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스토리] ① 고가 미술품 연쇄 수난

입력 2015.11.14 (08:43) 수정 2015.11.14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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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미국의 유명한 추상주의 화가 사이 톰블리의 작품입니다.

우리 돈으로 18억 원이 넘는데, 자세히 보면 여기, 얼룩같은 게 보입니다.

어떤 프랑스 여성이 자기의 입술 자국을 더하면 작품의 완성도가 더 높아질 거라며 뽀뽀를 해댄 건데요.

작품은 결국 엉망이 돼버렸습니다.

이건 설치미술 작품인데, 어지럽게 널린 술병과 색종이로 청춘을 표현했습니다.

그런데, 이 작품이 쓰레긴 줄 알고 미술관 직원이 싹 청소해 버렸습니다.

전시는 당연히 중단됐죠.

지구촌 화제에 얽힌 다양한 이야기와 이면에 숨겨진 소식까지 전해드리는 글로벌스토리.

오늘부터 시작하는 글로벌스토리의 첫 이야기는 미술품 수난 잔혹사입니다.

<리포트>

그림을 보면서 음료수를 마시던 어린이가 다음 그림을 보기 위해 발걸음을 옮깁니다.

갑자기 발을 헛디뎌 넘어지는데, 그만 그림에 손을 짚고 맙니다.

그림에 지름 10센티 넘는 큰 구멍이 생겼는데, 이 그림, 17억 원 짜리입니다.

영국에서는 17세기 청나라 유물인 도자기 3점이 신발끈을 묶다 넘어진 관람객 때문에 산산조각 났고, 이탈리아에서는 관광객이 15세기 걸작인 조각상 '수태고지'를 만지다 성모상의 새끼손가락을 부러뜨리기도 했습니다.

일부러 미술품을 훼손하는 경우도 허다합니다.

미술관에서 작품을 감상하는 것 같던 이 남자.

그림에 가까이 다가가더니 주먹으로 힘껏 내리칩니다.

그림 가운데가 뻥 뚫렸습니다.

이 그림은 인상파의 거장 모네의 작품으로 우리 돈 140억 원에 이릅니다.

<녹취> 현지 방송 앵커 : "미술관 측은 아일랜드 남성의 주먹질로 구멍이 난 것에 대해 긴급 복원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이런'테러'를, 여러 번 당한 작품도 있습니다.

램브란트의 그림 야경꾼은 1990년 황산을 뒤짚어 쓰기까지 세 차례나 테러를 당했습니다.

그림에 악령이 깃들어 있다고 믿는 망상증 환자의 소행이었습니다.

예술가가 작품을 훼손하기도 하는데, 설치 미술가 마르셀 듀상은 변기를 소재로 활용한 '샘'이란 작품을 내놓았다가 봉변을 당했습니다.

유명 가수 등이 몰려 와 작품에 소변을 봤는데, 자신들은 행위 예술을 했다는 게 이 사람들의 주장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미술품을 훼손하는 경우, 실수냐 고의냐에 따라 감당해야할 부담은 크게 달라집니다.

의도적으로 미술품을 망치는 경우는 당연히 처벌 대상이 되는데, 국가에 따라서 가치 있는 작품을 망친 사람에 대해 일반적인 재물 손괴보다 더 무거운 벌을 내립니다.

실수로 작품을 훼손하는 경우는 상대적으로 책임이 가볍습니다.

미술관 측은 작품을 망친 사람에게 금전적인 배상을 요구하기도 하지만 고가의 작품들은 보험에 가입돼 있기 때문에 복원비를 충당할 수 있어 책임을 묻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관람객만 잘못한 게 아니라는 동정 여론도 이런 결과를 낳는 데 한 몫 합니다.

<인터뷰> 리 이판(관람객) : "당연히 유리를 씌워 보호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너무 위험하게 전시했어요. 아무나 무심코 손을 댈 수 있잖아요?"

이유도, 수법도 가지가지인 미술품 훼손.

하지만 명작을 훼손하는 일은 작품이 주는 감동을 함께 나눌 인류에 대한 범죄라는 점은 변함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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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 스토리] ① 고가 미술품 연쇄 수난
    • 입력 2015-11-14 09:15:55
    • 수정2015-11-14 10:05:34
    특파원 현장보고
<앵커 멘트>

미국의 유명한 추상주의 화가 사이 톰블리의 작품입니다.

우리 돈으로 18억 원이 넘는데, 자세히 보면 여기, 얼룩같은 게 보입니다.

어떤 프랑스 여성이 자기의 입술 자국을 더하면 작품의 완성도가 더 높아질 거라며 뽀뽀를 해댄 건데요.

작품은 결국 엉망이 돼버렸습니다.

이건 설치미술 작품인데, 어지럽게 널린 술병과 색종이로 청춘을 표현했습니다.

그런데, 이 작품이 쓰레긴 줄 알고 미술관 직원이 싹 청소해 버렸습니다.

전시는 당연히 중단됐죠.

지구촌 화제에 얽힌 다양한 이야기와 이면에 숨겨진 소식까지 전해드리는 글로벌스토리.

오늘부터 시작하는 글로벌스토리의 첫 이야기는 미술품 수난 잔혹사입니다.

<리포트>

그림을 보면서 음료수를 마시던 어린이가 다음 그림을 보기 위해 발걸음을 옮깁니다.

갑자기 발을 헛디뎌 넘어지는데, 그만 그림에 손을 짚고 맙니다.

그림에 지름 10센티 넘는 큰 구멍이 생겼는데, 이 그림, 17억 원 짜리입니다.

영국에서는 17세기 청나라 유물인 도자기 3점이 신발끈을 묶다 넘어진 관람객 때문에 산산조각 났고, 이탈리아에서는 관광객이 15세기 걸작인 조각상 '수태고지'를 만지다 성모상의 새끼손가락을 부러뜨리기도 했습니다.

일부러 미술품을 훼손하는 경우도 허다합니다.

미술관에서 작품을 감상하는 것 같던 이 남자.

그림에 가까이 다가가더니 주먹으로 힘껏 내리칩니다.

그림 가운데가 뻥 뚫렸습니다.

이 그림은 인상파의 거장 모네의 작품으로 우리 돈 140억 원에 이릅니다.

<녹취> 현지 방송 앵커 : "미술관 측은 아일랜드 남성의 주먹질로 구멍이 난 것에 대해 긴급 복원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이런'테러'를, 여러 번 당한 작품도 있습니다.

램브란트의 그림 야경꾼은 1990년 황산을 뒤짚어 쓰기까지 세 차례나 테러를 당했습니다.

그림에 악령이 깃들어 있다고 믿는 망상증 환자의 소행이었습니다.

예술가가 작품을 훼손하기도 하는데, 설치 미술가 마르셀 듀상은 변기를 소재로 활용한 '샘'이란 작품을 내놓았다가 봉변을 당했습니다.

유명 가수 등이 몰려 와 작품에 소변을 봤는데, 자신들은 행위 예술을 했다는 게 이 사람들의 주장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미술품을 훼손하는 경우, 실수냐 고의냐에 따라 감당해야할 부담은 크게 달라집니다.

의도적으로 미술품을 망치는 경우는 당연히 처벌 대상이 되는데, 국가에 따라서 가치 있는 작품을 망친 사람에 대해 일반적인 재물 손괴보다 더 무거운 벌을 내립니다.

실수로 작품을 훼손하는 경우는 상대적으로 책임이 가볍습니다.

미술관 측은 작품을 망친 사람에게 금전적인 배상을 요구하기도 하지만 고가의 작품들은 보험에 가입돼 있기 때문에 복원비를 충당할 수 있어 책임을 묻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관람객만 잘못한 게 아니라는 동정 여론도 이런 결과를 낳는 데 한 몫 합니다.

<인터뷰> 리 이판(관람객) : "당연히 유리를 씌워 보호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너무 위험하게 전시했어요. 아무나 무심코 손을 댈 수 있잖아요?"

이유도, 수법도 가지가지인 미술품 훼손.

하지만 명작을 훼손하는 일은 작품이 주는 감동을 함께 나눌 인류에 대한 범죄라는 점은 변함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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