 두 정상의 발언을 문제 삼아 북측이 어깃장을 놓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이산가족 상봉은 제한된 규모에다 건강, 시간, 남북 정세 등 모든 것이 도와줄 때 가능하기 때문에 '로또 상봉'이란 말까지 나오고 있는데요,

혈육과의 만남을 고대해 온 실향민들은 어느때보다 설레고 긴장된 순간을 맞고 있습니다.

윤지연 기자가 이들을 만났습니다.

<리포트>

이른 아침 백발이 성성한 노객들이 열차에 오릅니다.

<녹취>"(고향이 어디세요?) 고향이요? 황해도 평산이요."

<녹취> "고향은 평북이에요. 정주"

북녘에 가족을 둔 이산가족들입니다.

북으로 가는 열차를 타고 두시간 넘게 달려 도착한 곳은 더 이상 올라 갈 수 없는 백마고지역.

여기서 부터는 끊긴 철로 대신 차를 타고 곳곳을 둘러봤습니다.

<녹취> 해설사 : "전쟁 때 이 모습으로 된 것 자체가 가슴이 아픈데요. 늘 전쟁만 얘기할 수는 없잖아요. 그래서 여기가 평화를 의미하는 곳으로"

한눈에 들어온 북녘 땅을 바라보며 고향 생각, 가족 생각에 빠져듭니다.

<인터뷰> 정경숙(82살/황해도 출신) "(이산가족 상봉) 신청했죠. 만날 수 있을까 싶지 죽지 않았으면 만나겠지? (만나면 무슨 얘기하고 싶으세요?) 눈물부터 나오지 뭐"

여행길에 들려온 이산가족 상봉 일정 확정 소식은 오랜 그리움을 설렘으로 바꿔놨습니다.

<인터뷰> 조천용(74살/평양 출신) : "날짜가 될까 안될까 될까 안될까 그랬었는데 이왕이면 추석때 했음 좋았을텐데 조금 늦긴 했지만, 그나마도 다행이고 좋지 않나"

마음으로 미리 본 고향 산천과 두고 온 가족.

약속한 날이 하루라도 빨리 오길 바라고 또 바랐습니다.

KBS 뉴스 윤지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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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적, 이산 상봉 후보자 500명 선정
    • 입력 2015-09-09 12:10:43
    • 수정2015-09-09 12:5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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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남과 북의 헤어진 가족들이 오랜 기다림 끝에 다음달 20일 금강산에서 다시 만납니다.

마지막 상봉 행사가 지난해 2월이었으니까 1년 8개월여 만에 이산가족들의 대면 상봉이 성사됐습니다.

흩어진 가족들이 모두 만날 수 있으면 얼마나 좋겠습니까만, 규모는 남북 각각 100명씩으로 제한됐습니다.

오늘부터 상봉 대상자 선정이 시작됐는데요, 조금 전 대한적십자사가 1차 후보자 500명이 컴퓨터 무작위 추첨으로 선정됐습니다.

이후 나이와 직계를 따져 2차로 250명으로 압축한 뒤 이달 15일 북한과 명단을 교환할 예정입니다.

이 명단을 갖고 생사 확인 작업에 들어가는 건데요, 우리 측이 250명 북한은 200명, 우리가 50명 더 많은 건 국군포로와 납북자를 추가하기로 합의가 이뤄졌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생사 확인을 거쳐 최종 명단은 다음달 8일 나올 예정입니다.

하지만 합의서 내용대로 물 흐르듯 상봉이 이뤄질 거란 보장은 없습니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북한 정권의 행보가 변수입니다.

최대 고비는 다음달 10일 70주년을 맞는 북한의 ‘노동당 창건일’입니다.

당 창건일을 전후해 북한이 경축 행사의 하나로 장거리 로켓을 발사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당초 우리 측이 10월 초 상봉을 주장한 것도 이런 이유에섭니다.

이어질 한미 정상 회담도 변수가 될 수 있습니다.

핵심 의제인 북한 문제에 대한 두 정상의 발언을 문제 삼아 북측이 어깃장을 놓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이산가족 상봉은 제한된 규모에다 건강, 시간, 남북 정세 등 모든 것이 도와줄 때 가능하기 때문에 '로또 상봉'이란 말까지 나오고 있는데요,

혈육과의 만남을 고대해 온 실향민들은 어느때보다 설레고 긴장된 순간을 맞고 있습니다.

윤지연 기자가 이들을 만났습니다.

<리포트>

이른 아침 백발이 성성한 노객들이 열차에 오릅니다.

<녹취>"(고향이 어디세요?) 고향이요? 황해도 평산이요."

<녹취> "고향은 평북이에요. 정주"

북녘에 가족을 둔 이산가족들입니다.

북으로 가는 열차를 타고 두시간 넘게 달려 도착한 곳은 더 이상 올라 갈 수 없는 백마고지역.

여기서 부터는 끊긴 철로 대신 차를 타고 곳곳을 둘러봤습니다.

<녹취> 해설사 : "전쟁 때 이 모습으로 된 것 자체가 가슴이 아픈데요. 늘 전쟁만 얘기할 수는 없잖아요. 그래서 여기가 평화를 의미하는 곳으로"

한눈에 들어온 북녘 땅을 바라보며 고향 생각, 가족 생각에 빠져듭니다.

<인터뷰> 정경숙(82살/황해도 출신) "(이산가족 상봉) 신청했죠. 만날 수 있을까 싶지 죽지 않았으면 만나겠지? (만나면 무슨 얘기하고 싶으세요?) 눈물부터 나오지 뭐"

여행길에 들려온 이산가족 상봉 일정 확정 소식은 오랜 그리움을 설렘으로 바꿔놨습니다.

<인터뷰> 조천용(74살/평양 출신) : "날짜가 될까 안될까 될까 안될까 그랬었는데 이왕이면 추석때 했음 좋았을텐데 조금 늦긴 했지만, 그나마도 다행이고 좋지 않나"

마음으로 미리 본 고향 산천과 두고 온 가족.

약속한 날이 하루라도 빨리 오길 바라고 또 바랐습니다.

KBS 뉴스 윤지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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