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리포트] 방치된 침몰 선박 2,088척…기름 유출 비상

입력 2015.10.01 (21:20) 수정 2015.10.01 (2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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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바다 밑에 기름을 잔뜩 실은 배들이 침몰한 채 아무 대책 없이 방치돼 있다면 어떨까요?

항해하는 배에 위험이 될 뿐 아니라, 당장 기름 유출로 인한 환경 오염으로도 이어질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 해역에 이렇게 방치된 침몰 선박이 2천 척이 넘는다는 자료를 KBS가 입수했습니다.

이 배들에 남아 있는 기름을 합치면 만 킬로리터가 넘습니다.

200리터짜리 드럼통 5만 4천여 개에 이르는 어마어마한 양인데요.

태안 기름유출 사고 때 유출된 기름 양의 86%에 해당합니다.

위험천만한 침몰 선박의 실태, 윤 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인천 송도 앞바다.

지난 2012년, 1,900톤 규모의 대영 P-1호가 이곳에서 침몰했습니다.

물이 빠지면 육안으로도 선박 잔해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녹취> 인근 어민(음성변조) : "(속도가) 30, 40km 나가는데 갖다 박으면 스크루는 배보다 이만큼 더 내려 가 있잖아요. 배 뒤집힌다니까요."

인천 덕적도 앞 바다.

8년 전, 중국 화물선이 침몰한 곳입니다.

어민들은 배에서 기름이 계속 새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합니다.

<녹취> 김경민(어민) : "어촌계 계원 중에 한 분이 낚시를 하셨다가 기름이 뜨는 유증(기름 찌꺼기)을 봤다는 말씀을 하시는 걸 들었습니다."

이처럼 우리 나라 해역에 침몰해 있는 선박은 모두 2088척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이 가운데 주변 해역에 미칠 위험성이 특히 큰 것으로 분류된 침몰선은 32척.

남아 있는 기름을 다 합치면 10831 킬로리터.

2007년 태안 기름 유출 사고의 86%에 해당하는 양입니다.

그런데도 정부는 뾰족한 대책을 내놓지 못 했습니다.

<녹취> 해양수산부 관계자(음성변조) : "배 비용보다도 인양 비용이 훨씬 더 많이 들거든요. 그래서 방치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현장 조사를 위해 당장 내년에 7억 원이 필요하지만, 확보된 예산은 2억 원에 불과합니다.

<인터뷰> 홍문표(의원/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 "이것이 만약에 유출된다면 태안 유류 피해 사건보다 더 큰 피해를 입을 수 있습니다. 근본적인 대책이 시급하다..."

바다 밑 시한폭탄과도 같은 침몰 선박.

돌이킬 수 없는 사고로 이어지기 전에 대책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KBS 뉴스 윤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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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리포트] 방치된 침몰 선박 2,088척…기름 유출 비상
    • 입력 2015-10-01 21:21:42
    • 수정2015-10-01 21:5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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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바다 밑에 기름을 잔뜩 실은 배들이 침몰한 채 아무 대책 없이 방치돼 있다면 어떨까요?

항해하는 배에 위험이 될 뿐 아니라, 당장 기름 유출로 인한 환경 오염으로도 이어질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 해역에 이렇게 방치된 침몰 선박이 2천 척이 넘는다는 자료를 KBS가 입수했습니다.

이 배들에 남아 있는 기름을 합치면 만 킬로리터가 넘습니다.

200리터짜리 드럼통 5만 4천여 개에 이르는 어마어마한 양인데요.

태안 기름유출 사고 때 유출된 기름 양의 86%에 해당합니다.

위험천만한 침몰 선박의 실태, 윤 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인천 송도 앞바다.

지난 2012년, 1,900톤 규모의 대영 P-1호가 이곳에서 침몰했습니다.

물이 빠지면 육안으로도 선박 잔해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녹취> 인근 어민(음성변조) : "(속도가) 30, 40km 나가는데 갖다 박으면 스크루는 배보다 이만큼 더 내려 가 있잖아요. 배 뒤집힌다니까요."

인천 덕적도 앞 바다.

8년 전, 중국 화물선이 침몰한 곳입니다.

어민들은 배에서 기름이 계속 새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합니다.

<녹취> 김경민(어민) : "어촌계 계원 중에 한 분이 낚시를 하셨다가 기름이 뜨는 유증(기름 찌꺼기)을 봤다는 말씀을 하시는 걸 들었습니다."

이처럼 우리 나라 해역에 침몰해 있는 선박은 모두 2088척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이 가운데 주변 해역에 미칠 위험성이 특히 큰 것으로 분류된 침몰선은 32척.

남아 있는 기름을 다 합치면 10831 킬로리터.

2007년 태안 기름 유출 사고의 86%에 해당하는 양입니다.

그런데도 정부는 뾰족한 대책을 내놓지 못 했습니다.

<녹취> 해양수산부 관계자(음성변조) : "배 비용보다도 인양 비용이 훨씬 더 많이 들거든요. 그래서 방치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현장 조사를 위해 당장 내년에 7억 원이 필요하지만, 확보된 예산은 2억 원에 불과합니다.

<인터뷰> 홍문표(의원/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 "이것이 만약에 유출된다면 태안 유류 피해 사건보다 더 큰 피해를 입을 수 있습니다. 근본적인 대책이 시급하다..."

바다 밑 시한폭탄과도 같은 침몰 선박.

돌이킬 수 없는 사고로 이어지기 전에 대책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KBS 뉴스 윤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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