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질’ 기업이 동반성장지수 ‘우수’ 기업?

입력 2015.11.13 (06:42) 수정 2015.11.13 (0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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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중소기업에 대한 불공정 거래, 이른바 '갑질' 행위가 적발된 대기업들이 중소기업과 상생을 위해 노력했다며 각종 혜택을 받았다면, 이해가 되십니까 ?

실제로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정윤섭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롯데마트는 3년 전, 시식 행사 비용 16억원을 납품업체 140여곳에 떠넘겼습니다.

이 때문에 지난 5월 공정위로부터 과징금 13억여 원을 부과받았습니다.

LG화학도 지난 5월 협력업체의 기술 자료를 무단으로 도용한 사실이 적발돼 5천만 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았습니다.

그런데 이들 기업은 올해 발표된 동반성장지수 평가에서 우수 등급에 포함됐습니다.

1년 동안 공정위의 직권조사가 면제되는 특혜도 받았습니다.

어떻게 가능했을까?

동반성장지수는 공정위와 동반성장위원회가 각각 50%씩 평가해 점수를 합산합니다.

두 기업은 공정위 평가에선 등급 외 판정을 받았지만 동반성장위 평가에서는 만점에 가까운 점수를 받은 겁니다.

<녹취> 김관주(동반성장위원회 본부장) : "불공정거래행위는 기업의 여러가지 경영활동 중에서 한두 가지 적발되는 것이거든요. 법 위반으로 감점이 크다 하더라도 체감도 조사(중소기업 설문)가 좋으면 우수 등급이 나올 수 있는 그런 체제입니다."

동반성장지수를 최종 확정하는 위원회의 구성을 보면, 대기업 대표도 9명이나 됩니다.

대기업에 대한 심사가 제대로 이뤄지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인터뷰> 위평량(경제개혁연구소 연구위원) : "대기업측 인사와 이런 중소기업과 골목상권의 입장을 대변하는 전문가들이 치열하게 논리적으로 싸워서 결국은 동반성장의 기본적 취지를 추구해갈 수 있는 (인적 구성이 돼야 합니다.)"

동반성장위원회는 법 위반 행위가 확인되면 등급을 낮추는 등 새로운 평가제도를 만들어 다음 달 발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정윤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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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갑질’ 기업이 동반성장지수 ‘우수’ 기업?
    • 입력 2015-11-13 06:43:30
    • 수정2015-11-13 08:51:12
    뉴스광장 1부
<앵커 멘트>

중소기업에 대한 불공정 거래, 이른바 '갑질' 행위가 적발된 대기업들이 중소기업과 상생을 위해 노력했다며 각종 혜택을 받았다면, 이해가 되십니까 ?

실제로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정윤섭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롯데마트는 3년 전, 시식 행사 비용 16억원을 납품업체 140여곳에 떠넘겼습니다.

이 때문에 지난 5월 공정위로부터 과징금 13억여 원을 부과받았습니다.

LG화학도 지난 5월 협력업체의 기술 자료를 무단으로 도용한 사실이 적발돼 5천만 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았습니다.

그런데 이들 기업은 올해 발표된 동반성장지수 평가에서 우수 등급에 포함됐습니다.

1년 동안 공정위의 직권조사가 면제되는 특혜도 받았습니다.

어떻게 가능했을까?

동반성장지수는 공정위와 동반성장위원회가 각각 50%씩 평가해 점수를 합산합니다.

두 기업은 공정위 평가에선 등급 외 판정을 받았지만 동반성장위 평가에서는 만점에 가까운 점수를 받은 겁니다.

<녹취> 김관주(동반성장위원회 본부장) : "불공정거래행위는 기업의 여러가지 경영활동 중에서 한두 가지 적발되는 것이거든요. 법 위반으로 감점이 크다 하더라도 체감도 조사(중소기업 설문)가 좋으면 우수 등급이 나올 수 있는 그런 체제입니다."

동반성장지수를 최종 확정하는 위원회의 구성을 보면, 대기업 대표도 9명이나 됩니다.

대기업에 대한 심사가 제대로 이뤄지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인터뷰> 위평량(경제개혁연구소 연구위원) : "대기업측 인사와 이런 중소기업과 골목상권의 입장을 대변하는 전문가들이 치열하게 논리적으로 싸워서 결국은 동반성장의 기본적 취지를 추구해갈 수 있는 (인적 구성이 돼야 합니다.)"

동반성장위원회는 법 위반 행위가 확인되면 등급을 낮추는 등 새로운 평가제도를 만들어 다음 달 발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정윤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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