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인천 마사지 업소 불…“밀실 구조 탈출 어려웠다”

입력 2015.12.08 (08:32) 수정 2015.12.08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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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멘트>

지난 6일 새벽, 인천의 한 마사지 업소에서 불이 났습니다.

불은 30여 분만에 꺼졌지만, 내부는 모두 탔고, 건물 안에 있던 3명은 안타깝게 숨졌습니다.

내부가 비좁은 데다, 복잡하게 나뉘어 있어 업소 안에 있던 사람들이 미로 같은 이곳을 미처 빠져나오지 못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렇게 복잡한 구조에도, 이 업소는 소방 안전 점검 대상에서 빠져 있었는데요,

어떻게 된 일일까요?

뉴스따라잡기에서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인천에 위치한 한 마사지 업소입니다.

건물 5층의 창문이 깨져 있고, 내부는 형체를 알 수 없이 시커멓게 타버렸습니다.

천장까지 불에 타 뼈대만 남았습니다.

<녹취> 목격자 (음성변조) : "우리도 어제 한시.. 이렇게 돼서 저랑 가고 그때 이 화재경보기가 울렸어요. 아, 그래서 내가.. 이제 화재경보기 울리자마자. 보통 낮에는 경보기가 울려도 오동작할 때가 있거든요? 아, 그래서 대수롭지 않게 쓱 갔는데 우리 문 바로 여니까 연기가 꽉 찼어요."

지난 6일 새벽 한 시 반쯤 인천의 한 마사지 업소에서 불이 났습니다.

30분 만에 내부가 모두 탔는데, 매캐한 연기가 순식간에 건물 복도를 가득 메워 위급한 상황이었습니다.

<녹취> 목격자 (음성변조) : "복도는 이미 이제 여기까지 다 찬 거야. 그래서 그때 휴대전화하고 지갑을 안 가져와서 우리는 이 건물을 아니까 바로 비상구나 계단으로 갔어요. 엘리베이터 타면 큰일 나니까. 조금만 늦게 나왔으면 큰일 날 뻔했어."

당시 건물 주변에 있던 상인들은 놀란 가슴을 쓸어내립니다.

<녹취> 이웃 상인(음성변조) : "유리 터져서 사람들 나와서 저기하고 구급차 실려가고."

<녹취> 이웃 상인(음성변조) : "나와봤더니 소방관이 호스 끌고 계단으로 올라가더니 6층을 수색해서 철계단으로 사람들 대피시켰어요. 내려오게 시킨다는 거 못 내려오니깐 철계단 있으니깐 옥상으로 대피해서 반대편으로 내려오게 하라고 해서"

화재 현장 위층엔 원룸들도 모여 있었는데 다행히 주말이라, 사람들은 별로 없었습니다.

<인터뷰> 한천수(건물 주민/원룸텔 사장) : "다 나가고 다행히 이날 집 간 사람도 있고, 있는 사람들은 다 나갔죠."

하지만, 이렇게 서둘러 건물 안을 빠져나온 사람들과 달리, 미처 빠져나오지 못한 이들이 있었습니다.

바로 마사지 업소 안에 있던 사람들입니다.

<녹취> 목격자(음성변조) : "여기 젊은 애들이 안에 사람 있다고 그러더라고, 그때. 젊은이들 한 서너 명 정도가 사람 있다고 막 그러더라고."

아직 건물 안에 사람이 남아있다는 제보에 곧바로 소방대원들이 구조 작업을 벌였습니다.

하지만, 미처 빠져나오지 못했던 4명은 이미 의식을 잃고 쓰러져 있던 상황.

급히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안타깝게도 3명은 숨졌고 한 명은 중태에 빠졌습니다.

숨진 사람들은 화재가 발생한 곳인 5층 마사지 업소를 찾은 손님 두 명과 태국인 종업원 한 명이었습니다.

이번 화재, 왜 이렇게 인명 피해가 컸을까.

취재팀은 다시 화재 현장을 찾았습니다.

불이 난 마사지 업소는 두 개의 방을 고쳐 하나로 만들어 영업하고 있었습니다.

<녹취> 건물 관계자(음성변조) : "두 개호실을 중간에 칸막이를 빼고 모든 상가는 그렇게 했어요. 넓게 쓰려고. 넓혀서 확장해서 쓴 거죠. 두 개호실을 하나로."

그렇게 나온 내부 면적이 173제곱미터, 그 안에 나뉜 공간이 방과 대기실, 창고 등 15개나 됐습니다.

다닥다닥 붙어있는 복잡한 미로형 공간 때문에 탈출이 쉽지 않아, 피해가 컸던 것으로 보입니다.

<인터뷰> 이창우(교수/숭실사이버대학교 소방방재학과) : "화재가 발생하면요. 화재를 인지해서 피난할 때까지 걸리는 시간이 짧아야만 살 수 있는 확률이 높아집니다. 지금 이런 구조라는 것은 내부에 칸막이들이 많이 있죠. 가운데도 이런 식으로 칸막이를 만들어놨기 때문에 방을 꾸며놨기 때문에 구조가 복잡해졌죠. 단순했던 것들이 복잡해졌습니다. 그래서 피난시간이 느려진다는 문제점이 있고요."

게다가, 이곳 마시지 업소의 경우, 다중이용 업소가 아닌 자유업으로 신고돼 있어 소방점검 대상에서도 빠져있었습니다.

<녹취> 소방서 관계자(음성변조) : "다중이용 업소 같은 경우는 관리가 되는데요. 분류가 그쪽이 아니라서.. 현행법상으로는 관리 대상이 아닌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인터뷰> 이창우(교수/숭실사이버대학교 소방방재학과) : "다중 이용업소에 들어오면 일반 자유업보다는 훨씬 더 소방시설이 강화됩니다. 어떤 측면에서 강화가 되느냐면요. 이런 미로형 구조로 되어 있기 때문에 휴대용조명 등 이런 거를 비치를 해라. 그다음에 피난유도 선들을 깔아라. 그다음에 내장되는 방염을 해라. 그다음에 반드시 출입구와 보조출입구를 만들어야 합니다. 비상구를 만들어야 합니다."

소방 점검 대상에서 제외돼 출입구가 하나뿐이었던 이 업소,

출입구 근처인 주방에서 화재가 발생했기 때문에 대피는 어려울 수밖에 없었습니다.

<녹취> 경찰관계자(음성변조) : "정밀감식 소견으로는 주방 혹은 내실 쪽에서 전기적 요인으로 추정된다고 나왔어요."

<녹취> 소방관계자(음성변조) : "주방 근처로 하시면 되고 5층에 173㎡ 소실됐다고 보고서에 되어있습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정확한 화재 원인을 밝히기 위해 현장을 보존하고, 화재 감식을 벌이고 있습니다.

<녹취> 경찰 관계자(음성변조) : "아직 저희가... 감식이 다 안 됐기 때문에 현장 보존도 있고 해서…."

<녹취> 소방서 관계자(음성변조) : "오전에도 지금 국과수랑 같이 합동 점검을 했었는데 아직 정확한 원인은 아직 조사 중이에요. 발화가 어떻게 됐는지 아는 게 그게 원인이니까. 그걸 찾고자 다들 매달려서 하는 거니까. 여기서 저희 아직 점검 중이에요."

경찰은 화재 원인을 조사하는 한편, 이 업소가 퇴폐 영업까지 해왔던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습니다.

경찰은 업주를 붙잡아 업무상 과실치사상 등의 혐의로 조사하고 있습니다.

<녹취> 경찰 관계자(음성변조) : "맞아요. 그렇게 진술이 됐어요. 성매매업소라는 게 확인이 됐어요. 성매매.. 알선혐의하고 화재하고 관련돼서 실질적으로 불이 났을 경우에 어떤 대피라던가 이런 부분에서 소홀히 했다는 거 인명피해가 났다는 거 이런 정도는 확인이 됐어요"

화재 현장 인근 장례식장엔 빈소가 마련됐습니다.

이른 새벽 갑작스러운 비보에 가족·친지들은 황망할 뿐입니다.

<녹취> 피해자 친인척(음성변조) : "위독하시다가……."

<녹취> 피해자 친구(음성변조/태국 종업원) : "가족이 오고 있어서 이야기를 해봐야…. 어제 전화를 받고 친구라는 걸 알아요. 장례 이런 것은 아버님이 어떻게 할 건지 결정나는데……."

미리 안전 점검만 받았어도 충분히 피할 수 있었던 사고,

관리 사각지대에 놓여 있었던 이번 마사지 업소 화재도 안타까운 인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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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5-12-08 08:3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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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일 새벽, 인천의 한 마사지 업소에서 불이 났습니다.

불은 30여 분만에 꺼졌지만, 내부는 모두 탔고, 건물 안에 있던 3명은 안타깝게 숨졌습니다.

내부가 비좁은 데다, 복잡하게 나뉘어 있어 업소 안에 있던 사람들이 미로 같은 이곳을 미처 빠져나오지 못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렇게 복잡한 구조에도, 이 업소는 소방 안전 점검 대상에서 빠져 있었는데요,

어떻게 된 일일까요?

뉴스따라잡기에서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인천에 위치한 한 마사지 업소입니다.

건물 5층의 창문이 깨져 있고, 내부는 형체를 알 수 없이 시커멓게 타버렸습니다.

천장까지 불에 타 뼈대만 남았습니다.

<녹취> 목격자 (음성변조) : "우리도 어제 한시.. 이렇게 돼서 저랑 가고 그때 이 화재경보기가 울렸어요. 아, 그래서 내가.. 이제 화재경보기 울리자마자. 보통 낮에는 경보기가 울려도 오동작할 때가 있거든요? 아, 그래서 대수롭지 않게 쓱 갔는데 우리 문 바로 여니까 연기가 꽉 찼어요."

지난 6일 새벽 한 시 반쯤 인천의 한 마사지 업소에서 불이 났습니다.

30분 만에 내부가 모두 탔는데, 매캐한 연기가 순식간에 건물 복도를 가득 메워 위급한 상황이었습니다.

<녹취> 목격자 (음성변조) : "복도는 이미 이제 여기까지 다 찬 거야. 그래서 그때 휴대전화하고 지갑을 안 가져와서 우리는 이 건물을 아니까 바로 비상구나 계단으로 갔어요. 엘리베이터 타면 큰일 나니까. 조금만 늦게 나왔으면 큰일 날 뻔했어."

당시 건물 주변에 있던 상인들은 놀란 가슴을 쓸어내립니다.

<녹취> 이웃 상인(음성변조) : "유리 터져서 사람들 나와서 저기하고 구급차 실려가고."

<녹취> 이웃 상인(음성변조) : "나와봤더니 소방관이 호스 끌고 계단으로 올라가더니 6층을 수색해서 철계단으로 사람들 대피시켰어요. 내려오게 시킨다는 거 못 내려오니깐 철계단 있으니깐 옥상으로 대피해서 반대편으로 내려오게 하라고 해서"

화재 현장 위층엔 원룸들도 모여 있었는데 다행히 주말이라, 사람들은 별로 없었습니다.

<인터뷰> 한천수(건물 주민/원룸텔 사장) : "다 나가고 다행히 이날 집 간 사람도 있고, 있는 사람들은 다 나갔죠."

하지만, 이렇게 서둘러 건물 안을 빠져나온 사람들과 달리, 미처 빠져나오지 못한 이들이 있었습니다.

바로 마사지 업소 안에 있던 사람들입니다.

<녹취> 목격자(음성변조) : "여기 젊은 애들이 안에 사람 있다고 그러더라고, 그때. 젊은이들 한 서너 명 정도가 사람 있다고 막 그러더라고."

아직 건물 안에 사람이 남아있다는 제보에 곧바로 소방대원들이 구조 작업을 벌였습니다.

하지만, 미처 빠져나오지 못했던 4명은 이미 의식을 잃고 쓰러져 있던 상황.

급히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안타깝게도 3명은 숨졌고 한 명은 중태에 빠졌습니다.

숨진 사람들은 화재가 발생한 곳인 5층 마사지 업소를 찾은 손님 두 명과 태국인 종업원 한 명이었습니다.

이번 화재, 왜 이렇게 인명 피해가 컸을까.

취재팀은 다시 화재 현장을 찾았습니다.

불이 난 마사지 업소는 두 개의 방을 고쳐 하나로 만들어 영업하고 있었습니다.

<녹취> 건물 관계자(음성변조) : "두 개호실을 중간에 칸막이를 빼고 모든 상가는 그렇게 했어요. 넓게 쓰려고. 넓혀서 확장해서 쓴 거죠. 두 개호실을 하나로."

그렇게 나온 내부 면적이 173제곱미터, 그 안에 나뉜 공간이 방과 대기실, 창고 등 15개나 됐습니다.

다닥다닥 붙어있는 복잡한 미로형 공간 때문에 탈출이 쉽지 않아, 피해가 컸던 것으로 보입니다.

<인터뷰> 이창우(교수/숭실사이버대학교 소방방재학과) : "화재가 발생하면요. 화재를 인지해서 피난할 때까지 걸리는 시간이 짧아야만 살 수 있는 확률이 높아집니다. 지금 이런 구조라는 것은 내부에 칸막이들이 많이 있죠. 가운데도 이런 식으로 칸막이를 만들어놨기 때문에 방을 꾸며놨기 때문에 구조가 복잡해졌죠. 단순했던 것들이 복잡해졌습니다. 그래서 피난시간이 느려진다는 문제점이 있고요."

게다가, 이곳 마시지 업소의 경우, 다중이용 업소가 아닌 자유업으로 신고돼 있어 소방점검 대상에서도 빠져있었습니다.

<녹취> 소방서 관계자(음성변조) : "다중이용 업소 같은 경우는 관리가 되는데요. 분류가 그쪽이 아니라서.. 현행법상으로는 관리 대상이 아닌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인터뷰> 이창우(교수/숭실사이버대학교 소방방재학과) : "다중 이용업소에 들어오면 일반 자유업보다는 훨씬 더 소방시설이 강화됩니다. 어떤 측면에서 강화가 되느냐면요. 이런 미로형 구조로 되어 있기 때문에 휴대용조명 등 이런 거를 비치를 해라. 그다음에 피난유도 선들을 깔아라. 그다음에 내장되는 방염을 해라. 그다음에 반드시 출입구와 보조출입구를 만들어야 합니다. 비상구를 만들어야 합니다."

소방 점검 대상에서 제외돼 출입구가 하나뿐이었던 이 업소,

출입구 근처인 주방에서 화재가 발생했기 때문에 대피는 어려울 수밖에 없었습니다.

<녹취> 경찰관계자(음성변조) : "정밀감식 소견으로는 주방 혹은 내실 쪽에서 전기적 요인으로 추정된다고 나왔어요."

<녹취> 소방관계자(음성변조) : "주방 근처로 하시면 되고 5층에 173㎡ 소실됐다고 보고서에 되어있습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정확한 화재 원인을 밝히기 위해 현장을 보존하고, 화재 감식을 벌이고 있습니다.

<녹취> 경찰 관계자(음성변조) : "아직 저희가... 감식이 다 안 됐기 때문에 현장 보존도 있고 해서…."

<녹취> 소방서 관계자(음성변조) : "오전에도 지금 국과수랑 같이 합동 점검을 했었는데 아직 정확한 원인은 아직 조사 중이에요. 발화가 어떻게 됐는지 아는 게 그게 원인이니까. 그걸 찾고자 다들 매달려서 하는 거니까. 여기서 저희 아직 점검 중이에요."

경찰은 화재 원인을 조사하는 한편, 이 업소가 퇴폐 영업까지 해왔던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습니다.

경찰은 업주를 붙잡아 업무상 과실치사상 등의 혐의로 조사하고 있습니다.

<녹취> 경찰 관계자(음성변조) : "맞아요. 그렇게 진술이 됐어요. 성매매업소라는 게 확인이 됐어요. 성매매.. 알선혐의하고 화재하고 관련돼서 실질적으로 불이 났을 경우에 어떤 대피라던가 이런 부분에서 소홀히 했다는 거 인명피해가 났다는 거 이런 정도는 확인이 됐어요"

화재 현장 인근 장례식장엔 빈소가 마련됐습니다.

이른 새벽 갑작스러운 비보에 가족·친지들은 황망할 뿐입니다.

<녹취> 피해자 친인척(음성변조) : "위독하시다가……."

<녹취> 피해자 친구(음성변조/태국 종업원) : "가족이 오고 있어서 이야기를 해봐야…. 어제 전화를 받고 친구라는 걸 알아요. 장례 이런 것은 아버님이 어떻게 할 건지 결정나는데……."

미리 안전 점검만 받았어도 충분히 피할 수 있었던 사고,

관리 사각지대에 놓여 있었던 이번 마사지 업소 화재도 안타까운 인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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