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 믿을 아파트 청약률

입력 2015.11.29 (22:44) 수정 2015.11.30 (0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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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인터뷰> 이선옥(경기도 오산시) : "(아파트 분양가가) 조금 세죠. 세도 다른 데 보다는 좀 매력있는 거 같아. 그래도 피(웃돈)가 좀더 붙지 않을까?"

<인터뷰> 서울 ○○아파트 분양업체 : "(완판됐다고 들었는데요.) 지금 90% 정도. (계약됐어요.) 청약률이 높다고 해서 다 100% 계약으로 가기는 어렵거든요."

<인터뷰> 분양대행사 관계자(음성변조) : "최근 들어서는 2순위 청약자 수를 늘리죠. 그런 것을 전문적으로 수집을 해주는 단위들도 좀 있습니다."

<오프닝>

올해 아파트 분양 시장은 최근 몇 년 사이에 가장 뜨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건설사들은 11년 만에 가장 많은 물량을 쏟아냈고, 모델하우스에는 사람들이 구름처럼 몰려들었습니다.

수백대 1의 청약 경쟁률은 이제 낯설지 않은 숫자가 됐습니다.

이렇게 치열한 경쟁을 뚫고 분양에 당첨된 사람들이 정작 계약서에는 도장을 찍지 않는 경우가 적지 않은데요.

청약은 대박이지만 분양에서는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아파트 분양 시장을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동탄2신도시 아파트 모델하우스

경기도 동탄에 있는 한 주상복합 아파트의 모델하우스입니다.

빗 속에서도 상담 차례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서 있습니다.

고객님 청약 통장 하나 가지고 아까 말씀드린대로 일정이...

18일날 청약 한 번 하실 수 있고요

동탄 2기 신도시는 위례신도시와 함께 분양 인기 지역 중 하나로 손꼽히는 곳.

상담하러 온 사람들은 투자 목적으로 아파트를 구입할 경우 수익을 낼 수 있을지 문의합니다.

<인터뷰> 양애순(경기도 용인시) : "(분양 받으시면 이쪽으로 이사 오실 거에요?) 그거까지는 아직...생각은 안해봤어요. 이쪽은 이제 KTX하고 GTX가 간다고 하니까 이쪽도 한 번 해보려고요. 청약 통장도 있고."

<인터뷰> 이선옥(경기도 오산시) : "피(웃돈)가 붙지 좀더 붙지 않을까? 그런 저기로 나중에 매매했을 때 잘될 것 같아서"

그러나 최근 들어 청약 경쟁률이 높은데도 불구하고 계약 단계에서 미분양이 되는 아파트들이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중견 건설업체가 건설하고 있는 동탄의 이 아파트 단지는 전체의 1/3 이상인 440여 가구 정도가 미분양 상태입니다.

지난 8월에 청약 접수를 시작했을 때 경쟁율이 2.6대 1을 기록했지만 아직 물량이 많이 남아있습니다.

<녹취> 동탄 ** 부동산 관계자 : "미분양 난 데 는 있는데, 거기는 위치도 안좋고, 분양가 셌고...얘는 주위에 프리미엄까지 반영을 해서 분양을 해서 저층은 미분양이 됐어요. 위치가 좀 외지거든요."

지난달 청약 접수 당시 3대 1이 넘는 경쟁율을 보였던 또다른 아파트 단지도 190여 가구, 전체의 15% 정도가 분양이 안됐습니다.

분양권을 받고 나서 계약을 포기한 가구가 잇따랐습니다.

<녹취> 동탄 ## 부동산 관계자 : "지난 주(11월 첫째 주)에 분양했던 (△△아파트) 4차 그거가 미분양이 났어요. 지역상으로 (중심지와) 좀 떨어져 있으니까 여기가 미분양이 났고..."

서울 강남의 이 재건축아파트는 평형별로 최고 131대 1, 평균 21대 1의 높은 경쟁율로 화제를 모았습니다.

그러나 분양 시작 후 한 달 반이 넘도록 계약을 마무리 짓지 못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서울 ○○아파트 분양업체 : "(완판됐다고 들었는데요.) 지금 90% 정도. (계약됐어요.) 청약률이 높다고 해서 다 100% 계약으로 가기는 어렵거든요."

'청약 불패'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청약 물건이 나올 때마다 수십 대 1의 경쟁율을 기록하던 부산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지난 8월, 평균 45.8대 1의 높은 경쟁율로 청약을 마감했던 부산 동래구의 한 아파트는 10월 말까지 15% 가량 분양이 안 된 상태.

28대 1을 기록했던 부산 사상구의 아파트도 20%는 미분양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녹취> 이영래(부동산114 지역연구위원) : "(부산의) 주상복합 아파트들 같은 경우에는 미분양 수가 좀 많아지고 있는 추세구요. 입지가 약하거나 분양 가격이 주변 시세에 비해서 높은 아파트들 같은 경우에는 일부에 한해서 미분양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높은 경쟁율을 뚫고 아파트 분양권을 얻고도 실제 계약을 하지 않는 사람들이 많은 이유 중 하나는 '가수요'가 적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들 가수요자의 상당수는 분양권 전매를 통한 단기 차익을 챙기는 것이 목적입니다.

<인터뷰> 동탄 **부동산 관계자 : "지금까지 입주한 것들은 60% 이상이었어요, 입주율이. 왜냐면 2-3년 전에 분위기 그렇게 썩 좋지 않을 때, 분양한 것들이라 실입주자가 많았거든요. 근데 지금은 조금 동탄이 뜨다보니까 투자 가수요가 좀 붙었어. (실입주는) 반도 안될 것 같은데?"

<녹취> 동탄 ## 부동산 관계자 : "(분양권을)중간에 많이 팔았어요. {전매할 때는 보통 차익은 몇 정도?} 3,4천 더 보죠. 그리고 00아파트 34평 같은 경우에는 (웃돈이) 5천에서 1억이에요. 뷰에 따라서..."

이 웃돈을 목적으로 청약통장을 사들여 아파트를 당첨받은 경우도 있었습니다.

일부 브로커들은 당첨된 분양권 2백여 개를 비싸게 되팔아 수백억 원을 챙기다가 경찰에 적발되기도 했습니다.

서울의 한 아파트 단지는 당첨된 분양권의 20% 이상이 브로커들이 불법 거래한 청약통장을 이용해 받은 것이었습니다.

<인터뷰> 김상중(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 팀장) : "(청약통장이) 재투자 목적으로 하는 사람들에게 흘러가기 때문에 집없는 소시민들은 집을 구할 수 있는 확률이 없어지는 거죠."

일부 건설사들은 인기 아파트로 보이기 위해서 청약 경쟁률을 인위적으로 끌어올리기도 합니다.

청약 통장 없이도 가능한 2순위 접수에 이른바 '알바'를 동원해 경쟁율을 높이는 방식을 사용한다고 부동산 전문가들은 말합니다.

<녹취> 분양대행사 관계자(음성변조) : "개인 (청약) 통장들은 함부로 못 쓰는 경우들이 많이 있기 때문에 1순위는 그런 작업들을 못하는 경우로 보시면 맞을 것 같고요. 2순위를 이용해서 (청약율 부풀리기를) 하게 되면 그래도 그게 1,2순위 토탈해서 몇대 몇 이게 가능하니까요."

분양대행사 관계자들이 자신들의 지인을 불러모으거나 부동산, 떴다방 등을 통해 돈을 주고 신청자를 모집하기도 합니다.

<녹취> 분양대행사 관계자(음성변조) : "한 현장에 백명 2백명씩 저희(분양대행사 직원)가 투입될 때 그 인원들만 하더라도 주변 지인들만 응모를 해서 쉽게 갈 수 있는 부분이고, 그에 따른 어떤 비용적인 부분을 지불할 수도 있는 거고요. 그런 것을 전문적으로 이렇게 좀 수집을 해주는 그런 단위들도 좀 있습니다."

올해에만 50만 가구의 분양 물량을 쏟아내고 있는 건설사가 분양대행사를 통해 적극적으로 청약 신청자를 끌어모으면서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인터뷰> 김현아(건설산업연구원 건설경제연구실장) : "1순위 자격을 얻는 게 쉽다보니까 사실은 굉장히 많은 분들이 주택이 실제로 필요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청약 통장을 갖고 계시는 부분들이 있습니다. 문제는 분양대행사들이 이런 것들을 이용해서 청약에 의사가 없지만 청약에 참여를 독려하는 경우가 있고요."

전국의 미분양 주택 수는 다시 늘어날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국토부 집계 결과 전국의 미분양 아파트 수는 올해 초부터 분양이 호조를 보이면서 3만 6천여 가구에서 한때 2만 8천여 가구까지 떨어졌습니다.

하반기 들어서는 3만 가구 수준에서 하락세를 유지해왔지만, 지난 9월에는 전달보다 미분양 가구 수가 3% 가까이 늘었습니다.

분양 신청 역시 열기가 식어가는 분위기입니다.

취재진이 올해 초부터 이달 중순까지 금융결제원에 등록된 전국 일반 분양 아파트 548개 단지의 청약 접수 현황을 분석한 결과, 2 ,3 순위 등 후순위 모집까지 진행하고도 청약 신청을 받지 못한 아파트는 2만2천여 가구로 공급 물량의 약 8%에 해당되는 규모였습니다.

청약 미달 가구는 올해 초 10%선에 다다랐다가 다소 줄었지만, 공급 물량이 집중된 봄, 가을 이사철에는 미달 현상이 두드러졌습니다.

하반기에 접어든 8월 이후 청약 미달 물량이 더 많아지면서 이달에는 분양 시장에 나온 아파트 가구 수의 17%가 미달로 남았습니다.

지난 달 388가구를 모집한 경기도 광주시의 아파트는 신청자가 13명 뿐이었고, 파주시의 한 아파트에서는 2천 여 가구를 모집에 절반은 미달이었습니다.

<인터뷰> 박재남(파주 00 부동산 대표) : "지금 청약률은 미비해요. 청약률 자체가 50%가 안된 걸로 알고 있거든요. 그러면 계약률 자체는 그거보다 더 저조할 거라고 보는 건데..."

전국의 1순위 청약경쟁율 역시 8.6 대 1로 한 달 전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습니다.

건설사들이 후순위 청약까지 모집해 1대 1이 넘는 경쟁률을 만들어도 사정은 녹록지 않습니다.

지난 9월 청약 접수를 시작한 경기도 파주의 이 아파트단지는 2순위까지 모집해 1.23대 1의 경쟁률로 청약을 마감했습니다.

간신히 청약 미달은 면했지만, 천백여 가구 가운데 4분의 1은 아직 분양이 안됐습니다.

같은 달, 서울 강서지역에서 청약경쟁률률 2.17 대 1을 기록한 이 아파트 역시 계약이 이뤄진 가구는 30% 뿐입니다.

이같은 청약률과 계약률 사이의 격차는 결과적으로 아파트 실수요자들에게 불이익이 될 가능성이 큽니다.

<인터뷰> 김은진(부동산114 리서치센터팀장) : "최근에 분양가가 많이 오른 것도 이런 분위기 영향도 있다고 보여져요. 청약 수요도 많이 늘어나고 이러다 보니까 보다 공격적으로 분양가를 책정하는 경향들을 보이고 있죠"

건설사들은 실제 계약률은 영업 비밀이라는 이유로 공개하지 않고 있습니다.

지난 해부터 주택도시보증공사가 계약률 일부를 공개하고는 있지만, 개별 단지가 아닌 지역 단위로 집계돼 별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인터뷰> 심교언(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 : "(계약률을) 건설업체가 자발적으로 알려주거나 (주택도시보증공사에서) 보증 보험을 쓴 사업장 위주로 공개를 했습니다. 근데 그 순자가 너무 들쭉날쭉입니다. 편차가 심하기 때문에 샘플링 개수도 많기 때문에 실제 시장에서는 큰 도움이 되진 않았습니다."

청약 경쟁율 뻥튀기 속에 정작 뚜껑을 열어보면 미분양 발생이 반복되는 상황.

부동산 시장의 거품을 걷어내고 소비자가 현혹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 정확한 정보를 공개하도록 하는 방안 마련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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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못 믿을 아파트 청약률
    • 입력 2015-11-29 23:25:26
    • 수정2015-11-30 00:09:59
    취재파일K
<프롤로그>

<인터뷰> 이선옥(경기도 오산시) : "(아파트 분양가가) 조금 세죠. 세도 다른 데 보다는 좀 매력있는 거 같아. 그래도 피(웃돈)가 좀더 붙지 않을까?"

<인터뷰> 서울 ○○아파트 분양업체 : "(완판됐다고 들었는데요.) 지금 90% 정도. (계약됐어요.) 청약률이 높다고 해서 다 100% 계약으로 가기는 어렵거든요."

<인터뷰> 분양대행사 관계자(음성변조) : "최근 들어서는 2순위 청약자 수를 늘리죠. 그런 것을 전문적으로 수집을 해주는 단위들도 좀 있습니다."

<오프닝>

올해 아파트 분양 시장은 최근 몇 년 사이에 가장 뜨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건설사들은 11년 만에 가장 많은 물량을 쏟아냈고, 모델하우스에는 사람들이 구름처럼 몰려들었습니다.

수백대 1의 청약 경쟁률은 이제 낯설지 않은 숫자가 됐습니다.

이렇게 치열한 경쟁을 뚫고 분양에 당첨된 사람들이 정작 계약서에는 도장을 찍지 않는 경우가 적지 않은데요.

청약은 대박이지만 분양에서는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아파트 분양 시장을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동탄2신도시 아파트 모델하우스

경기도 동탄에 있는 한 주상복합 아파트의 모델하우스입니다.

빗 속에서도 상담 차례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서 있습니다.

고객님 청약 통장 하나 가지고 아까 말씀드린대로 일정이...

18일날 청약 한 번 하실 수 있고요

동탄 2기 신도시는 위례신도시와 함께 분양 인기 지역 중 하나로 손꼽히는 곳.

상담하러 온 사람들은 투자 목적으로 아파트를 구입할 경우 수익을 낼 수 있을지 문의합니다.

<인터뷰> 양애순(경기도 용인시) : "(분양 받으시면 이쪽으로 이사 오실 거에요?) 그거까지는 아직...생각은 안해봤어요. 이쪽은 이제 KTX하고 GTX가 간다고 하니까 이쪽도 한 번 해보려고요. 청약 통장도 있고."

<인터뷰> 이선옥(경기도 오산시) : "피(웃돈)가 붙지 좀더 붙지 않을까? 그런 저기로 나중에 매매했을 때 잘될 것 같아서"

그러나 최근 들어 청약 경쟁률이 높은데도 불구하고 계약 단계에서 미분양이 되는 아파트들이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중견 건설업체가 건설하고 있는 동탄의 이 아파트 단지는 전체의 1/3 이상인 440여 가구 정도가 미분양 상태입니다.

지난 8월에 청약 접수를 시작했을 때 경쟁율이 2.6대 1을 기록했지만 아직 물량이 많이 남아있습니다.

<녹취> 동탄 ** 부동산 관계자 : "미분양 난 데 는 있는데, 거기는 위치도 안좋고, 분양가 셌고...얘는 주위에 프리미엄까지 반영을 해서 분양을 해서 저층은 미분양이 됐어요. 위치가 좀 외지거든요."

지난달 청약 접수 당시 3대 1이 넘는 경쟁율을 보였던 또다른 아파트 단지도 190여 가구, 전체의 15% 정도가 분양이 안됐습니다.

분양권을 받고 나서 계약을 포기한 가구가 잇따랐습니다.

<녹취> 동탄 ## 부동산 관계자 : "지난 주(11월 첫째 주)에 분양했던 (△△아파트) 4차 그거가 미분양이 났어요. 지역상으로 (중심지와) 좀 떨어져 있으니까 여기가 미분양이 났고..."

서울 강남의 이 재건축아파트는 평형별로 최고 131대 1, 평균 21대 1의 높은 경쟁율로 화제를 모았습니다.

그러나 분양 시작 후 한 달 반이 넘도록 계약을 마무리 짓지 못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서울 ○○아파트 분양업체 : "(완판됐다고 들었는데요.) 지금 90% 정도. (계약됐어요.) 청약률이 높다고 해서 다 100% 계약으로 가기는 어렵거든요."

'청약 불패'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청약 물건이 나올 때마다 수십 대 1의 경쟁율을 기록하던 부산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지난 8월, 평균 45.8대 1의 높은 경쟁율로 청약을 마감했던 부산 동래구의 한 아파트는 10월 말까지 15% 가량 분양이 안 된 상태.

28대 1을 기록했던 부산 사상구의 아파트도 20%는 미분양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녹취> 이영래(부동산114 지역연구위원) : "(부산의) 주상복합 아파트들 같은 경우에는 미분양 수가 좀 많아지고 있는 추세구요. 입지가 약하거나 분양 가격이 주변 시세에 비해서 높은 아파트들 같은 경우에는 일부에 한해서 미분양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높은 경쟁율을 뚫고 아파트 분양권을 얻고도 실제 계약을 하지 않는 사람들이 많은 이유 중 하나는 '가수요'가 적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들 가수요자의 상당수는 분양권 전매를 통한 단기 차익을 챙기는 것이 목적입니다.

<인터뷰> 동탄 **부동산 관계자 : "지금까지 입주한 것들은 60% 이상이었어요, 입주율이. 왜냐면 2-3년 전에 분위기 그렇게 썩 좋지 않을 때, 분양한 것들이라 실입주자가 많았거든요. 근데 지금은 조금 동탄이 뜨다보니까 투자 가수요가 좀 붙었어. (실입주는) 반도 안될 것 같은데?"

<녹취> 동탄 ## 부동산 관계자 : "(분양권을)중간에 많이 팔았어요. {전매할 때는 보통 차익은 몇 정도?} 3,4천 더 보죠. 그리고 00아파트 34평 같은 경우에는 (웃돈이) 5천에서 1억이에요. 뷰에 따라서..."

이 웃돈을 목적으로 청약통장을 사들여 아파트를 당첨받은 경우도 있었습니다.

일부 브로커들은 당첨된 분양권 2백여 개를 비싸게 되팔아 수백억 원을 챙기다가 경찰에 적발되기도 했습니다.

서울의 한 아파트 단지는 당첨된 분양권의 20% 이상이 브로커들이 불법 거래한 청약통장을 이용해 받은 것이었습니다.

<인터뷰> 김상중(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 팀장) : "(청약통장이) 재투자 목적으로 하는 사람들에게 흘러가기 때문에 집없는 소시민들은 집을 구할 수 있는 확률이 없어지는 거죠."

일부 건설사들은 인기 아파트로 보이기 위해서 청약 경쟁률을 인위적으로 끌어올리기도 합니다.

청약 통장 없이도 가능한 2순위 접수에 이른바 '알바'를 동원해 경쟁율을 높이는 방식을 사용한다고 부동산 전문가들은 말합니다.

<녹취> 분양대행사 관계자(음성변조) : "개인 (청약) 통장들은 함부로 못 쓰는 경우들이 많이 있기 때문에 1순위는 그런 작업들을 못하는 경우로 보시면 맞을 것 같고요. 2순위를 이용해서 (청약율 부풀리기를) 하게 되면 그래도 그게 1,2순위 토탈해서 몇대 몇 이게 가능하니까요."

분양대행사 관계자들이 자신들의 지인을 불러모으거나 부동산, 떴다방 등을 통해 돈을 주고 신청자를 모집하기도 합니다.

<녹취> 분양대행사 관계자(음성변조) : "한 현장에 백명 2백명씩 저희(분양대행사 직원)가 투입될 때 그 인원들만 하더라도 주변 지인들만 응모를 해서 쉽게 갈 수 있는 부분이고, 그에 따른 어떤 비용적인 부분을 지불할 수도 있는 거고요. 그런 것을 전문적으로 이렇게 좀 수집을 해주는 그런 단위들도 좀 있습니다."

올해에만 50만 가구의 분양 물량을 쏟아내고 있는 건설사가 분양대행사를 통해 적극적으로 청약 신청자를 끌어모으면서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인터뷰> 김현아(건설산업연구원 건설경제연구실장) : "1순위 자격을 얻는 게 쉽다보니까 사실은 굉장히 많은 분들이 주택이 실제로 필요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청약 통장을 갖고 계시는 부분들이 있습니다. 문제는 분양대행사들이 이런 것들을 이용해서 청약에 의사가 없지만 청약에 참여를 독려하는 경우가 있고요."

전국의 미분양 주택 수는 다시 늘어날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국토부 집계 결과 전국의 미분양 아파트 수는 올해 초부터 분양이 호조를 보이면서 3만 6천여 가구에서 한때 2만 8천여 가구까지 떨어졌습니다.

하반기 들어서는 3만 가구 수준에서 하락세를 유지해왔지만, 지난 9월에는 전달보다 미분양 가구 수가 3% 가까이 늘었습니다.

분양 신청 역시 열기가 식어가는 분위기입니다.

취재진이 올해 초부터 이달 중순까지 금융결제원에 등록된 전국 일반 분양 아파트 548개 단지의 청약 접수 현황을 분석한 결과, 2 ,3 순위 등 후순위 모집까지 진행하고도 청약 신청을 받지 못한 아파트는 2만2천여 가구로 공급 물량의 약 8%에 해당되는 규모였습니다.

청약 미달 가구는 올해 초 10%선에 다다랐다가 다소 줄었지만, 공급 물량이 집중된 봄, 가을 이사철에는 미달 현상이 두드러졌습니다.

하반기에 접어든 8월 이후 청약 미달 물량이 더 많아지면서 이달에는 분양 시장에 나온 아파트 가구 수의 17%가 미달로 남았습니다.

지난 달 388가구를 모집한 경기도 광주시의 아파트는 신청자가 13명 뿐이었고, 파주시의 한 아파트에서는 2천 여 가구를 모집에 절반은 미달이었습니다.

<인터뷰> 박재남(파주 00 부동산 대표) : "지금 청약률은 미비해요. 청약률 자체가 50%가 안된 걸로 알고 있거든요. 그러면 계약률 자체는 그거보다 더 저조할 거라고 보는 건데..."

전국의 1순위 청약경쟁율 역시 8.6 대 1로 한 달 전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습니다.

건설사들이 후순위 청약까지 모집해 1대 1이 넘는 경쟁률을 만들어도 사정은 녹록지 않습니다.

지난 9월 청약 접수를 시작한 경기도 파주의 이 아파트단지는 2순위까지 모집해 1.23대 1의 경쟁률로 청약을 마감했습니다.

간신히 청약 미달은 면했지만, 천백여 가구 가운데 4분의 1은 아직 분양이 안됐습니다.

같은 달, 서울 강서지역에서 청약경쟁률률 2.17 대 1을 기록한 이 아파트 역시 계약이 이뤄진 가구는 30% 뿐입니다.

이같은 청약률과 계약률 사이의 격차는 결과적으로 아파트 실수요자들에게 불이익이 될 가능성이 큽니다.

<인터뷰> 김은진(부동산114 리서치센터팀장) : "최근에 분양가가 많이 오른 것도 이런 분위기 영향도 있다고 보여져요. 청약 수요도 많이 늘어나고 이러다 보니까 보다 공격적으로 분양가를 책정하는 경향들을 보이고 있죠"

건설사들은 실제 계약률은 영업 비밀이라는 이유로 공개하지 않고 있습니다.

지난 해부터 주택도시보증공사가 계약률 일부를 공개하고는 있지만, 개별 단지가 아닌 지역 단위로 집계돼 별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인터뷰> 심교언(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 : "(계약률을) 건설업체가 자발적으로 알려주거나 (주택도시보증공사에서) 보증 보험을 쓴 사업장 위주로 공개를 했습니다. 근데 그 순자가 너무 들쭉날쭉입니다. 편차가 심하기 때문에 샘플링 개수도 많기 때문에 실제 시장에서는 큰 도움이 되진 않았습니다."

청약 경쟁율 뻥튀기 속에 정작 뚜껑을 열어보면 미분양 발생이 반복되는 상황.

부동산 시장의 거품을 걷어내고 소비자가 현혹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 정확한 정보를 공개하도록 하는 방안 마련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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