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그램] 일본의 꼼수에도…한국 ‘프리미어12’ 우승

입력 2015.11.23 (08:46) 수정 2015.11.23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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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새로운 야구 국가대항전인 프리미어 12, 제 1회 대회가 지난 주말 막을 내렸습니다.

우리나라가 당당히 초대우승국에 등극했는데요.

하지만 이번 대회는 월드베이스볼 클래식에 버금가는 국제 대회로 주목받았지만 경기 운영 면에선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습니다.

<질문>
한성윤 기자, 이번 대회는 개최국 일본의 입김이 과도하게 작용했다는 비판이 제기되었죠?

<답변>
한국이 4강전인 한일전에서 대역전을 이루며 통쾌하게 우승을 차지했지만, 이번 프리미어12 대회는 철저하게 일본에 의한 일본을 위한 대회였습니다.

일본 주도로 만들어진 대회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의 영향은 예상했었지만, 명색이 국제대회인데 지나치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습니다.

일본의 입김 속에 우리나라가 불이익을 받았는데요,

개막전을 일본에서 치르고 타이완으로 이동해 예선을 치른 뒤 4강전에 다시 일본으로 돌아왔습니다.

개막전을 한일전이란 흥행 카드로 맞추기 위해서였는데요. 이러다 보니 우리나라는 3번이나 이동해야 했습니다.

경기 시간도 다른 나라들은 낮 경기와 밤 경기를 번갈아서 진행했는데, 일본 만은 모든 경기를 밤 경기로만 소화했습니다.

한마디로 일본은 가장 경기하기 편한 시간에 최상의 몸 상태에서 경기를 치룰 수 있었습니다.

<질문>
경기 시간 뿐 아니라 경기 날짜까지 일본을 위해 변경했다면서요?

<답변>
정상적인 국제대회에선 있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났습니다.

오로지 일본의 편의를 위해서 경기 일정을 조정하다보니, 일본을 위한 일정이 되어버렸습니다.

원래 4강전은 19일에 한 번, 20일에 한번 치르게 되어 있었습니다.

그런데 조건이 붙어있었습니다.

일본이 4강에 오르는 경우 일본은 무조건 19일에 경기를 치른다는 이해하기 어려운 조항이 들어있었습니다.

결승전이 21일에 열렸는데 19일에 4강전을 치른 팀은 하루 쉬고 결승을 할 수 있어서, 20일에 4강전을 한 팀보다 절대 유리하거든요.

원래 경기 일정은 조별 순위로만 결정되는 것이 정상이지만 일본 측은 일본이 올랐을 때와 아닐 때로 구분해야 일정을 짜다보니 이런 일이 발생했습니다.

<질문>
경기 시간이나 일정을 일본에게 유리하게 만든 건 성적 때문만은 아닐 것 같은데요?

<답변>
성적도 성적이지만 일본 현지의 중계방송 때문에 기형적인 일정이 만들어졌습니다.

일본에서는 이번 대회 시청률이 20%를 넘길 정도로, 흥행에서 성공 했는데요.

중계방송 시청률이 가장 잘나오고 광고 단가가 높은, 이른바 골든타임에 맞추기 위해서 일정을 짜다보니 일본을 위한 대회가 되어버렸습니다.

<질문>
일정 뿐 아니라 공인구도 일본 공을 사용했다면서요?

<답변>
어쩌면 일정보다 더 중요한 것이 공인구라고 할 수 있는데요.

일본은 가장 야구하기 좋은 환경에서 이번 대회를 치를 수 있었습니다.

이번 대회에선 일본프로야구에서 쓰는 미즈노공을 사용했습니다.

야구공은 제조사에 따라서 미끄러운 정도나, 실밥의 솔기 등이 조금씩 다르거든요.

이 작은 차이가 투수들에게는 큰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는데, 일본은 평소 쓰던 공이기 때문에, 적응하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었습니다.

반면 우리나라를 비롯한 다른 국가들은 새로운 공을 쓰는 불리함을 감수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질문>
일본의 텃세도 문제였지만, 대회 준비 자체가 부실했다는 비판도 많다죠?

<답변>
일본과 타이완에서 열렸는데요,

상대적으로 타이완은 대회 준비가 미흡했습니다.

타이완에서 갑작스런 화재까지 발생해서, 우리 대표팀의 경기 장소가 타이페이에서 타이중으로 변경되는 일도 있었습니다.

우리로 따지면 서울에서 치를 예정이던 경기를 대전 가서 한 셈인데요,

갑작스런 화재이긴 합니다만 대회 준비가 얼마나 미흡했는지를 보여주는 대목이기도 했습니다.

<질문>
심판 판정도 여러 차례 도마 위에 올랐지요?

<답변>
야구에서 심판의 오심 하나가 경기의 승패를 뒤바꿀 수 있는데요.

우리나라가 바로 오심의 희생양이 되었습니다.

미국과의 예선 마지막 경기에서 오심 때문에 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요. 미국전을 이겼다면, 조 2위로 올라갈 수 있었던 만큼, 대회 성적을 바꾼 오심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미국전 연장 10회 장면입니다.

투아웃 1루에서 미국 주자가 2루 도루를 시도했는데, 정근우 선수가 미리 공을 잡았고요.

완벽하게 태그 되었기 때문에 분명한 아웃이었습니다.

그런데 타이완 심판이 세이프를 선언하면서, 모든 것이 달라졌습니다.

원래 이닝이 끝났어야 할 상황에서 주자가 2루에 갔고, 다음 타자의 안타가 나오면서 이것이 결승점이 되고 말았습니다.

이번 대회는 심판의 스트라이크 볼 판정에도 일관성이 떨어진 면도 많았고, 전반적으로 심판수준이 떨어졌다는 지적을 받았습니다.

<질문>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프리미어 12, 다음 대회는 언제 열리나요?

<답변>
4년 뒤에 제 2회 대회가 펼쳐지게 됩니다.

이번 대회가 만들어진 것이 2020년 도쿄 올림픽 때 야구의 정식종목 채택이란 명분이 있었기 때문인데요.

도쿄 올림픽 때 야구가 정식 종목이 되면 2019년 대회는 도쿄 올림픽 예선 형식으로 치러지게 됩니다.

도쿄 올림픽 때는 일본이 자동 출전권을 획득하기 때문에 2회 대회 때는 일본의 텃세가 없겠지만 대회 운영이라든지, 이런 면들은 분명 보완해야만 될 것 같습니다.

<앵커 멘트>

한성윤 기자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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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포츠 그램] 일본의 꼼수에도…한국 ‘프리미어12’ 우승
    • 입력 2015-11-23 08:48:17
    • 수정2015-11-23 15:4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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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새로운 야구 국가대항전인 프리미어 12, 제 1회 대회가 지난 주말 막을 내렸습니다.

우리나라가 당당히 초대우승국에 등극했는데요.

하지만 이번 대회는 월드베이스볼 클래식에 버금가는 국제 대회로 주목받았지만 경기 운영 면에선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습니다.

<질문>
한성윤 기자, 이번 대회는 개최국 일본의 입김이 과도하게 작용했다는 비판이 제기되었죠?

<답변>
한국이 4강전인 한일전에서 대역전을 이루며 통쾌하게 우승을 차지했지만, 이번 프리미어12 대회는 철저하게 일본에 의한 일본을 위한 대회였습니다.

일본 주도로 만들어진 대회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의 영향은 예상했었지만, 명색이 국제대회인데 지나치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습니다.

일본의 입김 속에 우리나라가 불이익을 받았는데요,

개막전을 일본에서 치르고 타이완으로 이동해 예선을 치른 뒤 4강전에 다시 일본으로 돌아왔습니다.

개막전을 한일전이란 흥행 카드로 맞추기 위해서였는데요. 이러다 보니 우리나라는 3번이나 이동해야 했습니다.

경기 시간도 다른 나라들은 낮 경기와 밤 경기를 번갈아서 진행했는데, 일본 만은 모든 경기를 밤 경기로만 소화했습니다.

한마디로 일본은 가장 경기하기 편한 시간에 최상의 몸 상태에서 경기를 치룰 수 있었습니다.

<질문>
경기 시간 뿐 아니라 경기 날짜까지 일본을 위해 변경했다면서요?

<답변>
정상적인 국제대회에선 있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났습니다.

오로지 일본의 편의를 위해서 경기 일정을 조정하다보니, 일본을 위한 일정이 되어버렸습니다.

원래 4강전은 19일에 한 번, 20일에 한번 치르게 되어 있었습니다.

그런데 조건이 붙어있었습니다.

일본이 4강에 오르는 경우 일본은 무조건 19일에 경기를 치른다는 이해하기 어려운 조항이 들어있었습니다.

결승전이 21일에 열렸는데 19일에 4강전을 치른 팀은 하루 쉬고 결승을 할 수 있어서, 20일에 4강전을 한 팀보다 절대 유리하거든요.

원래 경기 일정은 조별 순위로만 결정되는 것이 정상이지만 일본 측은 일본이 올랐을 때와 아닐 때로 구분해야 일정을 짜다보니 이런 일이 발생했습니다.

<질문>
경기 시간이나 일정을 일본에게 유리하게 만든 건 성적 때문만은 아닐 것 같은데요?

<답변>
성적도 성적이지만 일본 현지의 중계방송 때문에 기형적인 일정이 만들어졌습니다.

일본에서는 이번 대회 시청률이 20%를 넘길 정도로, 흥행에서 성공 했는데요.

중계방송 시청률이 가장 잘나오고 광고 단가가 높은, 이른바 골든타임에 맞추기 위해서 일정을 짜다보니 일본을 위한 대회가 되어버렸습니다.

<질문>
일정 뿐 아니라 공인구도 일본 공을 사용했다면서요?

<답변>
어쩌면 일정보다 더 중요한 것이 공인구라고 할 수 있는데요.

일본은 가장 야구하기 좋은 환경에서 이번 대회를 치를 수 있었습니다.

이번 대회에선 일본프로야구에서 쓰는 미즈노공을 사용했습니다.

야구공은 제조사에 따라서 미끄러운 정도나, 실밥의 솔기 등이 조금씩 다르거든요.

이 작은 차이가 투수들에게는 큰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는데, 일본은 평소 쓰던 공이기 때문에, 적응하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었습니다.

반면 우리나라를 비롯한 다른 국가들은 새로운 공을 쓰는 불리함을 감수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질문>
일본의 텃세도 문제였지만, 대회 준비 자체가 부실했다는 비판도 많다죠?

<답변>
일본과 타이완에서 열렸는데요,

상대적으로 타이완은 대회 준비가 미흡했습니다.

타이완에서 갑작스런 화재까지 발생해서, 우리 대표팀의 경기 장소가 타이페이에서 타이중으로 변경되는 일도 있었습니다.

우리로 따지면 서울에서 치를 예정이던 경기를 대전 가서 한 셈인데요,

갑작스런 화재이긴 합니다만 대회 준비가 얼마나 미흡했는지를 보여주는 대목이기도 했습니다.

<질문>
심판 판정도 여러 차례 도마 위에 올랐지요?

<답변>
야구에서 심판의 오심 하나가 경기의 승패를 뒤바꿀 수 있는데요.

우리나라가 바로 오심의 희생양이 되었습니다.

미국과의 예선 마지막 경기에서 오심 때문에 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요. 미국전을 이겼다면, 조 2위로 올라갈 수 있었던 만큼, 대회 성적을 바꾼 오심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미국전 연장 10회 장면입니다.

투아웃 1루에서 미국 주자가 2루 도루를 시도했는데, 정근우 선수가 미리 공을 잡았고요.

완벽하게 태그 되었기 때문에 분명한 아웃이었습니다.

그런데 타이완 심판이 세이프를 선언하면서, 모든 것이 달라졌습니다.

원래 이닝이 끝났어야 할 상황에서 주자가 2루에 갔고, 다음 타자의 안타가 나오면서 이것이 결승점이 되고 말았습니다.

이번 대회는 심판의 스트라이크 볼 판정에도 일관성이 떨어진 면도 많았고, 전반적으로 심판수준이 떨어졌다는 지적을 받았습니다.

<질문>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프리미어 12, 다음 대회는 언제 열리나요?

<답변>
4년 뒤에 제 2회 대회가 펼쳐지게 됩니다.

이번 대회가 만들어진 것이 2020년 도쿄 올림픽 때 야구의 정식종목 채택이란 명분이 있었기 때문인데요.

도쿄 올림픽 때 야구가 정식 종목이 되면 2019년 대회는 도쿄 올림픽 예선 형식으로 치러지게 됩니다.

도쿄 올림픽 때는 일본이 자동 출전권을 획득하기 때문에 2회 대회 때는 일본의 텃세가 없겠지만 대회 운영이라든지, 이런 면들은 분명 보완해야만 될 것 같습니다.

<앵커 멘트>

한성윤 기자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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