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링타임] 가면 속 ‘진짜 얼굴’…스펙 따지는 사회

입력 2015.10.28 (08:47) 수정 2015.10.28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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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매주 수요일, 일상생활에서 나도 모르게 받는 크고 작은 마음의 상처를 들여다보는 시간,‘힐링타임’이 준비되어 있는데요.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신동근 선생님 모셨습니다. 안녕하세요?

<질문>
오늘은 어떤 주제로 얘기를 해주시겠어요?

<답변>
안녕하세요. 신동근입니다. 오늘은 ‘가면 속의 진짜 얼굴’이라는 제목으로 ‘스펙을 중시하는 우리 사회’에 대해 얘기해보겠습니다.

최근 TV 프로그램 중에 가수가 박스 안에 들어가 있거나 또는 가면을 쓰고 노래를 하여 청중은 오직 목소리만으로 평가하는 프로그램이 큰 인기입니다.

이런 프로그램을 보면 우리가 몰랐던 노래의 고수를 만나기도 하고 그 가수의 기존의 이미지의 반전이 나오기도 하는데요,

이러한 진정성과 의외성이 바로 이런 프로그램이 인기가 있는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런 프로그램을 보며 우리가 그동안 얼마나 편견 속에서 살았는지를 새삼 깨닫게 됩니다.

<질문>
듣고 보니 정말 그런 것 같은데요. 사람들이 살아가면서 편견을 많이 가지고 살고 있죠?

<답변>
네 그렇습니다. 우리는 살면서 다른 사람을 평가할 때 그 사람의 외모, 행동, 말, 학력, 직업 등의 정보를 가지고 쉽게 판단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예전에 군대에 있을 때 한 신임병이 명문 S대를 나왔다고 해서 다들 대단하게 봤었는데요,

나중에 알고 보니 명문대가 아닌 비슷한 이름의 대학이었습니다.

그 친구에 대한 평가는 바로 땅바닥으로 추락했죠. 우리가 얼마나 학력 같은 스펙으로 사람을 쉽게 평가하고 또 편견을 가지는지를 보여주는 사례지요.

<질문>
사람이 살면서 이렇게 쉽게 편견에 사로잡히는 이유가 있을까요?

<답변>
네. 우리의 뇌는 편견에 사로잡히기 쉬운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뇌는 미리 예측을 하여 효율을 높이려고 합니다.

하지만 그로 인해 잘못된 예측을 많이 하기도 하죠.

이런 실험이 있었습니다.

어두운 밤에 열 사람의 실험자를 캄캄한 산으로 데리고 가서 멀리서 불을 비추고 무엇을 보았냐고 묻는 실험입니다.

대답이 제각각이었는데요,

반딧불, 민가, 등산객, UFO, 귀신 등의 대답이 나왔습니다.

다른 열 명의 실험집단에겐 사전 설명을 합니다. 그곳이 공동묘지였다고 말이죠.

그런데 이번에는 불빛에 대해 귀신이나 귀신불을 보았다는 대답이 압도적으로 올라갑니다.

심지어는 구체적인 처녀귀신을 본 사람도 나왔습니다.

이 실험은 우리가 사전에 준 정보에 의해 얼마나 쉽게 편견에 사로잡히는지를 보여주는 실험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질문>
스펙을 중시하는 우리 사회도 편견에 영향을 미친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답변>
네. 그렇습니다. 경쟁이 치열한 사회에서 자신만의 장점인 스펙을 강요하는 문화도 실은 겉으로 보여지는 것으로 사람을 평가하는 편견을 조장하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겉으로 보여지는 스펙을 보며 저는 ‘페르조나’라는 심리학 용어가 떠오릅니다.

‘페르조나’는 본래 ‘가면’이라는 뜻인데요, ‘겉으로 보여지고 싶은 나’를 뜻합니다.

우리는 누구나 사회적 얼굴인 페르조나를 가지고 있는데요,

페르조나가 너무 강해지면 남에게 멋있게 보이기 위해 ‘위선’의 모습으로 살기도 하고 페르조나가 집착하는 모습이 되지 못하면 심한 좌절에 빠지기도 합니다.

<질문>
그런 심리가 작용하고 있었군요. 그렇다면 스펙과 편견, 가면에 빠진 우리 사회에 어떤 조언을 해주실 수 있을까요?

<답변>
먼저 앞에서 설명한 뇌의 특성처럼 우리가 쉽게 편견에 사로잡힐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해야 합니다.

다른 사람을 평가할 때 편견을 가지고 있지는 않은지를 생각해본다면 훨씬 더 객관적인 시선을 가지게 될 것입니다.

두 번째로 남들 하는 대로 쫓아가며 스펙을 쌓지 말고 나만의 개성을 추구하며 살라고 하고 싶습니다.

앞서 노래하는 프로그램에서처럼 가면보다는 가면 속의 사람을 보듯이 겉으로 보여지는 것보다는 자기 자신의 진정한 모습에 가깝게 사는 것이 좋습니다.

실제로 취업에 성공한 사람들을 보면 어설프게 남을 쫓아가는 사람보다는 나만의 개성과 전문성을 갖추려고 노력한 사람이 더 취업을 잘 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다른 사람을 평가할 때 물질이나 학력같은 겉으로 보여지는 것으로 평가하고 비교하지 않기 바랍니다.

아파트 평수를 가지고 친구를 사귀지 못하게 하고, 자동차를 보고 그 사람을 비교 평가하는 그런 사회는 삭막하고 후진적인 사회니까요.

맵새가 황새 따라하다 가랑이 찢어진다고 합니다.

까마귀가 흰옷 입는다고 백로가 되지 않습니다.

맵새도 까마귀도 아름다우며 자신의 개성을 살릴 때 더욱 아름다울 것입니다.

화려한 겉만 추구하지 말고 진짜 자기의 모습을 찾는 여러분이 되시기 바랍니다.

<앵커 멘트>

오늘은 스펙과 편견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유익한 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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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힐링타임] 가면 속 ‘진짜 얼굴’…스펙 따지는 사회
    • 입력 2015-10-28 08:48:42
    • 수정2015-10-28 14: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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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주 수요일, 일상생활에서 나도 모르게 받는 크고 작은 마음의 상처를 들여다보는 시간,‘힐링타임’이 준비되어 있는데요.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신동근 선생님 모셨습니다. 안녕하세요?

<질문>
오늘은 어떤 주제로 얘기를 해주시겠어요?

<답변>
안녕하세요. 신동근입니다. 오늘은 ‘가면 속의 진짜 얼굴’이라는 제목으로 ‘스펙을 중시하는 우리 사회’에 대해 얘기해보겠습니다.

최근 TV 프로그램 중에 가수가 박스 안에 들어가 있거나 또는 가면을 쓰고 노래를 하여 청중은 오직 목소리만으로 평가하는 프로그램이 큰 인기입니다.

이런 프로그램을 보면 우리가 몰랐던 노래의 고수를 만나기도 하고 그 가수의 기존의 이미지의 반전이 나오기도 하는데요,

이러한 진정성과 의외성이 바로 이런 프로그램이 인기가 있는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런 프로그램을 보며 우리가 그동안 얼마나 편견 속에서 살았는지를 새삼 깨닫게 됩니다.

<질문>
듣고 보니 정말 그런 것 같은데요. 사람들이 살아가면서 편견을 많이 가지고 살고 있죠?

<답변>
네 그렇습니다. 우리는 살면서 다른 사람을 평가할 때 그 사람의 외모, 행동, 말, 학력, 직업 등의 정보를 가지고 쉽게 판단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예전에 군대에 있을 때 한 신임병이 명문 S대를 나왔다고 해서 다들 대단하게 봤었는데요,

나중에 알고 보니 명문대가 아닌 비슷한 이름의 대학이었습니다.

그 친구에 대한 평가는 바로 땅바닥으로 추락했죠. 우리가 얼마나 학력 같은 스펙으로 사람을 쉽게 평가하고 또 편견을 가지는지를 보여주는 사례지요.

<질문>
사람이 살면서 이렇게 쉽게 편견에 사로잡히는 이유가 있을까요?

<답변>
네. 우리의 뇌는 편견에 사로잡히기 쉬운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뇌는 미리 예측을 하여 효율을 높이려고 합니다.

하지만 그로 인해 잘못된 예측을 많이 하기도 하죠.

이런 실험이 있었습니다.

어두운 밤에 열 사람의 실험자를 캄캄한 산으로 데리고 가서 멀리서 불을 비추고 무엇을 보았냐고 묻는 실험입니다.

대답이 제각각이었는데요,

반딧불, 민가, 등산객, UFO, 귀신 등의 대답이 나왔습니다.

다른 열 명의 실험집단에겐 사전 설명을 합니다. 그곳이 공동묘지였다고 말이죠.

그런데 이번에는 불빛에 대해 귀신이나 귀신불을 보았다는 대답이 압도적으로 올라갑니다.

심지어는 구체적인 처녀귀신을 본 사람도 나왔습니다.

이 실험은 우리가 사전에 준 정보에 의해 얼마나 쉽게 편견에 사로잡히는지를 보여주는 실험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질문>
스펙을 중시하는 우리 사회도 편견에 영향을 미친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답변>
네. 그렇습니다. 경쟁이 치열한 사회에서 자신만의 장점인 스펙을 강요하는 문화도 실은 겉으로 보여지는 것으로 사람을 평가하는 편견을 조장하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겉으로 보여지는 스펙을 보며 저는 ‘페르조나’라는 심리학 용어가 떠오릅니다.

‘페르조나’는 본래 ‘가면’이라는 뜻인데요, ‘겉으로 보여지고 싶은 나’를 뜻합니다.

우리는 누구나 사회적 얼굴인 페르조나를 가지고 있는데요,

페르조나가 너무 강해지면 남에게 멋있게 보이기 위해 ‘위선’의 모습으로 살기도 하고 페르조나가 집착하는 모습이 되지 못하면 심한 좌절에 빠지기도 합니다.

<질문>
그런 심리가 작용하고 있었군요. 그렇다면 스펙과 편견, 가면에 빠진 우리 사회에 어떤 조언을 해주실 수 있을까요?

<답변>
먼저 앞에서 설명한 뇌의 특성처럼 우리가 쉽게 편견에 사로잡힐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해야 합니다.

다른 사람을 평가할 때 편견을 가지고 있지는 않은지를 생각해본다면 훨씬 더 객관적인 시선을 가지게 될 것입니다.

두 번째로 남들 하는 대로 쫓아가며 스펙을 쌓지 말고 나만의 개성을 추구하며 살라고 하고 싶습니다.

앞서 노래하는 프로그램에서처럼 가면보다는 가면 속의 사람을 보듯이 겉으로 보여지는 것보다는 자기 자신의 진정한 모습에 가깝게 사는 것이 좋습니다.

실제로 취업에 성공한 사람들을 보면 어설프게 남을 쫓아가는 사람보다는 나만의 개성과 전문성을 갖추려고 노력한 사람이 더 취업을 잘 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다른 사람을 평가할 때 물질이나 학력같은 겉으로 보여지는 것으로 평가하고 비교하지 않기 바랍니다.

아파트 평수를 가지고 친구를 사귀지 못하게 하고, 자동차를 보고 그 사람을 비교 평가하는 그런 사회는 삭막하고 후진적인 사회니까요.

맵새가 황새 따라하다 가랑이 찢어진다고 합니다.

까마귀가 흰옷 입는다고 백로가 되지 않습니다.

맵새도 까마귀도 아름다우며 자신의 개성을 살릴 때 더욱 아름다울 것입니다.

화려한 겉만 추구하지 말고 진짜 자기의 모습을 찾는 여러분이 되시기 바랍니다.

<앵커 멘트>

오늘은 스펙과 편견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유익한 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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