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이는 ‘IS 격퇴전’…각국 동상이몽

입력 2015.11.28 (08:29) 수정 2015.11.28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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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파리 테러 이후 국제 사회는 어느 때보다 강력하게 IS에 군사적 압박을 가하고 있습니다.

미국 주도 동맹군은 터키 내 군사 기지에서, 러시아는 시리아 라타키아 기지에서 전투기를 발진시켜 IS를 공습하고 있습니다.

프랑스는 항공모함을 시리아 연안에 투입했고, 러시아 함대는 카스피 해에서 순항 미사일을 발사하고 있습니다.

어마어마한 화력이 집중되고 있는데, IS는 여전히 건재를 과시하고 있고 격퇴를 낙관하는 시각도 많지 않습니다.

왜 그럴까요?

복창현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리포트>

미국 주도의 동맹군 전투기들이 시리아를 공습한 횟수는 지난 13개월 동안 무려 4만 2천여 차례입니다.

<녹취> 버락 오바마(미 대통령) : "IS는 악마의 얼굴을 하고 있습니다. 여러 차례 말했지만 우리의 목표는 야만적인 테러 집단인 IS를 궁극적으로 파괴하는 겁니다."

하지만 지난해 6월 말 자신들을 국가라고 선포한 IS는 시리아 동부에서 이라크 중서부에 걸쳐 여전히 건재를 과시하고 있습니다.

건재 비결은 이렇습니다.

먼저 민간인 거주 지역에 땅굴을 파 은신처를 만들어 놓고 공습의 효과를 반감시키고 있습니다.

IS는 이라크와 시리아 정부군으로부터 빼앗은 장갑차와 야포 등으로 중무장하고 있습니다.

사담 후세인 정권 붕괴 후 갈 데가 없어진 구 이라크군 인사를 대거 영입해 운용 능력까지 키우고 있습니다.

<녹취> 하즈하르 이스마일(이라크 쿠르드 민병대 대변인) : "IS는 무기 체계를 개선하면서, 무기도 더 많이 획득해 민병대에게 사용할 겁니다."

장악 지역 유전을 통해 확보한 막대한 자금력은 점령지 주민 회유와 신규 조직원 충원에 쓰이고 있습니다.

IS는 인터넷을 활용한 선전전에도 능해 해외 추종 세력을 끊임없이 포섭하고 있습니다.

<녹취> 엡테삼 알 케트비(에미리츠 전략 센터장) : "IS는 알 카에다보다 진화했습니다. 조직원 충원에서도 인터넷 등 현대 기술을 사용할 수 있는 능력이 탁월합니다"

이런 활동에 힘입어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에서 IS가 차지하는 위상은 더 강화되고 있습니다

아프리카 지역만 봐도 알 카에다 분파나 지부였던 단체가 경쟁적으로 충성을 맹세하며 IS에 합류하고 있습니다.

IS 격퇴는 이미 어느 한 국가의 힘만으로는 이루기 힘든 목표가 된 듯 보입니다.

하지만 IS 격퇴를 위한 핵심 고리인 시리아 사태 해결 방안을 놓고 미국 등 서방과 러시아는 좀처럼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습니다.

미국 등 서방은 알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 퇴진을 IS 격퇴의 필수 조건이라고 주장하지만, 러시아와 이란은 아사드 정권의 든든한 후원자를 자처하고 있습니다.

이런 갈등을 가장 잘 보여주는 것이 반군에 대한 상반된 행동인데, 미국과 터키, 프랑스는 아사드 정권에 대항하는 반군을 지원하고 있지만, 아사드 정권을 보호하려는 러시아는 반군을 공습하고 있는 겁니다.

<녹취> 칼리드 호자(시리아 국민연합 의장) : "러시아가 IS 지도부를 공습했다는 말을 들어보지 못했습니다. 많은 민간인들과 (아사드 정권에 맞선) '자유 시리아군'이 공습의 희생자들입니다."

지난 24일 일어난 러시아 전투기 격추 사건도, 터키를 비롯한 서방측과 러시아 진영 사이 갈등이 그 배경이라는 분석이 유력합니다.

같은 진영 안에서도 셈법은 복잡합니다.

터키는 알 카에다 연계 조직인 '알 누스라 전선'을 지원하고 있지만, 9·11 테러를 획책한 알 카에다와 손잡을 수 없는 미국은 온건 반군만 지원하고 있습니다.

국제 사회가 힘을 합쳐도 모자랄 판인데, 균열의 요소는 너무 많은 셈입니다.

이 때문에 IS 격퇴전이 주변국 간의 무력 충돌로 변질해 더 큰 일이 벌어질 수 있다는 분석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IS 격퇴는 멀고도 험한 여정이 될 거라는 우려가 지구촌에 확산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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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꼬이는 ‘IS 격퇴전’…각국 동상이몽
    • 입력 2015-11-28 09:37:28
    • 수정2015-11-28 10:20:24
    특파원 현장보고
<앵커 멘트>

파리 테러 이후 국제 사회는 어느 때보다 강력하게 IS에 군사적 압박을 가하고 있습니다.

미국 주도 동맹군은 터키 내 군사 기지에서, 러시아는 시리아 라타키아 기지에서 전투기를 발진시켜 IS를 공습하고 있습니다.

프랑스는 항공모함을 시리아 연안에 투입했고, 러시아 함대는 카스피 해에서 순항 미사일을 발사하고 있습니다.

어마어마한 화력이 집중되고 있는데, IS는 여전히 건재를 과시하고 있고 격퇴를 낙관하는 시각도 많지 않습니다.

왜 그럴까요?

복창현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리포트>

미국 주도의 동맹군 전투기들이 시리아를 공습한 횟수는 지난 13개월 동안 무려 4만 2천여 차례입니다.

<녹취> 버락 오바마(미 대통령) : "IS는 악마의 얼굴을 하고 있습니다. 여러 차례 말했지만 우리의 목표는 야만적인 테러 집단인 IS를 궁극적으로 파괴하는 겁니다."

하지만 지난해 6월 말 자신들을 국가라고 선포한 IS는 시리아 동부에서 이라크 중서부에 걸쳐 여전히 건재를 과시하고 있습니다.

건재 비결은 이렇습니다.

먼저 민간인 거주 지역에 땅굴을 파 은신처를 만들어 놓고 공습의 효과를 반감시키고 있습니다.

IS는 이라크와 시리아 정부군으로부터 빼앗은 장갑차와 야포 등으로 중무장하고 있습니다.

사담 후세인 정권 붕괴 후 갈 데가 없어진 구 이라크군 인사를 대거 영입해 운용 능력까지 키우고 있습니다.

<녹취> 하즈하르 이스마일(이라크 쿠르드 민병대 대변인) : "IS는 무기 체계를 개선하면서, 무기도 더 많이 획득해 민병대에게 사용할 겁니다."

장악 지역 유전을 통해 확보한 막대한 자금력은 점령지 주민 회유와 신규 조직원 충원에 쓰이고 있습니다.

IS는 인터넷을 활용한 선전전에도 능해 해외 추종 세력을 끊임없이 포섭하고 있습니다.

<녹취> 엡테삼 알 케트비(에미리츠 전략 센터장) : "IS는 알 카에다보다 진화했습니다. 조직원 충원에서도 인터넷 등 현대 기술을 사용할 수 있는 능력이 탁월합니다"

이런 활동에 힘입어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에서 IS가 차지하는 위상은 더 강화되고 있습니다

아프리카 지역만 봐도 알 카에다 분파나 지부였던 단체가 경쟁적으로 충성을 맹세하며 IS에 합류하고 있습니다.

IS 격퇴는 이미 어느 한 국가의 힘만으로는 이루기 힘든 목표가 된 듯 보입니다.

하지만 IS 격퇴를 위한 핵심 고리인 시리아 사태 해결 방안을 놓고 미국 등 서방과 러시아는 좀처럼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습니다.

미국 등 서방은 알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 퇴진을 IS 격퇴의 필수 조건이라고 주장하지만, 러시아와 이란은 아사드 정권의 든든한 후원자를 자처하고 있습니다.

이런 갈등을 가장 잘 보여주는 것이 반군에 대한 상반된 행동인데, 미국과 터키, 프랑스는 아사드 정권에 대항하는 반군을 지원하고 있지만, 아사드 정권을 보호하려는 러시아는 반군을 공습하고 있는 겁니다.

<녹취> 칼리드 호자(시리아 국민연합 의장) : "러시아가 IS 지도부를 공습했다는 말을 들어보지 못했습니다. 많은 민간인들과 (아사드 정권에 맞선) '자유 시리아군'이 공습의 희생자들입니다."

지난 24일 일어난 러시아 전투기 격추 사건도, 터키를 비롯한 서방측과 러시아 진영 사이 갈등이 그 배경이라는 분석이 유력합니다.

같은 진영 안에서도 셈법은 복잡합니다.

터키는 알 카에다 연계 조직인 '알 누스라 전선'을 지원하고 있지만, 9·11 테러를 획책한 알 카에다와 손잡을 수 없는 미국은 온건 반군만 지원하고 있습니다.

국제 사회가 힘을 합쳐도 모자랄 판인데, 균열의 요소는 너무 많은 셈입니다.

이 때문에 IS 격퇴전이 주변국 간의 무력 충돌로 변질해 더 큰 일이 벌어질 수 있다는 분석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IS 격퇴는 멀고도 험한 여정이 될 거라는 우려가 지구촌에 확산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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