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 믿을 산학협력…실험 조작해 정부출연금 17억 꿀꺽

입력 2015.10.26 (07:41) 수정 2015.10.26 (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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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정부출연금 17억 원을 가로챈 기업과 대학교수 등이 검찰에 적발됐습니다.

검찰은 실험결과를 조작해 환경부를 속이고 돈을 타낸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하무림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세계 최대 규모의 팜 오일 생산지로 유명한 인도네시아의 수마트라 섬입니다.

지난 2013년 57살 김 모 씨가 대표로 있는 국내 한 중소기업은 수마트라에 팜 오일 폐수처리 시설을 지었습니다.

환경부로부터 지원받은 연구개발비 17억 원이 투입됐습니다.

팜 오일 폐수 속 유기물을 99% 제거할 수 있다는 실험 결과를 바탕으로 정부로부터 거액을 받은 겁니다.

하지만, 시설 완공 뒤 측정한 실제 제거율은 68%에 그쳤습니다.

기존 기술 수준으로 가능한 90~95%에도 훨씬 못 미치는 수치여서 실험 결과 조작 의혹이 불거졌습니다.

감사원의 의뢰로 수사에 나선 검찰은 폐수처리 분야 권위자인 박 모 교수팀이 실험에 참여해 사업 평가단이 실험 결과 검증에 소홀했던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녹취> 박 모 씨(교수/음성변조) : “평가를 해서 17억을 주는 거 아닙니까. 그 과정에 있어서 아무런 문제가 없었어요. 기업체가 데이터를 조작했거든요. 저는 몰랐고..."

적발된 업체는 문제의 17억원과 별도로 정부의 다른 지원금 4억 원을 회사운영비로 유용한 혐의도 받고 있습니다.

<인터뷰> 이완규(서울북부지방검찰청 차장검사) : "정부 출연금을 회사에서는 연구비로만 사용해야 하는데 일부 회사자금으로, 인건비라든지 여러 가지 회사운영비로 횡령한 사실이 확인돼서..."

검찰은 업체 대표 김 씨를 구속 기소, 대학교수 박 씨 등 7명을 불구속 기소하고 각종 정부 출연금 비리를 지속적으로 단속하겠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하무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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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15-10-26 08:0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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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정부출연금 17억 원을 가로챈 기업과 대학교수 등이 검찰에 적발됐습니다.

검찰은 실험결과를 조작해 환경부를 속이고 돈을 타낸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하무림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세계 최대 규모의 팜 오일 생산지로 유명한 인도네시아의 수마트라 섬입니다.

지난 2013년 57살 김 모 씨가 대표로 있는 국내 한 중소기업은 수마트라에 팜 오일 폐수처리 시설을 지었습니다.

환경부로부터 지원받은 연구개발비 17억 원이 투입됐습니다.

팜 오일 폐수 속 유기물을 99% 제거할 수 있다는 실험 결과를 바탕으로 정부로부터 거액을 받은 겁니다.

하지만, 시설 완공 뒤 측정한 실제 제거율은 68%에 그쳤습니다.

기존 기술 수준으로 가능한 90~95%에도 훨씬 못 미치는 수치여서 실험 결과 조작 의혹이 불거졌습니다.

감사원의 의뢰로 수사에 나선 검찰은 폐수처리 분야 권위자인 박 모 교수팀이 실험에 참여해 사업 평가단이 실험 결과 검증에 소홀했던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녹취> 박 모 씨(교수/음성변조) : “평가를 해서 17억을 주는 거 아닙니까. 그 과정에 있어서 아무런 문제가 없었어요. 기업체가 데이터를 조작했거든요. 저는 몰랐고..."

적발된 업체는 문제의 17억원과 별도로 정부의 다른 지원금 4억 원을 회사운영비로 유용한 혐의도 받고 있습니다.

<인터뷰> 이완규(서울북부지방검찰청 차장검사) : "정부 출연금을 회사에서는 연구비로만 사용해야 하는데 일부 회사자금으로, 인건비라든지 여러 가지 회사운영비로 횡령한 사실이 확인돼서..."

검찰은 업체 대표 김 씨를 구속 기소, 대학교수 박 씨 등 7명을 불구속 기소하고 각종 정부 출연금 비리를 지속적으로 단속하겠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하무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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