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링타임] 신이 준 ‘선물’…‘현재’를 살자

입력 2015.09.16 (08:46) 수정 2015.09.17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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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매주 수요일에는 우리 마음속의 상처를 들여다보고 치유의 방법을 고민해보는 시간을 갖고 있습니다.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신동근 선생님과 얘기나누겠습니다.

<질문>
오늘은 어떤 얘기를 해볼까요?

<답변>
안녕하세요.

신동근입니다.

오늘은 먼저 그림을 하나 보여드리겠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그림 중에 인상파 화가로 유명한 고갱의 <우리는 어디에서 왔는가? 우리는 누구인가? 우리는 어디로 갈 것인가?>라는 그림인데요.

이 작품은 고갱의 인생에서 가장 힘든 시절 그린 작품입니다.

경제적 어려움과 악화된 건강 그리고 사랑하는 딸의 죽음이 겹쳤던 것이지요.

고갱은 자살을 결심하고 죽기 전 마지막으로 자신의 인생을 정리하며 이 그림을 그렸습니다.

<질문>
그림이 그려진 사연을 듣고 그림을 다시 보니 새롭게 보이네요.

<답변>
그렇죠?

그림을 다시 보며 이야기 해볼까요?

그림에서 오른쪽의 어린아이는 인간의 탄생을, 중앙의 열매를 따는 젊은이는 인간의 삶을 그리고 왼쪽의 웅크린 노인은 인간의 죽음을 상징합니다.

어린아이를 통해 우리가 어디에서 왔는지, 즉 우리의 과거를 묻게 되며, 젊은이는 우리는 누구이며 무엇을 하고 있는지 즉, 우리의 현재를 묻게 되며, 노인의 모습을 보며 우리는 어디로 갈 것인가?

즉, 우리의 미래를 묻게 됩니다.

저는 이 작품을 보며 제가 과거와 현재와 미래의 어디쯤 있는지 고민을 해보곤 합니다.

<질문>
현재를 살아도 과거에 매여있거나 막연한 미래만 기대하는 분들도 계시죠.

<답변>
그렇습니다.

저는 오랜 기간 환자를 보면서 각기 다른 인생의 시점을 살고 있는 분들을 만났습니다.

그 중 A씨는 어린 시절 매우 부유한 환경에서 살았는데요.

공부도 잘해서 명문고를 다녔습니다.

하지만 대학에 갈 무렵 그의 집은 아버지의 사업실패로 몰락하고 말았죠. 결국 대학을 포기하고 취직을 했지만 자신의 기대에 미치지 못해 자주 일을 그만두었고 결국 무직자가 되었습니다.

그 때문인지 만나는 사람들에게 자신이 과거에 얼마나 잘 살았는지, 얼마나 공부를 잘했는지 얘기했는데요.

A씨는 자신의 실패는 아버지의 사업실패와 대학에 가지 못한 것과 잘못 만난 못된 직장 상사들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A씨는 어느 시대에 살고 있을까요?

<질문>
과거에 살고 계시네요.

행복했던 과거의 기억 때문에 현재도, 또 미래도 기약하지 못하고 계시구요.

<답변>
네 그렇죠,

A씨는 과거에 머무른 채 과거의 영광과 자기 연민 속에 살고 있습니다.

과거를 탓하며 과거의 희생양으로 살고 있는 겁니다.

또 다른 사례를 들어보실까요?

B씨는 성실한 회사원입니다.

20년 넘게 지각 한 번 하지 않을 정도로 그는 부지런하게 살았습니다.

남들에게 인색하다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돈도 아꼈습니다.

B씨의 꿈은 중형 아파트와 외제차를 장만하는 거였는데요.

오랜 기간 성실히 살아온 결과 드디어 중형 아파트와 외제차를 장만하게 되었습니다.

무척 기뻤지만, 그 행복은 오래가지 않았는데요.

<질문>
원하는 걸 이뤘는데, 왜죠?

<답변>
친구가 더 비싼 외제차를 사자 그와 비교하면서 불행해진 거죠.

더 비싼 외제차를 사야 행복할 것 같아서 열심히 일을 하지만 과연 그렇다고 그가 행복을 찾을 수 있을까요?

그는 뜬구름 같은 미래에 살고 있는 것입니다.

그에게 미래는 사막의 오아시스 같은 달콤한 곳인데요.

하지만 그의 꿈이 이루어진 순간 그의 기쁨은 신기루처럼 사라지고 허무하기까지 합니다.

현실이 미래의 꿈을 이루기 위한 고단한 순간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질문>
이렇게 과거나 미래에 얽매여서 현실을 살지 못하는 분들에겐 어떤 마음가짐이 필요할까요?

<답변>
과거가 없이 현재에 이른 사람은 없습니다.

하지만 A씨처럼 과거 속에서 얽매이면 불행합니다.

과거는 돌이킬 수 없습니다.

과거는 우리의 선택이 아닌 경우가 많습니다.

또 설령 잘못 선택한 일이라도 후회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 순간에는 나름 최선의 선택을 했던 것이니까요.

여러분의 과거의 실수를 용서하세요.

내가 나를 용서해야 합니다.

또 미래의 꿈만 바라보고 현실을 희생한다면 불행합니다.

산을 오르는 것은 정상만을 오르기 위한 것이 아닙니다.

등산하는 동안의 꽃과 나무, 새와 나비 그리고 같이 가는 사람들이 있어서 행복한 건데요.

꼭대기만 보고 주변을 전혀 보지 않는다면 등산하는 모든 과정은 고통이고 정상의 짧은 순간만이 기쁨이겠지요.

중요한 것은 지금 현재입니다.

Carpe Diem 이라는 말이 있는데요.

바로 ‘이 순간을 잡아라’는 뜻이죠.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에서 캡틴 선생이 학생들에게 했던 말로 유명한데요.

언제 죽을지 모르는 인생, 지금 이 순간 최선을 다하라는 뜻입니다.

현재를 즐기라고 해서 쾌락만을 추구하라는 건 아닙니다.

지금 이 순간 내가 하는 작은 선택들이 모여 또 다른 미래의 나를 만들 것입니다.

내가 하는 선택이 최선이 아닌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한번 선택하면 후회하지 말고 그 선택이 최선이 되도록 노력하시기 바랍니다.

<앵커 멘트>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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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힐링타임] 신이 준 ‘선물’…‘현재’를 살자
    • 입력 2015-09-16 08:48:34
    • 수정2015-09-17 09:54:57
    아침뉴스타임
<앵커 멘트>

매주 수요일에는 우리 마음속의 상처를 들여다보고 치유의 방법을 고민해보는 시간을 갖고 있습니다.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신동근 선생님과 얘기나누겠습니다.

<질문>
오늘은 어떤 얘기를 해볼까요?

<답변>
안녕하세요.

신동근입니다.

오늘은 먼저 그림을 하나 보여드리겠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그림 중에 인상파 화가로 유명한 고갱의 <우리는 어디에서 왔는가? 우리는 누구인가? 우리는 어디로 갈 것인가?>라는 그림인데요.

이 작품은 고갱의 인생에서 가장 힘든 시절 그린 작품입니다.

경제적 어려움과 악화된 건강 그리고 사랑하는 딸의 죽음이 겹쳤던 것이지요.

고갱은 자살을 결심하고 죽기 전 마지막으로 자신의 인생을 정리하며 이 그림을 그렸습니다.

<질문>
그림이 그려진 사연을 듣고 그림을 다시 보니 새롭게 보이네요.

<답변>
그렇죠?

그림을 다시 보며 이야기 해볼까요?

그림에서 오른쪽의 어린아이는 인간의 탄생을, 중앙의 열매를 따는 젊은이는 인간의 삶을 그리고 왼쪽의 웅크린 노인은 인간의 죽음을 상징합니다.

어린아이를 통해 우리가 어디에서 왔는지, 즉 우리의 과거를 묻게 되며, 젊은이는 우리는 누구이며 무엇을 하고 있는지 즉, 우리의 현재를 묻게 되며, 노인의 모습을 보며 우리는 어디로 갈 것인가?

즉, 우리의 미래를 묻게 됩니다.

저는 이 작품을 보며 제가 과거와 현재와 미래의 어디쯤 있는지 고민을 해보곤 합니다.

<질문>
현재를 살아도 과거에 매여있거나 막연한 미래만 기대하는 분들도 계시죠.

<답변>
그렇습니다.

저는 오랜 기간 환자를 보면서 각기 다른 인생의 시점을 살고 있는 분들을 만났습니다.

그 중 A씨는 어린 시절 매우 부유한 환경에서 살았는데요.

공부도 잘해서 명문고를 다녔습니다.

하지만 대학에 갈 무렵 그의 집은 아버지의 사업실패로 몰락하고 말았죠. 결국 대학을 포기하고 취직을 했지만 자신의 기대에 미치지 못해 자주 일을 그만두었고 결국 무직자가 되었습니다.

그 때문인지 만나는 사람들에게 자신이 과거에 얼마나 잘 살았는지, 얼마나 공부를 잘했는지 얘기했는데요.

A씨는 자신의 실패는 아버지의 사업실패와 대학에 가지 못한 것과 잘못 만난 못된 직장 상사들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A씨는 어느 시대에 살고 있을까요?

<질문>
과거에 살고 계시네요.

행복했던 과거의 기억 때문에 현재도, 또 미래도 기약하지 못하고 계시구요.

<답변>
네 그렇죠,

A씨는 과거에 머무른 채 과거의 영광과 자기 연민 속에 살고 있습니다.

과거를 탓하며 과거의 희생양으로 살고 있는 겁니다.

또 다른 사례를 들어보실까요?

B씨는 성실한 회사원입니다.

20년 넘게 지각 한 번 하지 않을 정도로 그는 부지런하게 살았습니다.

남들에게 인색하다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돈도 아꼈습니다.

B씨의 꿈은 중형 아파트와 외제차를 장만하는 거였는데요.

오랜 기간 성실히 살아온 결과 드디어 중형 아파트와 외제차를 장만하게 되었습니다.

무척 기뻤지만, 그 행복은 오래가지 않았는데요.

<질문>
원하는 걸 이뤘는데, 왜죠?

<답변>
친구가 더 비싼 외제차를 사자 그와 비교하면서 불행해진 거죠.

더 비싼 외제차를 사야 행복할 것 같아서 열심히 일을 하지만 과연 그렇다고 그가 행복을 찾을 수 있을까요?

그는 뜬구름 같은 미래에 살고 있는 것입니다.

그에게 미래는 사막의 오아시스 같은 달콤한 곳인데요.

하지만 그의 꿈이 이루어진 순간 그의 기쁨은 신기루처럼 사라지고 허무하기까지 합니다.

현실이 미래의 꿈을 이루기 위한 고단한 순간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질문>
이렇게 과거나 미래에 얽매여서 현실을 살지 못하는 분들에겐 어떤 마음가짐이 필요할까요?

<답변>
과거가 없이 현재에 이른 사람은 없습니다.

하지만 A씨처럼 과거 속에서 얽매이면 불행합니다.

과거는 돌이킬 수 없습니다.

과거는 우리의 선택이 아닌 경우가 많습니다.

또 설령 잘못 선택한 일이라도 후회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 순간에는 나름 최선의 선택을 했던 것이니까요.

여러분의 과거의 실수를 용서하세요.

내가 나를 용서해야 합니다.

또 미래의 꿈만 바라보고 현실을 희생한다면 불행합니다.

산을 오르는 것은 정상만을 오르기 위한 것이 아닙니다.

등산하는 동안의 꽃과 나무, 새와 나비 그리고 같이 가는 사람들이 있어서 행복한 건데요.

꼭대기만 보고 주변을 전혀 보지 않는다면 등산하는 모든 과정은 고통이고 정상의 짧은 순간만이 기쁨이겠지요.

중요한 것은 지금 현재입니다.

Carpe Diem 이라는 말이 있는데요.

바로 ‘이 순간을 잡아라’는 뜻이죠.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에서 캡틴 선생이 학생들에게 했던 말로 유명한데요.

언제 죽을지 모르는 인생, 지금 이 순간 최선을 다하라는 뜻입니다.

현재를 즐기라고 해서 쾌락만을 추구하라는 건 아닙니다.

지금 이 순간 내가 하는 작은 선택들이 모여 또 다른 미래의 나를 만들 것입니다.

내가 하는 선택이 최선이 아닌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한번 선택하면 후회하지 말고 그 선택이 최선이 되도록 노력하시기 바랍니다.

<앵커 멘트>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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